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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입법계품_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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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작성일 21-07-29 15:26 조회 12,56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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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3-52) 미륵보살

           -입삼세일체 경계불망념지장엄장해탈을 얻다


(39-53-52-1) 미륵보살을 뵙고 법을 묻다

(39-53-52-1-1) 보살의 행을 생각하며 해안국으로 향하다 

 이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가르침으로 마음이 편안하고 바른 생각으로 보살의 행을 생각하면서 해안국(海岸國)으로 향했다. 

 지난 세상에 예경(禮敬)을 닦지 않은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부지런히 행했다. 지난 세상에 몸과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스스로 조촐하게 했다. 지난 세상에 나쁜 업을 지은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스스로 끊었다. 지난 세상에 허망한 생각 일으킨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항상 바르게 생각했다. 

  지난 세상에 닦은 행이 자기의 몸만 위한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마음을 넓게 가지고 중생들에까지 미치게 했다. 지난 세상에 욕심의 대상[欲境]을 따라다니면서 소모하던 것이 좋은 맛이 없음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불법을 닦아 모든 근기를 길러 마음이 편안했다. 

  

 지난 세상에 삿된 생각으로 뒤바뀌게 응하던 일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바른 소견으로 보살의 원을 일으켰다. 지난 세상에 밤낮으로 애쓰며 나쁜 일을 짓던 것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큰 정진을 하여 불법을 성취하려 했다. 지난 세상에 오취(五趣)에 태어난 것이 저나 남의 몸에 이익이 없음을 생각하고 즉시 뜻을 내어 이 몸으로 중생을 이익케 하고 불법을 성취하며 모든 선지식을 섬기려고 원했다. 이렇게 생각하고 매우 환희한 마음을 내었다. 

  또 이 몸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여러 가지 괴로움의 원인임을 보고 오는 세월이 다하도록 보살의 도를 닦고 중생을 교화하며, 여러 여래를 뵈옵고 불법을 성취하며, 모든 부처님 세계로 다니면서 여러 법사(法師)를 섬기고, 모든 부처님의 교법에 머물러 있으면서 여러 불법의 동무를 구하고, 모든 선지식을 보고 모든 부처님의 법을 모아서, 모든 보살의 원과 지혜의 몸을 위하여 인연을 지으려 했다. 

  이렇게 생각할 때 부사의한 한량없는 선근이 자라서 모든 보살을 믿고 존중하며 희유한 생각을 내고 스승이란 생각을 내었다. 모든 감관이 청정하여지고 선법이 늘었다. 모든 보살의 공경하고 공양하던 일을 일으키고, 모든 보살의 허리 굽히며 합장함을 짓고, 모든 보살의 세간을 두루 보는 눈[普見世間眼]을 내고, 모든 보살의 중생을 염려하던 생각을 일으키고, 모든 보살의 한량없는 서원으로 나투는 몸을 나타내고, 모든 보살의 청정하게 찬탄하던 음성을 내었다. 

  과거와 현재의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이 여러 곳에서 성도하심과 신통과 변화를 나타내시며 한 티끌만한 곳에도 두루하지 않은 데가 없음을 상상하여 보았다. 또 청정한 지혜와 광명한 눈을 얻어 모든 보살의 행하던 경계를 보고 마음은 시방의 세계 그물에 들어가고, 소원은 허공과 법계에 가득하여, 삼세가 평등하여 쉬지 않았다. 이러한 모든 것이 다 선지식의 가르침을 믿은 까닭이었다.


(39-53-52-1-2) 미륵보살의 덕을 찬탄하다

(39-53-52-1-2-1) 큰 누갇 앞에 절하고 자세히 관찰하다

 선재동자는 이렇게 존중함과 이렇게 공양함과 이렇게 칭찬함과 이렇게 관찰함과 이러한 서원의 힘과 이러한 생각과 이렇게 한량없는 지혜의 경계로써 비로자나장엄장의 누각 앞에서 엎드려[五體投地] 절하고, 잠깐 동안 마음을 거두고 생각하고 관찰하였으며, 깊이 믿고 애해함과 큰 서원의 힘으로 온갖 곳에 두루한 지혜의 몸이 평등한 문에 들어갔다. 그 몸을 두루 나타내어 모든 여래의 앞· 모든 보살의 앞· 모든 선지식의 앞· 모든 여래의 탑 앞· 모든 여래의 형상 앞·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계시는 처소 앞· 모든 법보 앞· 모든 성문과 벽지불과 그들의 탑 앞· 모든 거룩한 대중인 복밭 앞· 모든 부모와 존장 앞· 모든 시방의 중생 앞에 있으면서 위에 말한 것처럼 존중하고 예경하며 찬탄하기를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쉬지 않았다. 

  허공과 같으니 가와 분량[邊量]이 없는 연고이며, 법계와 같으니 막힘과 걸림이 없는 연고이며, 실제와 같으니 온갖 것에 두루한 연고이며, 여래와 같으니 분별이 없는 연고이며, 그림자와 같으니 지혜를 따라 나타나는 연고이며, 꿈과 같으니 생각으로 좇아 일어나는 연고이며, 영상과 같으니 모든 것에 보이는 연고이며, 메아리와 같으니 인연으로 생기는 연고이며, 나는 일이 없으니 번갈아 일어나고 없어지는 연고이며, 성품이 없으니 인연을 따라 변하는 연고였다. 

  또 모든 과보는 업에서 일어나고, 모든 결과는 인에서 일어나고, 모든 업은 습기(習氣)에서 일어나고, 모든 부처님 나심은 믿음에서 일어나고, 모든 공양거리를 변화하여 나타냄은 결정한 알음알이에서 일어나고, 모든 나툰 몸 부처님[化佛]은 공경하는 마음에서 일어나고, 모든 부처님 법은 선근에서 일어나고, 모든 나툰 몸은 방편에서 일어나고, 모든 불사는 큰 원에서 일어나고, 모든 보살의 닦는 행은 회향에서 일어나고, 모든 법계의 광대한 장엄은 온갖 지혜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줄을 결정코 알았다. 

  아주 없다는 소견을 여의니 회향을 아는 연고이며, 항상하다는 소견을 여의니 나는 일이 없음을 아는 연고이며, 원인이 없다는 소견을 여의니 바른 인을 아는 연고이며, 뒤바뀐 소견을 여의니 실제와 같은 이치를 아는 연고이며, 자재천이란 소견을 여의니 남을 말미암지 않음을 아는 연고이며, 나라 남이라 하는 소견을 여의니 인연으로 생기는 줄을 아는 연고이며, 가이 있다고 고집하는 소견[邊執見]을 여의니 법계가 가이없음을 아는 연고이며, 가고 온다는 소견을 여의니 영상과 같음을 아는 연고이며, 있다 없다는 소견을 여의니 나지도 멸하지도 않음을 아는 연고이며, 모든 법이란 소견을 여의니 공하여 남이 없음[無生]을 아는 연고이며, 자재하지 못함을 아는 연고이며, 소원의 힘으로 나는 줄을 아는 연고이며, 모든 모양이란 소견을 여의니 모양이 없는 경계[無相際]에 들어가는 연고였다. 

  모든 법이 종자에서 싹이 나는 것 같음을 아는 연고이며, 인(印)에서 글자가 나는 것 같은 연고이며, 바탕이 영상과 같음을 아는 연고이며, 소리가 메아리와 같음을 아는 연고이며, 대경[境]이 꿈과 같음을 아는 연고이며, 업이 환술 같음을 아는 연고이며, 세상이 마음으로 나타남을 아는 연고이며, 결과가 원인에서 일어남을 아는 연고이며, 과보가 업이 모임인 줄을 아는 연고이며, 모든 공덕의 법이 다 보살의 교묘한 방편으로 흘러 나온 것임을 아는 연고였다. 

  선재동자가 이러한 지혜에 들어가서 단정한 마음과 깨끗한 생각으로 누각 앞에서 엎드려서 은근하게 절하니 부사의한 선근이 몸과 마음에 흘러들어서 상쾌하고 기뻤다. 


(39-53-52-1-2-2) 이 누각은 이와 같은 사람이 머무는 곳 

 땅에서 일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러러보면서 잠깐도 한눈 팔지 않고 합장하고 한량없이 돌았고 이렇게 생각하며 말했다. 

  “이 큰 누각은 공하고 모양 없고 원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법에 분별이 없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법계가 차별이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중생을 얻을 수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법이 남이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세간에 집착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원인에 집착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마을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대경을 의지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생각을 여읜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모든 법이 제 성품이 없음을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차별한 업을 끊은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생각과 마음과 의식을 여읜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도에 들지도 않고 나지도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모든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에 들어간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방편으로 넓은 문[普門] 법계에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번뇌의 불을 멸한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더 올라가는 지혜[增上慧]로 모든 소견·사랑·교만을 끊은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선정·해탈·삼매이며, 신통과 밝음[明]을 내어 유희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보살의 삼매의 경계를 관찰한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여래의 처소에 편안히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한 겁을 모든 겁에 넣고 모든 겁을 한 겁에 넣어도 그 형상을 망그러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한 세계를 모든 세계에 넣고 모든 세계를 한 세계에 넣어도 그 형상을 망그러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한 법을 모든 법에 넣고 모든 법을 한 법에 넣어도 그 형상을 망그러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한 중생을 모든 중생에 넣고 모든 중생을 한 중생에 넣어도 그 형상을 망그러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한 부처님을 모든 부처님에 넣고 모든 부처님을 한 부처님에 넣어도 그 형상을 망그러뜨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잠깐 동안에 모든 삼세를 아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잠깐 동안에 모든 국토에 이르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중생의 앞에 그 몸을 나타내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마음으로 모든 세간을 항상 이익케 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온갖 곳에 두루 이르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세간에서 이미 벗어났으나, 중생을 교화하려고 그 가운데 항상 몸을 나타내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세계에 애착하지 않으나, 부처님들께 공양하려고 모든 세계에 다니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본 고장[本處]에서 움직이지 않고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 나아가 장엄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면서도 부처님이란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선지식을 의지하면서도 선지식이란 생각을 내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마의 궁전에 있으면서도 욕심 경계에 탐착하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마음과 생각을 아주 여읜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모든 중생 속에 몸을 나타내지만 자기와 다른 이에게 둘이란 생각을 내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세계에 두루 들어가지만 법계에 대하여 차별한 생각이 없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오는 세상의 모든 겁에 머물기를 원하면서도 여러 겁에 길다 짧다는 생각이 없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한 털 끝만한 곳을 여의지 않으면서 모든 세계에 몸을 나타내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만나기 어려운 법을 능히 연설하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알기 어려운 법과 매우 깊은 법과 둘이 없는 법과 모양이 없는 법과 상대하여 다스릴 수 없는 법과 얻을 바 없는 법과 희롱거리 의논이 없는 법에 능히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대자대비에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이승(二乘)의 지혜를 지났고, 모든 마의 경계를 초월하였고, 세상법에 물들지 아니하고, 보살들의 이르는 언덕에 이르렀고, 여래의 머무시는 곳에 머무른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모든 형상을 여의었으면서도 성문의 바른 지위에 들어가지 않고, 모든 법이 나지 않는 줄을 알면서도 나지 않는 법의 성품에 어울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부정함을 관찰하면서도 탐욕 여의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탐욕과 함께 있지도 않으며, 인자함을 닦으면서도 성냄을 여의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성내는 일과 함께하지도 않으며, 인연으로 생기는[緣起] 것을 관찰하면서도 어리석음을 여의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어리석음과 함께하지도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사선정에 머무르면서도 선정을 따라 태어나지도 않고,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을 행하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형상 세계에 태어나지 않고, 사무색정(四無色定)을 닦으면서도 크게 가엾이 여김으로써 무형 세계에 머무르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선정[止]과 지혜[觀]를 닦으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밝음[明]과 해탈을 증득하지 않고, 버리는 일을 행하면서도 중생 교화하는 일을 버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공함을 관하면서도 공한 소견을 내지 않고, 모양 없음을 행하면서도 모양에 집착하는 중생을 항상 교화하고, 소원 없음을 행하면서도 보리행의 원을 버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모든 업과 번뇌에서 자유자재하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업과 번뇌를 따르며, 생사가 없으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생사를 받으며, 모든 길을 여의었으면서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여러 길에 일부러 들어가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는 인자함을 행하면서도 여러 중생에게 미련이 없으며, 가엾이 여김을 행하면서도 여러 중생에게 집착이 없으며, 기뻐함을 행하면서도 괴로운 중생을 보고 항상 불쌍히 여기며, 버림을 행하면서도 다른 이를 이익케 하는 일을 버리지 않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이 누각은 아홉 가지 차례로 닦는 선정을 행하면서도 욕심 세계에 태어남을 싫어하지 않고, 모든 법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을 알면서도 실제(實際)를 증득하지 않으며, 삼해탈문(三解脫門)에 들었어도 성문의 해탈을 취하지 않으며, 사성제(四聖諦)를 관찰하면서도 소승의 과위에 머무르지 않고, 깊은 인연으로 생김을 관찰하면서도 필경까지 고요한 데 머물지 않고, 팔성도(八聖道)를 닦으면서도 세간에서 아주 뛰어나기를 구하지 않고, 범부의 지위를 초월하고도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떨어지지 않고, 오취온(五取蘊)을 관찰하면서도 여러 가지 쌓임을 아주 멸하지 않고, 사마(四魔)를 초월하고도 마를 분별하지 않고, 육처(六處)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육처를 아주 멸하지 않고, 진여에 편안히 머무르면서도 실제에 떨어지지 않고, 모든 승을 말하면서도 대승을 버리지 않으니 이러한 모든 공덕에 머무르는 이가 머무는 곳이다.” 

 

(39-53-52-1-3) 선재동자의 찬탄 

(39-53-52-1-3-1) 다 함께 찬탄하다 

 이때 선재동자가 게송으로 말했다. 

 

이렇게 자비하고 청정한 지혜 

세간을 이익케 하는 미륵보살님 

정수리에 물을 부은 부처님 장자(長子) 

여러 경계 드신 이의 머무시는 곳 

 

온 세계에 소문나신 부처님 아들 

대승의 해탈문에 들어가셨고 

법계에 다니어도 집착이 없어 

견줄 데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 


(39-53-52-1-3-2) 자리행의 수승함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과 지혜 

방편과 원과 힘과 신통들까지 

대승의 여러 가지 바라밀 법을 

모두 다 갖춘 이의 머무시는 곳 

 

지혜가 광대하기 허공과 같고 

삼세 모든 법을 두루 다 알아 

걸림없고 의지 없고 집착 없으니 

있는 줄 아는 이의 머무시는 곳 

 

모든 법이 성품 없고 나지도 않고 

의지할 데 없음을 분명히 알며 

허공에 새가 날 듯 자유자재해 

큰 지혜 있는 이의 머무시는 곳 

 

세 가지 독[三毒] 참 성품 분명히 알고 

인연법이 허망함을 분별하여도 

싫다고 벗어남을 구하지 않는 

이렇게 고요한 이 머무시는 곳 

 

세 가지 해탈문과 여덟 가지 길[八道] 

쌓임[蘊]과 처(處)와 계(界)와 모든 연기(緣起)를 

살피고도 고요한 데 나가지 않는 

훌륭하게 교묘한 이 머무시는 곳 

 

시방의 국토들과 모든 중생을 

걸림없는 지혜로 모두 살피어 

공한 줄을 알아서 분별치 않는 

고요한 데 드신 이의 머무시는 곳 

 

온 법계에 다니면서 걸림없으나 

가는 성품 구하여도 얻을 수 없어 

공중에 바람불듯 종적 없나니 

의지한 데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 


 (39-53-52-1-3-3) 이타행의 수승함  

나쁜 길 모든 중생 고통 받으며 

돌아갈 데 없음을 두루 살피고 

인자한 광명 놓아 다 없애나니 

불쌍하게 여기는 이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바른 길을 잃어버린 것 

소경이 위험한 길 걷는 듯한데 

그를 끌어 해탈성에 들게 하나니 

이와 같은 길잡이의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악마의 그물에 들어 

나고 늙고 병과 죽음 시달리거늘 

그들을 해탈하여 위안하나니 

이렇게 용맹한 이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번뇌 병에 얽힘을 보고 

가엾게 생각하는 마음을 내어 

지혜의 약으로써 치료하나니 

이렇게 큰 의사의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나고 죽는 바다에 빠져 

헤매고 근심하며 괴로움을 보고 

그들을 법 배로써 건지시나니 

잘 건네는 어른의 머무시는 곳 

 

중생이 번뇌 바다 헤맴을 보고 

보리의 묘한 보배 마음을 내어 

그 가운데 들어가 건지시나니 

사람을 잘 낚는 이 머무시는 곳 

 

언제나 큰 서원과 자비하신 눈 

모든 중생 받는 괴로움 두루 살피고 

생사 바다에서 건져 내나니 

이러한 금시조왕 머무시는 곳 

 

해와 달이 허공에 떠 있으면서 

모든 세간 비추지 않는 데 없듯 

지혜의 광명함도 그와 같아서 

세상을 비추는 이 머무시는 곳 

 

보살이 한 중생을 교화하려고 

미래의 한량없는 겁을 지나듯 

이와 같이 모든 중생 다 그러하여 

세상을 건지는 이 머무시는 곳 

 

한 국토의 중생을 교화하는데 

오는 세월 끝나도록 쉬지 않는 듯 

하나하나 국토에도 다 그러하니 

이런 뜻 굳은 이의 머무시는 곳 

 

(39-53-52-1-3-4) 공덕의 수승함  

시방의 부처님들 말씀하는 법을 

한 자리에 모두 받아 모두 다하며 

미래겁이 끝나도록 항상 그러해 

지혜 바다 가진 이의 머무시는 곳 

 

모든 세계 바다에 두루 노닐며 

모든 도량 바다에 두루 들어가 

모든 여래 바다에 공양하나니 

이런 행을 닦는 이의 머무시는 곳 

 

모든 수행 바다를 닦아 행하고 

그지없는 서원 바다 일으키어서 

이와 같이 겁 바다를 지내시나니 

이런 공덕 있는 이의 머무시는 곳 


한 털 끝에 한량없는 세계가 있고 

부처님과 겁과 중생 말할 수 없어 

이런 것을 분명하게 두루 보나니 

걸림없는 눈 가진 이 머무시는 곳 

 

한 생각에 그지없는 겁을 거두어 

국토와 부처님과 모든 중생을 

걸림없는 지혜로 바로 아나니 

이런 공덕 갖춘 이의 머무시는 곳 

 

시방세계 부수어 티끌 만들고 

큰 바닷물 털 끝으로 찍어낸 수효 

보살의 세운 원이 이와 같나니 

걸림없는 이들의 머무시는 곳 

 

다라니와 삼매와 큰 서원들과 

선정과 모든 해탈 성취하여서 

낱낱이 그지없는 겁을 지내니 

이러한 참 불자의 머무시는 곳 

 

한량없고 그지없는 여러 불자들 

가지가지 법을 말해 중생 건지며 

세간의 모든 기술 말씀하나니 

이런 행을 닦는 이의 머무시는 곳 

 

(39-53-52-1-3-5) 방편의 수승함  

신통과 방편 지혜 성취하였고 

환술의 묘한 법문 닦아 행하며 

시방의 다섯 길에 나타나나니 

걸림없는 이들의 머무시는 곳 

 

보살이 처음으로 마음을 내고 

모든 행을 구족하게 닦아 행하며 

나툰 몸 한량없이 법계에 가득 

이런 신통 있는 이의 머무시는 곳 

 

한 생각에 보리도를 성취하였고 

그지없는 지혜의 업 두루 짓고도 

세상 인정 모든 생각 발광하나니 

헤아릴 수 없는 이의 머무시는 곳 

 

신통을 성취하여 걸림이 없고 

법계에 모두 돌아다니지마는 

마음에는 조금도 얻은 것 없어 

이런 지혜 가진 이의 머무시는 곳 

 

보살이 걸림없는 지혜를 닦고 

여러 국토 들어가도 집착이 없어 

둘이 없는 지혜로 널리 비추니 

나가 없는 이들의 주무시는 곳 

 

모든 법이 의지 없고 본래 성품도 

허공같이 고요함을 분명히 알아 

이러한 경계에서 항상 행하니 

이러한 때 여읜 이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모든 고통 받음을 보고 

인자하고 슬기로운 마음을 내어 

모든 세간 이익하기 항상 원하니 

가엾이 여기는 이 머무시는 곳 

 

(39-53-52-1-3-6) 이 누각에서 중생을 교화하다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중생 앞에 나타나 

마치 해와 달처럼 

생사의 어둠을 제해 버리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중생의 마음 널리 순종해 

한량없는 몸을 나투어 

시방세계에 가득하네. 

 

(39-53-52-1-3-7) 이 누각에서 불법을 배우다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세계의 여래 계신 데 

두루 다니는 오랜 세월 

한량이 없고 수가 없네.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부처님의 법 생각하는데 

한량없고 수없는 겁에 

그 마음 싫은 줄 몰라 

 

(39-53-52-1-3-8) 이 누각에서 삼매가 자재하다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잠깐잠깐마다 삼매에 들고 

낱낱 삼매문에서 

부처님 경계 열어 밝히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세계의 한량없는 겁 

중생과 부처님의 일들 

모두 다 알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한 생각에 모든 겁 거둬들이되 

다만 중생의 마음 따를 뿐 

분별하는 생각 조금도 없네.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삼매를 닦아 익히고 

하나하나 마음 속마다 

삼세(三世) 법 분명히 알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가부 앉아 동하지 않고 

모든 세계와 모든 길에 

몸을 두루 나타내네. 

 

(39-53-52-1-3-9) 이 누각에서 지혜가 넓고 깊다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부처님의 법 바다 모두 마시고 

지혜 바다에 깊이 들어가 

공덕 바다를 구족하였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세계 수효를 모두 알고 

세상의 수효와 중생의 수효 

부처님 이름과 수효도 그러해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삼세 가운데 있는 

국토가 이룩하고 망그러짐을 

한 생각에 모두 알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부처님의 행과 서원과 

보살들의 닦는 행과 

중생의 근성과 욕망 다 알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한 티끌 속에 있는 

한량없는 세계와 도량 

중생과 겁을 죄다 보고 

 

한 티끌 속과 같이 

모든 티끌 모두 그러해 

가지가지 다 구족하여 

간 데마다 걸림이 없고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법과 중생과 

세계와 시간이 일어나지도 않고 

있는 것도 아님을 모두 보네.


(39-53-52-1-3-10) 예경하고 가피를 청하다

 중생을 보는 것처럼 

법도 그렇고 여래도 그러해 

세계도 그렇고 소원도 그러해 

삼세가 다 평등하며 

 

불자가 여기 있으면서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여래께 공양하고 

법의 성품을 생각하며 

 

한량없는 천만 겁에 

닦은 바 원과 지혜와 행 

광대하기 한량이 없어 

끝끝내 칭찬할 수 없고 

 

저 여러 매우 용맹하신 이 

수행이 걸림없는 이 

이 가운데 계시오매 

내 이제 합장하고 경례합니다. 

 

부처님의 장자이시며 

거룩하신 미륵보살님 

내 이제 공경하여 경례하오니 

나를 돌보아 주소서. 

 

(39-53-52-1-4) 미륵보살이 누각으로 향하다

 이때 선재동자는 이렇게 보살들의 한량없이 칭찬하고 찬탄하는 법으로, 비로자나장엄장 누각 안에 계시는 보살들을 찬탄하고는 허리 굽혀 합장 공경하여 예배하고 일심으로 미륵보살을 뵙고 친근하고 공양하기를 원했다. 문득 미륵보살이 다른 곳으로부터 오는데 한량없는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왕과 제석천왕· 범천왕· 사천왕과 본래 태어난 곳[本生處]의 한량없는 권속과 바라문들과 수없는 백천 중생들이 앞뒤로 호위하고 와서 장엄장 누각으로 향했다. 

 선재동자가 보고 기뻐 어쩔줄몰라 땅에 엎드려 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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