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기 305잡아함육입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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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잡아함육입처경
305. 육입처경(六入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쿠루수의 조우 부락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설법한다. 그것은 처음도 중간도 마지막도 좋으며, 좋은 뜻과 좋은 맛으로써 순수하여 하나같고 원만하고 깨끗하여 범행이 맑고 깨끗한 것이다. 이른바 여섯 가지 분별과 여섯 가지 감관경[六入處經]이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어떤 것을 <여섯 가지 분별, 여섯 가지 감관>이라 하는가? 눈의 감관을 참다이 알고 보지 못하면 물질과 눈의 의식, 눈의 닿임, 눈의 닿임을 인연하여 생기는 느낌, 즉 괴롭고 즐거우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깨달음을 참다이 알고 보지 못한다. 참다이 알고 보지 못하기 때문에 눈에 물들어 집착하며, 물질과 눈의 의식, 눈의 닿임, 눈의 닿임을 인연하여 생기는 안의 느낌, 즉 괴롭고 즐거우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깨달음에 대해서도 물들어 집착한다. 이와 같이 귀, 코, 혀, 몸, 뜻과, 또한 법과 뜻의 의식, 뜻의 닿임, 뜻의 닿임을 인연하여 생기는 느낌, 즉 괴롭고 혹은 즐거우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깨달음을 참다이 알고 보지 못한다. 참다이 알고 보지 못하기 때문에 물들어 집착한다.
이와 같이 물들어 집착하면, 서로 어울리고 미련하고 어두우며 돌아보고 생각함이 그 마음을 결박하여 다섯 수음(受陰)을 길러 자라게 하고 또 미래의 <존재[有]>에 대한 사랑과 탐욕과 기쁨이 모두 더하고 자란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피로하고 나빠지며, 몸과 마음이 무너지고 불타며, 몸과 마음이 불꽃처럼 왕성하며 몸과 마음이 미치고 어지러워, 몸에 괴로움의 깨달음이 생긴다. 그 몸에 괴로움의 깨달음이 생기기 때문에 미래 세상에 있어서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더하고 자라며 이것을 순일한 큰 고음(苦陰) 무더기의 모임이라 한다.
비구들이여, 만일 눈에 대해서 참다이 알고 보고, 물질과 눈의 의식, 눈의 닿임, 눈의 닿임을 인연하여 생기는 느낌, 즉 괴롭고 즐거우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깨달음도 참다이 알고 보면, 그것을 보고는 눈에 물들어 집착하지 않으며, 물질과 눈의 의식, 눈의 닿임, 눈의 닿임을 인연하여 생기는 안의 느낌, 즉 괴롭고 즐거우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깨달음에 물들어 집착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귀, 코, 혀, 몸, 뜻과 법을 참다이 알고 보며, 법과 뜻의 의식, 뜻의 닿임, 뜻의 닿임을 인연하여 생기는 느낌, 즉 괴롭고 즐거우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깨달음을 참다이 알고 보면, 참다이 알고 보기 때문에 뜻에 물들어 집착하지 않으며, 법과 뜻의 의식, 뜻의 닿임, 뜻의 닿임을 인연하여 생기는 느낌, 즉 괴롭고 즐거우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안의 깨달음에 물들지 않는다. 물들어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섞이지 않고, 미련하고 어둡지 않으며, 돌아보고 생각하지 않고 매이고 묶이지 않아서 다섯 수음을 덜고 감하고, 미래의 존재에 대한 사랑과 탐욕과 기쁨의 여러 가지 물듦과 집착함이 다 사라져 멸한다. 그래서 몸도 피로하지 않고 마음도 피로하지 않으며, 몸도 타지 않고 마음도 타지 않으며, 몸도 불꽃같지 않고 마음도 불꽃같지 않아서, 몸은 즐거움을 깨닫고 마음도 즐거움을 깨닫는다. 몸과 마음이 즐거움을 깨닫기 때문에 미래 세상의 남, 늙음, 병,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이 사라져 멸하니, 이렇게 하여 순수한 큰 고음(苦陰)의 무더기가 멸한다.
이와 같이 알고 보면 이것을 바른 소견을 닦아 익혀 만족하게 하는 것이라 한다. 바른 뜻, 바른 방편, 바른 생각, 바른 정(定)과 바른 말, 바른 업, 바른 명(命)을 청정하게 닦아 익혀 만족하게 하면 이것을 팔성도(聖道)를 닦아 익혀 청정하고 만족하게 하는 것이라 한다. 팔성도를 닦아 익히어 만족하게 한 뒤에는 네 가지 생각하는 곳을 닦아 익혀 만족하게 하고, 네 가지 바른 노력, 네 가지 신통, 다섯 가지 뿌리, 다섯 가지 힘, 일곱 가지 깨달음 갈래를 닦아 익혀 만족하게 한다. 법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깨쳐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알고 다 깨쳐야 한다. 법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끊어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알고 다 끊으며, 법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증득해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증득하며, 법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닦아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이미 닦아 익혔다.
마땅히 알아야 하고 깨쳐야 할 법은 어떤 것인가? 그것을 다 알고 깨쳤는가? 그것은 정신과 물질이다. 어떤 법을 마땅히 알아야 하고 끊어야 하는가? 무명과 존재에 대한 애욕이다. 어떤 법을 마땅히 알아야 하고 증득하여야 하는가? 밝음[明]과 해탈이다. 어떤 법을 마땅히 알아야 하고 닦아야 하는가? 바른 관찰이다. 비구로서 이 법에 있어서 깨쳐야 할 것은 다 알고 깨치며, 법으로서 알아야 하고 끊어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알고 끊으며, 법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증득하여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알고 증득하며, 법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닦아야 할 것이면 그것을 다 알고 닦으면, 이것을 비구가 애욕의 결박을 끊고 바르고 무간등(無間等)하게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 한다.
모든 비구이여, 이것을 여섯 가지 분별, 여섯 가지 감관경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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