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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제23송 삼무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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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5,070회 작성일 21-08-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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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제23송 삼무자성


유식성 즉 원성실성은 부처의 경계입니다. 진여를 봄으로써 마음속의 더러움을 소거시키면 세상은 환상이나 꿈같이 보이게 됩니다. 금강경을 보면 ‘여몽환포영’이란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바로 꿈, 환상, 거품, 그림자와 같다는 말입니다. 인연과 관계에 의해서 잠시 머물다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냥 우리는 행할 뿐입니다. 유식이십론에서 유식성이란 부처님의 경계라고 했습니다. 깨달은 자 즉 부처가 되어야 이 세계는 오직 식, 마음뿐이라는 것을 마음 깊이 알 수 있습니다. 유식이란 이 세상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고 나서 그것을 비우고 버리는 것입니다. 유식이란 배나 뗏목과 같습니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 필요하지 배나 뗏목 자체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배에 있어서 강을 건너는 것이 중요하듯이 유식에 있어서 유식을 통해 얻는 그 깨달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앞에서 세 가지 자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모든 법에는 자성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은 무슨 말일까요? 식을 갖고 본질의 세계, 공의 세계로 들어가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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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 23송을 봅시다. ‘즉의차삼성 인피삼무성 고불밀의설 일체법무성’ ‘이 세 가지 자성에 의거해서 저 세 가지 무자성을 세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밀의로써 법은 자성이 없다고 말씀하셨다.’입니다. 

여태껏 변계소집성, 의타기성, 원성실성의 삼성에 대해 살펴보았지만 본질, 정견으로 보면 이 삼성에는 자성이 없는 무자성이라는 것입니다. 원래 없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있는 것 같이 설명한 것입니다. 산길을 가다가 떨어져 있는 끈을 보고 소집에서 순간적으로 경계를 일으켜 뱀으로 오인하였습니다. 소에 저장되어 되어있는 뱀과 끈에 의해 끈을 뱀으로 착각했는데 좀 더 본질적으로 물들기 전의 성품에서 보면 원래 뱀도 끈도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끈을 뱀으로 착각하는 것이 변계소집성입니다. 

황룡사에 있는 9층 목탑을 보기 위해 수학여행을 갔습니다. 가서 보니 신라시대 때 만든 황룡사 9층 목탑은 병자호란과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불타고 소실되어 거룩한 기상의 탑은 없고 흔적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인연소생에 의해 탑이 만들어지고 인연이 다 하여 탑은 소멸되고 흔적 남아 있습니다. 의타기성에 의해 조성된 탑이 인연이 다 하여 흔적만 남아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때 탑을 만든 재료인 나무까지 다 타버리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탑도 나무도 원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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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공과 유식공을 알면 무자성에 대해 좀 더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쉽게 말해서 유식의 공과 반야사상의 공입니다. 반야심경에서 “조견오온개공이며, 시제법공상”이다 라고 했습니다. 선정삼매에 들어 존재의 실상인 오온(다섯 가지 쌓임)을 살펴보니 모두 다 공하여 존재의 실상이 “공”이라는 것입니다. 오온은 다섯 가지 쌓임으로 색 수 상 행 식을 나타냅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무생물까지 포함)는 육신과 정신으로 나누어집니다. 이때 육신을 이루는 부분이 물질 즉 색이며, 정신을 이루는 부분이 수 상 행 식입니다. 색은 수 상 행 식이 살고 있는 집이며 집에는 창문이 사방에 나 있습니다. 동쪽 창문에는 눈(眼)이 달려 있고, 서쪽 창문에는 귀(耳)가 달려 있고, 남쪽 창문에는 코(鼻)가 달려 있고, 북쪽 창문에는 혀(舌)가 달려 있어 사방을 감시하고 살피고 있습니다. 집체는 몸체(身)에 해당하며, 집 내부에 들어 있는 뜻(意)은 집체와 네 곳의 창문을 통하여 나타납니다. 정신작용인 수상행식에서 수는 눈귀코혀몸으로 받아들인 것을 인식하는 감수작용이며, 상은 감수작용을 통하여 인식된 것을 형상화하는 표상작용이며, 행은 행위를 일으키게 하는 생성작용과 상의 작용과 식의 작용을 유지시키려는 결합작용을 하며, 식은 모든 의식을 통합하고 판단하는 분별작용을 하는데 원래는 오온이 공하다는 것입니다. 반야사상에서는 모든 법이 무자성이라고 봅니다. 자성이란 것은 원래 없다는 말입니다. 유식에서는 모든 법이 결정적으로 무자성인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중생은 없는 것을 있는 것이라 착각하기 때문에 있다고 가정하고 설명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생전에 가장 오래 머물러 계셨던 곳이 사위성의 기원정사입니다. 기원정사를 지은 사람이 바로 수닷타 장자입니다.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수보리는 수닷타의 조카입니다. 수보리는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진리를 보는 눈이 가장 뛰어났습니다. 부처님께서 천상의 세계에 설법을 다녀옵니다. 그래서 수 많은 제자들이 부처님을 마중하러 나갑니다. 그 가운데 연화색 비구니가 가장 먼저 부처님을 마중합니다. 연화색 비구니는 부처님을 가장 먼저 마중했다고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연화색 비구니여 나를 가장 먼저 마중한 것은 그대가 아니라 수보리니라. 나의 법신을 가장 먼저 보았느니라.”고 합니다. 그 법신이 다름이 아닌 반야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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