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법구경광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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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 법구경광연품(廣衍品) [14장]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시면서 설법하여 교화하고 계실 때 천(天)·용(龍)·귀신·제왕·사람들은 하루 세 번씩 가서 설법을 들었다.
그 때 왕의 이름은 파사닉(波斯匿)이었는데 그는 사람됨이 교만하여 정욕(情慾)을 마음껏 누렸고, 눈은 빛깔[色]에 현혹되고, 귀는 소리에 혼란해지며, 코는 냄새에 집착하고, 혀는 다섯 가지 맛[五味]을 한껏 맛보며, 몸은 마음껏 촉감을 향락하였다.
그러다가 매우 맛있는 음식도 처음부터 전혀 만족할 줄 몰랐고 분량은 갈수록 늘어났었지만 늘 허기로 괴로워하였으므로 끊임없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으로 일삼았다. 그러자 몸은 자꾸 살찌고 불어나 가마를 타는 것조차 지겨워하였고 누웠다 일어날 때는 호흡이 가빠 괴로울 뿐이었다.
그러다가 기운이 막히고 숨이 끊어졌다가 한참만에 다시 깨어났으며 앉거나 눕거나 항상 앓으면서 무거운 몸을 늘 고통스러워하다가 끝내는 몸을 뒤집을 수도 없는 지경이 되어 큰 근심거리가 되었다.
그는 명령하여 수레를 장엄하게 꾸며 타고 부처님께 나아가, 시자(侍者)가 부축한 채 문안드리고는 한쪽에 물러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오랫동안 뵙지 못하여 여쭈어 볼 길이 없었습니다. 이 무슨 죄인지 몸이 저절로 자꾸 살만 찌는데 무엇 때문에 그런지 알지 못하여 늘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주 나와 뵙고 예배하지 못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서 늘 사람을 살찌게 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주 먹는 것이고, 둘째는 잠자기를 좋아하는 것이며, 셋째는 잘났다고 뽐내면서 즐거워하는 것이고, 넷째는 근심이 없는 것이며, 다섯째는 일이 없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는 사람을 살찌게 하는 것이니 만일 살찌지 않게 하고 싶으면 음식을 줄이고 마음을 애타도록 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위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법구비유경 광연품
【495법구경광연품】
비록 작은 위안을 베풀었을지라도
그 보답은 매우 크다.
지혜는 작은 보시에서 생겨나
능히 큰 복을 받게 된다.
【496법구경광연품】
조그만 수고를 남에게 베풀고는
거기서 큰 복을 얻으려 하면
그 재앙은 제 몸으로 돌아와
스스로 많은 원한 사게 된다.
【497법구경광연품】
수많은 일을 이미 겪었건만
그릇된 일을 또 만든다.
풍류 즐기며 함부로 방일하게 되면
나쁜 버릇만 날로 늘어만 간다.
【498법구경광연품】
그저 꾸준히 노력해 수행하되
옳은 것 익히고 그른 것 버려라.
몸을 닦아 스스로 깨달으면
그것을 일러 바른 익힘이라 한다.
【499법구경광연품】
이미 스스로 지혜로운 깨달음 있고
게다가 또 많이 묻고 배우면
점점 폭넓게 넓어지는 것
기름 타락을 물에 던진 것 같다.
【500법구경광연품】
자신에게 아무런 지혜도 없으면서
또 물어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엉기고 쪼그라들고 좁고 작아지는 것
타락을 물에 던진 것 같다.
【501법구경광연품】
도를 가까이하면 이름 드러나며
마치 저 높은 산의 눈과 같다.
도를 멀리하면 어리석고 어두우며
마치 밤에 화살을 쏘는 것 같다.
【502법구경광연품】
다행히 부처님 제자가 되었으니
항상 맑은 정신 스스로 깨어 있어
낮이나 밤이나 부처님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고 승가 대중을 생각하라.
【503법구경광연품】
다행히 부처님 제자가 되었으니
항상 맑은 정신 스스로 깨어 있어
낮이나 밤이나 선정에 들어
한마음 살피기를 즐겨하라.
【504법구경광연품】
사람은 마땅히 유념해야 하는 것은
먹을 때마다 적게 먹을 줄 알아야 한다.
그로 인해 식탐의 고통 점점 없어진다.
적게 먹고 소화시켜 목숨을 보전하라.
【505법구경광연품】
배우기 어렵고 죄 버리기 어려우며
세속에서 살아가기 또한 어렵다.
한데 모여 이익을 같이하기 어렵다지만
이 몸보다 더 한 어려움은 없다.
【506법구경광연품】
비구로서 걸식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어떻게 스스로 힘쓰지 않겠는가.
정진하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남에게 바랄 것 없다.
【507법구경광연품】
믿음이 있으면 계율을 성취하고
계율 지키면 많은 보배 얻느다.
또한 계율을 따라 많은 벗 얻으며
가는 곳마다 공양을 받는다.
【508법구경광연품】
한 번 앉거나 한 번 자리에 누울 때에도
한결같이 행하여 방일하지 말라.
몸을 바르게 하여 한결같이 지키면
숲 속에 살아도 그 마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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