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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년 불교의 역사

1. 부처님의 탄생과 성도 4. 출가와 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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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3,201회 작성일 21-07-0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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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6 세기경 그 당시 인도의 시대적 상황을 잠깐 살펴보면, 부족국가들이 통폐합되어 고대국가가 성립되는 시기였다. 그러므로 인도 전역에서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전쟁으로 인한 궁핍과 질병 또한 극에 달하였다. 삶의 가장 절실한 문제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당시의 상황은 싯다르타로 하여금 언뜻언뜻 늙음과 죽음에 대한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와 닿았을 것이며, 지금과 같은 과학도 의술도 미개했던 당시로써는 질병에 대한 공포 또한 심각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조그마한 부족국가의 왕자로서, 왕궁에서 왕자의 수업으로 학문과 체력정진에 열중하면서도 은연중 노병사에 대한 의문은 날이 갈수록 깊어만 갔을 것이다. 가슴에 꽉 찬 의문은 나이를 더해감에 따라 싯다르타를 더욱더 초초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 의문 속에서 세월은 흐르고 드디어 왕자의 수업보다도 노병사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지 않고는 못 견딜 만큼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이에 싯다르타는 왕자의 수업을 버리고 의문의 해결을 위해 출가의 길을 택하게 된 것이다. 출가한다는 것은 갖고 있는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것이며, 삶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을 되찾겠다는 의미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출가는 제기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기 자신의 온몸과 마음을 가장 철저하게 침투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출가는 인생의 새 출발인 것이며, 다시 태어남을 의미한다.

하루는 출가를 못하게 하는 정반왕에게 태자가 먼저 말씀드렸다. 

“아버님이시여, 제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만 해결해 주신다면 출가를 하지 않겠으며, 아버님 곁에서 나라를 다스리면서 살겠습니다.”

귀가 번쩍 뜨인 정반왕이 물었다.

“그래. 태자야. 어떤 소원이든지 다 들어주마. 어서 말하라.”

“아버님이시여, 태어난 자는 왜 늙고 병들고 죽어야만 하는지? 이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만 주신다면 저의 소원은 다 이루어진 것입니다.” 

정반왕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29세에 출가할 그 때의 심정을 경전에서는 이렇게 전하고 있다. 

“나는 아직 젊은 청년으로 칠흙 같은 머리에 청춘은 즐거움으로 넘쳐 있었다. 그러나 죽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서 인생의 고뇌에 휩싸여 부모가 눈물로써 만류하는 것을 뿌리치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집을 떠나 가사를 입고 출가 수행자가 되었다.”

한 밤중에 성을 벗어난 태자는 밤새도록 달려 아노마강을 건너자 먼동이 트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몸에 지녔던 패물을 찬다카(태자의 시종, 뒤에 출가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됨.)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 목걸이는 부왕에게 드려라. 그리고 싯다르타는 죽은 것으로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려라. 내 뜻을 이루기 전에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왕위 같은 세속의 욕망은 털끝만큼도 없다. 다만 생노병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길을 걷는다고 말씀드려라. 그리고 이것은 이모님과 야소다라에게 전하여라. 내가 출가 사문이 된 것은 세속을 떠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혜와 자비의 길을 찾기 위해서라고 전해다오.”

출가한 사문 고타마 싯다르타는 여러 곳을 편력한 후 마다가에 이른다. 당시 마다가는 신흥종교가 성행하던 곳으로 유행자들의 공동체 생활 형태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는 마다가의 수도 라자가하에 머물고 있던 알라라 칼라마와 웃다카 라마풋다를 스승으로 모시고 그들이 주장하는 선정의 극치를 체험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도달한 선정의 극치가 죽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궁극적인 목적이 아님을 깨닫았다. 이제는 어느 누구를 찾아가더라도 스승이 될만한 수행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까지 밖에서 스승을 구한 어리석은 자신을 되돌아보며 가야로 내려가 네란자라강 근처의 우루벨라 촌에서 6 년에 걸친 고행의 길을 걸었다. 다섯 명의 수행자들이 싯다르타를 따라와 함께 수행하였다. 우루벨라 숲에서 싯다르타는 마음이 육체의 속박을 벗어나 해탈의 경지에 오를 수 있게 되기를 희구하면서 자신의 육체를 조복받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였다. 나무 열매와 나무 뿌리로 목숨을 연명하였으며, 입은 옷은 처음 일 이년은 쓰레기 더미에서 주운 헝겊으로 기워 만든 누더기처럼 되었다가 그것마저도 없어졌다. 

수행을 시작한지 6년째 되는 봄날, 싯다르타는 너무 몸이 마르고 기력이 다하여 땅에 쓰러진 채 다시 일어날 수 없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위대한 수행자가 이제 죽는구나 하면서 슬퍼하였다. 불길한 꿈을 꾼 정반왕은 우다인을 보내어 태자를 찾도록 하였다. 쓰러져 있는 자기를 찾아온 우다인에게 태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다인이여, 내 몸은 부서져 가루가 될지라도 내가 맹세한 마음은 부서지지 않을 것이오. 만일 내가 도를 이루지 못하고 죽거든 그대는 내 시체를 매고 가비라성으로 돌아가서 ‘이 사람은 처음 먹었던 마음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정진하던 사람이며 도를 이루겠다는 큰 서원을 세웠고 바른 마음, 바른 뜻을 지닌 이의 시체’라고 전해 주오.”

싯다르타의 생각이 확고부동한 것을 보고 우다인은 혼자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싯다르타는 고행을 중단하기로 결심하고 지나치게 쇠약해진 육신을 회복하기 위해서 네란자라강으로 내려가 맑은 물에 몸을 씻었다. 마침 그 때 강가에서 우유를 짜고 있던 수자타라는 소녀에게서 한 그릇의 우유를 얻어 마셨다. 5년 동안 나무 열매를 먹다가 우유를 마시니 우유의 맛은 더할 수 없이 감미로웠다. 싯다르타의 몸에서는 새로운 기운이 솟아났다. 이 광경을 보고있던 다섯 명의 수행자들은 싯다르타가 타락하였다고 하면서 그를 버리고 녹야원으로 떠나버렸다. 

그러한 고행에서도 깨달음을 얻지 못한 고타마 싯다르타는 고행주의도 버리고 깨달음에 이르는 새로운 방법을 스스로 찾아 나서게 되었다. 

싯다르타는 홀로 숲 속에 들어가 커다란 보리수 나무 아래 가부좌를 하고 단정하게 앉았다. 

눈 앞에 펼쳐져 있는 네란자라강의 잔잔하게 흘러가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제 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환희로움이 가슴에 가득하였다. 그는 다시 맹세하였다. 

“태어난 자는 왜 죽어야만 하는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죽어도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

싯다르타는 더할 수 없는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깊은 명상을 하였다. 진정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를 깊이 관조할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러간지도 모르고 몇 달 동안이나 선정에 들었다. 주위는 조용하고 신비로움에 휩싸여 있었고, 하늘에서는 하나 둘 별들이 돋기 시작하였다.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의 마음은 문득 형언할 수 없는 기쁨으로 넘치기 시작하였다. 모든 이치가 그의 앞에 훤하게 드러났다. 왜 태어나고 죽는가? 하는 문제를 깨닫게 된 것이다. 모든 번뇌와 온갖 고뇌가 자취도 없이 풀려 버렸다. 

그의 얼굴은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평안과 자유로움이 넘쳤고 전신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의 나이 서른 다섯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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