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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3,734회 작성일 23-02-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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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최후의 유행 


(210) 죽원에서 계정혜를 설하다

그때 부처님은 라자그리하에서 자유로이 계시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다 위의를 갖추어라. 나는 죽원(죽림정사, 불교 최초의 절, 竹園)으로 가고자 한다.”

곧 옷과 바루를 챙겨 여러 대중과 함께 부처님을 모시고 따랐다. 마가다를 둘러 죽원에 도착하셨다. 부처님은 당상(堂上)에 올라 자리에 앉으셔서 비구들에게 계, 정, 혜(戒,定,慧)에 대해 말씀하셨다.

“계를 닦아 정을 얻음으로써 큰 과보(果報)를 얻는다. 정을 닦아 지혜를 얻음으로써 큰 과보를 얻는다. 지혜를 닦아 마음이 깨끗해져 등해탈(等解脫)을 얻는다. 그래서 삼루인 욕(慾)의 누, 유(有)의 누, 무명(無明)의 누를 멸해 다하고 해탈을 얻어 해탈의 지혜가 생긴다. 거기는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깨끗한 행(行)이 이미 서로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다시는 다음의 생(生)을 받지 않는다.”


(220) 파릉불성에서 지계를 설하다

부처님께서는 죽원에서 계시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다 위의를 갖추어라. 나는 파탈리푸트라[巴陸弗城]로 가고자 한다.”

곧 옷과 바루를 챙기어 여러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을 모시고 따랐다. 길은 마가다를 둘러 파탈리푸트라에 이르러 파탈리나무 밑에 앉으셨다. 그때 많은 남자 신도들은 부처님이 대중과 함께 멀리서 이 파탈리나무 밑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모두 성에서 나와 파탈리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부처님께로 모여 들었다. 용모는 단정하고 육근(根)이 고요하기 제일이었다. 마치 큰 용(龍)이 물이 맑기 때문에 티끌이나 때가 없는 것 같았다. 삼십이 상(相)과 팔십 종호(種好)는 그 몸을 장엄했다. 신자들은 그것을 보고 마음에 기쁨이 넘쳐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았다. 그때 부처님은 그들을 위하여 점차로 설법하시고 가르쳐 그들을 이롭고 하고 기쁘게 하셨다. 신자들은 설법을 듣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부처님과 법과 스님께 귀의(歸依)하고자 합니다. 원컨대 가엾이 여겨 허락하여 우바새로 삼아 주소서. 지금부터는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는 계(戒)를 받들어 가지겠습니다. 내일은 공양을 올리고자 합니다.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모든 대중과 함께 자비를 베풀어 돌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때 부처님은 침묵으로써 허가하셨다. 모든 신자는 부처님의 침묵하시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예배하고 돌아갔다. 그들은 여래를 위하여 큰 강당을 지어 계실 곳을 마련하고 물 뿌려 청소하고 향을 사르며 자리를 깔아 모든 공양의 준비가 끝났다. 그들은 부처님께 나아가 말씀드렸다. 

“모든 준비는 다 갖추어졌습니다. 오직 성자(聖者)께서는 때를 정해주십시오.”

그때 부처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를 입고 바루를 들고 대중들과 함께 강당으로 나아가셨다. 거기서 손발을 씻으시고 가운데 앉으셨다. 그때 비구들은 왼쪽에 앉고 신도들은 오른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신도들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사람이 계를 범함으로써 다섯 가지 손해가 있다. 1은 재물을 구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2는 비록 얻은 것이 있더라도 날로 점점 없어진다. 3은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의 존경을 받지 못한다. 4는 추한 이름과 나쁜 소문이 천하에 퍼진다. 5는 목숨을 마쳐 죽은 뒤에는 지옥에 들어간다.”

부처님은 또 모든 신도들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사람이 계를 가짐으로써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1은 모든 구하는 것은 뜻대로 된다. 2는 자기가 가진 재산은 더욱 불어 손해 되는 일이 없다. 3은 가는 곳마다 사람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 4는 좋은 이름과 착한 칭찬이 천하에 두루 퍼진다. 5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그때 밤은 벌써 반이 되었다. 부처님은 여러 신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그만 돌아가라.”

모든 신자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그 발에 예배하고 돌아갔다.

그 때 부처님은 이른 새벽에 고요하고 한가한 곳으로 나아가셨다. 거기서 하늘눈[天眼]이 맑고 트여 모든 큰 하늘신[天神]이 각각 영토를 차지하는 것을 보았고 가운데 신과 아래 신들도 각각 영토를 차지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부처님은 곧 강당으로 돌아와 자리에 앉으셨다. 부처님은 때를 아시고 아난에게 물으셨다.

“누가 이 파탈리푸트라성을 지었는가?”

“이성은 우사 대신이 쌓았습니다. 이것으로써 발지국을 막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성을 쌓은 사람은 바로 하늘 뜻을 얻었다. 내가 새벽에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나가 하늘 눈으로써 보니 모든 큰 하늘 신은 각각 영토를 차지하고 중간 신과 아래신도 각각 영토를 차지했다. 아난아, 마땅히 알라. 모든 큰 하늘 신이 차지한 영토에는 사람이 거기 살면 크게 안락하고 불꽃처럼 성한다. 중간 신이 차지한 곳은 중간 사람이 살 곳이며, 아래신이 차지한 곳은 아랫사람이 살 곳이다. 공덕이 많고 적음을 따라 각각 그 사는 곳이 다를 것이다. 아난아, 여기는 현인(賢人)이 사는 곳, 여기는 상인(商人)이 모이는 곳, 이렇게 나라의 법은 진실하여 속임이 없는 것이다. 이 성은 가장 훌륭하여 모든 나라가 높이는 바로서 아무도 파괴할 수 없을 것이다. 오랜 뒤에 이 성이 파괴되려 할 때에는 반드시 삼사(事)가 있을 것이다. 1은 큰 물, 2는 큰 불, 3은 나라 안의 사람이 나라 밖의 사람과 서로 음모할 것이다. 그 때에는 이 성이 부서질 것이다.”

그때 파탈리푸트라성의 모든 신자는 밤을 새워 공양을 준비했다. 그래서 때가 되자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음식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성자께서는 공양을 하시기 바랍니다.”

신자들은 공양을 차리고 손수 이바지했다. 공양이 끝나자 물을 돌리고 따로 작은 방석을 깔고 부처님 앞에 앉았다. 그 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이제 너희들이 있는 여기는 현인과 지자(智者)의 사는 곳으로서 계를 가지는 자도 많아 깨끗한 행(行)을 깨끗이 닦으므로 모든 착한 신(神)들은 기뻐하여 축원(呪願)을 행하여 준다. 존경할 만한 것은 존경할 줄 알고 섬길 만한 것은 섬길 줄 알며 널리 베풀고 두루 사랑해 자비로운 마음이 있다. 모든 하늘이 칭찬하는 바다. 항상 선(善)을 향하고 악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이다.”

부처님은 이렇게 설법해 미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대중들은 둘러싸 모시고 돌아갔다. 대신 우사는 부처님의 뒤를 따르다가 이렇게 생각했다. ‘이 사문 고오타마는 이 성을 나가신다. 이 문을 <고오타마 문>이라 이름하자. 또 여래가 건너시는 강은 <고오타마 강>이라 하자.’ 그때 부처님은 파탈리푸트라성을 나가 강가에 이르렀다. 언덕 위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다. 그 중에는 배를 타고 건너가는 사람도 있고 뗏목을 타고 건너는 사람도 있으며 떼 배를 타고 건너는 사람도 있었다. 그 때 부처님은 대중들과 함께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저쪽 언덕에 이르렀다. 부처님은 이 뜻을 관찰해 마치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은 바다의 사공이시며

법의 다리는 나루를 건네주네

그리고 대승도(大乘道)의 큰 수레는

일체의 천상 인간 건져 주시네.

  

또한 스스로 번뇌를 끊어

저 언덕에 이르러 신선이 되고

또 그 모든 제자로 하여금

결박을 풀어 열반을 얻게 하네.

  

(230) 구리촌에서 사심법을 설하다

그 때 부처님은 발지를 유행하시다가 구리(拘利)촌에 이르렀다. 어느 나무 밑에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네 가지 깊은 법이 있다. 1은 거룩한 계(戒)다. 2는 거룩한 정(定)이다. 3은 거룩한 지혜다. 4는 거룩한 해탈(解脫)이다. 이 법은 미묘하여 알기 어렵다. 너희들은 이것을 밝게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나고 죽음 속에서 끝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때 부처님은 이 뜻을 관찰해 마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계, 정, 혜 및 해탈은

오직 부처님만이 분별하시고

괴로움을 떠나 중생을 교화해

나고 죽음의 번뇌 끊게 하시네.

  

(240) 나타촌에서 설법 

그 때 부처님은 구리 촌에 계시다가 아난에게 나디카[那陀]촌으로 가자고 하셨다. 아난은 분부를 받들어 옷과 바루를 챙기어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을 모시고 따랐다. 길은 발지를 둘러 나디카촌에 이르러 벽돌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때 아난은 혼자 한적한 곳에서 생각했다. ‘이 나디카에는 십이 거사(居士)가 있다. 1은 카쿠다[伽伽羅] 2는 칼링가[伽陸伽] 3은 니카타[毘伽陀] 4는 리슈[利輸] 5는 사로[遮樓] 6은 바야로[婆耶樓] 7은 밧다[婆頭樓] 8은 수밧다[藪頭樓] 9는 툿타 10은 산툿타 11은 야쇼오[耶輸] 12는 야쇼오다로[耶輸多樓]다. 이 모든 사람들은 이제 목숨을 마치고 어디 가서 태어났는가? 또 목숨을 마친 자 50인이 있다. 또 목숨을 마친 자 오백인이 있다. 이 사람들은 다 어디서 태어났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갔다. 머리로써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고요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나디카에는 십이 거사 카쿠다들이 목숨을 마쳤다. 또 오십인의 목숨을 마친 자가 있다. 또 오백인의 목숨을 마친 자가 있다. 이들은 어디 가서 태어났을까?’고. 원컨대 부처님은 설명해 주십시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카쿠다들 십이인은 오하분결(下分結)을 끊고 목숨을 마친 뒤에 하늘에 태어났다. 그들은 거기서 완전히 반열반(般涅槃)을 얻어 다시는 이 땅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오십인의 목숨을 마친 자는 삼결(結)을 끊어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어 사다함(斯陀含)과를 얻었다. 그래서 이 세상에 한 번 돌아와 괴로움의 근본을 끊을 것이다. 또 오백인의 목숨을 마친 자는 삼결을 끊고 수다원(須陀洹)과를 얻었다. 그래서 그들은 결정코 악한 세계에는 떨어지지 않고 도(道)를 이루어 칠생(生)을 이 세상에 오간 뒤에는 괴로움의 근본을 다할 것이다. 아난아, 한 번 나서 죽는 것은 이 세상의 떳떳한 일이다. 그것이야 무엇이 이상할 것 있겠는가. 만일 낱낱 사람이 죽을 때마다 내게 와서 묻는다면 그것은 어지럽고 귀찮은 일이 아니겠는가.”

아난은 대답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부처님이시여, 그것은 실로 시끄럽고 귀찮은 일입니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너를 위해 법의 거울을 설명한다. 성인의 제자들로 하여금 그가 날 곳을 알아 삼악도(惡徒)를 끊어 수다원과를 얻으며 칠생을 지나지 않아 반드시 괴로움의 근본을 끊을 것이다. 아난아, 법의 거울이란 성인의 제자들이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얻는 것을 말한다. 즐거워하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서 여래, 아라한, 등정각(等正覺)의 십호(號)를 구족(具足)한 것을 믿고 즐거워하고 기뻐하면서 법은 바르고 참되고 미묘하여 마음대로 말하여 때가 없고 열반의 도를 보여 지혜로운 사람이 행하는 것임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또 즐거워하고 기뻐하면서 스님들은 잘 화합하여 행하는 것은 순박하고 곧아 아첨하는 일이 없고, 도(道)의 결과를 성취하고 위, 아래가 화순하며 법의 몸을 갖추어 수다원을 향해서는 수다원을 얻고, 사다함을 향해서는 사다함을 얻으며, 아나함(阿那含)을 향해서는 아나함을 얻고, 아라한을 향해서는 아라한을 얻는 사쌍팔배(四雙八輩)를 성현의 무리라 하고, 이들은 존경할 만한 복밭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또 성현의 계(戒)는 맑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고 이지러지거나 빠짐이 없어 명철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행하여 선정(禪定)을 얻는다고 믿는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법의 거울이라 한다. 나는 성인의 제자들로 하여금 그 난 곳을 알아 악도를 끊어 수다원을 얻고 칠생을 지내지 않아 반드시 괴로움의 근본을 끊을 것이다. 그들도 또한 남을 위하여 이 일을 설명할 것이다.”

부처님은 자유로이 계시기를 마치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250) 마지막 안거 바이샬리, 암파파리의 귀의 

“나와 함께 바이샬리(毘舍利)로 가자.”

아난은 분부를 받고 옷을 입고 바루를 들고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을 모시고 따랐다. 길은 발지를 둘러 바이샬리에 이르렀다. 부처님은 어느 나무 밑에 앉으셨다. 그때 암바팔리(菴婆婆梨)라는 한 음녀(淫女)가 있었다. 그녀는 부처님이 모든 제자를 데리고 바아샬리에 와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계신다는 말을 들었다. 곧 보배 수레를 장식하고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공양하고자 했다. 아직 가까이 가지전에 멀리서 부처님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단정하고 모든 근(根)은 특이하며 상호(相好)를 갖추어 마치 별 가운데에 달과 같았다. 그녀는 바라보고 기뻐하면서 수레에서 내려 걸어갔다. 차츰 부처님께 가까이 나아가 머리로 그 발에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부처님은 점차로 설법하고 가르쳐 보여 그녀를 이롭고 기쁘게 했다. 그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쁜 마음을 내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는 오늘부터 삼존(尊)에게 귀의합니다. 원컨대 허락해 주소서. 바른 법에 살면서 우바이가 되어 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邪淫)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또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하건대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내일 공양을 올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밤에는 우리 동산에서 머물기를 원합니다.”

그때 부처님은 잠자코 그 청을 들어 주셨다. 그녀는 부처님이 잠자코 허가하시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로 발에 예배한 뒤 부처님을 돌고 돌아갔다. 그녀가 돌아간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과 함께 저 동산으로 갈 것이다.”

부처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과 바루를 챙기신 뒤 천 이백 오십인의 제자들과 함께 그 동산으로 가셨다.

그때 바이샬리에 있는 여러 예차(隸車) 사람들은 부처님이 암바팔리 동산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오색(色)의 수레를 장엄하게 장식했다. 어떤 사람은 푸른 수레에 푸른 말을 탔는데 옷과 일산과 깃발과 하인들도 모두 푸른빛이었다. 오색의 수레와 말도 다 그러했다. 오색의 예차 사람들은 꼭 같은 빛깔의 옷을 입고 나아가 부처님을 뵙고자 했다.

암바팔리는 부처님을 하직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길에서 예차 사람들은 만났다. 수레를 빨리 몰아가는 바람에 저들의 수레와 충돌하여 저들의 깃발과 일산을 부러뜨리고 그녀는 길을 비키지 않았다. 예차 사람들은 꾸짖으며 말했다.

“너는 누구 힘을 믿기에 길을 비키지 않고 우리 차를 들이받아 깃발과 일산을 다 부러뜨리는가.”

그녀는 말했다.

“여러분, 나는 내일 부처님을 초대하게 되어 그것을 준비하러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수레를 빨리 몰았기 때문에 피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예차 사람들은 그녀에게 말했다.

“너의 초대는 그만 두어라. 그것을 우리에게 양보하여라. 그러면 우리는 너에게 백천량의 금을 주겠다.”

그녀는 대답했다.

“제가 먼저 초대하여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양보할 수 없습니다.”

예차 사람들은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는 너에게 백천량의 금의 십육배를 주겠다. 우리가 부처님을 초대하게 해다오.”

그러나 그녀는 듣지 않았다.

“저의 초대는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예차 사람들은 다시 그에게 말했다.

“우리는 너에게 우리나라 재산의 반을 주겠다. 우리에게 양보하여라.”

“비록 나라 재산의 전부를 준다 해도 나는 그것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은 우리 동산에 계시고 저의 초대를 먼저 받게 되었습니다. 이 일은 이미 결정되어 있으니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예차 사람은 손을 흔들면서 탄식했다.

“이제 우리는 저 여자 때문에 우리의 첫 복을 빼앗겼다.”

그리고 길을 재촉하여 그 동산을 향해 나아갔다. 그때 부처님은 오백 명 예차 사람의 수만의 수레와 말이 길을 메우고 오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도리천 동산에 있을 때 위의(威儀)와 장식을 알고자 하거든 저것을 보아라. 그것은 이것과 같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스스로 마음을 걷어잡아 모든 위의를 갖추어야 한다. 어떤 것을 스스로 그 마음을 거둬잡는다고 하는가? 비구여, 안몸[內身]을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버리는 것이다. 안팎의 몸을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버리는 것이다. 수(受)나 의(義)나 법(法)의 관찰도 또한 그러한 것이다. 어떤 것을 비구가 모든 위의를 갖추었다 하는가? 비구들이여, 행해야 할 것은 행할 줄 알고 그쳐야 할 것은 그칠 줄 알며 좌우를 돌아보기와 몸을 펴고 굽히기와 굽어보고 쳐다보기와 옷을 입고 바루를 챙기기와 음식을 먹고 약을 쓰기에 법칙을 어기지 않고 좋은 방편을 써서 번뇌를 덜어 버리며 다니거나 있거나 앉거나 눕거나 깨었거나 잠자거나 말하거나 잠자코 있거나 항상 마음을 걷어잡아 산란하지 않는다. 이것을 비구가 모든 위의를 갖추었다고 한다.”

그 때 오백의 예차 사람들은 암바팔리 동산에 이르러 부처님 가까이 가려고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 머리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자리에 앉아 빛나는 모습이 드러나 모든 대중을 무색케 하는 것이 마치 가을 달 같았다. 또 천지가 청명하고 깨끗해 가림이 없을 때 해가 허공에 있어 그 광명이 홀로 비추는 것과 같았다. 그 때 오백명 예차 사람들은 부처님을 에워싸고 앉았다. 부처님은 대중 속에서 빛나는 모습이 홀로 밝았다.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어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손을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마가다의 앙가(鴦伽)왕은

유쾌하게 좋은 이익 얻기 위하여

몸에는 보주(寶珠)의 갑옷을 입었다.

  

부처님이 이 땅에 나타나시자

그 위덕(威德)은 삼천대천 세계를 뒤흔들고

이름은 나타나기 히말라야 같다.

또 마치 연꽃이 피어

그 향기 매우 미묘함과 같다.

  

이제 부처님의 광명을 보면

마치 처음 오르는 아침 해 같고

마치 밝은 달이 허공에 있어

흐린 기운 한점 없는 것 같네.

부처님도 또한 이와 같아서

그 광명은 세간을 비추네.

  

이제 여래의 지혜를 보면

어둠 속에 등불을 보는 것 같네.

밝은 눈을 중생에게 베풀어주고

모든 의혹을 풀어 주시네.

  

그때 오백명 예차 사람들은 이 게송을 듣고 다시 병기에게 말했다.

“너는 그 게송을 또 한 번 읊으라.”

그때 병기는 부처님 앞에서 두 번 세 번이나 되풀이해 읊었다. 예차 사람들은 이 게송을 듣고 각각 보배의 옷을 벗어 병기에게 선물했다. 병기는 그 옷을 부처님에게 바쳤다. 부처님은 그를 가엾이 여기시어 그 옷을 받으셨다.

그때 부처님은 바이샬리의 모든 예차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는 다섯 가지 보배가 있다. 그것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1은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이니 그것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2는 여래의 바른 법을 연설하는 사람이니 그 사람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3은 여래가 연설한 법을 믿어 아는 사람이니 그 사람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4는 여래가 연설한 법을 능히 성취하는 사람이니 그 사람은 얻기 어려운 것이다. 5는 위험에 빠진 사람을 그 재앙에서 구원하기를 되풀이하는 사람이니 그 삶은 얻기 어려운 것이다. 이것이 다섯 가지 보배로써 얻기 어려운 것이다.”

그때 오백명 예차 사람들은 부처님으;l 가르침을 듣고 이롭게 하고 기뻐하게 하심을 받고 매우 기뻐해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부처님과 모든 제자는 내일 저희들의 공양을 들어주소서.”

부처님은 예차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이여, 그대들은 이미 나를 청하여 나는 이제 그것으로 공양을 받았다. 암바팔리가 이미 먼저 나를 청했다.”

그때 오백명 예차 사람들은 암바팔리가 이미 먼저 부처님에게 청했다는 말을 듣고 각각 손을 저으며 말했다.

“저희들이 여래에게 공양하려 했었는데 이 여자가 우리 앞을 빼앗았습니다.”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로 부처님께 예배한 뒤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각각 돌아갔다.

그때 암바팔리는 그 날 밤에 여러 가지 공양을 준비하였다. 이튿날 부처님은 천이백오십 명의 비구들에게 각각 옷과 바루를 챙기게 한 뒤 비구들에게 둘러싸여 그녀의 집으로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암바팔리는 맛난 공양을 차려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 올렸다. 공양을 마치자 바루를 거두었다. 그녀는 손으로 황금 병을 들어 손 씻는 물을 돌려 마치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여쭈었다.

“이 바이샬리에 있는 동산중에서 우리 동산이 가장 훌륭합니다. 저는 이 동산을 부처님께 바치겠습니다. 저를 가엾이 여기시어 이것을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은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동산을 나와 승단(僧團)에 보시하라. 왜냐하면 여래가 가지는 동산, 숲, 방, 집, 옷, 바루의 육물(物)은 진실로 모든 악마도 하늘도 범천(梵天)도 대신력천(大神力天)도 이런 공양을 받을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그때 그녀는 분부를 받잡고 그 동산을 부처님과 승단에 보시했다. 부처님은 그녀를 가엾이 여겨 그것을 받으셨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탑을 세우고 절을 짓고

동산의 과일로 시원함을 보시하고

다리와 배로써 사람을 건네주고

광야에서 물과 풀을 보시하고

  

또 집들을 지어 보시하면

그 복은 밤낮으로 불어나고

계를 갖추어 맑고 또 깨끗하여 

그는 반드시 죽어 좋은 곳에 난다.

  

그때 암바팔리는 낮은 평상을 가져와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은 그녀를 위하여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이롭고 기쁘게 하셨다. 시론(施論), 계론(戒論)과 생천론(生天論)과 애욕은 큰 우환 덩어리며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상루(上漏)는 장애가 되며 번뇌를 벗어나는 길을 찾는 것이 제일이라 하셨다.

그때에 부처님은 그녀의 뜻이 부드러워지고 마음이 즐거워지며 오온(蘊)의 장애가 엷어져 교화하기 쉬운 것을 알았다. 그래서 부처님의 법대로 그녀를 위하여 고성제, 고집성제, 고멸성제, 고출요성제를 설명하셨다.

암바팔리는 믿는 마음이 맑고 깨끗해져 마치 흰 천이 빛깔을 받기 쉬운 것과 같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한 눈이 생기어 법을 보고는 법을 얻고 결정코 바르게 머물러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게 되었으며 두려움이 없음을 성취하였다. 그래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합니다.”

이렇게 세 번 되풀이했다. 그리고 다시

“원하건대 부처님께서는 제가 바른 법 가운데에서 우바이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간음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라고 맹세했다. 그래서 그녀는 부처님에게 오계(戒)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습관을 버리고 더러움과 때가 없어졌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돌아갔다.


(260) 죽림총에서 보시의 공덕을 설하다 

그때 부처님은 바이샬리에서 자유로이 계시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희들은 다 위의를 갖추어라. 나는 이제 죽림총(竹林叢)으로 가고자 한다.”

아난은 옷과 바루를 챙기어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을 모시고 따랐다. 길은 발지를 둘러 죽림에 이르렀다. 그때 비사타야(毘沙陀耶)라는 바라문은 부처님이 대중들과 함께 죽림으로 오셨다는 말을 듣고 마음속을 생각했다. ‘저 사문 고타마는 그 이름과 덕망이 사방에 널리 퍼지고 십호(號)를 구족했다. 그래서 모든 하늘과 제석과 범천(梵天) 그리고 악마와 사문과 바라문 가운데서 스스로 지혜를 체험하고 남을 위해 설법하신다. 상, 중, 하의 모든 하시는 말씀은 다 바르고 참되며 그 뜻이 깊고 또 깨끗한 행(行)을 구족하셨다. 이런 참 사람을 나는 마땅히 가서 뵈어야겠다.’ 그는 죽림으로 가서 부처님께 나아가 문안을 드리고 한 쪽에 앉았다. 부처님은 그를 위해 설법하여 가르쳐 이롭고 기쁘게 하셨다. 바라문은 설법을 듣고 못내 기뻐해 부처님과 모든 대중에게 청했다.

“내일은 저희 집에서 공양을 받으시기를 원합니다.”

부처님은 침묵으로 그 청을 들어 주셨다. 바라문은 이미 허가하신 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돌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그 날 밤으로 음식을 준비했다. 

이튿날 때가 되어, 부처님은 옷을 입고 바루를 들고 대중들에게 둘러싸이어 그 집으로 가 자리에 앉으셨다. 바라문은 온갖 맛난 음식을 갖추어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고 공양이 끝나자 바루를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렸다. 그는 낮은 평상을 가져와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은 그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음식과

의복과 침구로써

계를 지키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는 곧 큰 갚음을 얻을 것이다.

  

그것은 오직 참된 짝으로

언제나 그 사람 따르기

가는 곳마다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착한 종자 심는 것은

뒷세상의 양식이 되는 것이니

복은 그 뿌리와 기초가 되어

중생은 그것으로 안락하니라.

  

복은 하늘의 보호받는 것

어디로 가나 위험이 없고

한 평생 어려움 만나지 않으며

죽으면 곧 천상에 오른다.

  

부처님은 그 바라문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여 가르쳐 이롭고 기쁘게 하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그때 그 나라에는 흉년이 들고 곡식이 귀하여 구걸하기가 어려웠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나라 안에 현재에 있는 모든 비구에게 명령하여 모두 강당에 모이게 하라.”

아난은 사방에 영을 내려 모두 강당에 모았다.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중은 다 모였습니다.”

그 때 부처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나가 자리에 앉아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이 나라에는 흉년이 들어 구걸하기가 매우 어렵다. 너희들은 각각 떼를 나누어 아는 곳을 따라 바이샬리나 발지로 가서 거기서 안거(安居)하라. 그러면 군색한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아난과 함께 여기서 안거할 것이다.”

그때 모든 비구는 각지로 떠나고 부처님은 아난과 함께 거기 머무셨다. 그 뒤 여름 안거 동안에 부처님은 병이 나 몹시 아프셨다. 부처님은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병이 나서 몹시 아프다. 그러나 제자들은 모두 흩어져 없는데 내가 만일 열반에 든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 나는 정근(精勤)하면서 스스로 힘써 내 목숨을 이어야 한다.’ 그 때 부처님은 고요한 방에서 나와 시원한 곳에 앉으셨다. 아난은 이것을 보고 곧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었다.

“이제 존안(尊顔)을 뵈오니 병이 좀 낫은 것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병이 나서 제 마음은 황송하고 두려우며 걱정과 근심에 어쩔 줄을 모르다가 겨우 정신을 차려 가만히 생각하니 부처님께서는 아직 열반에 드시지 않았습니다. 세간의 눈은 아직 멸하지 않았습니다. 큰 법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왜 지금 모든 제자에게 가르침과 시키심이 없습니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스님들이 내게 기대할 바가 있는가. 만일 스스로 ‘나는 여러 스님들을 가지고 여러 스님들을 껴잡고 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대중에게 가르침과 시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래는 ‘나는 대중을 가지고 나는 대중을 껴잡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대중에게 가르침과 시킴이 있겠는가. 아난아 내가 말한 법은 안팎으로 구별이 없이 이미 다 설명해 마쳤다. 그러나 본 바가 다 통달했다고 스스로 일컫지 않고 나는 이미 늙었다. 나이는 팔십이다. 마치 낡은 수레를 방편으로 수리하여 좀 더 가고자 하는 것과 같이 내 몸도 또한 그렇다. 방편의 힘으로써 잠깐 목숨을 머물게 한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힘써 정진하면서 이 고통을 참고 있다. 일체의 사물을 생각하지 않고 생각이 없는 정(定)에 들어갈 때 내 몸은 안온하여 번민도 고통도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마땅히 자기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아라. 다른 데에 귀의하지 말라. 아난아, 비구는 안 몸을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하여 게으르지 않고 잘 기억하여 잊지 않음으로써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앤다. 또 바깥 몸을 관찰하고 안팎의 몸을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하여 게으르지 않고 잘 기억하여 잊지 않음으로써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앤다. 수(受)와 의(意)와 법의 관찰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이것을 ‘자기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아라. 부디 다른 것을 등불로 삼지 말라. 자기에게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라. 부디 다른 것을 등불로 삼지 말라. 자기에게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라. 부디 다른 데에 귀의하지 말라’라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죽은 뒤에 능히 이 법대로 수행하는 자 있으면 그는 곧 나의 참 제자며, 또 제일가는 사문일 것이다.”


(270) 차파라탑에서 열반을 예언하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우리 함께 차바라(遮婆羅)탑으로 가자.”

부처님은 일어나 옷과 바루를 들고 어떤 나무 밑으로 가 앉으셨다.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자리를 깔아라. 나는 등병을 앓고 있다. 여기서 좀 쉬고 싶다.”

부처님은 자리에 앉으셨다. 아난은 작은 자리를 깔고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사신족(神足)을 닦아 그것을 많이 익혀 행하고 항상 그것을 생각해 잊지 않으면 죽지 않고 일겁(劫)을 더 넘길 수 있다. 아난아, 부처는 사신족을 이미 많이 닦아 생각을 오로지해 잊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가 생각만 있으면 일겁이 넘도록 더 살아 세상을 위하여 어두움을 없애고 이롭게 하는 일이 많아 하늘과 사람은 안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아난은 잠자코 있어 대답하지 않았다. 부처님은 세 번이나 되풀이해 말씀하셨다. 아난은 그래도 잠자코 있었다. 그때 아난은 악마에 붙잡혀 정신이 아득하여 깨닫지 못했다. 부처님은 세 번이나 상(相)을 나타내셨으나 아난은 여전히 아무 것도 청할 줄을 몰랐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알라.”

이때 아난은 부처님의 뜻을 받들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거기서 떠났다. 부처님은 떠나기 멀지 않은 곳에서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고요히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 동안이 오래지 않았을 때 악마 파순(波旬)은 부처님께 와 여쭈었다.

“부처님은 뜻에 아무 욕심이 없으시니 반열반에 드십시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반열반에 드십시오.”

부처님은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잠깐 그쳐라. 잠깐 그쳐라. 나는 스스로 그 때를 안다. 여래는 아직 반열반을 취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모든 비구들이 모이기를 기다린다. 또 나는 능히 내 마음을 잘 다루어 용맹스럽고 겁이 없이 안온한 곳에 이를 것이다. 나는 나의 이익을 몸소 얻어 남의 도사(導師)가 도리 것이다. 경(經)의 이치를 연설해 글귀의 뜻을 나타내고 다른 주장이 있으면 바른 법으로써 그것을 항복 받는다. 또 신통으로써 내 자신이 증명해 보일 것이다. 제자들은 아직 다 모이지 않았다.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들도 아직 다 모이지 않았다. 지금은 마땅히 깨끗한 행을 선전하고 각의(覺意)를 연설해야 할 때다. 모든 하늘과 사람들로 하여금 두루 신통을 보게 할 것이다.”

그때 악마 파순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옛날 울비라의 니련선(尼連禪) 강가에 있는 아유파구율(阿遊波俱律, 보리수)나무 밑에서 부처님이 처음으로 정각(正覺)을 이루셨을 때 저는 부처님께 나아가 여래의 반열반에 드실 것을 권해 청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멸도(滅度)하십시오.’ 그때 부처님께서는 내게 대답하셨습니다. ‘그만두라. 나는 스스로 그 때를 안다. 여래는 지금 아직은 반열반을 취하지 않는다. 나는 모든 제자들이 모이고 또 하늘과 사람들이 신통과 변화를 보기를 기다려 멸도할 것이다.’ 부처님이시여, 이제 제자들은 이미 모이고 또 하늘과 사람들이 신통 변화를 보았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왜 멸도 하지 않으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파순아, 부처는 스스로 그때를 안다.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3개월 뒤에 나는 말라족(末羅族)의 발생지(發生地)인 쿠쉬나가라[拘尸邪竭]의 사라원[娑羅園]의 쌍수(雙樹) 사이에서 멸도 할 것이다.”

그때 악마는 생각했다. ‘부처님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제 반드시 멸도 하실 것이다.’ 그래서 기뻐 날뛰면서 갑자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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