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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심불상응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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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4,940회 작성일 21-08-0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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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심불상응행법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유식 30송은 600자에 불과합니다. 유식 30송에 대해 뛰어난 논사 열 명이 30송에 주석을 답니다. 그래서 한 명이 10권의 책을 지어 100권의 유식을 논술한 책이 만들어집니다. 현장은 그 100권의 유식 논서를 인도에서 중국으로 가져옵니다. 삼장법사라고 일컫어지는 현장의 삼장이란 경과 율과 론을 말합니다. 현장은 이 세 가지에 정통해서 삼장법사라 불린 것입니다. 유식 30송 100권은 규기법사에 의해서 유식론 10권으로 만들어집니다. 현장은 중국으로 돌아와서 자신이 가져온 100권을 제자들에게 번역하고 정리를 시킵니다. 모두 제 각각의 의견을 내놓습니다. 그 의견들은 너무 복잡해서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장의 제자인 규기법사가 혼자서 책임지고 정리합니다. 규기법사는 100권의 유식 책을 10권의 성유식론으로 정리해냅니다. 그것이 유식론 10권입니다. 그 후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거나 부족한 것을 채워 넣어 13권을 더 지었습니다. 현장과 규기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장이 길을 가다가 눈이 중동인 청년을 만났습니다. 중동이란 사물을 두 가지로 나누어 보이는 눈입니다. 두 가지가 같이 보이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중동이었던 유명한 인물로 순임금, 항우가 있습니다. 현장은 그 청년에게서 느껴지는 총기에 승려로 만들어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청년에게 승려가 될 것을 권합니다. 그런데 청년은 거부합니다. 그 청년은 술과 여자 없이 못 산다고 말합니다. 현장은 둘 다 해도 좋으니 출가해달라고 합니다. 그 청년이 바로 규기입니다. 규기를 보고 삼거법사라고도 합니다. 삼거는 수레가 세 개라는 뜻입니다. 규기가 항상 수레를 세 개 끌고 다녀서 붙은 별명입니다. 그 수레에는 각각 술, 여자, 책이 있었다고 합니다. 규기도 나중에는 스승과 같이 삼장법사의 호칭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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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네 가지의 심불상응행법을 살펴봅시다. 심불상응행법의 정확한 이름은 비색비심불상응행법(非色非心不相應行法)입니다. 물질, 형상도 아니고 정신도 아니고 심왕과 상응하는 심소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실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선 불선이 아니라 무기인 것입니다. 무기가 이차적으로 선 불선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뒤로 넘어져도 코 깬다’는 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안  되는 것을 뜻하며, 또 죽이려고 절벽에서 밀었는데 마침 웅덩이에 떨어져 다치지도 않고 주위에 있는 황금을 주워 오더랍니다. 

무기가 이차적으로 선에 작용하는 것은 절벽에 떨어진 운 좋은 놈과 같은 것입니다. 좋은 조건이 심불상응행법과 작용하여 결과가 배로 증가하는 것이며, 좋지 않은 조건은 심불상응행법과 작용하여 나쁜 결과가 배로 증가되는 것입니다. 

(1) 득得이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무언가를 얻을 때 몸과 마음에 임시로 세우는 것입니다. 장사를 하여 이득을 남기는 것이나 새배를 하여 새배 돈을 받는 것은 득입니다. 이득으로 아프리카에 못 먹어 죽어가는 아이에게 음식을 보시하면 선이 되고, 생긴 수입으로 놀음판에 뛰어들면 불선이 되는 것입니다. 

(2) 무상정無想定이란 무상천이라는 과보를 느끼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외도나 범부가 갖는 선정입니다. 외도들이 최고의 깨달음이라고 추구하는 것입니다. 6식의 활동을 중지시키고 4대를 잘 조화시키는 유루정입니다. 유루란 다음 생에 업을 짓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생각이 깨어있지 않으면서 정에 들어 있는 상태입니다. 

(3) 멸진정滅盡定이란 6식, 7식의 활동을 중지시키는 것으로 성자의 선정입니다. 이것은 무루입니다. 열반적정에 드는 것입니다. 삼매에 들어 무념무상이 지속되어 식이 맑아져 미세한 움직도 보이는 상태입니다. 

(4) 무상천無想天이란 색계 최고의 천입니다. 우리가 몸을 받아 육도 윤회하는 세상은 욕계입니다. 그 위에 색계가 있습니다. 어떤 외도는 이것을 진짜 열반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진짜 열반은 아닙니다. 무상정의 상태에서 몸 받는 세계입니다. 

(5) 명근命根이란 제8아뢰야식으로 하여금 약 7, 80년을 한 기로 상속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숨, 명줄입니다. 우리의 평균 수명인 70에서 80년 사이를 한 기(주기)로 보는 것입니다. 지금은 백세시대입니다. 우리는 80년이지만 모기나 파리 등은 일주일입니다. 생멸하는 한 주기를 말하는 것입니다. 

(6) 중동분衆同分이란 사람에게 있어서 사람 같은 사람 혹은 동물과 같은 사람 등 닮게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동물의 속성을 닮은 것이 있어서 동물처럼 행동하는 것입니다. 만물의 특성을 닮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7-10) 생生, 노老, 주住, 무상無常이란 유위법에 있어서 항상 포함되어 있는 사상입니다. 생이란 본래 없으나 지금은 있게 하는 것입니다. 계속 변하여 달라지는 것은 노라고 합니다. 잠시 동안 변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이 주입니다. 잠시 동안 있다가 생멸로 말미암아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 무상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생노병사 하고 성주괴공합니다. 성주괴공이란 형성되고 머무르고 무너지고 없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 법칙을 따릅니다. 

(11-13) 명신名身, 구신句身, 문신文身을 봅시다. 음성, 말의 짜임새에 있어서 임시로 정해 놓은 것입니다. 명신이란 주어, 구신은 주어와 술어, 문신은 음소를 말합니다.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에서 명신은 아버지이며, 구신은 아버지와 들어가신다. 이며, 문신은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입니다. 세상 모든 언어는 이 구조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4) 이생성異生性이란 범부를 규정하는 종자가 있는 곳에 임시로 세운 것입니다. 태어나는 곳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는 성품입니다. 인간, 개, 소 등 생명이 있는 곳에 인간이면 인간 성품, 개이면 개성품, 소이면 소성품이 임시로 세워지는 것을 말합니다. 

(15) 유전流轉이란 온갖 법이 원인과 결과로 상속하여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 몸 받는 것도 원인과 결과로 인하여 끊임없이 태어나고 죽는 비슷한 형태로 되풀이 되는 삶을 말합니다. 

(16) 정이定異란 원인에 있어서 선과 악, 결과에 있어서 선과 악 이것이 결정되어 있어서 분명히 다름을 말합니다. 선한 마음을 일으키면 선이 따라오게 되며 악한 마음을 일으키면 악이 따라오게 되는 것입니다. 

(17) 상응相應이란 선한 원인에는 선한 결과, 악한 원인에는 악한 결과가 반드시 따른다는 것을 말합니다. 공부하는 선의 씨를 뿌리면 좋은 결과가 생기기 마련이고 고기 잡는 살생하는 악의 씨를 뿌리면 나쁜 결과가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선인락과이며 악인고과입니다. 

(18) 차제次第는 유위의 온갖 법에는 앞과 뒤의 순서가 있음을 말합니다. 공부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불교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본질인 연기를 먼저 공부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연기를 공부하고 교리의 체계화를 공부하고 유식을 공부합니다.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과정을 거쳐가는 것도 차제법입니다. 이 차제법을 거치면 뭐든지 하기 쉽습니다. 

(19) 세속勢速이란 유위의 온갖 법에서 인과가 빠르게 유전하는 것입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것입니다. 아침에 참선하고 좋은 기운으로 출근했더니 저녁 퇴근 때 승진했다는 좋은 과보를 받기도 합니다. 

(20) 시時는 시간입니다. 유위의 온갖 법에 있어서 진행되는 인과의 상속 위에 세운 것입니다. 존재하는 것이 일정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시간입니다. 우주의 일정한 운동을 시간으로 인식하게 합니다. 

(21) 방方은 공간입니다. 위치에 있어서 동서남북과 그 각각 사이의 4유, 그리고 상하를 말합니다. 유위법은 각각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데 그 위치를 말하는 것이 방입니다. 우리는 부피를 갖고 있는 공간 속에 놓여 있습니다. 이 공간은 움직입니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움직임은 어떤 일정한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것이 시간입니다. 시간이 흘러가면 우리는 생노병사 합니다. 시간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임에 따라 모든 것은 일정한 것이 아니라 항상 끊임없이 변하는 무상입니다. 그래서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인슈타인 이전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을 분리하여 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12연기와 연결이 됩니다. 부처님께서 시간의 변화에 대해서 설명한 것이 육육법 연기입니다. 공간 속에서 물질들이 어떻게 변하느냐를 설명한 것이 오온연기입니다. 부처님은 이것을 합쳐 12연기로 설명했습니다. 

(22) 수數는 숫자입니다. 유위의 온갖 법에 있는 하나하나의 차별을 포함한 것으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객관화하여 차별 없이 나타내는 상징적인 문자입니다. 그래서 숫자는 세계 공통 문자이기도 하며, 축적 문자이기도 합니다. 숫자를 사용하여 방정식을 풀었다면, 누군가가 이것을 바탕으로 미적분법을 세우기도 합니다. 

(23) 화합和合이란 어떤 원인에 의해 어떤 결과가 생길 때 거기에 많은 외적인 원인이 모인다는 것입니다. 고3 수험생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고 했을 때 인이 되는 학생과 연이 되는 부모, 교사, 동료 등 많은 인연이 합하여 결과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24) 불화합不和合이란 화합의 반대로 온갖 법이 독자성을 가지고 있음을 말한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 여러분이 함께 모여 수업을 듣는 것은 화합입니다. 그러나 각자 따로 앉아 같은 내용도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불화합니다. 

지금까지 한 것은 유위법으로 총 구십네 개입니다. 무위법 여섯 개와 합하여 총 100법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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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법에는 여섯 개가 있습니다. 

(1) 허공이란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 광대무변한 공간입니다. 영원불변함을 말합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서 무위법을 생각할 때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작용을 하더라도 변화가 없을 것 같은 허공을 설정한 것입니다. 무위법을 여섯 개 설립한 것은 개념으로 이해할 때 무위일 것 같은 것을 설정한 것입니다. 무위법이란 유위법에 대한 상대적 개념의 이해입니다. 이 세상에 무위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과가 없는 법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깨달음의 눈으로 이 세상을 보면 이 세상이 무위법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2) 택멸이란 번뇌를 멸한 것으로 지혜가 충만한 열반의 상태입니다. 번뇌가 멸해 오염되기 전의 상태를 말합니다. 본래 청정의 세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3) 비택멸이란 원인이 없이 스스로 번뇌를 멸하는 것입니다. 택멸의 상태가 원인도 없이 그냥 이루어진 것을 비택멸이라 합니다. 업을 만들어 내는 원인이 없는 무루에 의한 것입니다.

(4) 택멸부동이란 번뇌가 멸해 버린 적정의 상태를 말합니다. 택멸이 된 상태의 적정의 세계를 나타냅니다. 

(5) 상수멸이란 색수상행식에서 수상이 멸한 상태를 말합니다. 느낌과 형상이 멸해 무념무상이 된 상태에서 번뇌가 멸한 것을 말합니다. 

(6) 진여란 구경열반, 진리를 말합니다. 오염되기 전의 원래 갖고 있던 것, 원래 존재했던 청정 그대로의 것이 무위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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