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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29,270회 작성일 23-02-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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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잡아함순타경

1039. 순타경(淳陀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자그리하성 금사(金師) 절에 계셨다. 그때 춘다 장자는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 쪽에 물러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춘다 장자에게 물으셨다.

"너는 지금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의 깨끗한 행을 좋아하는가?"

춘다가 말했다.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은 물을 섬기고 비습파(毘濕波) 하늘을 섬기는데, 지팡이를 짚고 물통을 들고 항상 그 손을 깨끗이 합니다. 그 정사(正士)들은 잘 설법합니다. '착한 남자들이여, 매달 보름날에 깨 가루나 암마라 가루로 머리를 감고 재법(齋法)을 행하고, 새롭고 깨끗한 긴 털로 된 흰 천을 감고, 쇠똥을 땅에 바르고, 그 위에 누워라. 착한 남자들이여, 새벽에 일찍 일어나 손을 땅에 대고 이렇게 말하라. 이 땅은 청정하다. 나는 이 깨끗한 손으로 쇠똥덩이와 날풀을 잡는다고, 그리고 이렇게 말하라. 이것은 청정하다. 나도 이렇게 깨끗하다고. 만일 그렇게 하면 생각이 청정하게 되지마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영원히 청정해지지 않을 것이다'고. 부처님이시여, 만일 이런 부류의 사문이나 바라문이 청정하다면 나는 그들을 숭앙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춘다에게 말씀하셨다.

"검은 법에는 검은 갚음이 있고, 더러움에는 더러운 결과가 있으며, 무거운 것을 지으면 구부러지는 것이다. 그러한 나쁜 법을 익히면 아무리 이른 새벽에 일찍 일어나 손을 땅에 대고 청정하다고 외쳐도 그것은 더러운 것이며, 땅에 대지 않더라도 또한 더러운 것이다. 또 쇠똥덩이나 날풀을 잡고 청정하다고 외치더라도 그것 또한 더러운 것이며, 대지 않더라도 더러운 것이다.

춘다여, '검은 법에는 검은 갚음이 있고, 더러움에는 더러운 결과가 있으며, 무거운 것을 지면 구부러지고 내지, 대거나 대지 않거나 다 더럽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춘다여, 살생하는 나쁜 업(業)이니 손은 언제나 피투성이며, 마음은 항상 때리고 죽이기를 생각하면서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탐내고 아끼며, 일체 중생 내지, 곤충들에까지도 살생하기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부락이나 밖에서 남의 재물을 훔치는 것이다. 온갖 음행을 행하는 것이니 부모, 형제, 자매, 남편, 주인, 친척이 힘으로 보호하는 여자나 기생까지도 억지로 구해 음행을 행한다. 진실하지 않은 거짓말이니, 왕의 집을 내 집이라고 진실인 듯 말하고, 대중이 많이 모인 곳을 찾아 거짓말을 퍼뜨린다.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 하고, 본 것을 보지 않았다 하며, 듣지 않은 것을 들었다 하고, 들은 것을 듣지 않았다 하며, 아는 것을 모른다 하고, 모르는 것을 안다 하며,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혹은 재물을 위해 일부러 거짓말을 해 거짓말을 버리지 못한다. 이것을 거짓말이라 한다.

두 가지 말로 이간하는 것이니, 저 사람에게는 이 말을 전하고, 이 사람에게는 저 말을 전하여, 양쪽을 다 헐뜯어 친한 사이를 벌어지게 하고, 벌어지면 기뻐한다. 이것을 두 가지 말이라 한다. 나쁜 말을 버리지 않는 것이니, 만일 사람이 부드러운 말로 말하면 귀에도 즐겁고 마음도 기쁘며, 바르고 떳떳해 알기도 쉬우며, 뽐냄이 없는 말은 듣기도 즐겁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하고 그 뜻에 맞아 고요한 마음을 해치지 않는다. 그러하거늘, 거칠고 사나우면 사람들은 미워하고 사랑하지 않으며, 그 뜻에도 맞지 않아 고요한 마음을 거스린다. 이런 말은 거칠고 딱딱함을 떠나지 못한 것이니 이것을 나쁜 말이라 한다.

꾸미어 무너지는 말이니 때 아닌 말, 진실하지 않은 말, 뜻이 없는 말, 법이 아닌 말, 요령이 없는 말이다. 이것을 무너지는 말이라 한다. 탐욕을 떠나지 못함이니, 남의 재물에 탐욕을 일으켜 <이것은 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성내고 모질기를 좋아해 버리지 않는 것이니,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저 중생은 결박해야 한다. 때려야 한다. 항복 받고 죽여야 한다'고. 그리하여 사건이 생기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삿된 소견과 착각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니,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즉 '보시도 없고 갚음도 없으며, 복도 없고, 착한 행이나 악한 행도 없고, 착하거나 악한 업의 결과와 갚음도 없으며, 이 세상도 없고 저 세상도 없으며, 부모도 없고 중생이 세상에 나는 일도 없으며, 세상에는 아라한의 같은 세계로 같이 향하여 이 세상에서나 저 세상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생의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안다는 것도 없다'고.

춘다여, <검은 법에는 검은 갚음이 있고, 더러움에는 더러운 결과가 있으며 내지, 대거나 대지 않는 것이 다 더러운 것>이란 이런 것을 말한다.

춘다여, 흰 법에는 흰 갚음이 있고 깨끗함에는 깨끗한 결과가 있다. 가벼운 신선으로 위로 오르기를 성취한 뒤에는 이른 아침에 땅에 손을 대고 '이것도 깨끗하고 나도 깨끗하다'고 하더라도 청정할 것이며, 대지 않더라도 청정할 것이다. 쇠똥이나 날풀을 잡더라도 인(因)이 깨끗하고 결과가 깨끗하면 잡거나 잡지 않거나 다 청정할 것이다.

춘다여, '흰 법에는 흰 갚음이 있고 내지, 잡거나 잡지 않거나 다 청정하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사람이 살생하지 않고 살생을 떠나는 것이니, 칼이나 막대기를 버리고 부끄러워할 줄 알며, 일체 중생을 가엾이 생각하는 것이다. 도둑질하지 않고 도둑질을 떠나는 것이니, 주는 것은 가지고 주지 않는 것은 가지지 않으며, 깨끗한 마음으로 탐하지 않는 것이다. 음행을 떠나는 것이니, 부모가 보호하고 기생까지도 억지로 구해 음행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거짓말을 떠나는 것이니, 자세하고 진실히 말하는 것이다. 두 가지 말을 떠나는 것이니, 이 말을 저기에 전하거나 저 말을 여기에 전해 양쪽을 다 헐뜯지 않아, 사이가 벌어진 사람은 친하게 하고 친하면 따라서 기뻐하는 것이다.

나쁜 말을 떠나 거칠거나 사납지 않은 것이니, 사람들은 그 말을 즐겨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무너지는 말을 떠나는 것이니, 자세한 말, 때에 맞는 말, 진실한 말, 뜻있는 말, 보고하는 말이다. 탐욕을 떠나는 것이니, 남의 재물이나 남의 기구를 보고 자기 소유라는 생각을 내어 탐하거나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성냄을 떠나는 것이니, '때리고 결박하고 죽이어 여러 가지 사건을 일으키자'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바른 소견을 성취하여 착각하지 않는 것이니, 보시도 있고 주장도 있으며, 갚음도 있고 복도 있으며, 착하고 악한 행의 결과와 갚음도 있고 이 세상도 있고 부모도 있고 중생의 남도 있으며, 세상에는 아라한의 '이 세상이나 저 세상에서 현재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생 몸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안다'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춘다여, 이것이 '흰 법에는 흰 갚음이 있고, 내지 대거나 대지 않거나 다 청정하다'는 것이다."

그 때에 춘다 장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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