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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입법계품_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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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작성일 21-07-29 14:43 조회 13,2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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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3-30) 대천신(大天神)

           제 9 무박무착해탈無縛無着解脫회향 선지식 


(39-53-30-1) 대천신을 뵙고 법을 묻다 

(39-53-30-1-1) 대천신을 찾아가다 

  그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광대한 행에 들어갔다. 보살의 지혜의 경계를 구하며, 보살의 신통한 일을 보고, 보살의 훌륭한 공덕을 생각하고, 보살의 크게 환희함을 내고, 보살의 견고한 정진을 일으키고, 보살의 부사의하고 자유자재한 해탈에 들어가고, 보살의 공덕의 지위를 행하고, 보살의 삼매의 경지를 관찰하고, 보살의 다 지니는 지위에 머물고, 보살의 크게 원하는 지위에 들어가고, 보살의 변재의 지위를 얻고, 보살의 모든 힘의 지위를 이루었다. 타라발지성에 이르러 대천신(大天神)을 찾았다.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이 성안에 있어서 광대한 몸을 나타내고 대승에게 법을 말한다'고 하였다. 

  

(39-53-30-1-2) 보살의 행을 묻다 

  선재동자는 대천신에게 가서 그의 발에 절하고 앞에서 합장하고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니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39-53-30-2) 대천신의 설법 

(39-53-30-2-1) 보살은 만나기 어렵다 

  이때 대천이 네 손을 길게 펴서 네 바다의 물로 얼굴을 씻으며 황금꽃을 선재에게 흩고 말했다. 

“선남자여, 모든 보살은 보기 어렵고 듣기 어렵고 세간에 나오는 일이 드물다. 중생 가운데 제일이며 사람들 중에 분타리꽃이다. 중생들이 돌아갈 곳이며 중생을 구원하는 이며, 세간을 위하여 편안한 곳이 되고 세간을 위하여 광명이 된다. 미혹한 이에게 편안한 길을 가리키고 길잡이가 되어 중생을 인도하여 불법의 문에 들게 하며, 법의 대장이 되어 온갖 지혜의 성을 수호한다. 

  보살은 이와 같이 만나기 어려우니 오직 몸과 말과 뜻에 허물이 없어야 그의 형상을 보고 그의 변재를 들으며 언제나 항상 앞에 나타난다. 


(39-53-30-2-2) 운망해탈을 얻다

(39-53-30-2-2-1) 갖가지 꽃과 보물을 나타내 보이다 

  “선남자여, 나는 이미 보살의 운망[雲網]해탈을 성취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운망해탈의 경계가 어떠합니까?” 

  이때 대천신은 선재의 앞에서 금과 은과 유리와 파리와 자거와 마노와 큰 불꽃 보배와 때를 여읜 보배와 큰 광명보배와 시방에 두루 나타나는 보배와 보배 관과 보배 인장과 보배 영락과 보배 귀고리와 보배 팔찌와 보배 자물쇠와 진주그물과 가지각색 마니보배와 모든 장엄거리와 여의주를 산같이 나타내었다. 

모든 꽃과 화만과 향과 사르는 향과 바르는 향과 의복과 당기 번기과 음악과 다섯 가지 오락 기구를 산과 같이 나타내며, 백천만억 아가씨[童女]을 나타냈다. 


(39-53-30-2-2-2) 갖가지 물건들을 보시하다 

  “선남자여, 이 물건을 가져다가 여래에게 공양하여 복덕을 닦고, 모든 중생에게 보시하여 그들로 하여금 보시[檀]바라밀을 배우고 버리기 어려운 것들을 버리게 하라. 

  선남자여, 내가 그대에게 이런 물건을 보여 주고 그대로 하여금 보시를 행하게 하듯이 모든 중생을 위해서도 그렇게 한다. 이 선근으로써 삼보와 선지식에게 공양하고 공경하여 착한 법을 증장케 하고 위없는 보리심을 내게 한다.“


 (39-53-30-2-2-3)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구제하다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오욕(五欲)을 탐하여 방일하는 이에게는 부정한 경계를 보여 준다. 어떤 중생이 성 잘 내고 교만하여 언쟁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나찰이 피를 빨고 살을 씹는 매우 무서운 형상을 보여 주어 놀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원수를 여의게 한다. 어떤 중생이 혼미하고 게으르면 그에게는 국왕의 법과 도적과 수재와 화재와 중대한 질병을 나타내 두려운 마음을 내고 근심과 고통을 알아서 스스로 힘쓰게 한다. 

  이러한 갖가지 방편으로써 모든 착하지 못한 행동을 버리고 착한 법을 닦게 한다. 모든 바라밀의 장애를 버리고 바라밀을 구족케 하며, 모든 험하고 어려운 길을 벗어나서 장애가 없는 곳에 이르게 한다.”


 (39-53-30-3) 수승한 보살의 힘을 찬탄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운망해탈을 알 뿐이다. 보살들이 제석천왕과 같이 모든 번뇌의 아수라를 항복 받으며, 큰 물과 같이 모든 중생의 번뇌의 불을 소멸하며, 맹렬한 불과 같이 모든 중생의 애욕의 물을 말리며, 큰 바람과 같이 모든 중생의 여러 소견의 당기를 꺾어 버리며, 금강과 같이 모든 중생의 나라는 산을 깨뜨리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39-53-30-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이 염부제 마갈제국(摩竭提國)의 보리도량에 땅 맡은 안주[安住]신이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어라.” 


  

  

(39-53-31) 안주신[安住神]을 찾다 

        제 10 등법계무량等法界無量회향 선지식 


(39-53-31-1) 안주신을 뵙고 법을 묻다 

(39-53-31-1-1) 땅의 신들이 선재동자를 찬탄하다 

 그때 선재동자는 마갈제국의 보리도량에 있는 안주신의 처소에 갔다. 백만의 땅을 맡은 신들이 함께 서로의 말을 했다. 

“여기 오는 동자는 부처의 광이니, 반드시 모든 중생의 의지할 곳이 될 것이며, 모든 중생의 근본 무명을 깨뜨릴 것이다. 이 사람은 이미 법왕의 문중에 났으니 마땅히 번뇌를 여의고 걸림 없는 법비단을 머리에 쓸 것이며, 지혜 보배의 큰 광을 열고 모든 삿된 이론(異論)의 외도들을 꺾을 것이다.” 


(39-53-31-1-2) 안주신과 땅의 신들이 광명을 놓다 

  이때 안주신과 백만의 땅신이 큰 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땅이 한꺼번에 진동하며 갖가지 보물이 모든 곳을 장엄하며, 깨끗한 그림자와 흐르는 빛이 번갈아 사무쳤다. 모든 잎나무와 꽃나무는 순식간에 자라고, 과실나무의 과실은 순식간에 익었다. 모든 강은 서로 들어가 흐르며, 못에는 물이 넘치고, 가늘고 향기로운 비가 내려 땅을 적시고, 바람이 불어 꽃이 흩어졌다. 무수한 음악을 한꺼번에 연주하고 하늘의 징검다리는 아름다운 소리를 냈다. 소와 코끼리와 사자가 모두 기뻐서 뛰놀며 부르짖는 소리는 메아리 쳤다. 백천의 묻힌 갈무리가 저절로 솟아났다. 


(39-53-31-2) 안주신의 설법  

(39-53-31-2-1) 백천 아승지 보장을 나타내보이다 

  이때 안주신이 선재에게 말했다. 

“잘 왔다. 동자여, 그대가 이 땅에서 선근을 심었을 때 내가 나타난다. 보겠는가?” 

  그 때 선재동자는 안주신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합장하고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보고 싶습니다.” 

  이때 안주신이 발로 땅을 눌러서 백천의 아승지 보배광을 저절로 솟아오르게 하고 말했다. 

“선남자여, 이 보배광은 그대를 따라다니는 것이다. 이것은 그대가 옛적에 심은 선근의 과보이며, 그대의 복덕으로 유지되는 것이니 마음대로 사용하라.” 

  

(39-53-31-2-2) 불가괴지혜장해탈문을 얻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불가괴지혜장[不可壞智慧藏]해탈을 얻었다. 항상 이 법으로 중생들을 성취하게 한다. 

  선남자여, 나는 연등(然燈)부처님 때부터 항상 보살을 따라서 공경하고 호위하였다. 보살들의 마음과 행과 지혜의 경계와 모든 서원과 청정한 행과 모든 삼매와 광대한 신통과 자유자재한 힘과 깨뜨릴 수 없는 법을 보살폈다.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 두루 가서 모든 여래의 수기를 받았으며, 모든 부처님의 법륜을 굴렸다. 모든 수다라(修多羅)의 문을 널리 말하였으며, 큰 법의 광명으로 널리 비추어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시켰다. 모든 부처님이 나타내는 신통변화를 받아 지니고 기억하였다.”


 (39-53-31-2-3) 과거 묘안부처님에게 법을 얻다 

   “선남자여, 지나간 옛적 수미산 티끌 수의 겁을 지나서 장엄겁이 있었는데, 세계 이름은 월당[月幢]이며, 부처님 명호는 묘안(妙眼)이었다. 그 부처님에게서 이 법문을 얻었다. 

  선남자여, 나는 이 법문을 닦고 익히고 증장하였다. 여러 부처님을 항상 뵙고 떠나지 않았으며, 이 법문을 처음 얻고부터 현겁(賢劫)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에 수없이 많은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여래· 응공· 정등각을 만나서 받들어 섬기고 공경하고 공양하였다. 부처님들이 보리좌에 나아가 큰 신통을 나타내심을 보았으며, 부처님들이 가진 모든 공덕과 선근을 보았다.”


(39-53-31-3) 수승한 보살의 일을 찬탄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불가괴지혜장법문을 알 뿐, 보살들이 부처님을 항상 따라다니면서 모든 부처님의 말씀을 능히 지니며, 모든 부처님의 깊은 지혜에 들어가서 순간순간 모든 법계에 가득하며, 여래의 몸과 같고 부처님의 마음을 내며 부처님의 법을 구족하고 부처의 일을 짓는 것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39-53-31-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이 염부제 마갈제국의 가비라성에 바산바연저(婆珊婆演底)주야신[主夜神]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어라.” 

  이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39-53-32) 바산바연저주야신[婆珊婆演底主夜神] 

  제 1 환희지歡喜地 선지식 


(39-53-32-1) 바산바연저주야신을 뵙고 법을 묻다

(39-53-32-1-1) 가르침을 생각하며 선지식을 찾다 

 이때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잘 머무는 땅을 다스리는 안주신의 가르침을 생각하고 보살의 깨뜨릴 수 없는 지혜광해탈을 기억하였다. 그 삼매를 닦고 그 규모를 배우고 그 유희를 살피고 미묘한데 들어가고 그 지혜를 얻고 그 평등함을 통달하고 그 그지없음을 알고 그 깊이를 헤아리면서 점점 걸어서 그 성에 이르렀다. 

  동문으로 들어가서 잠깐 섰는 동안에 해는 넘어가고, 마음에 보살의 가르침을 순종하면서 밤을 다스리는 주야신을 보려 하였다. 선지식은 여래와 같다는 생각을 하였고, '선지식으로부터 두루한 눈을 얻어 시방의 경계를 볼 것이며, 선지식으로부터 광대한 지혜를 얻어 모든 반연을 통달할 것이며, 선지식으로부터 삼매의 눈을 얻어 모든 법문을 관찰할 것이며, 선지식으로부터 지혜의 눈을 얻어 시방의 세계 바다를 밝게 볼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39-53-32-1-2) 주야신

이렇게 생각하다가 주야신이 허공에 있는 보배 누각의 향연화장(香蓮華藏) 사자좌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몸은 금빛이며, 눈과 머리카락은 검푸르고, 용모가 단정하여 보는 이마다 즐거워하며, 보배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고, 몸에는 붉은 옷을 입고 머리에는 범천관을 썼으며 여러 별이 몸에서 반짝거리고, 털구멍마다 한량없고 수없는 나쁜 길 중생들을 제도하여 험난한 길을 면하게 하는 형상을 나타내는데, 이 중생들이 인간에 나기도 하고 천상에 나기도 하며, 이승의 보리로 향해 가기도 하고 온갖 지혜의 길을 닦기도 하였다. 

  털구멍마다 갖가지 교화하는 방편을 보이는데,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법을 말하기도 하며, 성문승의 도를 나타내기도 하고, 독각승의 도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보살의 행, 보살의 용맹, 보살의 삼매, 보살의 자재, 보살의 있는 곳, 보살의 관찰, 보살의 사자 기운 뻗음, 보살의 해탈과 유희를 나타내기도 하여 갖가지로 중생을 성숙케 하였다. 


(39-53-32-1-3)  지혜에 이르는 길을 묻다

선재동자는 이런 일을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하여 매우 기뻐서 땅에 엎드려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합장하고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었습니다. 선지식을 의지하여 여래의 공덕과 법장을 보호하려 하니, 바라옵건대 저에게 온갖 지혜에 이르는 길을 보여 주소서. 그 길로 행하여 십력의 지위에 이르고자 합니다.” 

  

(39-53-32-2) 바산바연저주야신의 설법 

(39-53-32-2-1) 모든 어둠을 깨뜨리는 광명해탈을 얻다

(39-53-32-2-1-1) 중생들에게 갖가지 마음을 일으키다

그 때 주야신이 선재에게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깊은 마음으로 선지식을 공경하여 그 말을 듣고 가르치는 대로 수행하는 까닭에 결정코 위 없는 바른 보리를 얻을 것이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중생의 어둠을 깨뜨리는 법인 광명의 해탈을 얻었다. 

선남자여, 나는 나쁜 꾀를 가진 중생에게는 크게 인자한 마음을 일으키고, 착하지 못한 업을 짓는 중생에게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고, 착한 업을 짓는 중생에게는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착하고 나쁜 두 가지 행을 하는 중생에게는 둘이 아닌 마음을 일으키고, 잡되고 물든 중생에게는 깨끗함을 내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삿된 길로 가는 중생에게는 바른 행을 내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용렬한 이해를 가진 중생에게는 큰 이해를 내게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생사를 좋아하는 중생에게는 윤회를 끝내는 마음을 일으키고, 이승의 길에 머문 중생에게는 온갖 지혜에 머물게 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선남자여, 나는 이 해탈을 얻었으므로 항상 이런 마음과 서로 응한다. 


(39-53-32-2-1-2) 중생의 갖가지 고난을 구제하다

선남자여, 나는 밤이 깊고 고요하여 귀신과 도둑과 나쁜 중생들이 쏘다닐 때, 구름이 끼고 안개가 자욱하고 태풍이 불고 큰 비가 퍼붓고 해와 달과 별빛이 어두워 지척을 분간 못할 때, 중생들이 바다에 들어가거나 육지에 다니거나 삼림 속에서나 거친 벌판에서나 험난한 곳에서 도둑을 만나거나 양식이 떨어졌거나 방향을 모르거나 길을 잃어 놀라고 황급하여 벗어나지 못할 때, 이를 보고는 갖가지 방편으로 그들을 구제하여 준다. 

  바다에서 헤매는 이에게는 뱃사공이 되고 큰 고기· 큰 말· 큰 거북· 큰 코끼리· 아수라(阿修羅)나 바다를 맡은 신장이 되어 중생을 위하여 폭풍우가 멎고 파도를 가라앉게 하고 길을 인도하여 섬이나 언덕을 보여 주어 공포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한다.  또 생각하기를 '이 선근을 중생에게 회향하여 모든 괴로움을 여의게 하여지다' 한다. 

  육지에 다니는 중생들이 캄캄한 밤에 무서운 일을 당했을 때에는 해나 달이나 별이나 새벽 놀이나 저녁 번개가 갖가지 광명이 되기도 하며 집이 되고 여러 사람이 되기도 하여 위험한 액난을 면하게 한다. 또 생각하기를 '이 선근을 중생에게 회향하여 모든 번뇌의 어둠을 멸하여지다' 한다. 

  모든 중생으로서 목숨을 아끼거나 명예를 사랑하거나 재물을 탐하거나 벼슬을 소중히 여기거나 이성(異性)에게 애착하거나 처첩을 그리워하거나 구하는 일을 이루지 못하고 근심하는 이들을 내가 모두 구제하여 괴로움을 여의게 한다. 험한 산악 지대에서 조난한 이에게는 착한 신장이 되어 친근하기도 하고 좋은 새가 되어 아름다운 소리로 위로하며 신기한 약초가 되어 빛을 내어 비춰 주기도 하고 과실나무를 보여 주고 맑은 샘을 보여 주고 지름길을 보여 주고 평탄한 곳을 보여 주어 모든 액난을 면하게 한다. 

  거친 벌판이나 빽빽한 숲 속이나 험난한 길을 가다가 덩굴에 얽히었거나 안개에 쌓여 두려워하는 이에게는 바른 길을 지도하여 벗어나게 한다. 또 생각하기를 '모든 중생이 삿된 소견의 숲을 베며 애욕의 그물을 찢고 생사의 벌판에서 뛰어나며 번뇌의 어둠을 멸하고 온갖 지혜의 평탄한 길에 들어서서 공포가 없는 곳에 이르러 끝까지 안락케 하여지다' 한다.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국토에 애착하여 근심하는 이에게는 방편을 베풀어 싫어하게 한다. 또 원하기를 '모든 중생이 오온에 애착하지 말고 모두 부처님의 살바야(薩婆若) 경지에 머무르게 하여지다' 한다.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고향 마을을 사랑하고 집에 탐착하여 어둠 속에서 괴로움을 받는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싫증을 내고 법에 만족하며 법에 의지하게 한다. 또 생각하기를 '모든 중생이 여섯 군데 마을에 탐착하지 말고 생사의 경지에서 빨리 벗어나 끝까지 온갖 지혜의 성에 머물러지다' 한다.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캄캄한 밤길을 가다가 방위를 잘못 알아 평탄한 길에는 험난한 생각을 내고 위험한 길에는 평탄한 생각을 내며 높은 데를 낮다 하고 낮은 데를 높다 하여 마음이 홀리어 크게 고생하는 이에게는 좋은 방편으로 광명을 비추어서 나가려는 이는 문을 보여 주고 다니려는 이는 길을 가리키고 내를 건너려는 이는 다리를 보여 주고 강을 건너려는 이는 배를 주며 방향을 살피는 이에게는 험하고 평탄함과 위태하고 편안한 곳을 일러 주고 쉬어 가려는 이에게는 도시와 마을과 물과 숲을 가르쳐 준다. 또 생각하기를 '내가 여기서 캄캄한 밤을 밝혀 주어 세상의 모든 일을 편하게 하듯이, 모든 중생에게 생사의 캄캄한 밤과 무명의 어두운 데를 지혜의 광명으로 두루 비추게 하여지다' 한다. 

  모든 중생이 지혜의 눈이 없고 허망한 생각과 뒤바뀐 소견에 덮혀서 무상한 것을 항상하다 생각하고 낙(樂)이 없는 것을 즐겁다 생각하고 나[我]가 아닌 것을 나라 생각하고 부정한 것을 깨끗하다 생각하며 나[我]다 사람[人]이다 중생(衆生)이다라는 고집과 오온, 십이처, 십팔계의 법에 집착하여 원인과 과보를 모르고 착하고 나쁜 것을 알지 못하며 중생을 살해하거나 잘못된 소견을 가지며 부모에게 불효하고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지 않으며 악한 사람, 선한 사람을 알지 못하고 나쁜 짓을 탐하고 삿된 법에 머물며 여래를 훼방하고 바른 법륜을 파괴하는 이들과 보살들을 훼방하고 해롭게 하며 대승을 업신여기고 보리심을 끊으며 신세진 이에게는 도리어 상해하고 은혜 없는 곳에는 원수로 생각하며 성현을 비방하고 나쁜 사람을 친근하며 절이나 탑의 물건을 훔치고 다섯 가지 역적죄[五逆罪]를 지으며 오래지 않아서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질 이들을 '원컨대 내가 지혜의 광명으로 중생의 캄캄한 무명을 깨뜨리고, 빨리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게 하여지다' 한다. 

  발심한 뒤에는 보현의 법을 보여 주고 십력을 일러 주며, 여래 법왕의 경계를 보이고 부처님의 온갖 지혜의 성을 보이며, 부처님의 수행과 부처님의 자재와 부처님의 성취와 부처님의 다라니와, 모든 부처의 한결같은 몸과 모든 부처의 평등한 곳을 보여서 그들을 편안히 머물게 한다. 

  선남자여, 모든 중생이 병에 붙들리기도 하고 늙음에 시달리기도 하며 빈궁에 쪼들리기도 하고 화난(禍難)을 만나기도 하며 국법을 범하고 형벌을 받게 될 때, 믿을 데 없어 매우 두려워하는 이들을 내가 구제하여 편안케 한다. 또 생각하기를 '내가 법으로써 중생들을 포섭하여 모든 번뇌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과 근심·걱정·고통에서 해탈케 하며,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고 법보시를 항상 행하고 착한 업을 부지런히 지으며, 여래의 청정한 법의 몸을 얻어 필경까지 변천하지 않는 자리에 머물러지다' 한다. 

  선남자여, 모든 중생이 소견인 숲에 들어가 삿된 길에 머물며, 여러 경계에 잘못된 분별을 내며, 착하지 않은 몸의 업·말의 업·뜻의 업을 행하고 갖가지 잘못된 고행을 부질없이 지으며, 바른 깨달음이 아닌데 바른 깨달음이라 생각하고, 바른 깨달음을 바른 깨달음이 아니라 생각하며, 나쁜 동무에게 붙들려 나쁜 소견을 내고, 나쁜 길에 떨어지게 되는 것을 여러 가지 방편으로 구호하여 바른 소견에 들어서 인간이나 천상에 나게 한다. 

  또 생각하기를 '내가 이 나쁜 길에 떨어질 중생을 구원하는 것처럼, 모든 중생을 널리 구원하여 온갖 괴로움에서 해탈하고 바라밀인 세상에서 벗어나는 성인의 도에 머물러서, 온갖 지혜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며, 보현의 서원을 갖추어 온갖 지혜에 가까워지며, 보살의 행을 버리지 않고 부지런히 모든 중생을 교화하게 하여지다' 한다라. 

  

(39-53-32-2-2)모든 어둠을 깨뜨리는 광명해탈을 펴다

(39-53-32-2-2-1) 법문의 이름 

이 때 바산바연저주야신이 이 해탈의 뜻을 다시 펴려고,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받들고 시방을 관찰하며 선재동자에게 게송을 말했다. 

 

내가 얻은 이 해탈문은 

깨끗한 법의 광명을 내어 

캄캄한 어둠을 깨뜨리고 

때를 기다려 연설하네. 


(39-53-32-2-2-2) 과거의 인행

그 옛날 오랜 세월동안 

넓고 큰 인자함을 행하여 

여러 세간 두루 덮었으니 

불자들은 닦아 배우라. 

 

고요하고 가엾이 여기는 바다가 

삼세 부처를 내어 

중생의 고통 멸하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세간의 낙도 내고 

출세간의 낙도 내어 

내 마음 즐겁게 하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함이 있는 근심 버리고 

성문의 과도 멀리 하며 

부처의 힘 깨끗이 닦으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39-53-32-2-2-3) 과보를 일러주다

나의 눈 매우 청정해서 

시방세계를 모두 보고 

그 세계의 부처님들 

보리수 아래 앉으심도 보니 

 

잘 생긴 몸매로 몸을 장엄하고 

한량없는 대중이 둘러 있는데 

털구멍에서 

가지각색 광명을 내네. 

 

또 모든 중생은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고 

오취(五趣)에 헤매면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다. 

 

나의 귀 매우 청정해 

듣지 못하는 것이 없어 

모든 말 바다를 

듣고 기억하고 

 

부처님들 법륜을 굴리는 

그 음성 비길 데 없어 

여러 가지 말과 글자를 

모두 기억한다. 

 

나의 코 매우 청정해 

모든 법에 막힘이 없고 

온갖 것에 자유자재하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나의 혀 매우 넓고 크고 

청정하고 말을 잘하여 

알맞게 묘한 법 말하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나의 몸 매우 청정해 

삼세가 모두 진여와 평등 

중생의 마음을 따라 

온갖 것을 모두 나타낸다. 

 

나의 마음 걸림 없이 청정해서 

허공에 삼라만상 있는 듯하니 

모든 여래를 생각하여도 

그러나 분별하지 않는다. 


한량없는 세계의 

모든 마음을 

근성과 욕락 모두 알지만 

그러나 분별하지 않는다. 

 

(39-53-32-2-2-4) 업의 작용 

나의 큰 신통의 힘으로 

한량없는 세계 진동하며 

가지 못하는데 없어서 

억센 중생들 모두 다 조복시킨다. 

 

나의 복 엄청나게 커서 

허공이 다하지 않는 듯 

모든 여래를 공양하고 

일체 중생을 이익케 한다.  

 

나의 지혜 넓고 청정해서 

모든 법의 바다 분명히 알고 

중생의 의혹 없애니 

그대들 이 문에 들어가라. 

 

나는 삼세 부처들과 

모든 법을 모두 알고 

그 방편까지 알아 

이 문이 넓고 비길 데 없네. 

 

낱낱 티끌 속마다 

삼세 모든 세계를 보며 

그 세계의 부처님 보니 

이것은 넓은 문의 힘이네. 

 

시방세계의 티끌 속마다 

노사나(盧舍那)부처님 

보리수 밑에서 성도하고 

법 연설함을 보네. 

 

(39-53-32-2-3) 보리심 내던 옛 일을 말하는 바산바연저주야신  

이 때 선재동자가 주야신에게 여쭈었다. 

“당신께서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낸 지는 얼마나 오래되었고, 이 해탈은 언제 얻었으며, 이렇게 중생을 이익케 합니까?” 

  주야신이 대답하였다. 

“나는 부처님을 뵙고 삼매를 얻었으니 이름이 '부처를 보고 중생을 조복시키는 삼세 지혜의 광명을 내는 바퀴'였다. 이 삼매를 얻고는 수미산 티끌 수의 겁을 기억하며, 그 동안에 부처님들이 나심을 보았고, 그 부처님이 묘한 법을 말씀함을 들었으며, 법을 들은 까닭으로 곧 모든 중생의 어둠을 깨뜨리는 법 광명의 해탈을 얻었다. 

  이 해탈을 얻고 나의 몸이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두루 미침을 보았으며, 저 세계에 있는 부처님들도 보고, 또 나의 몸이 그 부처님 계신 데 있음을 보았으며, 또 그 세계의 모든 중생을 보고 그 말을 알고 그 근성을 알고, 지난 옛적에 선지식이 거두어 주었음을 알았으며, 그들이 좋아하는 대로 몸을 나타내어서 그들을 기쁘게 하였다. 

  나는 그 때 거기서 얻은 해탈이 계속 깊어졌으며, 내 몸이 백 부처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두루 간 것을 보았고, 또 동시에 내 몸이 천 부처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두루 미침을 보았고, 또 동시에 내 몸이 백천 부처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미침을 보았으며, 이와 같이 잠깐 동안에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이르렀고, 그런 세계의 모든 여래를 보았으며, 또 내 몸이 저 부처님들의 처소에서 법을 듣고 받아 지니고 기억하고 관찰하여 결정함을 보았다. 

  또 그 부처님들의 예전에 나셨던 일[本事]과 큰 서원을 알았으며, 저 여래께서 부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였고 나도 장엄하였으며, 또 그 세계의 모든 중생을 보고 그들에게 알맞은 몸을 나타내어 교화하고 조복하였다. 이 해탈문이 잠깐 동안 지나서 법계에 가득하였다.” 


(39-53-32-3)  수승한 보살의 행과 공덕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이 모든 중생의 어둠을 깨뜨리는 법 광명의 해탈을 알고 저 보살마하살들이 보현의 그지없는 행과 원을 성취하고, 모든 법계 바다에 두루 들어가고, 보살들의 금강 지혜 당기인 자재한 삼매를 얻고, 큰 서원을 내고, 부처의 종자에 머물러 있으며, 잠깐 동안에 모든 큰 공덕 바다를 이루고, 모든 광대한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고, 자유자재한 지혜로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케 하고, 지혜의 해로 모든 세간의 어둠을 멸하고, 용맹한 지혜로 모든 중생의 잠을 깨우고, 지혜의 달로 모든 중생의 의혹을 결단하고, 청정한 음성으로 모든 생사의 집착을 끊으며, 모든 법계의 낱낱의 티끌마다 자유자재한 신통을 나타내고, 지혜의 눈이 깨끗하여 삼세를 평등하게 보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그 묘한 행을 알며, 그 공덕을 말하며, 그 경계에 들어가서 그 자재함을 보이겠는가. 

  

(39-53-32-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이 염부제 마갈제국 보리도량에 보덕정광(普德淨光)주야신이 있다. 

나는 본래 그에게서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었고, 그가 항상 묘한 법으로 나를 깨우쳐 주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39-53-32-5) 선재동자의 찬탄

  그 때 선재동자는 바산바연저주야신을 향하여 게송을 말했다. 

 

당신의 청정한 몸을 보니 

좋은 모습 세간에 우뚝하여 

문수사리보살과 같고 

보배의 산과도 같네. 

 

당신의 법의 몸 깨끗하여 

삼세에 모두 평등하고 

세계들도 그 속에 들어가 

성립되고 파괴됨이 걸림이 없으며 

 

모든 태어나는 길을 보니 

당신의 형상 모두 보이고 

하나하나의 털구멍 속에 

별과 달이 각각 나뉘었으며 

 

그대의 마음 넓고 큰 것이 

허공처럼 시방세계에 두루하니 

부처님들 그 가운데 다 들어가도 

청정하여 분별이 없네. 

 

털구멍마다 

무수한 광명을 놓아 

시방의 부처님 계신 곳에 

장엄거리를 널리 내리고 

 

털구멍마다 

무수한 몸을 나타내 

시방의 모든 국토에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하네. 

 

털구멍마다 

무수한 세계를 보이며 

중생의 욕망 따라서 

갖가지로 청정케 하네. 

 

어떤 중생이 

이름을 듣거나 몸만 보아도 

모두 공덕을 얻어 

보리를 성취하니 

 

오랜 세월 나쁜 길에 있다가 

비로소 당신 보오며 

환희하며 받자오니 

번뇌를 멸하는 까닭이다. 

 

일천 세계의 티끌 수 겁에 

한 터럭 공덕을 찬탄하여도 

세월은 끝날 수 있어도 

공덕은 다할 수 없다. 


선재동자는 이 게송을 말하고는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존경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39-53-33) 보덕정광주야신[普德淨光主夜神]

  제 2 이구지離垢地 선지식 


(39-53-33-1) 보덕정광주야신을 뵙고 법을 묻다

(39-53-33-1-1) 가르치을 생각하며 선지식을 찾아가다 

  그때 선재동자는 바산바연저(婆珊婆演底)주야신을 만나 처음으로 보리심을 내던 일과 보살의 장(藏)을 내던 일과 보살의 원을 세우던 일과 보살의 바라밀을 깨끗하게 하던 일과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던 일과 보살의 행을 닦던 일을 생각하였다. 보살의 벗어나는 길을 행하던 일과 온갖 지혜의 광명 바다와 중생을 구제하는 마음과 널리 두루하는 크게 가엾게 여기는 마음과 모든 부처 세계에서 오는 세월이 끝날 때까지 보현의 행과 원을 항상 내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 점점 나아가 보덕정광(普德淨光)주야신에게 이르러 그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합장하며 말했다. 

  

(39-53-33-1-2) 선재동자가 보살의 지위에 대하여 묻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지위를 수행하며 어떻게 보살의 지위를 내며 어떻게 보살의 지위를 성취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39-53-33-2) 보덕정광주야신의 설법

 (39-53-33-2-1) 보살을 원만하게 하는 열 가지 법

주야신이 대답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능히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었고 이제 또 보살의 지위를 수행하여 성취함을 묻는구나. 

  선남자여, 보살은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능히 보살의 행을 원만히 한다. 첫째는 청정한 삼매를 얻어 모든 부처님을 항상 봄이며, 둘째는 청정한 눈을 얻어 모든 부처님의 잘 생긴 모습으로 장엄함을 관찰함이며, 셋째는 모든 여래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덕의 큰 바다를 아는 것이며, 넷째는 법계와 평등한 한량없는 부처님 법의 광명바다를 아는 것이며, 다섯째는 모든 여래의 털구멍마다 중생의 수와 같은 큰 광명바다를 놓아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되게 함이며, 여섯째는 모든 여래의 털구멍마다 모든 보배빛 광명불꽃을 내는 것을 보는 것이며, 일곱째는 생각마다 모든 부처님의 변화하는 바다를 나타내어 법계에 가득하고 모든 부처의 경계에 끝까지 이르러 중생을 조복하는 것이며, 여덟째는 부처님의 음성을 얻고 모든 중생의 말과 같아서 삼세 온갖 부처님의 법륜을 굴리는 것이며, 아홉째는 모든 부처님의 그지없는 이름 바다를 아는 것이며, 열째는 모든 부처님께서 중생을 조복하는 부사의하고 자재한 힘을 아는 것이다. 

  선남자여, 보살이 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보살의 모든 행을 원만케 한다.“


(39-53-33-2-2) 정광주야신이 얻은 해탈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적정선정락보유보[寂靜禪定樂普遊步]해탈을 얻었다.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두루 보고 그 부처님들의 청정한 국토와 도량에 모인 대중을 보며 신통과 이름과 법을 말함과 수명과 말씀과 모습이 각각 같지 아니함을 모두 보면서도 집착함이 없다. 

  왜냐하면 모든 여래는 가는 것이 아니니 세상 길이 아주 없어진 까닭이다. 오는 것이 아니니 자체의 성품이 남이 없는 까닭이다. 나는 것이 아니니 법의 몸이 평등한 까닭이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나는 모양이 없는 까닭이다. 진실한 것이 아니니 환[幻] 같은 법에 머무는 까닭이며, 허망한 것이 아니니 중생을 이익케 하는 까닭이며, 변하는 것이 아니니 생사를 초월한 까닭이며, 무너지는 것이 아니니 성품이 변하지 않는 까닭이며, 한 모양이니 말을 여읜 까닭이며, 모양이 없으니 성품과 모양이 본래 공한 까닭이다. 

  선남자여, 내가 이렇게 모든 여래를 알 때에, 보살의 고요한 선정의 낙(樂)으로 두루 다니는 해탈문을 분명하게 알고 성취하고 자라게 한다. 또한 생각하고 관찰하여 견고하게 장엄하며, 모든 허망한 생각과 분별을 일으키지 않고 크게 가엾이 여김으로 모든 중생을 구호하며, 한결같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초선(初禪)을 닦았다. 뜻으로 짓는 모든 업을 쉬고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며 지혜의 힘이 용맹하고 기쁜 마음이 매우 즐거워 제2선을 닦았으며, 모든 중생의 성품을 생각하며 생사를 여의어 제3선을 닦았으며, 모든 중생의 온갖 고통과 번뇌를 모두 멸하여 제4선을 닦았다. 

  그래서 모든 지혜와 서원을 증장하고 원만히 하며, 모든 삼매바다를 내고, 보살들의 해탈바다의 문에 들어가며, 모든 신통에 유희하고 모든 변화를 성취하여 청정한 지혜로 법계에 두루 들어갔느니라.”

  

 (39-53-33-2-3)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성취시키다

 “선남자여, 나는 이 해탈을 닦는 중생을 여러 가지 방편으로 성취시켰다. 집에 있으면서 방일하는 중생에게는 부정한 생각· 싫은 생각· 고달프다는 생각· 핍박하는 생각· 속박되는 생각· 나찰이라는 생각· 무상하다는 생각· 괴롭다는 생각· 나[我]가 없다는 생각· 공한 생각· 남이 없는 생각· 자유롭지 못한 생각· 늙고 병들어 죽는 생각을 내게 하며, 스스로 다섯 가지 욕락에 집착을 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권하여 집착하지 않게 하며, 다만 법의 즐거움에 머물러서 집을 떠나 집 아닌데 들게 하였다. 

  어떤 사람이 고요한 데 머물렀으면 나쁜 소리를 쉬게 하고, 고요한 밤에 깊은 법을 말하여 순조롭게 행할 인연을 주고 출가하는 문을 열어 바른 길을 보이며 광명이 되어 어두운 장애를 제하고 공포를 없애며, 출가하는 일과 불보· 법보· 승보와 선지식을 찬탄하여 공덕을 갖추게 하며, 또 선지식을 친근하는 행을 찬탄하였다.“ 

  

(39-53-33-2-4) 해탈을 닦을 때 이런 일을 하였다

 “선남자여, 내가 해탈을 닦을 때에는 중생들로 하여금 법답지 못한 탐욕을 내지 않게 하고 삿된 분별을 일으키지 않게 하며 여러 가지 죄를 짓지 않게 하였다. 이미 지은 것은 쉬게 하였으며, 만일 착한 법을 내지 못하였거나 바라밀의 행을 닦지 못하였거나 온갖 지혜를 구하지 못하였거나 큰 자비심을 일으키지 못하였거나 인간과 천상에 태어날 업을 짓지 못한 것들은 모두 내게 하였다. 이미 낸 것은 더욱 증장케 하여, 이렇게 도에 순종하는 인연을 주거나 온갖 지혜의 지혜를 이루게 하였다.


 (39-53-33-3) 수승한 보살의 도를 찬탄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의 적정선정락보유보해탈문을 얻었을 뿐, 보살들이 보현에게 있는 행과 원을 구족하고 그지없는 법계를 통달하며, 항상 모든 선근을 증장하고 모든 여래의 십력을 비추어 보며, 모든 여래의 경계에 머물러서 생사 중에 있으면서도 장애가 없고 온갖 지혜와 원을 빨리 만족하며, 모든 세계에 널리 나아가 모든 부처님을 두루 뵈오며, 모든 부처의 법을 다 듣고 모든 중생의 어리석음을 능히 깨뜨리며, 나고 죽는 밤중에 온갖 지혜의 광명을 내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39-53-33-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멀지 않은 보리도량의 오른쪽에 희목관찰중생[喜目觀察衆生]주야신이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의 행을 어떻게 배우며, 보살의 도를 어떻게 닦느냐고 물어라.” 

  

(39-53-33-5) 보덕정광주야신이 해탈의 뜻을 게송으로 펴다

(39-53-33-5-1) 법문을 설하다 

  그때 보덕정광주야신이 해탈의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했다. 


믿고 이해하는 마음이 있어 

삼세 부처님을 모두 본다면 

그 사람 눈이 깨끗해져서

부처님 바다에 들어가네. 

 

이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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