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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기 291잡아함촉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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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30,406회 작성일 23-02-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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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잡아함촉경

291. 촉경(觸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자그리하성의 칼란다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 내촉법(內觸法)을 너희들은 이해하는가?"

그때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말씀하신 내촉법을 저희들은 이미 이해하였습니다."

그때 그 비구는 부처님 앞에서 이러하다고 설명하였지만, 이러하다는 설명을 부처님께서는 반가워하지 않으셨다.

그 때에 존자 아난다는 부처님 뒤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께 부쳐 드리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거룩한 법에서 말하는 내촉법은 이 비구가 말한 것과는 다르다."

아난다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하건대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을 위하여 거룩한 법의 내촉법을 말씀하여 주소서. 모든 비구는 그것을 들으면 마땅히 받아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다! 자세히 들으라. 안의 닿임을 이해하려면 이렇게 생각하여야 한. '중생들에게 갖가지 많은 괴로움이 생기면, 이 괴로움은 무엇이 인(因)이며 무엇의 모임이며 무엇의 남[生]이며 무엇의 닿임인가?' 이와 같이 생각할 때에 이 괴로움은 우파디[優波提]가 인이며 우파디의 모임이며 우파디의 남이며 우파디의 변한 것이다.

다시 비구들이여, 그 안의 닿임 법이나 또는 우파디는 무엇이 인이며 무엇의 모임이며 무엇의 남이며 무엇의 닿임인가? 그것을 이해할 때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 '우파디는 욕망[愛]이 인이며 욕망의 모임이며 욕망의 남이며 욕망의 닿임 법이다.' 

비구들이여, 배촉법을 이해하려면 ‘욕망은 무엇이 인이며 무엇의 모임이며 무엇의 남이며 무엇의 닿임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와 같이 생각할 때 세간의 사랑하는 밝고 단정한 물질에서 욕망은 생기고 또 생기며, 매이고 또 매이며, 머무르고 또 머무른다.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세간에서 사랑하는 밝고 단정한 물질에 대해서 항상이라는 생각, 한결같다는 생각, 안온하다는 생각, 병이 없다는 생각, <나>라는 생각,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본다면 그 물질에 대한 욕망은 더하고 자란다. 욕망이 더하고 자란 뒤에는 우파디가 더하고 자라며, 우파디가 더하고 자라난 뒤에는 괴로움이 더하고 자라며, 괴로움이 더하고 자라면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한다.

비유하면 길 옆에 맑고 시원한 못물이 있어 향기와 맛이 모두 훌륭한데, 어떤 사람이 그 안에 독을 넣었다 하자. 따뜻한 봄날에 길가는 사람들이 바람과 더위에 목이 몹시 말라 그 물을 마시려 할 때에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선남자들이여, 이 맑고 시원한 못물은 향기와 맛이 모두 훌륭하다. 그러나 그 속에는 독이 있으니 너희들은 마시지 말라. 만일 마신다면 너희들을 죽게 할는지도 모르며 죽는 것처럼 괴로워할 것이다.'고 하였다. 그러나 목마른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고 그것을 마셨다. 그 물을 마시고 아름다운 맛은 얻었지만 잠깐 동안에 죽거나 죽는 것처럼 괴로워하였다. 그와 같이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세간에서 사랑할 만한 단정한 물질을 보고, 항상이라는 소견, 한결같다는 소견, 안온하다는 소견, 병이 없다는 소견, <나>와 <내 것>이라는 소견을 가지고 보면..... 내지,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에서 해탈하지 못한다.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세간에서 사랑할 만한 단정한 물질에 대해서 '병과 같고 종기와 같으며, 가시와 같고 살기와 같으며, 덧없고 괴로우며 비고 <나>가 아니다'고 관찰하면 그 욕망은 곧 떠난다. 욕망이 떠나기 때문에 우파디가 떠나고, 우파디가 떠나기 때문에 괴로움이 떠나며, 괴로움이 떠나기 때문에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떠난다.

비유하면, 길 옆에 맑고 시원한 못물이 있어 향기와 맛이 모두 훌륭한데, 어떤 사람이 그 속에 독을 넣었다 하자. 따뜻한 봄날에 모든 길가는 사람들이 바람과 더위에 목이 몹시 말라 와서 마시려 할 때에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이 물은 독이 있다. 너희들은 마시지 말라. 마시면 너희들을 죽게 할는지도 모르며 죽는 것처럼 괴로워할 것이다.'고 하였다. 그는 생각하였다. '이 물은 독이 있다. 만일 마시면, 나를 죽게 할는지도 모르며 죽는 것처럼 괴로워할 것이다. 나는 우선 목마른 것을 참고 마른 기울 밥을 먹자.' 그래서 그는 물을 마시지 않는 것과 같으니, 그와 같이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세간에서 사랑할 만한 물질에 대해서, '병과 같고 종기와 같으며 가시와 같고 살기와 같으며, 덧없고 괴로우며 비고 <나>가 다니다'고 관찰하면..... 내지,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에서 해탈하게 된다. 그러므로 아난다여, 이 법에 대해서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듣고 이와 같이 깨닫고 이와 같이 알라. 과거나 미래에 있어서도 또한 이와 같은 길을 이와 같이 관찰하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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