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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처님의 교화와 승단 17. 카사파형제의 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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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6,809회 작성일 21-07-0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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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다. 인연이란 세월이 흐르고 나서 나중에 알고나면 얼마나 묘한 것인가. 과연 카사파형제는 부처님과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을까? 카사파형제가 부처님께 귀의하지 않았다면 부처님 생전에 인도 전역의 불교 확산은 불가능했으리라. 그 당시 최대의 수행집단인 천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있던 카사파가 부처님께 귀의함으로써 인도의 사상계는 하루아침에 판도가 바뀐 것이다. 우주의 흐름도 세상의 흐름도 우리 마음의 흐름도 흘러갈 뿐인데, 강은 이루어지고. 

바라나에는 카사파 3형제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높은 교육을 받고 엄한 종교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맏형 우루벨라 카사파가 편력행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집을 나가 우루벨라에 아쉬람(수행처)을 만들었다.  두 동생 나디 카사파와 가야 카사파도 형을 쫓아 우루벨라에서 편력행자가 되었다.  그들은 모두 화신(火神)을 섬기고 있었으며, 머리에는 소라고동처럼 틀어 올린 커다란 상투를 틀고 있었다.  우루벨라는 오백명, 나디는 삼백명, 가야는 이백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우두머리 우루벨라 카사파는 해탈을 얻었다는 소문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편력을 하시다가 우루벨라에 이르게 되었고, 카사파의 무리들에게 바른 진리의 법음을 전하고 싶었다.  부처님께서는 우루벨라 카사파를 찾아가 그들이 화신을 모시고 있는 화당(火堂)에서 하루 밤을 지낼 수 있기를 희망하였다.

  “대사문이여,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곳에는 이 일대를 지배하는 무차린다라고 하는 무서운 독룡이 있는데,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차린다는 불을 신봉하는 모든 행자들의 적입니다.  독룡은 매일 밤 저희들의 아쉬람을 찾아와 지독한 짓을 하여 우리 행자들의 공포의 대상입니다.  당신에게도 불행한 일이 생길까봐 걱정하여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하루 밤을 잘 수 있도록 부탁하였다.

  “카사파여, 그 독룡은 나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당신의 신성한 화당에서 하루 밤 쉬어 갈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카사파는 거절했지만 부처님께서는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카사파는 부처님께서 화당에서 하루 밤을 묵을 수 있도록 허락하였다. 부처님께서는 화당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좌선을 하였다.  조금 후 독룡이 나타나 부처님을 보자 부처님의 거룩한 기운에 감복하여 부드럽고 온화한 표정으로 부처님께 절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날 밤 카사파는 부처님의 안전이 걱정이 되어 잠시도 눈을 붙일 수가 없었다.  독룡의 불에 타서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날이 밝자마자 화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화당에서는 부처님께 절을 하고 있는 무차린다를 보았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기적같은 현상에 놀란 카사파는 부처님에게 이 아쉬람에서 함께 살자고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 청을 받아들였다.  카사파는 부처님의 신통력을 빌어 독룡으로부터 보호받으려고 생각하였고, 부처님께서는 카사파에게 법을 설하여 바른 수행자의 길을 걷게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며칠 후 우루벨라 카사파는 큰 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지금 큰 제사를 지내면 안가 지방과 마가다 지방의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준비하여 다투어 참석하려고 할 것이다.  제사를 지낼 때 저 대사문이 대중들 속에 있다가 신통력을 보인다면 많은 사람들이 저 대사문을 존경하고 그 쪽으로 몰려가면 나의 인기가 떨어질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카사파의 생각을 아시고 그 날 구루로 가서 탁발을 하고 아뇩달 못가에서 공양을 하고 선정에 들어 있었다.  제사를 마치고 카사파는 기분이 좋아 부처님을 찾아 왜 제사를 지낼 때 없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카사파에게 말했다. 

  “카사파여, 당신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큰 제사를 지내면 안가 지방과 마가다 지방의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준비하여 다투어 참석하려고 할 것이다.  제사를 지낼 때 저 대사문이 대중들 속에 있다가 신통력을 보인다면 많은 사람들이 저 대사문을 존경하고 그 쪽으로 몰려가면 나의 인기가 떨어질 것이다.’ 라고.

  "카사파여, 그래서 나는 당신의 마음을 알고 구루로 가서 탁발을 하여 아뇩달 못가에서 공양을 하고 이렇게 좌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있었는데도 카사파는 부처님이 단지 신통력이 뛰어난 수행자라고만 생각하였다.  며칠이 지나도 아무런 동정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먼저 카사파에게 다가가 물었다. 

  “세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당신은 아라한(완성된 사람)입니까? 당신이 섬기고 있는 화신은 어떤 이익이 있습니까?”

  카사파가 부처님께 되물었다.

  “대사문이여, 아라한이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그 의미를 설명해 주십시오.”

  “아라한이란 여덟 가지의 바른 도를 실천하는 자이며, 마음의 장애가 되는 일체의 욕망을 지배할 수 있는 자를 말합니다.  화신을 숭배한다고 해서 인간의 행위와 지은 업을 깨끗이 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과 같이 생활하면서 카사파는 차츰 부처님의 설득력에 마음이 누그러지고, 조금씩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는 마음이 생겼다.  그는 부처님의 지혜가 자신의 빈약한 지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음을 알고 마침내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수행자가 되기를 원했다.  카사파가 부처님의 제자가 되면서 자신의 오백 제자들에게 의사를 묻고 떠날 사람은 떠나라고 하였지만 모두 남아 부처님의 제자가 되기를 원했다.  우루벨라 카사파와 그의 제자 오백명은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그들은 모두 그들이 소지하고 있던 것들과 공희용도구 일체를 강에 내던져버렸다.  강의 하류에 아쉬람이 있는 카사파의 동생들은 강물에 떠내려오는 도구들을 보고 큰형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음을 알고 나디 카사파와 가야 카사파는 그들의 제자 오백 명과 함께 큰형의 아쉬람을 찾아 왔다.  와서보니 큰형이 부처님께 귀의 했음을 보고 그들도 모두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수행자가되기를 원했고, 부처님으로부터 수계를 받고 수행자가 되었다.

  “어서오라.  비구여, 법은 이미 설해졌으니 그대는 괴로움의 뿌리를 모두 뽑을 때까지 청정한 수행을 하라.”

  이 사건으로 부처님에게 갑자기 천명의 제자가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바라문 카사파 형제의 귀의로 말미암아 그 당시 인도지역의 사상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으며, 부처님의 위치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계기가 되었다.

  이어서 산자야의 제자 사리불과 목건련이 탁발하고 있는 부처님의 제자 마승의 맑고 꺠끗한 모습에 반해 누구의 제자냐? 그대의 스승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의 핵심을 묻고는 부처님을 찾아와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그들은 이백명의 다른 제자들을 데리고 함께 귀의하여 승단은 천 이백 아라한이 되었다.

  지금도 아침 저녁으로 올리는 예불문에 “십대제자 십육성 오백성 독수성 내지 천이백 제대 아라한”의 구절이 있다.  여기서 천이백 제대 아라한은 이 때 출가한 카사파 3형제의 제자들과 사리불과 목건련의 제자들을 합한 천 이백인을 가리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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