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의 눈을 빼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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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산에 들어가 도를 닦아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통달하여 볼 수 있는 ‘하늘눈’ 을 얻었습니다.
그는 땅 속에 묻혀 있는 모든 것을 훤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가난한 이웃을 위해 보물을 찾아주기도 하고, 가뭄이 든 고을 사람들에게는 땅 속의 물줄기를 찾아주는 등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하늘이 보내준 신선이라고 했습니다.
이 소문이 널리 퍼져 국왕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국왕은 이를 전해 듣고 매우 기뻐하며 한 신하에게 말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 신선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항상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나의 창고에 보물이 많이 쌓이도록 할 수 있겠는가?”
왕은 이를 의논하기위하여 모든 신하를 모아놓고 회의를 열었습니다.
신하들은 모두 그를 그대로 놔두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때 한 신하가 왕의 근님을 풀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몰래 산에 들어가 그 신선의 두 눈을 뽑아 왔습니다.
그리고는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대왕이시여, 제가 그의 눈을 뽑아 왔습니다. 이제 그는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항상 우리나라에 있을 것입니다.”
왕은 그 어리석은 신하의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꾸짖었습니다.
“그 신선을 우리나라에 머물도록 욕심낸 이유는 땅 속에 묻혀 있는 보물을 찾아내려고 한 것인데, 네가 그의 눈을 뽑아 오고 말았으니 어찌 그가 그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어리석은 신하는 마침내 파면되어 낙향의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개인적으로는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덕이 있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률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불가의 수행자들에게는 구두의 길을 걷기 위해서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승단의 계율이 있습니다.
첫째, 산 목숨을 죽이지 말라(생명을 소중히 다루어 생명을 살려라).
둘째, 도둑질을 하지 말라(자신의 처지에 만족할 줄 알아 항상 베푸는 마음으로 살아라).
셋째, 삿된 음행은 하지 말라(순간적인 쾌락에 집착하지 말고 바르게 행동하라).
넷째, 거짓말을 하지 말라(조그만 이익에 얽매이지 말고 바르게 행동하라).
다섯째, 술을 먹지 말라(술과 오락 등 중독성 있는 것은 멀리하여 항상 바른 생각을 하라).
부와 권력이 일부에 편중되어 있으면 있을수록 사회의 부패는 가속화됩니다. 사회가 어지럽고 불투명할수록 나누어 가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부처님께서는 또 색에 대해서 ‘차라리 타는 불을 안으라.’ 고 경책하십니다. 또한 구도의 길을 가는데 맑은 정신은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구도의 길이 힘에 부칠 때는 스스로 옷을 벗어버리고 세속의 옷으로 갈아입으면 됩니다.
승단이 지탱하고 있는 가장 소중한 계율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들에게 맞추려고 하는 생각은 신선의 눈을 빼어버린 어리석은 사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승단은 개인의, 한 시대의 것이 아니라 우리 인류의 복전이며 역사의 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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