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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년 불교의 역사

4. 끝없는 감화와 열반 26. 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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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0,005회 작성일 21-07-0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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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생에 머물러 있는 동안 무수한 생명의 탄생과 더불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또 다른 여러 생명들을 접하게 된다. 태어나는 생명도, 죽어 없어지는 생명도 존귀한 생명도 비천한 생명도 하잘 것 없는 식물의 생명부터 가장 고귀한 인간의 생명까지 생명이라고 이름 붙은 모든 생명은 다 주체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다른 생명체로부터 자유로와야 하며 생명체로서 동등하게 받아들여진다면 우주는 질서를 회복하여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 대한 지선(至善)한 삶의 지평이 열릴 것이다. 왕사성에서 마지막 전도의 길을 떠난 붓다는 갠지즈강을 건너 북쪽에 있는 베사리 근처 마을인 죽림촌에서 우안거를 맞았으나 무서운 장마와 습기 때문에 80 고령의 노쇠한 육신은 혹독한 고통을 당했다. 우안거가 끝날 무렵 혹독한 고통을 잘 견디어 냄으로써 가까스로 죽음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오래간만에 집 밖으로 나가 그늘에 앉아서 바깥 공기를 즐기고 있을 때, 아난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아난아, 나는 노쇠했다. 나이가 이미 80이 아니냐. 비유하자면 낡은 수레는 가죽끈으로 얽어맴으로써 겨우 움직일 수 있거니와 이 몸도 또한 가죽끈으로 얽어 맨 수레 같으니라.”고 말씀하시었다. 그 날 부처님께서는 마을에 걸식하러 나갔다가 거리의 여기저기를 둘러보시며 이것이 베살리를 보는 마지막이라고 곁에 있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은 여름 안거가 끝나자 베살리를 떠나 마지막 유행을 하시다가 파바라라는 마을에 이르렀다. 이곳에서 금세공 춘다가 올린 최후의 공양으로 병이 다시 덛 나게 되었다. 부처님이 공양을 드시고 다시 병이 심해지신 것을 보고 춘다는 울먹이며 어쩔줄 몰라 하였다. 그러한 춘다를 위로하며 고통을 참으시면서 쿠시나가라로 길을 떠나셨다. 많은 제자들이 걱정에 잠겨 부처님 뒤를 따랐다. 이 길이야말로 부처님께서 걸어신 마지막 길이 되고 말았다. 쿠시나가라에 도착하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나의 유행은 여기서 끝내야겠다. 저기 사라수 아래에 가사를 네 겹으로 접어 깔아다오. 나는 오늘 밤 여기에서 열반에 들겠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겠다는 말이 아난에게는 맑은 하늘에 벼락같이 들렸다. 25 년 동안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저절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거기 있던 모든 제자들도 따라 울었다. 부처님께서는 조용히 아난을 불렀다.

“아난아, 울지 말아라. 가까운 사람과도 언젠가 한 번은 헤어지게 되는 것이 이 세상의 인연이다. 한 번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다. 그 동안 너는 임무에 너무 충실하여 정말로 고맙구나. 내가 열반에 든 뒤에 더욱 정진하여 도를 이루도록 하여라.

그리고 너희 수행자들은 여래가 열반에 든 뒤 장례의 절차는 상관하지도 걱정하지도 말아라. 신도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너희들은 오로지 진리를 위해 부지런히 정진하라.“

그날 밤에 부처님께서 열반에 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말라족 사람들이 사라수 숲으로 모여 들었다. 이 때 쿠시나가라에 살던 늙은 수행자 수바드라도 그 소식을 전해듣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평소에 품고 있던 의문을 풀어야겠다고 허둥지둥 사라수 숲으로 달려왔다. 아난이 수바드라를 막으며 말했다. 

“부처님을 번거롭게 해 드려서는 안됩니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몹시 피곤한 상태입니다.”

잠자코 듣고 계시던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진리를 알고자 찾아온 사람을 막지 말아라. 그는 나를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설법을 듣고자 찾아온 것이다. 그는 내 말을 들으면 곧 깨달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수바드라의 의문을 들으시고 수바드라를 위해 설법을 해 주셨다. 수바드라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그 자리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수바드라는 이생에서 부처님의 마지막 제자가 되었다. 이제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시간이 가까워 졌다. 부처님께서는 많은 제자들을 둘러보시며 조용하게 말씀하셨다.

“그 동안 내가 한 설법의 내용 중에 의심나는 점이 있거든 묻도록 하여라. 승단이나 계율에 대해서도 물을 것이 있으면 물어라. 이것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몇 번이나 말씀하셨지만 모든 제자들은 흐느끼며 침묵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마지막 가르침을 펴시었다. 

“너희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 삼고 진리를 의지하여라. 그리고 내 가르침을 중심으로 물과 젖처럼 서로 화합하고 공경하라. 가르침대로 행동한다면 설사 내게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그는 항상 내 곁에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육신은 여기에서 죽더라도 깨달음의 지혜는 진리와 더불어 영원할 것이며, 너희들과 더불어 항상 함께 할 것이다. 내가 열반에 든 후에는 나의 가르침이 곧 너희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며 덧없다.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이 말씀을 남기시고 부처님은 편안히 열반에 드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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