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험한 업이라도 극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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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단배가 어떻게 바람을 거슬러 갈 수 있을까? 선원들이 말하는 클로우즈홀드(close hauled)로 나갈 수 있는지는 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선원들은 바람과 맞서서 돛으로 달릴 수는 없으나 바람에 대해 예각으로는 진행할 수 있음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예각은 1/4직각 이하의 작은 각이므로 실제로 바람을 향해 22도의 각으로 항해할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실제로 이것은 매우 흥미있는 일이다. 풍력을 이용하여 어떻게 작은 각도로 바람을 향해 나아가는가를 알아보면 먼저 바람이 돛에 대해 일반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는가, 즉 돛에 바람이 닻을 때 바람은 돛을 어느 방향으로 미는가를 알아보아야 한다.
여러분은 아마 바람은 언제나 부는 방향으로 돛을 민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아래 그림을 보자. 바람이 화살표 방향으로 분다고 할 때 AB는 돛을 나타낸다. 바람은 돛 전면에 고르게 불고 있으므로 바람의 압력을 돛의 중심에 걸리는 힘 R로 표현할 수가 있다. 이 힘을 돛에 수직인 힘 Q와 나란한 힘 P로 분해할 때, 돛과 바람과의 마찰은 아주 적으므로 P는 돛을 밀지 못한다. 그래서 돛을 수직으로 미는 힘 Q만 남게 된다.
이것을 알면, 돛단배가 바람을 향해 예각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음은 돛단배의 약도를 보자. 배의 용골선을 KK로 나타낸다면 바람은 이 선에 대해서 예각으로 분다. 돛 AB는 바람의 방향과 용골선이 이루는 각도를 2등분 하는 위치에 있다고 하자.
돛에 대한 풍압을 Q로 나타내면, 우리가 알고 있듯이 Q는 돛에 대해 수직이 되어야 한다. 이 힘을 용골선에 수직인 힘 Z와 선수 쪽으로 향하는 나란한 힘 S로 분해하자. Z방향으로의 배의 운동은 물의 센 저항을 받기 때문에(돛단배의 용골은 상당히 깊다) 힘 Z는 거의 물의 저항과 평행된다. 그리하여 S만 남게 되는데 S는 뱃머리 방향으로 향해 있기 때문에 바람에 거슬리는 각도로 배를 항진시킬 수가 있다.
배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인과의 문제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배가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아무리 험한, 극악한 인과라도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옥에 떨어져야할 몸이 극락에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99명을 살인하고 한명만 더 죽이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어머니를 죽일려고 따라가던 앙굴리라마의 대참회처럼 아무리 큰 죄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면 얼마든지 좋은 인연으로, 착한 과보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시대를 탓하랴
내가 태어난 이 땅을 탓하랴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탓하랴
아서라
내가 선혜와 같이 지극하면
지금 이 자리가 그대로 불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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