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와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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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를 한 마리 기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 낙타가 주인이 없는 사이에 독 속에 담아둔 곡식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곡식을 다 먹고 머리를 빼려고 하는데 독의 아가리가 작아서 빠지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돌아와 이 광경을 본 주인은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낙타도 상하지 않고 독도 그대로 보존한 채 낙타의 목을 뺄 수 있을까?
‘아! 이를 어쩐담, 큰일인데.’
주인은 어떤 노인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영감님, 우리 집의 낙타란 놈이 머리를 독 속에 처넣고 곡식을 먹다가 머리가 빠지지 않아 큰일났어요. 무슨 좋은 방도가 없을까요?”
노인은 안경 너머로 눈을 깜박거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쯧쯧, 그거 안됐군. 그러나 한 가지 방법이 있지.”
“방법이라뇨? 그게 무엇입니까?”
노인은 말했습니다.
“낙타의 목을 자르는 걸세. 그리고 독도 깨는 것이고.”
“그렇지만 낙타를 죽이면 안 됩니다.”
“죽이기는, 이 사람아. 목을 자른 뒤 다시 이으면 될 것 아니겠나, 독도 깨뜨렸다가 다시 붙이면 될 테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될 것 같지 않나?”
그는 대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영감님의 지혜야말로 위대하군요.”
그는 곧장 집으로 돌아와 날이 시퍼런 칼을 잡고 낙타의 목을 베었습니다. 그리고 독도 깨뜨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아무리 낙타의 목을 이으려 했지만 한번 베어낸 목은 이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조각난 독도 붙이려 해도 붙지가 않았습니다.
그는 결국 낙타와 독을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
우리의 삶은 얼마나 깨어 있는지 한 번씩 되돌아봅시다.
나의 삶은 진리를 추구하는데 얼마나 철저한가?
나의 삶은 청빈하게 사는데 얼마나 철저한가?
나의 삶은 깨끗하게 사는데 얼마나 철저한가?
나의 삶은 바르게 사는데 얼마나 철저한가?
나의 삶은 탄력있게 사는데 얼마나 철저한가?
바른 윤리가 흩어져버리면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진실과 양심을 모두 잃어버리게 됩니다.
어리석은 자가 순간의 이익과 편안함을 위하여 오계를 깨뜨려 진실과 양심을 잃어버리는 것은 낙타와 독 모두를 잃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지혜로운 자는 자신의 이익과 순간적인 편안함을 극복하여 오계를 지킴으로써 진실과 양심을 가슴 가득 채워 세상에 으뜸가는 복밭을 가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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