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물건을 나누는 도적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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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들이 훔친 재물들을 나누려고 회의를 열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훔친 재물을 나누기 위해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의견이 있으면 말씀해 보십시오.”
한 도적이 일어나 말했습니다.
“가능한 한 고르게 분배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도적들 중에 가장 못난이가 한 사람 있습니다. 그는 도적질을 할 때 우리에게 이로움을 준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에게 가장 허름한 녹야홈바라를 주는 것이 마땅하리라 봅니다.”
“좋소.”
모두가 박수를 치면서 만장일치로 찬성하였습니다. 그래서 녹야홈바라를 가장 못난이에게 주었습니다. 녹야홈바라는 빛깔이 바랜 낡은 천이었는데, 그들은 그것이 제일 나쁜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못난이는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러나 회의에 의해 결정한 일이므로 하는 수 없이 그것을 받아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가 팔았습니다.
여러 귀족과 장자들이 녹야홈바라를 비싼 값으로 샀습니다.
사실 녹야홈바라는 아주 오래 된 것이긴 하나 구하기 어려운 귀한 천이었습니다. 다른 도적들이 갖고 있는 물건보다 곱절이나 비싼 것이었습니다.
못난이는 한없이 기뻐 날뛰었습니다.
♧♧♧
원시경전에 ‘빈녀일등’ 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 사위성에 한 가난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성 안으로 갔더니 온 성이 떠들썩하여 영문을 몰라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부처님이 제자들과 함께 석 달 동안 성 안에 머무신답니다. 왕은 부처님과 스님들을 위하여 석 달 동안 옷과 침구와 음식과 약을 공양하고 오늘밤에도 수만 개의 등불을 켜서 연등호를 연다고 합니다. 그래서 온 성이 이렇게 북적거립니다.”
이 말을 듣고 여인은 나도 등불을 하나 켜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날 품팔이한 돈으로 기름을 사서 등불공양을 올렸습니다.
그 여인은 ‘보잘것없는 등불이지만 이 공덕으로 다음 생에는 나도 부처가 될 것이다.’하고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밤이 깊어 다른 등불은 다 꺼졌지만 이 등불만은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등불이 다 꺼지기 전에는 부처님이 잠자리에 들지 않았으므로 제자 아난이 등불을 끄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등불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이를 보고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기를
“아난아, 부질없이 애쓰지 말아라. 그것은 비록 작은 등불이지만 마음 착한 여인의 넓고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켜진 것이다. 여인은 이 등불의 공덕으로 다음 생에는 반드시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것이다.”
우리의 순수한 정성은 삶을 지탱해주는 원천이며, 우리의 삶을 밝혀 주는 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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