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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어리석음을 먹고 자란다

주인의 입을 발로 찬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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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9,288회 작성일 21-07-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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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큰 부자가 있었습니다. 워낙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그가 가래침을 뱉을 때마다 부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다투어 가래침을 밟아 없애 버리곤 했습니다.

  그 시종 가운데 한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리석은 데다 동작까지 느려서 좀처럼 부자의 가래침을 밟아 뭉갤 기회가 없자 뒷전에 쳐져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만일 주인께서 가래침을 뱉게 되면 이번에 는 꼭 내가 밟아 뭉개야지. 가래침이 땅에 떨어진 뒤에는 때를 놓치고 마니 그 입을 밟아 뭉개는 것이 좋겠구나.’

  그때 마침 장자가 그 앞에 나타나 막 가래침을 뱉으려 하였습니다. 그 때를 놓칠세라, 어리석은 사람은 힘껏 다리를 들어 올려 장자의 입을 걷어찼습니다. 부자의 입술은 이내 깨졌고 이가 부러져 붉은 피가 흘렀습니다.

  부자는 화를 내면서 물었습니다.

  “이놈, 무엄하구나, 네가 무슨 원한이 있길래, 내 입을 걷어차느냐?”

  그러자 어리석은 사람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습니다.

  “만일 주인나리께서 침을 뱉으실 때 입에서 침이 나와 땅에 떨어지기만 하면 주위에 아첨하는 사람들이 어느새 밟아 뭉갭니다. 그런데 저는 아무리 밟으려 하여도 언제나 차례를 빼앗기곤 했습니다. 그래서 침이 막 입에서 나오려 하기에 다리를 높이 치켜들어 그 침을 밟아 주인마님의 환심을 사려고 한 것입니다.”

  “……?”


  무릇 모든 일은 다 때가 있는 것입니다. 때가 이르기도 전에 억지로 애를 쓰면 도리어 괴로움을 당합니다.

  그러므로 세상 사람들은 마땅히 ‘때’ 와 ‘때가 아님’ 을 알아야 합니다.





  ♧♧♧

  <아함경>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존자여, 아무리 계행을 잘 닦고 선업을 갖춘 사문이라 할지라도 살기를 바라고 죽기를 싫어하며, 즐거움을 요구하고 괴로움을 기피하는 것을 보게 되나니, 존자여, 계행과 선업을 갖춘 사문이 죽어서 좋은 세상에 난다는 것을 안다면 이 세상에 오래 살기보다 하루라도 빨리 좋은 곳에 나기 위하여 독약이라도 먹고 죽을 터인데, 그런 사람을 볼 수 없으니 다른 세상은 없고 선악의 업보도 없는 것이 아니오?”

  “성주여, 옛날에 한 브라만이 두 부인을 두었소. 큰 부인에게는 열다섯 살 된 아들이 있었고 작은 부인은 임신중이었는데 브라만이 그만 죽고 말았소. 큰 부인의 아들은 ‘아들은 나뿐이니 아버지 유산은 전부 나의 것이오.’ 라고 하였소. 작은 부인은 ‘나도 임신중이니 애기를 낳아 아들이면 재산을 나누어 줄 것이고 딸이면 너의 뜻대로 하라.’ 고 했소. 그러나 아들이 뱃속에 든 아이가 아들인지 딸인지 당장 알아야겠다고 자꾸 졸라대자 작은 부인은 성급하게 칼로 배를 갈라버렸소. 그래서 자기도 죽고 아기도 죽고 말았소. 성주여, 그 부인은 어리석게도 재산을 탐하여 그런 참화를 받은 것이오. 계행과 선업을 닦은 사문이 내세의 쾌락을 탐하여 자살하는 것도 그러하오. 유덕한 사문은 이 세상의 괴로움을 참으면서 자꾸 덕행을 닦아 성숙하기를 기다리며, 또한 세상 사람들에게 이익과 안락을 주기 위하여 죽는 날까지 노력하는 것이오.”

  우리가 봄에 씨를 뿌려 여름 동안 김을 매고 땀을 흘려야만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듯이 아무리 숭고한 선업과 덕행일지라도 성숙할 때까지 기다려야만 착한 과보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눈먼 자가 ‘해와 달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 고 한다 해서 해와 달이 없는 것이 아니듯이 마음의 굴레를 벗지 못한 자가 선악의 과보도 없고 내세도 없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우주의 법칙이 없어질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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