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R의 상상실험 > 불교속의 과학, 과학속의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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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우주가 하나라는 연관성을 암시하는 아인시타인-포돌스키-로젠(EPR)의 상상실험이 있다. 

 영 회전의 두 입자계(two-particle system of zero spin)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것은 이 체계 속에 있는 각 입자들의 회전이 다른 것을 소멸시켜버리는 체계인데, 만약 이 체계 속에서 한 입자가 위로 회전하고 있다면 다른 입자는 필연적으로 밑으로 회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첫 번째 입자가 오른쪽으로 돌면, 두 번째 입자는 외쪽으로 돌게되며, 입자들이 어떤 방향으로 향하든지 그 회전은 항상 반대이고 동일한 것을 나타내는 체계를 말하는 것이다. 

아무렇게나 회전하고 있는 전자다발이 스턴-거락장치의 자력장을 통과하게 되면, 그 자력장은 전자다발을 두 개의 동등한 작은 다발로 나누어 하나는 위로 회전하고 다른 하나는 밑으로 회전하게 하고 있다. 만일 한 전자가 이 자력장을 통과한다면, 위로 회전하든지 밑으로 회전하든지 해서 밖으로 나오게 된다. 원래의 두 입자체계를 분리시켜, 한 입자를 위로 회전하게 하던가, 밑으로 회전하게 만든 자력장을 통과하도록 보낸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영회전을 가진 두 입자체계가 가운데 있고, 그 중 한 입자가 A지역의 스턴-거락장치 속으로 들어가 위로 회전하면서 밖으로 나왔다면, 다른 한 입자는 자동적으로 B지역에서 측정하지 않고도 밑으로 회전함을 알 수 있다. 이 실험은 상상도 못했던 각기 다른 두 개의 지역에 있는 입자 사이에 내재하고 있는 설명할 수 없는 연결성을 밝혀 주고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어떻게 두 요소가 그렇게 빨리 서로 통신하는가’하는 의문이 구름처럼 일어날 수 있다. 보통의 관념에 의하면 정보는 신호에 의해서 한곳에서 다른곳으로 옮겨지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말로써 옮기는 정보는 음파에 의해서 전달되는 것이며, 가장 빠른 통신신호는 일초에 300,000km를 달리는 광파 즉 빛이다. 

 지금 우리가 상대성이론에 입각해서 구축하고 있는 우주는, 우주 안에 있는 어떤 것도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없다는 가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A지역과 B지역이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면, 빛의 신호가 A지역에서 B지역을 이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만약 A지역과 B지역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빛의 신호가 A지역에서 일어난 사건과 B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을 연결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A지역에 서서, B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이것을 공간-유사 space-like 분리라고 부른다). 그런데 아인시타인-포돌스키-로젠의 실험은 통념을 깨뜨리고 초광속으로 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보가 전달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들은 경전을 읽다가 보면 경전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면서 무심히 보아 넘기는 경전들의 많은 구절들이 깨달음의 상태에서 보면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서술하고 있는 상황들이 얼마든지 전개될 수 있음을 EPR 실험에서 볼 수 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미간으로 백호상 광명을 놓으시어 동방으로 만팔천세계를 두루 비추시니 아래로는 아비지옥에서부터 위로는 아가니타천이라는 극락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에서 저 국토의 육취중생을 다 보시며 또 저 국토에 나타나 계신 모든 부처님을 뵈옵고……’

 부처님께서 잠깐 명상에 드시어 호흡지간에 수십만 국토를 두루 보살피신다는 얘기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실제로 이 우주가 하나라면 실제로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내몸의 어떠한 부분에 자극을 주더라도 순간적으로 모두 감지가 가능하듯이, 깨달음을 성취하여 마음이 열리고나면 밝은 기운이 온 우주에 뻗쳐 모든 것이 환하게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