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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1,721회 작성일 22-06-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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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법구경노모품(老耗品) [14장]


한때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계셨다. 공양을 마친 뒤에 천인ㆍ제왕ㆍ신하ㆍ백성ㆍ4부대중과 제자들을 위해 감로법을 말씀하셨다.

그때 멀리서 바라문 장로 일곱 사람이 부처님 처소로 와서 머리를 땅에 조아려 예배하고 합장하고 아뢰었다.

“저희들은 멀리서 부처님의 거룩한 교화를 듣고 벌써 귀의하려 하였으나, 여러 가지 장애가 많아 이제야 이렇게 와서 거룩한 모습을 뵙게 되었습니다. 원컨대 제자가 되어 온갖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곧 받아들여 모두 사문이 되게 하시고 일곱 사람이 함께 한 방에서 기거하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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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일곱 사람은 세존을 뵙자 이내 도를 얻었지만 모든 것은 덧없는 것[無常]임을 생각하지 않고 항상 방 안에 함께 앉아서 세상일을 생각하면서 소곤거리기도 하고 크게 웃기도 하였다. 그들은 일의 성패와 목숨은 매일 재촉하여 사람에게 기약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다만 모여 앉아 희희덕거리며 삼계(三界)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미혹만 일으키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세 가지 통달한 지혜로 그들의 수명이 다한 것을 아시고 가엾게 여겨 선정에서 일어나 그들의 방으로 가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도를 닦아 세상을 제도하기를 구해야 하겠거늘 어찌하여 큰소리로 웃고만 있느냐? 모든 중생들은 다섯 가지 일에 대해 스스로 믿고 있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젊음을 믿는 것이며, 둘째는 아름다움을 믿는 것이며, 셋째는 힘센 것을 믿는 것이며, 넷째는 재물을 믿는 것이며, 다섯째는 귀한 성(姓)을 믿는 것이다. 너희들이 소곤거리기도 하고 크게 웃기도 하는데 무엇을 믿고 그러느냐?”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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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법구경노모품】

무엇을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목숨은 항상 불타고 있는데

깊고 어두운 데 덮여 있으면서

등불을 찾지 않고 무엇을 하는가. 


【318법구경노모품】

이 몸뚱이 완전하다 여기면서

그것을 의지해 편안해 한다.

생각이 많으면 병을 부르니

그것이 진실 아님을 어찌 알겠는가.


【319법구경노모품】

늙으면 이 몸뚱이 쇠해지고

병들면 광택마저 없어지며

가죽은 늘어지고 살은 줄어들어

이 목숨 죽음을 재촉한다.


【320법구경노모품】

몸이 죽으면 정신도 따르니

내버린 수레를 모는 것 같다.

살이 삭아버리면 뼈도 흩어지니

그런 몸을 어떻게 믿을 것인가.


【321법구경노모품】

이 몸은 성과 같아서

뼈의 줄기에 살을 바른 것이거늘

태어나서부터 늙어 죽음에 이르도록

다만 성냄과 교만만 가득 채웠다. 


【322법구경노모품】

늙으면 곧 형상이 변하여

마치 다 낡은 수레와 같지만

법은 괴로움을 없앨 수 있으니

마땅히 힘써 배워야 한다.


【323법구경노모품】

사람으로서 아무 것도 못들어 알지 못한 채

늙어버리면 숫소와 같아

다만 몸집만 크고 살만 찔 뿐

어떤 복이나 지혜도 없다.


【324법구경노모품】

아무 이유 없이 나고 죽으면

오고 가는 어려움뿐이다.

마음으로 이 몸을 의지해 탐하면

살아가는 괴로움 끝이 없다.


【325법구경노모품】

지혜로써 괴로움을 보았기에

이 때문에 몸을 버리는 것이니

뜻을 없애고 행을 단절하여

애욕이 다하면 태어남이 없다.


【326법구경노모품】

깨끗한 행도 닦지 않고

또 재물도 많이 모아두지 못한 채

늙어지면 마치 흰 따오기가

빈 못을 지키는 것 같다.


【327법구경노모품】

이미 계율도 지키지 못하고

또 재물도 쌓아두지 못한 채

늙고 야위어 기운마저 다했으니

옛일을 생각한들 어이 미치겠는가.


【328법구경노모품】

늙으면 마치 가을 나뭇잎 같아

어찌 누추한 처지로 푸르름 넘보는가. 

목숨은 죽음을 향해 질주하는데

나중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329법구경노모품】

목숨은 밤낮으로 줄어드는데

때를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힘써라.

세간의 이치는 덧없는 것이니

미혹하여 어둠 속에 떨어지지 말라.


【330법구경노모품】

마땅히 공부할 땐 마음의 등불 켜고

스스로 단련하여 지혜를 구하라.

번뇌를 여의어 더럽히지 말고

촛불을 잡고 도의 자리 관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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