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선불교의 탄생과 확립 42. 선종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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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가뭄 때문에 온 나라가 절수를 하면서 비가 오기를 기원을 하면서 물의 귀중함을 우리들로 하여금 뼈저리게 느끼게 하였다.
지구도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 폭설과 홍수, 지진과 화산 폭발등 이상 기후와 자연재해로 자신의 아픈 부분을 치유하기 위하여 몸부림을 쳤다. 해가 바뀌고 새봄이 오니 그래도 메마른 대지 위에서는 예년과 다름없이 새싹이 돋아나고 벗꽃, 진달래꽃이 만발한 화사한 봄기운을 느끼면서 우주 존재의 신비로움에 저절로 숙연해진다.
당나라 중기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복합적이며 중국화 된 불교의 흐름을 중국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활화산 역할을 선불교가 하게 된다.
달마에 의한 선불교가 태동하게 되는 500년 - 600년 경의 역사적 상황을 살펴보면 우리는 또 한번 역사적 필연성과 회귀의 원리와 만나게 된다.
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후 약 500년이 지난 500년 경에는 교종의 전성시대를 맞이한다. 이 무렵 사원경제는 제왕과 귀족에 버금가는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었다.
남북조시대 북위에서 477년 경에 발표한 사찰의 수는 6,478개, 승려의 수는 77,258명이었는데 30년 후 선 무제시대에는 사찰의 수가 13,727개, 승려와 대중의 수는 2백만으로 기록되어 있다.
일체의 생산 활동에 종사하지 않았던 이 많은 승려와 대중들의 생활에는 많은 비용이 들었으며, 사찰의 수리라든가 새로운 사찰을 건립하는데는 국가의 지출이 막대하였다. 결국 이러한 사원경제의 확대에 의한 사찰의 호화스러움과 승려들의 사치는 국가경제의 파탄을 초래하게 되고 845년 당 무종에 의한 불교탄압의 칙령으로 중국불교의 최대의 수난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때 전국적으로 4,600개의 사찰이 패쇄되었으며 4만이 넘는 불당이 파괴되었다. 그리고 26만 명의 승려가 강제 환속을 당하였으며 16만 명의 절의 머슴들이 국가에 강제로 귀속당했다. 불교탄압에 항거한 정영사 혜원은 평생을 수행으로 일관하면서 폐불 다음에 반드시 올 불교의 부흥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상황은 새로운 불교의 출현을 필연적으로 유도하게 하였으며, 처음 중국에 불교가 전래되었을 당시의 그 순수함으로 되돌아 갈려고 하는 회귀의 본능이 중국화된 선불교라는 이름으로 달마로부터 철저하게 물질적인 면을 부정하면서 출발하게 된다.
중국인들의 불교 수용에 대한 노력은 기원 전후부터 시작하여 천년을 넘는 장기간에 걸쳐 계속되었다. 그 긴 역사를 선종의 성립이라는 역사적 필연성에 초점을 맞추어 본다면 장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선종의 잉태를 향해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중국이라는 문화적 토양에 이식된 불교가 중국화 되는 필연성을 나타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커다란 꽃의 씨를 중국의 토양에 뿌린 것은 인도 승려 보리 달마(-528)에 의해서였다. 달마는 520년경 바다를 건너 중국에 이르렀으며 그후의 소식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은 점이 많이 있지만 양의 무제와의 대화는 유명한 설화로 전해지고 있다. 양 무제는 불교에 귀의하여 천하에 조서를 내려 절과 탑을 세우고 승려들을 공양하는 등 불교를 위해 온갖 정상을 쏟았으므로 당시 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불실천자라고 했다. 그런데 달마와 양 무제와의 대화는 매우 이색적인 것으로 달마는 520년 11월 1일 양의 수도 건업에 도착하자마자 황제가 보낸 가마를 타고 궁전에 이르러 무제와 만났다. 무제가 묻는다.
“나는 지금까지 절을 짓고, 경을 유포하고 승려들을 크게 공양해 왔소. 여기에 어떤 공덕이 있겠소?”
달마는 무뚝뚝하게 대답하였다.
“무공덕”
“그러면 무엇이 진정한 공덕입니까?”
“정지묘원 체자공적 이같은 공덕은 세상에 구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면 대체 성제제일의란 무엇이오?”
“확연무성(확연하여 성제란 없습니다.)”
이렇게 되자 아무리 불교에 심취한 무제라도 약간 발끈했을 것이다. 그는 언성을 높여
“짐을 대하고 있는 자는 누구요?”
“모르오.”
이리하여 달마는 건업을 떠나 위로 가서 숭산의 소림사에 숨어 그로부터 면벽 9 년의 생활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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