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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가는 바라드바자 Kasibhāradvāja Sutta(耕田婆羅墮寐經)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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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4,064회 작성일 22-07-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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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숫타니파타)밭을 가는 바라드바자

이와 같이 나는 보고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님께서는 마가다국 남산에 있는 ‘한 포기 띠’라고 하는 바라문 촌에 계셨다. 그때 밭을 갈고 있던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씨를 뿌리려고 오백 개의 쟁기를 소에 매었다. 스승님께서는 오전 중에 바리때와 가사를 걸치고, 밭을 갈고 있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에게로 가셨다. 때마침 음식을 나누어주고 있었음으로 한 쪽에 섰다.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음식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스승님을 보고 말했다.

“사문이여, 나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후에 먹습니다. 당신도 밭을 가십시오. 그리고 씨를 뿌리십시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어십시오.”

스승은 대답하셨다.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바라문이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 고타마의 쟁기나 호미, 작대기나 소를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라고 하십니까?”

이때 밭을 갈던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시로써 스승에게 여쭈었다.


76(숫타니파타)밭을 가는 바라드바자

“당신은 농부라고 자처하지만

우리는 일찍이 밭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당신이 밭을 간다는 사실을

우리들이 알아듣도록 말씀해 주십시오.”


77(숫타니파타)밭을 가는 바라드바자

스승은 대답하셨다.

“나에게 믿음은 씨앗이며, 고행은 비이며, 지혜는 쟁기와 호미, 부끄러움은 호미자루, 의지는 쟁기를 매는 줄, 생각은 호미날과 작대기입니다.


78(숫타니파타)밭을 가는 바라드바자

몸을 근신하고 말을 조심하며, 음식을 절제하여 과식하지 않습니다. 나는 진실을 김매는 일로 업을 삼고 있습니다.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내 소를 쟁기에서 떼어놓습니다.


79(숫타니파타)밭을 가는 바라드바자

노력은 소이며 나를 절대 자유의 경지로 실어다 줍니다. 물러남이 없이 앞으로 나아가 그곳에 이르면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80(숫타니파타)밭을 가는 바라드바자

이 밭갈이는 이렇게 해서 이루어지고 단 이슬의 열매를 가져옵니다. 이런 농사를 지으면 온갖 고뇌에서 풀려나게 됩니다.


이때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커다란 청동 그릇에 우유죽을 하나 가득 담아 스승께 올렸다.

“고타마께서는 우유죽을 드십시오. 당신은 진실로 밭을 가는 분이십니다. 고타마께서는 단 이슬의 열매를 가져다주는 농사를 짓기 때문입니다.”


81(숫타니파타)밭을 가는 바라드바자

“바라문이여, 시를 읊어 얻은 것을 나는 먹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눈 뜬 사람들의 법이 아닙니다. 시를 읊어 얻은 것을 눈 뜬 사람들은 받지 않습니다. 바라문이여. 법도를 따르는 이것이 바로 눈 뜬 사람들의 생활 태도입니다.


82(숫타니파타)밭을 가는 바라드바자

완전에 이른 사람, 위대한 성자, 번뇌의 더러움을 다 없애고 나쁜 행위를 소멸시켜 버린 사람에게는 다른 음식을 바치십시오. 그것은 공덕을 바라는 이에게 더 없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고타마시여. 이 우유죽을 누구에게 드려야 합니까?”

“바라문이여, 신, 악마, 범천들이 있는 세계에서 신, 인간, 사문, 바라문을 포함한 여러 중생 가운데서 완전에 이른 사람과 그의 제자를 빼놓고는, 아무도 이 우유죽을 먹고 소화시킬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바라문이여, 이 우유죽은 생물이 없는 물속에 버리십시오.”

그리하여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그 우유죽을 생물이 없는 물속에 쏟아 버렸다. 그런데 그 우유죽을 물속에 버리자마자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이 끓어올랐다. 마치 온종일 뙤약볕에 쬐여 뜨거워진 호미날을 물속에 넣었을 때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이 이는 것과 같았다. 이때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온몸이 오싹하여 두려워 떨면서 스승 곁에 다가섰다. 그리고 스승의 두 발에 머리를 숙이며 여쭈었다.

“훌륭한 말씀입니다, 고타마시여. 훌륭한 말씀입니다, 고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 주듯이, 길 잃은 이에게 길을 가르쳐 주듯이, 또는 ‘눈 있는 사람은 빛을 보리라’하고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 주듯이, 당신 고타마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저는 당신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진리와 도를 닦는 수행자들의 모임에 귀의합니다. 저는 고타마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율을 받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부처님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율을 받았다. 그후 얼마 되지 않아 바라드바자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홀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침내 수행의 최종적인 목표를 이 생에서 깨달아 증명하고 실천하며 살았다. ‘태어나는 일은 이제 끝났다. 수행은 이미 완성되었다. 할 일을 다 마쳤다. 이제 또다시 이런 생사를 받지 않는다.’라고 깨달았다. 그리하여 바라드바자 장로는 성인의 한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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