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반복되는 단순한 행위가 모여 인과를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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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상태를 가진 에너지에 크고 작음이 없이 모든 상태가 동일하고 일어날 수 있는 확율이 같다고 한다면 이러한 상태를 설정하는 것을 에르고드의 가설이라 한다.
다음과 같은 상태를 생각해보자. 구슬을 분자라 하고 그 개수가 아주 많을 때는 A분자가 오른쪽으로 들어간다든가 B분자가 왼쪽에 있다든가 할 때 생기는 조그마한 차이를 ‘다른 상태’라고 하면 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나타내는 방법을 ‘경우의 수’라든가 ‘조합 방법’ 등으로 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모든 상태가 같은 확율을 가지고 일어난다고 가정하는 것이 통계역학에서 말하는 에르고드의 가설이며, 이 경우의 수가 엄청나게 많을 때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이 통계법칙에 따라 일어나게 된다.
수행하기에 적당한 불법사라는 사찰이 교외선 역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되는 곳에 있다. 버스정류소 근처에는 새로 개발된 주택지와 농공단지가 많고, 이 버스 노선을 이용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같은 정류소에서 내린다.
불법사에 가기 위하여 타는 버스에는 내부에는 창문마다 운전기사에게 정지를 알리는 신호장치가 되어 있다. 다음 정류소에서 내리고 싶은 사람은 출발하고 난 다음 신호장치를 눌러 운전기사에게 알린다.
불법사에 갈 때마다 이 버스를 이용하지만 한번도 신호장치를 누르지 않아도 된다. 같은 정류소에서 반드시 내리는 사람이 있고, 그중 누군가 반드시 신호장치를 누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버스에서 내리지 못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것은 불법사 정류소가 주택가에 있고 언제나 여기에서 내릴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적어도 한사람은 적극적으로 신호장치를 누른다. 이것은 따지고보면 확율을 바탕에 둔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내릴 승객이 두세 사람이면 내가 신호장치를 누르지 않을 때 불법사 정류소를 지나 다음 정류소에서 내리는 것이 태반일 것이다. 엄밀하게 경우의 수가 엄청나게 많을 때는 이 우주에서, 이 세상에서 일어나야 할 사건이 일어나고 있을 뿐인 것이다. 자신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살아가면서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나의 인과에 의해 일어나야 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짓고 받고 하는 인과도 시간적으로 수 십억 년 공간적으로 이 우주 무한대에서 일어날 확율을 생각한다면 어김없이 통계법칙을 따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이 우주에는 일어나야 할 일들만 일어나고 잇는 것이다.
인과가 극복되는 것은 매일 반복되는 규칙적인 내 삶의 축적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부처님의 제자 중에 자신이 어리석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고 생각하고 출가를 포기하고 부처님을 찾아갔을 때, 부처님께서 매일 청소만 하라고 일러주었다. 얼마후 그 제자는 인과를 꿰뚫고 깨닫게 되어 평생 부처님 곁에 머물면서 수행하였다. 깨달음은 어려운데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 반복되는 바른 행위의 축적에 의해서 인과가 맑아지고 바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우리 불자들이 매일 규칙적으로 행하는 참선이나 염불을 통하여 진리의 바다에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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