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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법구경다문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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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1,304회 작성일 22-06-2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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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법구경다문품(多聞品) [19장]


옛날 사위성에 어떤 가난한 집이 있었는데, 그들 부부는 인색하고 악하여 도덕을 믿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어리석음을 가엾게 여기셔서 허름하고 평범한 사문으로 변하여 그 집 문 앞에 가서 걸식하셨다.

그때 그 집 남편은 마침 없었고, 다만 그의 부인이 욕하고 나무라는 것이 도리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사문이 말하였다.

“나는 도사가 되어 걸식하며 스스로 살아가는 사람이니 그렇게 욕하지 마시오. 다만 한 끼니의 식사만 구할 뿐이오.”

부인이 말하였다.

“만일 당신이 지금 죽는다 해도 밥을 얻기는 어려울 것인데, 하물며 멀쩡한 몸으로 내 밥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단지 시간만 흘러갈 뿐이니 빨리 가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이에 사문은 그곳에 머문 채 눈동자를 위로 꼿꼿이 치뜨고 숨을 내쉬면서 갑자기 죽은 형상을 나타냈다. 몸은 퉁퉁 부어오르고, 코와 입에서는 벌레가 기어 나오며, 배가 터지고 창자가 문드러져 더러운 것이 흘러 넘쳤다.

부인은 이것을 보고 몹시 두려워 미친 듯이 그를 내버려두고 달아났다. 그러자 도인은 홀연히 그곳을 떠나 집에서 몇 리쯤 떨어진 곳으로 가서 어떤 나무 밑에서 쉬고 있었다.

남편이 돌아오는 도중에 아내가 놀라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기자, 아내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어떤 사문을 보고 놀라서 이러는 것입니다.”

남편은 매우 성이 나서 물었다.

“어디 있소?”

아내가 말했다.

“이미 가버렸는데 내 생각에는 그리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남편은 즉시 활을 들고 칼을 차고 그의 뒤를 따라가서, 활을 재고 칼을 빼어 도인 앞으로 뛰어 나가 도인을 치려하였다. 도인은 곧 변화로 조그만 유리성을 만들어 자기 몸을 둘러쌌다. 성은 여러 겹으로 둘러싸였기 때문에 그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는 도인에게 물었다.

“왜 문을 열지 않는가?”

도인이 말하였다.

“이 문을 열게 하려거든 그대는 먼저 그 활과 칼을 버려라.”

그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였다.

‘우선은 그의 말을 따르자. 만약 들어가기만 하면 주먹으로 그를 칠 것이다.’

그리고는 곧 활과 칼을 버렸다. 그러나 문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

그는 다시 도인에게 말하였다.

“활과 칼을 버렸는데 왜 문이 열리지 않는가?”

도인은 말하였다.

“나는 네 마음 속에 있는 나쁜 생각의 활과 칼을 버리라고 한 것일 뿐 네 손에 있는 활과 칼을 말한 것이 아니다.”

그러자 그는 마음으로 놀라 몸이 떨렸다.

‘도인은 신성한 이라서 이내 내 마음을 알고 있구나.’

그리고 곧 머리를 두드리며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머리를 조아리며 도인에게 말하였다.

“제 못된 아내가 아라한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에게 나쁜 마음을 일으키게 하였습니다. 바라건대 조금이라도 불쌍히 여기시어 그를 버리지 마십시오. 제가 지금 가서 데리고 오겠습니다. 그에게 권하여 도를 닦게 하여 주십시오.”

그는 곧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다.

그의 아내가 물었다.

“그 사문이 있던가요?”

그러자 그 남편은 그의 신통변화의 덕을 자세하게 말해 주었다.

“그 분은 지금 저기 계시오. 당신은 어서 가서 사과하고 죄를 용서받도록 하시오.”

그리하여 그들 부부는 도인에게로 가서 온몸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제자 되기를 원하였다. 그리고는 꿇어앉아 물었다.

“도인께서는 그러한 신통변화와 거룩한 지혜가 있었습니다. 그 유리성은 견고하여 넘기조차 어렵고, 뜻은 밝고 마음은 안정되어 어떠한 근심이나 걱정도 없었습니다. 어떤 도덕을 행하여야 그런 신묘한 법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도인이 대답하였다.

“나는 널리 배우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고 법을 받들되 게으르지 않았으며, 정진하고 계를 잘 지켰으며 지혜가 있어 방일하지 않았다. 그 인연으로 도를 얻어 스스로 열반을 이루었다.”

그리고 도인은 이 인연으로 게송을 말하였다.


                                                    법구비유경 다문품 


【51법구경다문품】

많이 들어 굳건하게 지니고

법 받들어 담장으로 삼아서

정진하면 넘어서거나 허물기 어렵나니

여기서 계율과 지혜 이루어진다.


【52법구경다문품】

많이 들어 뜻을 밝게 하고

뜻이 밝아진 뒤엔 지혜가 더욱 불어나며

지혜로우면 이치를 널리 알게 되고

이치를 보아 법을 행하면 편안해진다.


【53법구경다문품】

많이 들어 근심 없애고

선정으로 기쁨을 삼으며

감로법을 잘 연설하면

스스로 열반을 이룰 수 있다.


【54법구경다문품】

많이 들어 법과 계율을 알고

의심을 풀어 바른 법 보며

들음을 좇아 그릇된 법을 버리면

죽지 않는 곳에 이를 수 있다.


【55법구경다문품】

훌륭한 스승은 중생 위해 도를 나타내어

의심을 풀어주고 학인을 밝게 만들며

또한 청정한 행의 근본을 일으켜

법장을 받들어 지니게 한다.


【56법구경다문품】

모든 것을 잘 거두어 이치를 깨닫고

이치를 알면 천착하지 않는다.

법을 받들고 법에 의지하는 이

그로 인해 빨리 안락함을 얻는다.


【57법구경다문품】

만일 조금 들어 아는 것 있다 하여

스스로 대단한 체하며 남에게 교만하게 굴면

마치 장님이 촛불을 잡은 것 같아

남은 비추어 주면서 자신은 밝히지 못한다.


【58법구경다문품】

벼슬과 지위와 재물을 구해

존귀함이 천복보다 낫고

변재와 지혜 세상에서 뛰어나도

많이 들은 것이 제일이 된다.


【59법구경다문품】

제왕도 예를 갖추어 설법을 듣고

천상천 또한 그러하니

들음이 제일가는 곳집이 되어

가장 부귀하고 힘도 세다.


【60법구경다문품】

지혜로운 사람은 듣기 위해 몸을 굽히고

도를 좋아하는 이도 그것을 좋아하며

왕도 마음을 다해 섬기고

제석과 범천까지도 그렇게 한다.


【61법구경다문품】

선인도 늘 공경하며 듣는데 

하물며 귀한 이나 부자이겠는가.

그러므로 지혜를 귀하다 하니

예배할 대상 그보다 더한 것 없다.


【62법구경다문품】

해를 섬기는 것은 밝음 때문이며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은혜 때문이다.

임금을 섬기는 것은 세력 때문이며

도인을 섬기는 것은 법을 듣기 위함이다.


【63법구경다문품】

사람은 목숨을 위해 의사를 섬기고

이기기 위해 세력에 의지하며

법은 지혜 있는 곳에 있고

복을 지으면 세상마다 빛난다.


【64법구경다문품】

벗을 찾는 것은 도모할 일이 있어서이고

벗과 헤어지는 것은 위급한 일이 있어서이며

아내를 찾는 것은 음욕의 쾌락 때문이고

지혜를 알고자 하면 설법에 있다.


【65법구경다문품】

많이 들으면 현세를 이롭게 하여

처자와 형제와 벗이 따르고

또한 후세의 복을 가져오니

많이 들음을 쌓아 성인의 지혜 이룬다.


【66법구경다문품】

그것은 근심과 성냄을 흩어버리고

상서롭지 못한 쇠망을 없애니

안온하고 길함을 얻고 싶거든

많이 들은 이를 섬겨야 한다.


【67법구경다문품】

근심보다 더 아픈 상처는 없고

어리석음보다 더 독한 화살은 없다.

그것은 어떤 장사도 빼낼 수 없으니

오직 많이 들음만이 없앨 수 있다. 


【68법구경다문품】

장님은 이것으로써 눈을 얻고

어두운 곳은 이로써 밝음을 얻는다.

또 그것이 세상사람 인도하는 것

눈 가진 사람이 맹인을 인도하는 것 같다.


【69법구경다문품】

그러므로 어리석음 버리고

교만과 부귀의 즐거움을 여의며

많이 들은 이를 섬겨 배우기를 힘쓰는 이

그를 덕을 모아 쌓은 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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