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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년 불교의 역사

9. 진리의 바다, 진지한 삶을 위하여 45. 종교의 벽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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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8,261회 작성일 21-07-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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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능에게 있어서 견성은 곧 성불이다. 실제로 그는 다음과 같이 설파하고 있다.

'우리의 본성이 바로 부처요, 이 본성을 떠나 따로 부처가 없다.'

'사람의 참본성은 무한히  커서 만 가지 법을 다 포함하니  따라서 만 가지 법이 다  그 속에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와 모든 경전이 본래 이 참본성 속에 갖추어져 있다.'

혜능에게 있어서 <불성>은  곧 <깨달음>으로, 그가 말하는 <부처>는 단순히  <깨달은 사람>을 가리킨다. '내 마음에 부처가  있으니 이 부처야말로 참 부처다'라고 한  혜능의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손 안에서는 모든 것이 마음과 연결된다. 

불, 법, 승 삼보에  관한 그의 생각은 혁명적이다. 불교 교리에서는  깨달은 부처님(불)과 그의 가르침(법)과 부처가  되고자 수행하는 수행자(승)의 삼보에 귀의해야 한다.  그러나 혜능은 깨달음(각)과 올바름(정),  그리고 깨끗함(정)에 귀의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혜능의 의식속에는 형식적인 삼보를 뛰어넘어 진실한 삼보를 바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올바르지 못한것은 법이 될  수 없으며, 또한 승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추구하는  진실한 삶이중요한 것이다. 이 생각은 3조 승찬에게서 이미 싹을 틔우고 있었다.

하루는 나이가 40이 넘어 보이는 한 거사(3조 승찬)가 2조 혜가를 찾아와서 불쑥 말했다.

'저는 평소에 갖고 있는 죄의식 때문에 마음이 괴롭습니다. 죄를 참회하게 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혜가가 손을 쑥 내밀면서 말했다.

'그 죄를 이리 갖고 오너라. 그러면 참회시켜 주겠다.'

거사는 무엇을 찾는듯이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죄를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혜가는 손을 거두며 웃으면서 말했다.

'그대의 죄는 이미 다 참회되었느니라. 앞으로는 마땅히 불,  법, 승 삼보에 의지해서 머물지니라.'

'지금 스님을 뵈옵고 승보가 무엇인지는 알았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불보이며, 법보입니까?'

'이 마음이 곧 부처요, 이 마음이 곧 법이다. 부처와  법이 둘이 아니며 승보 또한 그와 같느니라.'

혜가로부터 마음이 곧  부처라는 것을 터득한 승찬의 생각이 혜능에  이르러 좀더 구체화되고 확실하게 되었던 것이다.

혜능은 마음의 마술사였다.  삼보에 대한 생각도 혁명적이지만 삼신(법신, 보신,  화신)에 대한 그의 생각도 역시 혁명적이었다. 우리 자신의 몸 속에 모든 부처의 몸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첫째, 우리의 참본성이 본래 맑고 깨끗하다는 뜻에서, 그리고  모든 존재가 그 원천을 참본성안에 두고 있다는 뜻에서 이 몸이 바로 깨끗한  법신불이다. 둘째, 참본성에서 나오는 지혜의 빛에 의해 모든 어리석음과  욕망이 깨끗이 쓸려 사라질 때 우리의 참본성은 마치 구름  한 점없는 하늘의 태양처럼 찬란하게 빛난다. 이것이 원만한  보신불이다. 셋째, 현재의 우리를 만든 것은 바로 마음이다.  마음 속에서 악한 생각 일어나면 그것이 바로 지옥이고,  마음 속에서 착한 생각 일어나면 그것이 곧 극락이다. 악한  마음을 품으면 독사같이 되고 자비와 연민을 품으면 보살이 된다. 이 마음을 맑고 밝은 쪽으로  돌리는 순간 당장 지혜가 나타나  화신불이 된다.

구체적인 예로 물을 한번 생각해보자.

물의 본질이 법신불이라면, 물이라는  속성을 갖고 있는 따뜻한 물이나 차가운  물과 같이 물자체의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이 보신불이며, 이 물을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근  모양이 되고, 네모난 그릇에 담으면 네모난  모양으로 되며, 이 물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된다.  물이 상황에 따라 이와 같이 여러 가지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화신불이다.


이 삼보와 삼신에 대한  혁명적인 혜능의 해석은 불교 신자들에게 국한 되어 있던  불교를 마음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로 확산되게 하였던 것이다.

중종 황제가 특사로  보낸 설간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혜능은  <참본성의 절대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밝음과 어둠은 범부의 눈에는 두 개의 다른 현상으로  비치지만 지혜 있는 이는 그것들이 본래 둘이 아님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갖고 있다. 이 차별 없는 본성이 바로  참본성이다. 참본성이라는 것은 어리석은 자라해서 적게 갖지도 않았고 현자라 해서  많이 갖지도 않았다.

그것은 번뇌 속에서도 혼란에  빠지지 아니하며 깊은 삼매 속에도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일시적인 것도 영원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오지도 않으며 가지도 않고,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나지도  죽지도 않는다. 그것의 본질과 껍데기로 나타남이 이같이 <있는  그대로>의 절대적 경지에 있으며 영원불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도>라고 부른다.'


혜능에 의해  불교 교리는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 진실된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수행자와 속세인, 성인과 범인, 황제와 백성, 불교와 다른 사상과의  장벽이 혜능에 의해 무너졌다. 혜능이 읊은 다음의 게송은 누구를 향한 게송인가. 여기를 빠져나갈 무리들은 아무도 없다.


마음이 바르다면 계율이 무슨 소용이며

행실이 바르다면 참선이 왜 필요한가

은혜를 알아 어버이를 섬기고

믿음으로 서로들 사랑하라

겸손과 존경으로 위 아래 화목하니

참으로 나쁜 일들 흔적없이 사라지네

나무 비벼 불을 얻듯 하면

진흙 속에서 붉은 연꽃 피리라

입에 쓰면 몸에는 좋은 약이니

거슬리는 말 충언임을 기억하라

허물을 뉘우치면 지혜가 되고

잘못을 감추면 마음이 혼란하다

나날이 한결같이 좋은 일 하면

도를 이루는데 시주돈도 필요없다

진리는 그대 마음에서 찾아야 하거늘

어찌하여 밖으로만 찾아 헤매나

그대들 이 가르침 따라 닦으면

극락이 그대 앞에 펼쳐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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