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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계시는 부처님_4. 혜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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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3,888회 작성일 22-08-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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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성사


                                                       혜해스님 (반룡사 주지)


교수님 이 더운 여름에 여기 반룡사로 피서 잘 오셨습니다. 이곳 반룡사는 원효성사가 머물었던 불교성지입니다. 또한 요석공주가 설총을 키웠던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1박 하시면서 1300년 전의 원효성사의 거룩한 숨결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원효元曉 (617-686)성사는 한국불교가 낳은 불멸의 사상가이며, 구도자입니다. 그는 대승불교의 건설자인 인도의 나가르주나(Nagarjuna, 용수龍樹)나 중국불교를 새롭게 열어간 천태지자(天台智者)대사에 비견되기도 합니다. 한국불교에서만이 아니라 세계불교사에 있어서 원효의 위치는 그만큼 찬연하게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름 그대로 민족의 첫새벽을 열어간 원효성사는 신라 진평왕 39년(617)에 압량군 불지촌(현 경산군 압량면 신월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그의 어머니가 원효를 잉태할 때 유성이 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으며, 그를 낳을 때는 오색의 구름이 땅을 덮었다고 합니다. 원효의 아명은 서동(誓幢)이라 하였습니다. 서당은 '첫새벽'을 뜻하는데 그의 의미 그대로 비단 한국의 불교사상만이 아니라 철학사상 일반에 있어서도 큰 새벽을 연 밝은 별이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 원효성사는 구도열을 추스르지 못하고 두 번이나 당으로 유학 길에 오르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되돌아오게 됩니다. 먼저 34세 때 당에 유학하기 위해 의상(義湘)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 요동까지 갔다가 그곳 순라꾼에게 잡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되돌아 왔습니다. 두 번째는 10년 후 다시 의상과 함께 해로를 통하여 당나라로 들어가려 하였으나 여행 도중에 해골에 괸 물을 마시고 “진리는 결코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터득하고 의상과 헤어져서 신라로 돌아오게 됩니다. 

원성사효가 ≪금강삼매경론 金剛三昧經論≫을 찬술할 때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번은 국왕이 100명의 고승대덕(高僧大德)을 초청하여 인왕경대회(仁王經大會)를 열었을 때 상주(湘州) 사람들이 원효를 천거하자, 다른 승려들이 그 인품이 나쁘다고 헐뜯었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왕후가 종기를 앓게 되어서 아무리 좋은 약을 다 써도 별다른 효과가 없었습니다.

용궁으로부터 가져온 ≪금강삼매경≫을 왕후에게 설해주면 병이 낫는다고 하여 많은 승려들에게 보였지만 무엇인지 몰라 아무도 설하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원효가 이 ≪금강삼매경≫에 대한 주석서 3권을 지어 황룡사에서 설법하게 되었습니다. 왕을 비롯하여 왕비와 왕자, 공주, 그리고 여러 대신들과 전국의 절에서 온 명망 높은 고승들에게 원효는 ≪금강삼매경≫의 강해(講解)를 시작하였습니다. 그의 강설은 흐르는 물처럼 도도하고 질서정연하여, 오만하게 앉아 있던 고승들의 입에서 찬양하는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습니다.

≪금강삼매경≫의 강설을 끝내고 원효는 “지난 날 나라에서 100개의 서까래를 구할 때에는 그 속에 끼일 수도 없더니, 오늘 아침 단 한 개의 대들보를 가로지르는 마당에서는 나 혼자 그 일을 하는구나.” 하였습니다. 


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지금도 출가를 하면 제일 먼저 발삼수행장 배우게 됩니다. 이 발심수행장을 원효성사가 지은 것입니다. 한 구절을 같이 보면서 오늘 법문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夫諸佛諸佛이 莊嚴寂滅宮은 於多劫海에 捨欲苦行이오 衆生衆生이 輪廻火宅門은 於無量世에 貪慾不捨니라.대저, 모든 부처님이 번뇌가 없는 적멸의 궁궐을 장엄하게 꾸밀 수 있게 된 까닭은 한량없는 긴 세월 동안 욕심을 버리고 고행 한 탓이요, 모든 중생들이 불집 같은 번뇌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윤회하는 것은 한량없는 세상동안 탐욕을 버리지 못한 탓이다.無防天堂에 小往至者는 三毒煩惱로 爲自家財요 無誘惡道에 多往入者는 四蛇五欲으로 爲妄心寶니라아무도 오지 말라고 막는 이가 없는 극락에 가는 사람이 적은 것은, 三毒(삼독)의 번뇌로 자기 집의 보물을 삼기 때문이요, 오라고 꾐임이 없는 저 惡道(악도)에 가는 이가 많은 것은 四蛇(사사)와 吾欲(오욕)으로 망령된 마음을 보배로 삼는 까닭이다.


내일 아침에는 고구마 밭에서 풀 뽑는 울력을 할 것입니다. 울력하신 교수님은 다음 수확 때 오시면 고구마 구워서 황토방에서 먹을 수 있는 티겟을 드리겠습니다. 여기 반룡사 된장이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 좋은 수련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2년 7월 21일 –22일, 경산 반룡사 하계수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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