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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8,262회 작성일 23-02-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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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9잡아함장조경

969. 장조경(長爪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자그리성 칼란타 대나무 동산에 계셨다. 그때에 집을 나온 <긴 손톱 장자>는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한 쪽에 물러앉아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일체의 견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긴 손톱 장자(불씨[火種])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일체의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 견해도 인정하지 않는가?"

"이제 말한 '일체의 견해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그 견해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보아 버리면, 그 견해는 이미 끊기고 버려지고 떠나고, 다른 견해는 계속되지 않고 생기지 않는다. 불씨여, 많은 사람들도 네 견해와 같다. 그들도 그렇게 보고 그렇게 말한다. 너도 또한 그들과 같다. 모든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그런 견해를 버리고 다른 견해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런 사문이나 바라문은 이 세상에서도 극히 드물 것이다.

불씨여, 그들은 세 가지 견해를 의지한다. 어떤 이는 이렇게 주장한다. '나는 일체를 인정한다'고. 다시 어떤 이는 이렇게 주장한다. '나는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다시 어떤 이는 이렇게 주장한다. '나는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불씨여, 만일 '일체를 인정한다'고 말한다면, 그 견해는 탐욕과 함께 생기는 것이요 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또 질투와 어리석음과 함께 생기는 것이요, 질투하고 어리석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구속으로서 구속을 떠나지 못하고, 그것은 번뇌로서 청정하지 못하며, 거기서 즐김과 집착이 생긴다. 

또 '나는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견해는 탐욕을 함께 하지 않고, 질투와 어리석음을 함께 하지 않는다. 그것은 청정하여 번뇌가 아니며 구속을 떠나 구속이 아니다. 그래서 즐기지 않고 붙잡지 않으며 집착하지 않는다.

불씨여, 만일 '나는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그 인정하는 것에는 탐욕이 있어 즐겨 집착하는 것이요, '그런 견해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기서는 탐욕을 함께하지 않고 즐겨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이 아는 성인의 제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일체를 인정한다고 주장하면 두 가지의 나무람과 힐난을 당할 것이다'고.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견해와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가지면 이들의 비난을 받는다. 나무라기 때문에 힐난하고, 힐난하기 때문에 해친다. 그는 나무람과 힐난과 해침을 받기 때문에 그 견해를 버리고 다른 견해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리하여 견해를 끊고 버리고 떠나서, 다른 견해는 계속되지 않고 일어나지 않고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많이 아는 성인의 제자는 이렇게 공부한다. '내가 만일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 곧 두 가지 힐난을 당할 것이다'고. 어떤 것이 둘인가. 즉 '일체를 인정한다'는 견해와 '어떤 것은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견해이니, 이 두 가지 나무람과 힐난이 있고 내지, 계속되지 않고 일어나지 않고 생기지 않느니라.

그러나 많이 아는 성인의 제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일체를 인정하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 '두 가지 나무람과 힐난이 있을 것이다'고. '일체를 인정한다'는 견해와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견해이니 이렇게 두 가지 나무람이 있고 내지, 계속되지 않고 일어나지 않고 생기지 않는다.

불씨여, 성인의 제자는 이 육체의 추한 네 가지 요소는 영원하지 않다고 관(觀)하고, 나고 사라지는 것, 욕심을 떠나야 할 것, 사라져 없어질 것, 버려야 할 것이라고 관하여야 한다. 만일 성인의 제자가 그것은 영원하지 않다고 관하고, 사라지는 것, 욕심을 떠나야 할 것, 사라져 없어질 것, 버려야 할 것이라고 관하여 머무르면, 그는 그 몸에 대한 욕심과 생각, 애욕, 즐김, 집착이 아주 사라져 남지 않을 것이다.

불씨여, 세 가지 느낌[受]이 있다. 이른바 괴롭다는 느낌, 즐겁다는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다는 느낌이다. 이 세 가지 느낌은 무엇이 원인이며, 무엇의 쌓임이며, 무엇에서 생기고 무엇이 변한 것인가? 이 세 가지 느낌은 촉이 원인이며, 촉의 쌓임이며, 촉에서 생기고 촉이 변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촉이 모이면 느낌이 모이고, 촉이 사라지면 느낌도 사라져, 지극히 고요하고 맑고 시원하게 된다.

그는 이 세 가지 느낌, 괴롭다는 느낌, 즐겁다는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다는 느낌에 대해서, 그 느낌의 원인, 사라짐, 맛, 근심, 그리고 거기서 벗어날 길을 참다이 알고, 그것을 참다이 안 뒤에는, 그 느낌은 영원하지 않다고 관하고, 나고 사라지는 것, 욕심을 떠나야할 것, 사라져 없어질 것, 버려야 할 것이라고 관한다. 그리하여 그는 몸의 한계와 감각에 대해 참다이 알고, 목숨의 한계와 감각에 대해 참다이 알아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일체 느낌은 아주 사라져 남음이 없다.

그 때에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즐거움을 느낄 때에도 몸은 허물어지고, 괴로움을 느낄 때에도 몸은 허물어지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낄 때에도 몸은 허물어지고 있다'고. 그래서 그는 괴로움을 벗어나게 된다. 그 즐거운 느낌에도 얽매이지 않아 얽매임을 떠나고, 괴로운 느낌에도 얽매이지 않아 얽매임을 떠나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도 얽매임을 떠나 얽매이지 않는다. 어떤 얽매임을 떠나게 되는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고,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고통을 떠나게 된다. 나는 이것을 괴로움에서 떠나는 것이라 한다." 

그 때 존자 사리풋트라는 구족계를 받은 지 겨우 반달이 지났다. 그는 부처님 뒤에 서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부쳐 드리고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저런 여러 가지 법에 대해서 욕심을 끊고 떠나고 없애고 버리기를 칭찬하신다'고. 그 때에 그는 그 여러 가지 법은 '영원하지 않다'고 관하고, '나고 사라지는 것, 욕심을 떠나야 할 것, 사라져 없어질 것, 버려야 할 것이다'고 관하였다. 그래서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그때에 불씨 장자는 티끌과 때를 멀리 떠나 법눈이 깨끗하게 되어, 법을 보아 법을 얻고 법을 깨달아 법에 들어갔다. 모든 의혹을 끊어 남의 힘을 의지하지 않고, 바른 법, 율에 들어가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루어 예배하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컨대 바른 법, 율 안에서 비구가 되어 구족계를 받고, 부처님 법안에서 여러 가지 범행을 닦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바른 법, 율 안에서 중이 되어 구족계를 받고 비구 신분을 얻었느니라."

그는 선래(善來) 비구가 되어 <착한 남자로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을 나와 도를 배우는 까닭>을 생각하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사리풋트라와 <긴 손톱>장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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