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젖을 모아 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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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작성일 21-07-09 10:50 조회 23,339 댓글 0본문
먼 옛날, 어떤 사람이 손님을 청하여 우유를 대접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는 ‘날마다 우유를 짜두면 우유는 점점 많아져 둘 곳이 없을 것이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소젖을 소의 뱃속에 모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짜는 것이 좋겠다.’ 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미소와 새끼소를 따로 매어 두었습니다.
한 달이 지나 잔칫날이 되었습니다.
손님들에게 우유를 대접하려고 소를 끌고 와서 젖을 짜려고 했지만, 소젖은 이미 말라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손님들은 화를 내고 비웃었으며, 그는 창피만 톡톡히 당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습니다.
사람들이 남에게 베풀어 주는 보시를 행함에 있어서 ‘내게 재물이 많이 모인 뒤에 한꺼번에 보시하리라.’ 생각하는 것도 이와 같이 어리석은 짓입니다. 왜냐하면 재물은 모이기 전에 관청에 빼앗기고 도둑맞거나, 홍수에 쓸려 보내거나, 화재가 나서 타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면, 적절한 때에 보시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소젖을 모아 두었다가 잔치하려던 어리석은 사람과 똑같은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그날그날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고 잠자리에 들 때는 반성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설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늘 처리해야 될 일인데도 며칠씩 미루다가 한꺼번에 처리하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과거, 현재, 미래가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나 미래는 현재가 있음으로 해서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하루는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둘러보시고 “우리의 삶이 얼마나 되겠느냐?” 하시면서 물으셨습니다.
한 제자는
“우리의 생명은 윤회하기 때문에 수억 년입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제자는
“우리의 생명은 백년입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제자는
“우리의 생명은 한 10분 정도 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면서 ‘우리의 삶은 호흡지간에 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 순간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루어 놓았다가 한꺼번에 한다는 생각이나, 돈을 벌어 부자가 된 후에 가난한 사람을 도와준다는 생각은 소의 뱃속에 우유를 모아 두었다가 잔치하려고 했던 어리석은 사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으며, 이생에서 해야 할 일을 다음 생으로 미루지 않습니다. 또한 가난한 이웃과 더불어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평상심으로 가난하고 아픈 이웃을 내 몸같이, 내 친척같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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