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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어리석음을 먹고 자란다

나귀를 사 온 바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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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9,372회 작성일 21-07-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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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바라문의 스승이 큰 잔치를 베풀기 위해 제자에게 말했다.

  “얘야! 질그릇을 구해야겠구나.”

  “무엇에 쓰시려구요?”

  “큰 잔치를 베풀었으면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너는 지금 시장에 가서 옹기장이 한 사람을 데려올 수 있겠느냐?”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자는 옹기장이를 찾으려고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마침 한 옹기장이가 나귀의 등에 질그릇을 싣고 시장에 나가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옹기장이가 잠깐 변소에 간 사이 나귀가 요동을 쳐서 등에 실려 있던 질그릇들이 와르르 떨어져서 깨져 버렸습니다. 옹기장이가 나귀 곁으로 돌아와 보니 질그릇이 모두 깨진 뒤였습니다.

  옹기장이는 속이 상해 목 놓아 울었습니다.

  이를 본 바라문의 제자가 물었습니다.

  “왜 그리 슬퍼하십니까?”

  그는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온갖 방법으로 여러 해 동안 고생 끝에 질그릇을 구워 모았다가 이제 막 시장에 내다 팔려고 했다오. 아! 그런데 이 망할 놈의 나귀가 잠깐 사이에 모두 깨뜨리고 말았소.”

  이 말을 듣고 있던 제자는 매우 기뻐 손으로 무릎을 탁 치며 말했습니다.

  “이 나귀야말로 훌륭한 일을 하였소이다.”

  “그게 무슨 말이오?”

  “이 나귀는 당신이 오랫동안 만든 것을 한 순간에 모두 부숴 버리지 않았소. 얼마나 능력이 뛰어난 나귀입니까? 이 나귀를 내가 사리다.”

  옹기장이는 그러지 않아도 나귀 때문에 속이 상해 있는데, 그 나귀를 사겠다고 하자 선뜻 나귀를 팔았습니다.

  제자는 그 나귀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스승은 제자가 나귀를 타고 오는 것을 보고 물었습니다.

  ‘너는 왜 옹기장이는 데려오지 않고 나귀를 데려 오느냐? 그 나귀를 장차 어디에 쓰려고?“

  제자는 신이 나서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스승님, 이 나귀가 옹기장이보다 몇 곱절이나 훌륭합니다. 옹기장이가 여러 해 동안 걸려 만든 질그릇을 이 나귀는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 부숴버렸습니다. 얼마나 훌륭합니까?”

  스승은 혀를 차며 말했습니다.

  “에그, 이 미련한 놈아! 이 나귀는 질그릇을 부수는 데는 재주가 있는지 모르나 백 년이 걸려도 그릇 하나 만들지 못하느라.”




  ♧♧♧

  사람이 가장 버리기 힘든 것은 탐심이고, 이겨내기 힘든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릇을 사오라고 하는데 나귀를 몰고 오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사람을 우리는 종종 만나게 됩니다.

  어리석은 사람을 위하여 어리석음을 지혜로 바꾸기를 원한다면, 부처님 공경하듯 부모님 모시듯이 지극한 마음으로 잘 모시는 것이 상대방의 어리석음을 진실로 녹여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부부 관계나 부모 자식 관계는 수억 겁을 윤회하면서 자신과 가장 가까운 인연들입니다.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이 반반씩 섞여 있습니다. 우리의 의식은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은혜는 쉽게 잊어버리고 오래 가지 않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고통은 잊어버리지 않고 오랫동안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까운 인연끼리 모여 살면서도 좋은 기억보다는 서로가 좋지 않은 기억들을 더 많이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더욱 더 심하게 됩니다.

  어리석은 마음을 쉽게 다루려고 서두르면 서로 다치기 마련입니다.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리석음을 한 풀 벗겨내고 나면 지혜의 광명이 환하게 비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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