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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법구경애욕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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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3,174회 작성일 22-06-2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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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법구경애욕품(愛欲品) [32장]


옛날 부처님께서 나열기국 기사굴산에 있는 정사에서 천인ㆍ용ㆍ귀신들을 위하여 큰 법률을 굴리고 계셨다.

그때 어떤 사람이 가정과 처자를 버리고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부처님께 예배하고 사문이 되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곧 받아들여 사문을 만드시고, 나무 밑에 앉아 도덕을 생각하라고 분부하셨다.

그 비구는 분부를 받고 절에서 백 여리쯤 떨어진 깊은 산으로 들어가 숲 속에 혼자 앉아 3년 동안 도를 생각하였다. 그러나 마음이 굳세지 못하여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였다.

‘가정을 버리고 나와 고생스럽게 도를 구하기보다는 빨리 가정으로 돌아가 내 처자를 돌보는 것만 못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산을 나왔다.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 그 비구가 장차 도를 얻을 수 있는데도 어리석기 때문에 가정으로 돌아가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곧 신통을 부려 사문으로 변화하여 길을 거슬러 가시다가 도중에서 그를 만났다.

변화한 사람이 물었다.

“어디서 오시오? 여기는 평평한 땅이니 함께 앉아 이야기나 하면 어떻겠소?”

이에 두 사람은 같이 앉아 쉬면서 이야기하였다. 그는 변화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나는 가정과 처자를 버리고 나와 사문 되기를 구하여 이 깊은 산에서 살았으나 도를 얻지 못하였소. 처자와 이별한 뒤 본래의 소원대로 되지도 않고 그저 상심하면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목숨만 잃을 것 같았소. 그래서 지금 후회하고 가정으로 돌아가 내 처자들과 서로 즐기다가 이다음에 다시 계획을 세워볼까 하오.”

그때 어느 틈엔가 늙은 원숭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그것은 오래 전부터 숲을 멀리 떠나 숲이 없는 곳에서 살고 있었다. 변화한 사문이 그 비구에게 물었다.

“저 늙은 원숭이는 왜 이런 평지에 홀로 살면서, 나무도 없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며 즐기는 것일까요?”

비구가 변화한 사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오래 전부터 저 원숭이를 보아왔는데, 두 가지 일로 여기에 와서 살고 있소. 첫째는 숲 속에 살면 처자와 권속이 많아 입에 맞는 음식을 얻어도 마음껏 즐겨먹지 못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숲 속에 있으면 밤낮으로 나무를 오르내리느라고 발바닥이 찢어져 편히 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일 때문에 숲을 버리고 여기에 와서 사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이렇게 말할 때 그 원숭이는 도로 나무 위로 달려 올라갔다.

변화한 사문이 비구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저 원숭이가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입니까?”

그는 대답하였다.

“보입니다. 저 짐승은 어리석게도 숲을 떠났으면서도 군중의 시끄러움과 번거로움을 싫어하지 않고 도로 숲 속으로 들어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변화한 사람이 말하였다.

“당신도 그와 같소. 저 원숭이와 무엇이 다르겠소? 당신도 본래 두 가지 일 때문에 이 산속에 들어왔소. 무엇이 그 두 가지 일인가 하면, 첫째는 아내와 가정이 감옥 같기 때문이고, 둘째는 자식과 권속들이 수갑과 같기 때문이오. 그 때문에 당신은 여기 와서 도를 닦아 생사의 괴로움을 끓으려 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집으로 돌아감으로써 도로 수갑에 묶이고 감옥에 들어가 은정과 애욕과 연모로 말미암아 지옥으로 들어가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변화한 사문이 곧 상호를 나타내자 60척 몸에서 금빛 광명이 두루 비쳐 온 산을 감동시켰다. 모든 날짐승과 길짐승들은 그 광명을 따라와 모두 제 전생의 일임을 알고 마음 속으로 잘못을 뉘우쳤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법구비유경 애욕품 


【543법구경애욕품】

마음을 함부로 음행에 놓아두면

애욕은 그 가지를 더욱 뻗쳐서

사방으로 퍼져 왕성해지는 것이

과일을 탐내 날뛰는 원숭이와 같다.


【544법구경애욕품】

애욕으로 인해 괴로움을 행하고

세상일을 탐내어 집착하면

걱정과 근심이 밤낮으로 자라서

마치 덩굴풀이 여기저기 뻗는 것 같다.


【545법구경애욕품】

사람들은 은혜와 사랑에 미혹되어

능히 정욕을 버리지 못한다.

그리하여 근심과 애정이 많아져

가득히 흘러 넘쳐 못을 이룬다.


【546법구경애욕품】

대개 근심하고 슬퍼하는 일

세상에 괴로움 하나만이 아니다.

오직 애욕을 인연하여 있는 것이니

애욕을 여의면 근심도 없어진다.


【547법구경애욕품】

근심을 버리면 마음 편해지며

애욕이 없는데 어찌 세상이 있겠는가. 

근심하거나 집착해 구하지 말고

애착하지 않으면 편안함 얻는다.


【548법구경애욕품】

근심을 가지고 죽을 때에

친한 권속들 많이 있다 해도

근심의 긴 진흙길 건너야 하며

애욕의 괴로움이 항상 위험에 빠지게 한다.


【549법구경애욕품】

도를 위해 수행하는 사람은

언제나 애욕과 함께해선 안된다.

먼저 애욕의 뿌리를 끊고

다시는 뿌리를 심는 일 없으며

마치 갈대를 베는 것처럼 하여

애욕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라.


【550법구경애욕품】

나무뿌리가 깊고 단단하면

베어내도 다시 자라나는 것처럼

애욕의 생각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면

이내 다시 애욕의 괴로움을 받는다.


【551법구경애욕품】

마치 저 원숭이가 숲을 떠났다가

다시 숲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지옥에서 나왔다가도 다시 들어간다.


【552법구경애욕품】

탐욕의 생각은 늘 물처럼 흐르고

익힌 습관과 교만한 마음과

생각은 또 음욕에 빠져들어

제 자신을 덮으므로 보지 못한다.


【553법구경애욕품】

온갖 잡생각 흘러 번지고

애욕의 얽힘 칡이나 등 넝쿨 같아서

오직 지혜로 분별해 보아야

의근의 근원을 끊을 수 있다.


【554법구경애욕품】

대개 애욕의 촉촉한 번짐을 따라

생각은 더욱 더 뻗어만 간다.

애욕은 깊고 깊어 끝이 없으니

그 때문에 늙음과 죽음도 불어만 간다.


【555법구경애욕품】

생겨나는 가지는 끊이질 않는데

다만 음식만 탐하여 먹고

원한을 길러 무덤만 늘리며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허덕인다.


【556법구경애욕품】

아무리 감옥에 자물쇠를 채워도

지혜로운 사람은 튼튼하다 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와 자식을 보고

애욕에 빠져 튼튼하다 말한다.


【557법구경애욕품】

애욕이란 단단하고 깊숙한 감옥으로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혜로운 사람은 말한다.

그러므로 그것을 끊어 버려야 하며

애욕을 멀리해야 편안해진다.


【558법구경애욕품】

색을 보고 마음이 미혹되어

무상함을 관찰하려 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은 아름답고 좋다 생각하니

그것이 진실 아님을 어찌 알겠는가.


【559법구경애욕품】

음행의 즐거움으로 제 자신을 감싸는 것

마치 누에가 고치를 만드는 것 같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끊어 버리고

눈길조차 주지 않아 온갖 괴로움 없어진다.


【560법구경애욕품】

마음으로 방일함 생각하는 사람은

음행을 보고 깨끗하다 생각해

은애의 생각만 늘어가니

이를 좇아서 감옥을 만든다.


【561법구경애욕품】

그것을 깨달아 음욕을 없애려는 사람은

애욕은 항상 더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삿된 감옥을 벗어나

늙음과 죽음의 근심을 끊는다.


【562법구경애욕품】

탐욕의 그물로 자신을 덮어씌우고

애정의 덮개로 제 몸을 덮으며

스스로 방일하여 감옥에 얽매임이

마치 고기가 통발로 들어가는 것 같다.


【563법구경애욕품】

늙음과 죽음이 엿보는 것

송아지가 어미젖을 찾는 것 같다.

욕심을 여의고 애정의 자취 없애면

그물을 벗어나 얽매임 없다.


【564법구경애욕품】

도에 힘써 감옥의 결박을 끊고

이것저것 모두 다 풀어버리며

치우친 행에서 이미 벗어난 사람

그런 사람을 지혜 있는 장부라 한다.


【565법구경애욕품】

법을 멀리하는 사람과 친하지 말고

또한 애욕에 물들지도 말라.

삼세를 끊지 못한 사람은

반드시 치우친 행에 떨어진다. 


【566법구경애욕품】

만일 일체법을 깨달아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으면

일체 애욕의 마음이 풀어지니

그는 거룩한 뜻을 통달한 사람이다.


【567법구경애욕품】

온갖 보시 가운데 경전 보시가 제일이고

온갖 맛 가운데 도의 맛이 으뜸이다.

온갖 즐거움 중에 법락이 제일이니

애욕이 다하면 온갖 괴로움 사라진다.


【568법구경애욕품】

어리석은 사람은 탐욕으로 제 몸을 묶고

저 언덕으로 건너가기를 구하지 않는다.

탐욕이란 망하는 법이기 때문에

남도 해치고 제 자신도 해친다.


【569법구경애욕품】

애욕의 마음은 밭이 되고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종자가 된다.

그러므로 세상을 건진 이에게 보시하면

얻는 복덕이 한량없이 많다.


【570법구경애욕품】

동행하는 이는 적은데 재물이 많으면

장사꾼은 근심하고 두려워한다.

탐욕의 도적은 목숨을 해치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탐하지 않는다.


【571법구경애욕품】

마음으로 좋다 하면 욕심이 되고

어찌 유독 다섯 가지 욕심뿐이랴.

다섯 가지 욕심 끊어 멀리하면

이 사람이야말로 바로 용사라 한다. 


【572법구경애욕품】

욕심 없으면 두려울 것 없고

마음 편안하면 근심과 걱정 없다.

욕심을 버려 번뇌 풀리면

그는 영원히 생사의 깊은 못 벗어나게 된다. 


【573법구경애욕품】

욕심아, 나는 너의 근본을 안다.

욕심은 생각에서 생기는 것이며

내가 너를 생각하지 않으면

너는 이내 존재하지 않는다. 


【574법구경애욕품】

나무 베기를 홀연히 쉬어 버리면

나무에서는 곧 온갖 악이 생기지만

나무를 베되 밑동까지 베어버리면

비구는 이내 열반을 얻는다.


대개 나무를 모두 베지 않으면

얼마간 친한 것 남아 있어서

마음이 여기에 얽매이게 되며

송아지가 그 어미를 찾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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