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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어리석음을 먹고 자란다

오두막집과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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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3,491회 작성일 21-07-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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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마을에 오래된 오두막집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오두막에 귀신이 있다고 믿고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길을 가던 두 나그네가 마을에 와서 쉬어가기를 청했습니다. 그러나 집집마다 얼굴만 삐죽이 내밀고는 한결같이 거절하였습니다. 그들은 빈 오두막집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들이 오두막집에 들어가려 하자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이 그 오두막에는 귀신이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망설이던 둘 중 한 사람이

  “나는 이 오두막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겠네.”

  하고는 들어갔습니다.

  친구가 들어간 것을 보고 다른 한 사람도 오두막으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방에 들어간 사람이 귀신이 들어올까봐 문을 잠가버렸기 때문입니다. 문 밖에 섰던 사람은 귀신이 자신의 친구를 오두막 안에 가두려고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이라 여겼고, 안에 있던 사람은 귀신이 들어오려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들어오지 못한다.’ ‘들어가겠다.’ 하면서 밤새도록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이튿날 날이 밝자, 두 사람은 비로소 귀신의 짓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들은 한바탕 늘어지게 웃었습니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관계는 인연이 잠깐 모였을 뿐이요, 주체가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일컬어 <나>가 있다고 하겠습니까?

  중생들은 옳고 그름을 제멋대로 정해버리고 서로 다툽니다. 마치 저 두 나그네가 없는 귀신을 있다고 생각한 것처럼.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우물을 깊이 파놓고 그 속에 자신을 빠뜨려 놓고 있습니다. 우물을 통하여 자신의 눈에 비치는 우물 크기의 푸른 하늘이 전부인 줄 압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보십시오. 그러면 자신의 우물에서 벗어나 우주의 우물을 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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