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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법구경교학품(敎學品)[29장]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셨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부지런히 도를 닦아 오온에서 일어나는 번뇌를 제거해 버려야 한다. 마음이 밝고 정신이 안정되면 온갖 괴로움을 면할 수 있다.”

그때 어떤 비구는 뜻을 밝게 통달하지 못하여, 배불리 밥을 먹고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조용히 자고 있었다. 그는 몸만 사랑하고 마음의 쾌락만 추구할 뿐 덧없음을 관찰하지 않고, 아득한 어둠 속에서 밤낮 없이 게으르기만 하였다. 그런데 이레 뒤에는 그 목숨이 끝나게 되어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가엾게 여기시고 또 나쁜 길에 떨어질 것을 염려하여, 곧 그의 방에 들어가 손가락을 퉁겨 깨워 말씀하셨다.

                                                법구비유경 교학품 

【22법구경교학품】

깨어나라, 어째서 잠만 자는가.

벌ㆍ소라고둥ㆍ조개ㆍ좀 따위는

온갖 더러운 것 덮어 숨기고서

미혹하여 자신 몸이라 생각한다.

【23법구경교학품】

어찌 상처를 입었겠지만 

마음이 마치 큰 병에 걸린 듯 고통스러워

갖가지 재앙과 어려움 만나도

도리어 잠만 자고 있구나.

【24법구경교학품】

깊이 생각하고 방일하지 않으며

인을 행하고 인의 자취 배우면

이로 말미암아 근심이 없어지니

늘 기억하여 욕심을 없애야 한다. 

【25법구경교학품】

바른 견해를 배워 불어나도록 힘쓰면

이것이 세간의 등불이 되고

몇 천 배의 복이 생겨

마침내 나쁜 길에 떨어지지 않는다. 

【26법구경교학품】

보잘 것 없는 도를 배워서

삿된 견해 믿으려 하지 말고

방탕함을 익히거나 하여

탐욕의 생각 늘어나게 하지 말라.

【27법구경교학품】

법다운 행을 잘 닦고

배우고 외워 범하지 말라.

도를 행하면 근심이 없어

세상마다 항상 편안하게 된다. 

【28법구경교학품】

민첩하게 배우고 몸을 잘 단속하며

항상 조심하고 생각하여 말하면

그것은 열반에 이르는 길이니

행이 멸하여 언제나 편안하게 된다.

【29법구경교학품】

힘써야 할 일 아니면 배우지 말고

힘써야 할 일이거든 마땅히 행하라.

생각해야 할 것 알고 나면

모든 번뇌 사라지게 된다.

【30법구경교학품】

법을 터득해 내 몸을 이롭게 하면

좋은 곳에 태어나게 되며

이로움 알아 건실하게 행하면

이러한 사람을 현명하다 한다. 

【31법구경교학품】

깨달음의 이치를 일으키려는 이가

배운 것 없으면 완고해지고

의지할 데 없으면 스스로 방자해지니

손해만 있고 제대로 일으키지 못한다.

【32법구경교학품】

이 길로 향하되 굳세게 나아가고

이것을 공부하여 중도를 얻으면

이를 좇아 이치를 알게 되니

마땅히 잘 기억하여 행해야 한다.

【33법구경교학품】

배울 때는 먼저 근본을 끊고

임금은 다만 두 신하만 거느린다. 

여러 시종들을 없애버리면

그가 훌륭한 도인이다.

【34법구경교학품】

배울 때 친구가 없다 해도

착한 벗 얻지 못했거든

차라리 홀로 선을 지킬지언정

어리석은 이와는 짝하지 말라.

【35법구경교학품】

계율을 즐겨하고 행을 배울 때

무슨 친구가 필요하겠는가. 

혼자라도 착하여 근심 없으면

저 빈 들판의 코끼리 같다.

【36법구경교학품】

계행과 학문 모두 훌륭한 것이나

두 가지 중 어느 것이 더 나은가？

계행과 학문은 모두 기릴 만한 것이니

반드시 착실히 배우고 행하라.

【37법구경교학품】

계율부터 먼저 배워서

열거나 닫거나 반드시 굳게 하라.

늘 베풀되 보답을 말며

힘써 행하고 눕지 말라.

【38법구경교학품】

혹 사람이 백 년을 살더라도

삿된 것 배워서 뜻이 선하지 못하면

그것은 단 하루를 살아도

정진하며 바른 법 행하는 것보다 못하다.

【39법구경교학품】

혹 사람이 백 년을 살더라도

불을 받들거나 이교의 술법을 닦으면

그것은 잠깐 동안이나마

계율을 지킨 이의 복보다 못하다.

【40법구경교학품】

행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다 하고

행할 수 없는 것에 빈말하지 말라.

거짓으로 말하고 진실이 없으면

지혜로운 사람에게 버림받는다.

【41법구경교학품】

배울 땐 먼저 깨달음을 구해야 하며

잘 관찰해 옳고 그름 분별하라.

바른 이치 배웠으면 남을 가르치고

슬기롭게 다시는 미혹하지 말라.

【42법구경교학품】

머리를 풀어 헤치고 삿된 도를 배우거나

풀옷 입고서도 마음으로는 탐하거나

어둡고 어두워 참된 이치 알지 못하면

귀머거리가 다섯가지 소리를 듣는 것 같다.

【43법구경교학품】

배워서 세 갈래 나쁜 길을 버림은

약으로 온갖 독을 녹이는 것 같고

건장한 대장부 생사를 건넘은

마치 뱀이 허물을 벗는 것 같다.

【44법구경교학품】

배워서 들은 것 많고

계율을 지녀 잃지 않으면

두 세상에서 칭찬을 받고

원하는 것을 모두 얻는다.

【45법구경교학품】

배우고도 들은 것 적고

계율을 완전하게 지키지 못하면

그는 두 세상에서 고통을 받고

그 본래의 서원을 잃고 만다.

【46법구경교학품】

무릇 배움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항상 많이 들은 사람을 친근히 하고

진리에 안주하고 이치를 잘 알아

아무리 곤궁해도 삿되지 않아야 한다.

【47법구경교학품】

잡초와 피가 곡식을 해치는 것처럼

많은 욕심은 배움을 방해한다.

온갖 악을 없애 버리면

성취하여 거두어들임이 반드시 많다.

【48법구경교학품】

깊이 생각하고 나서 말하되

말투가 거칠지 않아야 하며

법을 설하고 이치를 설하되

말한 것은 어기지 않아야 한다.

【49법구경교학품】

잘 배워서 범하지 않고

법을 두려워해 꺼릴 줄 알며

기미[微]를 보아 일을 아는 사람은

항상 경계하기 때문에 뒷걱정 없다.

【50법구경교학품】

죄와 복을 다 멀리 여의고

부지런히 힘써 범행을 닦으며

종신토록 스스로 단속하면

그것을 정녕 좋은 공부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