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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수염 깎는 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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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4,141회 작성일 21-07-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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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득히 먼 옛날, 어떤 왕이 있었습니다.

  왕에게는 전쟁터에서 왕을 구출한 믿음직스러운 한 신하가 있었습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왕은 곧 그 신하를 불러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것에 감사하며 무엇이든 그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그에게 물었습니다.

  “경의 소원이 무엇이요? 나는 경을 가까이 두고 싶은데, 경이 원하는 대로 직위를 주려 하오.”

  신하가 대답하였습니다.

  “왕께서 수염을 깎으실 때에 저에게 깎도록 허락하여 주소서.”

 왕은 의아스럽게 생각하여 물었습니다.

  “하필이면 수염 깎는 것을 택하고자 하느냐?”

  그는 대답했습니다.

  “그 정도면 제 분수에 족합니다.”

  왕은 말했습니다.

  “그 일이 경의 마음에 든다면 어쩔 수 없지. 그대 소원대로 하라.”

  그래서 그는 왕의 수염 깎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렇데 되자 이야기는 삽시간에 온 나라에 퍼졌습니다.

  ‘아니 하필이면 수염 깎는 직업을 택할 게 뭐람. 나라를 다스릴 대신이나 재상의 자리를 얻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게나 말일세.’

  많은 백성들로부터 그는 비웃음을 샀습니다.





  ♧♧♧

  모든 부처님께서는 한량없는 겁 동안 어렵고 고달픈 수행을 닦은 뒤 스스로 부처님이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되는 것은 눈먼 거북이가 만경창파에 떠도는 구멍 뚫린 널빤지를 만나 그 구멍에 목을 내어놓고 숨 한번 쉬는 것보다 어려운 것입니다.

  우리는 만나기 어려운 정법을 이 세상에서 만났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에 세운 뜻이 용렬하여 조그만 계율을 가지고 만족하며 열반의 묘한 법을 구하지 않습니다. 게다다 열반의 묘한 법을 구할 마음이 없이 스스로 삿된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만족합니다.

  마치 왕의 수염 깎는 직업으로써 만족을 삼는 어리석은 신하처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입니다.

  아무리 높고 큰 소원이라도 자신의 절실함에 의해 엔젠가는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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