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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금강장보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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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3,571회 작성일 23-12-0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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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금강장보살장


미혹의 본질, 삼혹을 변별하다 


그때 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두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비하신 부처님이시여, 모든 보살을 위하여 여래 원각의 청정한 대다라니의 인지법행과 점차 방편을 널리 말씀해 주시어 모든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셨으니, 이 모임에 온 법회 대중들은 부처님의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아 환의 가림이 밝아져서 지혜의 눈이 깨끗해졌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만약 중생들이 본래 부처였다면 어찌하여 다시 온갖 무명이 있습니까? 

모든 무명이 중생에게 본래부터 있는 것이라면 무슨 인연으로 여래께서는 ‘중생이 본래 성불해 있다‘ 고 설하시며, 

시방의 다른 중생들이 본래 불도를 이루고 있음에도 무명을 일으킨다면, 모든  여래께서는 어느 때 다시 온갖 번뇌를 일으키는 것입니까?

원하오니 막힘이 없는 큰 자비를 버리지 마시고 모든 보살을 위하여 여래의 비밀한 창고를 열고, 말법세계의 일체중생들로 하여금 이와 같은 경의 가르침인 요의법문을 듣고 의심과 뉘우침을 영원히 끊게 해 주십시오.  

오체투지하고 이렇게 말씀드리고, 이것을 세 번 거듭 청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 금강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보살이여. 

그대들은 모든 보살과 말법세계 중생들을 위해서 여래에게 매우 깊고 비밀스러운 구경 방편을 묻는구나. 

이것은 보살들의 최상의 가르침인 요의대승이다. 능히 시방 세계의 수학(修學)하는 보살과 말법세계의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결정한 믿음[決定信]을 얻어서 영원히 의혹과 뉘우침을 끊게 한다.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설할 것이다.”

그때 금강장보살이 분부를 받들어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들었다.

“보살이여, 모든 세계의 시작과 끝, 생김과 멸함, 앞과 뒤, 있음과 없음, 모임과 흩어짐, 일어나고 멈춤이 생각 생각 사이에도 상속하여 돌고 돌아 오고 가는 것이니, 온갖 취하고 버리는 마음이 윤회이다. 

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원각을 분별하면 그 원각의 성품마저 함께 유전할 것이니, 이것으로 윤회를 면했다고 하면 옳지 못하다.

비유하면 눈을 깜박이면 잔잔한 물이 흔들리는 듯 하는 것과 같으며, 또 가만히 있는 눈이 빙빙 도는 불로 인하여 따라서 도는 것과 같다. 구름이 지나감에 달이 움직이는 것과 같으며, 배가 지나감에 언덕이 움직이는 것도 같은 것이다. 

보살이여, 빙빙 도는 것이 그치기 전에는 저 물건이 먼저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물며 생사에 윤회하는 때 묻은 마음이 청정하지 않고 부처님의 원각을 보려하면 어찌 뒤바뀌지 않겠는가. 이런 까닭에 그대들이 세 가지 미혹[三惑]을 일으키는 것이다.

보살이여, 비유하면 환의 가림으로 망령되이 허공 꽃을 보다가 환의 가림이 없어지면, 환의 가림이 없어졌으니 언제 다시 일체 모든 환의 가림이 일어나겠는가 하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환의 가림과 허공꽃 두 가지 법이 서로 기다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허공 꽃이 허공에서 없어졌을 때 언제 다시 허공 꽃이 생기겠는가 하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허공에는 본래 꽃이 없어서 생기고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생사와 열반도 그와 같이 일어났다 없어졌다 하지만, 묘각이 원만하게 비칠 때는 허공 꽃도 환의 가림도 여읜다. 

보살이여, 마땅히 알라. 허공은 잠시도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잠시도 없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다시 여래의 원각이 수순하여 허공의 평등한 본성이 되겠는가. 

보살이여, 금광석을 녹이는 것과 같아서 금은 녹여서 생기는 것이 아니며 이미 금을 이루고 나면 다른 광석이 되지 않는다. 한량없는 시간이 지나도록 금의 성품은 무너지지 않으니, 본래부터 성취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라. 부처님의 원각도 이와 같다.

보살이여, 일체 여래의 미묘한 원각의 마음은 본래 보리와 열반이 없으며, 또한 성불과 성불하지 못함이 없으며, 망령된 윤회와 윤회가 아닌 것도 없다. 

보살이여, 다만 성문들이 두렷이 여기는 경계도 몸과 마음과 말이 모두 끊어져 없어졌더라도 그들이 직접 증득하여 나타난 열반에는 미치지 못하는데, 어찌 사유하는 마음으로 여래의 원각 경계를 헤아릴 수 있겠는가? 

마치 반딧불로써 수미산을 태울 수 없는 것과 같이, 윤회하는 마음으로 윤회하는 견해를 내어 여래의 적멸 바다에 들려고 하여도 끝내 이르지 못한다. 

그러므로 일체 보살들과 말법세계 중생들은 ’먼저 끝없는 윤회의 근본을 끊으라.‘고 말한다.

보살이여, 작용이 있는 사유는 유위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모두 육진의 망상을 조건으로 한 인연기운이며, 실제 마음의 본체는 아니다. 

이미 허공 꽃과 같으니 이러한 생각으로 부처의 경계를 분별한다면, 마치 허공 꽃이 다시 허공에서 열매를 맺는 것과 같아서 망상만  더할 뿐이니, 그런 이치는 없다. 

보살이여, 허망하고 들뜬 마음은 교묘한 온갖 소견이 많으나 원각의 방편은 성취할 수 없으니, 이와 같은 분별은 올바른 물음이 아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금강장이여, 마땅히 알라.

여래의 적멸한 성품은

처음부터 시작과 끝이 없으니 

만일 윤회하는 마음으로

사유하면 곧 뒤바뀌어서

윤회하는 경계에 이를 뿐이며

능히 부처님의 바다에는 들지 못한다.


비유하면 금광석을 녹임에

원래부터 금이 있었고 

본래 순금 성품을 갖고 있어도 

결국 녹여야 순금이 된다. 


한 번 순금으로 만들어지면 

다시는 다른 광석이 되지 않는다. 


생사와 열반과

범부와 부처님이

똑같은 허공꽃의 모습이네. 

생각 자체도 환화이거늘


어떻게 허망하다고 따지겠는가. 

만일 이런 마음을 바로 안다면 

그런 후에야 원각을 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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