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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어_종정 진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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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작성일 22-08-12 17:13 조회 11,87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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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어(무술년 하안거 종정예하 결제법어) 


              無雲生嶺上하고 唯月落波心이니라


                           眞 際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주장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識得拄杖子(식득주장자)하면

官不容針(관불용침)이요

私通巨馬(사통거마)로다

이 주장자의 진리를 알 것 같으면

관에는 바늘도 용납하지 않음이요,

사사로이는 거마가 통함이로다. 



금일은 무술년(戊戌) 하안거 결제일(結制日)입니다. 

사부대중(四部大衆)은 이번 안거(安居)에 반드시 자기의 본분사(本分事)를 해결하여 생사에 자재(自在)하고 진리(眞理)의 낙(樂)을 수용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가장 높은 진리인 심인법(心印法)이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와 크게 흥하다가 한국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직 우리나라에만 한 줄기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간(世間)과 선원(禪院)에서도 화두참선(話頭參禪)이 아닌 다른 

수행법에 관심을 보이는 이가 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시회대중(時會大衆)은 먼저 화두(話頭)에 대한 철저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화두참선은 일초즉입여래지(一超卽入如來地)에 이르는 경절문(徑截門)입니다.


  조사선(祖師禪)의 가풍(家風)은 명안종사(明眼宗師)인 선지식(善知識)이 제자를 지도할 때에 부드러운 봄바람이 아니라, 벽력같은 할(喝)과 온 몸이 부서지

는 방(棒)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화두를 알면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에 곧바로 들어가는 것이며, 부처님과 조사(祖師)를 알고 팔만 사천 법문을 모두 아는 것이어서, 모든 부처님과 조사스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천하를 종횡하는 것입니다.

 

시회대중들은 이 번 결제기간 내에 반드시 일대사(一大事)를 해결하겠다는 대장부의 용맹심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남들이 하니까 흉내 내어 따라한다거나, 참선이 좋다고 하니까 한 번 해본다거나 하는 생각으로는 일대사(一大事)를 결코 이룰 수가 없습니다.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가 밀리고 밀려도 포기하지 않고 노를 저어 상류로 올라가듯이,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의지를 가지고 조금도 빈틈없이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합니다.

 

부처님이 깨달으신 진리를 알고자 한다면, 화두가 있는 이는 각자의 화두를 참구하되,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 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합니다.


이 화두를 일상 생활하는 가운데 가나 오나, 앉으나 서나, 밥을 먹거나 산책을 할 때에도 챙기고 의심하여, 화두일념이 지속되게끔 하루에도 천 번 만 번 챙기고 의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참의심이 시동 걸리게 됩니다. 


이때는 몇 시간이 지나가고, 며칠이고 몇 달이고 지나가는 줄을 모르는 상태가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흐르다가 홀연히 사물을 보는 찰나에 소리를 듣는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 걸음도 옮기지 않고 진리의 문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설산(雪山)에서 6년의 용맹정진 끝에 새벽 별을 보고 대오견성(大悟見性)하신 심인법(心印法)이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가섭존자, 아난존자로 좇아, 28대 보리 달마조사에 이르렀습니다.


달마조사는 인도에서의 인연이 다함을 아시고 중국으로 건너와 선법(禪法)을 전하니 중국선종의 초조(初祖)가 되었습니다.

 

그 선법(禪法)이 홑으로 전해지다가 육조(六祖)혜능 선사에 이르러  그 문하(門下)에서 크게 흥성(興盛)하여 많은 도인(道人) 제자들이 배출되어 천하를 덮었습니다.


그 가운데 으뜸가는 진리의 기봉(機鋒)을 갖춘 분이 남악 회양(南嶽懷讓) 선사와 청원 행사(靑原行思) 선사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와 중국과 일본에서 종풍(宗風)을 떨치고 있는 선법(禪法)은, 

육조 혜능선사의 이 두 상수(上首)제자의 법(法)이 면면(綿綿)히 이어져 내려온 것입니다.


청원 행사 스님이 육조 선사를 처음 참예(參詣)하여 예 삼배를 올리고 여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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