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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어리석음을 먹고 자란다

참깨를 볶아 심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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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3,476회 작성일 21-07-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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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어떤 사람이 생 깨를 먹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맛이 없었습니다.

  하루는 이웃집에 갔다가 우연히 볶은 깨를 먹게 되었습니다. 볶은 깨에선 독특한 맛이 났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이 깨는 어쩌면 이렇게 고소하지요?”

  주인이 대답했습니다.

  “생 깨가 맛이 없어 볶았더니 이렇게 고소하구려.”

  이 말을 듣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아예 깨를 볶아서 심는다면 고소한 깨를 얻을 수 있겠구나.’

  그는 깨를 볶아서 심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싹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웃집 주인을 찾아가 그 사실을 말했습니다. 주인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깨를 볶아 심으면 어떻게 싹이 나겠는가?”

  그는 창피만 톡톡히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는 보살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때라 오랜 겁 동안 어렵게 도를 닦다가 그것이 즐겁지 않다 하여 ‘차라리 아라한이 되어 속히 생사를 끊는다면 그 공이 매우 쉽겠다.’ 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

  우리 속담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은 인연설화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나뭇가지에 무심코 않아 있던 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집니다. 마침 밑에 둥지를 틀고 앉아있던 꿩이 배에 맞아 죽었습니다. 다음 생에 까마귀는 사슴으로, 꿩은 산돼지로 태어났습니다.

  전생이 꿩인 산돼지가 산 위로 올라가는데 돌이 뒷발에 걸려 굴러 떨어집니다. 그때 산 아래에서 풀을 뜯고 있던 전생에 까마귀였던 사슴이 그 돌이 맞아 죽습니다.

  그 사슴은 죽어 사람으로 태어나 포수가 되었습니다. 하루는 사냥을 나갔다가 그 산돼지를 만나 단숨에 산돼지를 죽였습니다.

  이와 같이 은원의 관계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고 있으며 인과법은 철두철미합니다.

  자신이 뿌려놓은 조그마한 정성과 베품이 언젠가는 몇 곱절의 이자가 붙어 자신의 통장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깨를 볶아 심는 사람처럼 자신의 좋은 종자를 망쳐놓고, 더 큰 열매를 기다리는 어리석음을 우리는 범하지 않는지요?

  세상이야 어떻게 돌아가든 간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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