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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을 나누는 두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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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3,945회 작성일 21-07-0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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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마라>국에 한 <크샤트리아>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병이 위독하여 죽게 되자 두 아들을 불러놓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내가 죽은 뒤에 너희 두 형제는 재산을 똑같이 나누어 가지도록 해라.”

  아버지의 장례를 치루고 두 형제는 재산을 어떻게 하면 아버지의 유대로 공정하게 나눌 수 있을 것인가를 의논했습니다.

  형이 공정하게 나누기로 작정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똑같이 나눌 수가 없자 형은 아우에게 나누라고 양보하였습니다.

  “아무래도 공정하게 나눌 수가 없군요.”

  동생도 역시 형에게 말했습니다.

  친척 중에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두 형제가 재산의 공정분배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가르쳐 줄까?”

  “지금 갖고 있는 물건을 모두 부수어 두 몫을 나누는 걸세.”

  형제가 같이 물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예컨대 옷은 찢어 두 몫으로 나누고, 밥상도 반을 쪼개어 두 몫으로 나누고, 병도 부수어 두 몫으로 나누고, 물동이도 부수어 두 몫으로 나누고, 항아리도 부수어 두 몫으로 나누고, 돈도 찢어 두 몫으로 나누고……”

  두 형제는 노인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 물건들은 하나도 쓸 수가 없습니다.”

  노인은 위의를 갖추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너희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어길 참이냐?”

  형제는 노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

  논문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결정답 논문으로, 예를 들면 ‘사람은 모두 죽는다.’로 이것은 결정답의 논문입니다.

  둘째는 ‘죽는 사람은 반드시 태어난다.’ ‘애욕이 다하면 생이 없고, 애욕이 있으면 반드시 생이 있다.’ 고 하는 식으로, 이것은 분별답 논문입니다.

  셋째는 반문답 논문입니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사람이 가장 훌륭한가?’라고 물었을 때, 상대가 되받아 ‘지금 세 갈래의 나쁜 길(아귀ㆍ지옥ㆍ축생)에 견주어 묻는 것인가? 아니면 하늘에 견주어 묻는 것인가? 라고 반문하는 방법입니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는 세 가지 나쁜 길에 견주어 물었을 때는 ‘진실로 사람이 가장 훌륭하다.’ 또는 여러 하늘에 견주었을 때에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것이 아니다.’ 라고 대답하는 식을 말합니다.

  넷째는 치답논문입니다.

  가령 열네 가지 어려움을 묻거나 ‘세계와 중생은 유한한가? 무한한가? 시초와 종말이 있는가? 시초와 종말이 없는가?’ 하고 묻는 따위입니다.

  사람들은 대개 네 가지 논문을 무수어 한 가지 분별론을 만듭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이 재산을 나눌 때 모든 재산을 부수어 두 조각을 내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어떤 일이 세상에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정신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정신을 없어지고 형상만 남아있을 때 우리는 형상이 전부인 줄 알고 형상에만 얽매이게 됩니다.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말의 이면에 있는 그 정신이, 그 뜻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조용히 꿰뚫어 볼 수 있는 지혜의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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