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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어리석음을 먹고 자란다

보물상자 속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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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3,975회 작성일 21-07-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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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이 가난하여 많은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빚을 갚을 길이 없어 고심 끝에 그곳을 피하여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는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 사막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사막을 지나는 도망자의 길은 힘겨운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따가운 햇볕과 목마름이 가장 큰 고통이었습니다. 끝없는 모래를 밟고 가다가 그는 운이 좋게도 자그만 숲을 발견했습니다. 그 숲속에는 샘물도 있었습니다.

  오아시스였습니다. 

  아! 그곳에서 그는 보물이 가득 한 상자를 발견했습니다. 그 보물 위에는 거울이 있었고 그것이 보물을 덮고 있었습니다.

  가난한 도망자는 보물을 보고 기뻐하면서 상자의 뚜껑을 열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 거울 속에 한 사나이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도망자는 거울 속의 사나이가 바로 자신의 모습인 줄을 모르고, 매우 놀라 손을 모으고 말했습니다.

  “나는 빈 상자에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손을 대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이 상자의 주인이었군요. 그대가 있는 줄 모르고 한 일이니 성내지 마오.”

  그는 샘물을 마시는 것도 잊어버리고 숲에서 도망쳤습니다.


  


 ♧♧♧

  세상 사람들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우리의 영혼은 삶의 번뇌에 시달리며 생명수를 찾습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사막에서 보물상자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거울 속의 제 얼굴에 미혹되어 보물상자를 버리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정작 생명의 말씀이나 진실한 사람을 만났을 때 ‘나’ 에 얽매여 진실로부터 먼 사람이 되기가 일쑤입니다.

  요즘 세태는 명예와 부, 권력을 ‘잘 산다’ 는 것의 척도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권모술수로 부, 명예, 권력을 얻으려고 세상을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만듭니다. 냉정히 우리 자신을 돌아봅시다.

  자신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삶의 척도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부와 명예와 권력으로 판단이 가능한 것인지 깊이 살펴봅시다.

  산 속에 버려진 나무 한 토막이 길가는 나그네에게는 추운 날 몸을 녹이는 따스한 불꽃의 재료가 됩니다. 보잘것없는 미물이라도 제 역할을 다할 때 가장 가치 있게 아름다워집니다.

  들꽃은 봄에 피어나 소리 없이 들판을 장식하고, 가을에는 마른풀이 되어 바람소리를 전해주는 훌륭한 악기가 되기도 하며, 추수하는 농부들에게는 잠시 땀을 식히며 앉아 쉴 수 있는 포근한 자리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각자가 자신의 그릇대로 자기를 태울 때 세상의 어둠을 조금이라도 걷어낼 수 있는 생명의 불꽃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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