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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1,607회 작성일 21-07-2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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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행위十行位선지식


(39-53-12) 선견(善見)비구

     제 1 환희행歡喜行선지식 


(39-53-12-1) 선견(善見)비구를 뵙고 법을 묻다

(39-53-12-1-1) 모든 것이 깊음을 생각하다 

  이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머물러 있는 행이 깊음을 생각하고, 증득한 법이 깊음을 생각하고, 들어간 곳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미세한 지혜가 깊음을 생각하고, 세간의 생각을 의지하여 있음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짓는 행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마음 흐름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그림자 같음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이름이 깊음을 생각하고, 중생의 말이 깊음을 생각하고, 장엄한 법계가 깊음을 생각하고, 갖가지 심은 업과 행이 깊음을 생각하고, 업으로 장식한 세간이 깊음을 생각하면서 남쪽으로 갔다. 


(39-53-12-1-2) 선견비구의 용모와 덕화 

  삼안국[三眼國]에 이르러 도성과 마을과 골목과 저자와 하천과 평원과 산골짜기 등을 두루 다니며 선견(善見)비구를 찾다가 숲 속에서 거닐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젊은 나이에 용모가 아름답고 단정하였다. 검푸른 머리카락이며, 정수리에는 육계가 있고 피부는 금빛이었다. 목에는 세 줄 무늬가 있고 이마는 넓고 반듯하며, 눈은 길고도 넓어 청련화 같고 입술은 붉고 깨끗하여 빔바나무 열매 같았다. 가슴에는 만자가 있고 일곱 군데가 평평하며, 팔은 가늘고 길며 손가락에는 그물막이 있었다.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금강같은 바퀴 금이 있고, 몸은 유난히 아름다워 정거천인 같고 위와 아래가 곧고 단정하여 나구타 나무 같으며, 거룩한 모습과 잘 생긴 모양이 원만하여 설산과 같으며, 눈은 깜박이지 않고 뒤 둥근 후광이 한 길이었다. 

  지혜는 넓어 큰 바다와 같아 여러 경계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잠기듯 일어나는 듯, 지혜도 같고 지혜 아님도 같으며, 움직임과 부질없는 말이 모두 멈추었고 부처님이 행하던 평등한 경계를 얻었으며, 매우 가엾이 여김으로 중생들을 교화하여 잠깐도 버리지 않으며, 일체 중생을 이익하게 함이며, 여래의 법눈을 열어보이기 위하며, 여래가 행하던 길을 밟기 위하여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자세히 살피며 지나가는 것이다. 

  

(39-53-12-1-3) 선견비구에게 법을 묻다

이때 선재동자는 비구에게 나아가 엎드려 발에 절하고 허리 굽혀 합장하면서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고, 보살의 행을 구합니다. 거룩하신 이께서 보살의 도를 잘 열어보이신다 하니,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저에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39-53-12-2) 선견비구가 법을 설하다

(39-53-12-2-1)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범행을 닦았다 

“선남자여, 나는 나이도 젊었고 출가한 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이승에서 삼십팔 항하의 모래수 부처님 처소에서 범행을 닦았다.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는 하루낮이나 하룻밤 동안 범행을 닦았으며,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는 칠 일 낮이나 칠 일 밤 동안 범행을 닦았으며, 어떤 부처님 처소에서는 반 달이나 한 달이나 일 년이나 백 년이나 만 년이나 억 년이나 나유타 년이나 수없이 많은 연이나 한 소겁(小劫)이나 반 대겁이나 한 대겁이나 백 대겁이나 한량없이 많은 대겁을 지냈다. 

  그 동안에 묘한 법을 듣고 그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며 모든 서원을 장엄하고 증득할 곳에 들어가 모든 행을 닦아서 육바라밀을 만족하였으며, 그 부처님들이 성도하고 법을 말하심이 각각 차별되어 어지럽지 않았다. 남기신 교(敎)를 호지하여 열반하는 데까지 이름을 보았으며, 저 부처님이 본래 세운 서원과 삼매의 원력으로 모든 부처의 국토를 깨끗이 장엄하며, 일체행삼매(一切行三昧)에 들어간 힘으로 모든 보살의 행을 깨끗이 닦으며, 보현의 법의 뛰어난 힘으로써 여러 부처의 바라밀다를 청정하게 함을 알았다.”

 

(39-53-12-2-2) 잠깐 동안에 한량없는 법을 성취하다

 “선남자여, 내가 거닐던 잠깐 동안에 모든 시방이 다 앞에 나타났으니 지혜가 청정한 까닭이며, 잠깐 동안에 모든 세계가 앞에 나타났으니 한량없이 많은 세계를 경과한 까닭이며, 잠깐 동안에 한량없이 많은 부처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였으니 큰 서원을 성취한 까닭이며, 잠깐 동안에 한량없이 많은 중생의 차별한 행이 앞에 나타났으니 십력의 지혜를 만족한 까닭이며, 잠깐 동안에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들의 청정한 몸이 앞에 나타났으니 보현의 행과 원을 성취한 까닭이다. 

  잠깐 동안에 한량없이 많은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여래께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니 부드러운 마음으로 여래께 공양하려는 서원을 성취한 까닭이다. 잠깐 동안에 한량없이 많은 여래의 법을 받으니 아승지의 차별한 법을 증득하여 법륜을 유지하는 다라니의 힘을 얻은 까닭이다. 잠깐 동안에 한량없이 많은 보살의 수행 바다가 앞에 나타나니 모든 행을 깨끗이 하여 인다라 그물과 같은 서원의 힘을 얻은 까닭이다. 잠깐 동안에 한량없이 많은 삼매 바다가 앞에 나타나니 한 삼매문으로 모든 삼매문에 들어가서 서원의 힘을 청정케 하는 까닭이다. 

 잠깐 동안에 한량없이 많은 여러 근성바다가 앞에 나타나니 모든 근성의 경계를 알고 한 근성에서 여러 근성을 보는 서원의 힘을 얻은 까닭이다. 잠깐 동안에 한량없이 많은 부처 세계의 티끌수 시간이 앞에 나타나니 모든 시간에 법륜을 굴리는데 중생계는 다하여도 법륜은 다함이 없는 원력을 얻은 까닭이다. 잠깐 동안에 한량없이 많은 모든 삼세바다가 앞에 나타나니 모든 세계에서 삼세의 나뉘는 지위를 분명히 아는 지혜 광명과 원력을 얻은 까닭이다.“

  

(39-53-12-3) 수승한 보살의 법을 찬탄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살이 따라주는 등불의 해탈문을 알 뿐이다. 보살이 금강등(金剛燈)과 같아서 여래의 가문에 진정하게 태어나서 죽지 않는 목숨을 성취하면 지혜의 등불을 항상 켜서 꺼지지 않으며, 몸이 견고하여 파괴할 수 없다. 환술 같은 육신을 나타냄이 마치 인연으로 생기는 법이 한량없는 갖가지 차별을 나타내듯 중생의 마음을 따라 제각기 형상과 모습을 나타내어 세상에 짝할 이 없다. 독한 칼이나 화재로도 해할 수 없음이 금강산과 같아서 파괴할 수 없으며, 모든 마와 외도의 항복을 받고 몸이 훌륭하기는 황금산과 같아서 인간 천상에 제일이다. 소문이 멀리 퍼져서 듣지 못한 이가 없고, 세간을 보되 눈앞에 대한듯하며, 깊은 법장을 연설함이 바다가 다하지 않는 것 같다. 큰 광명을 놓아 시방에 두루 비치니 보는 이가 있으면 모든 장애의 산을 헐고 모든 착하지 않은 근본을 뽑아버리고 광대한 선근을 심으며, 이런 사람은 보기도 어렵고 세상에 나기도 어려워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39-53-12-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명문名聞국이 있고, 그 나라의 어떤 물가에 자재주(自在主)동자가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39-53-12-5) 더 큰 정진을 위하여 나아가다 

 그때 선재동자는 보살의 용맹하고 청정한 행을 끝내려고 하였다. 보살의 큰 힘과 광명을 얻으려 하였으며, 보살의 다함이 없는 최고의 공덕행을 닦으려 하였으며, 보살의 견고한 큰 원을 만족하려 했다. 보살의 넓고 크고 깊은 마음을 이루려고 하였으며, 보살의 한량없이 훌륭한 행을 가지려고 했으며, 보살의 법을 싫어하는 생각이 없고 모든 보살의 공덕에 들어가려 했다. 모든 중생을 거두어 다스리려 했으며, 생사의 숲과 벌판에서 초월하려고 했다. 선지식을 항상 뵙고 섬기고 공양하는 데 게으른 생각이 없었다. 그의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39-53-13) 자재주(自在主) 동자

      제2 요익행饒益行선지식 


(39-53-13-1) 자재주동자를 뵙고 법을 묻다 

 이때 선재동자는 선견비구의 가르침을 받고 기억하고 외우며 생각하고 익혀서 분명하게 결정하였으며 그 법문에 깨달아 들어갔다. 하늘·용·야차·건달바들에게 둘러싸여 명문국으로 가서 자재주동자를 찾았다. 

 이때 하늘·용·건달바들이 공중에서 선재에게 말하기를 ‘선남자여, 그 동자는 지금 물가에 있다’하였다. 

그때 선재동자는 그곳에 나아가 동자를 보니 십천 동자에게 둘러싸여 모래로 장난하고 있었다. 선재는 동자의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한 곁에 서서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니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39-53-13-2) 자재주동자가 법을 설하다

(39-53-13-2-1) 신통과 지혜의 법문에 들어가다 

 “선남자여, 나는 옛날에 문수동자에게서 글씨(書法)과 산수법[數法]과 인법(印法) 등의 법을 배워서 온갖 공교한 신통과 지혜의 법문에 들었다. 

  

선남자여, 나는 이 법문으로 세간의 글씨와 산수법과 인법과 십팔계(界)와 십이처(處) 을 알았다. 풍병과 간질과 조갈과 헛것이 들리는 병 등을 치료하였다. 성과 마을과 동산과 누각과 궁전과 가옥들을 세우기도 하고, 갖가지 약을 만들기도 하고, 전장과 농사와 장사하는 직업을 경영하기도 하였다. 짓고 버리고 나아가고 물러가는 일에 모두 적당하게 하였으며, 중생들의 모습을 잘 분별하여 선을 짓고 악을 지어 착한 길에 태어나고 나쁜 길에 태어날 것을 알았다. 이 사람은 성문의 법을 얻고 이 사람은 연각의 법을 얻고 이 사람은 온갖 지혜에 들어가는 일들을 다 알았다. 중생들에게 이런 법을 배우도록 하며, 증장케 하고 결정케 하여 끝까지 청정케 하였다.“ 

  

(39-53-13-2-2) 계산하는 법을 알았다 

 “선남자여, 나는 또 보살의 계산하는 법을 알았다. 일백 락차(洛叉)가 한 구지(俱)요, 구지씩 구지가 한 아유다(阿庾多)요, 아유다씩 아유다가 한 나유타(那由他)요, 나유타씩 나유타가 한 빈바라(頻婆羅)요, 빈바라씩 빈바라가 한 긍갈라(矜?羅)요, 우발라(優鉢羅)씩 우발라가 한 파두마(波頭摩)요, 파두마씩 파두마가 한 아승지[亞僧祇]요, 아승기씩 아승기가 한 취(趣)요, 취씩 취가 한 비유[諭]요, 비유씩 비유가 한 무수(無數)이다. 

 선남자여, 나는 이 보살의 산수법으로 한량없는 유순의 모래더미를 계산하여 그 모래수를 다 알며, 동방에 있는 모든 세계의 갖가지 차별과 차례로 머물러 있음을 계산하여 알며, 남방과 서방과 북방과 네 간방과 상하방도 그렇게 안다. 시방에 있는 모든 세계의 이름과 모든 겁의 이름과 모든 부처님의 이름과 모든 법의 이름과 모든 중생의 이름과 모든 업의 이름과 모든 보살의 이름과 모든 진리의 이름을 분명히 다 안다. 


(39-53-13-3) 수승한 보살의 수를 아는 법을 찬탄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온갖 공교한 큰 신통과 지혜의 광명법문만 알 뿐이다. 보살이 모든 중생의 수를 알며, 법의 종류와 수도 알며, 법의 차별한 수를 알며, 삼세 수를 알며, 중생 이름의 수를 알며, 법 이름의 수를 알며, 여래의 수를 알며, 부처님의 이름의 수를 알며, 보살의 수를 알며, 보살 이름의 수를 아는 것을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을 말하며 그 수행을 보이며 그 경계를 드러내며 그 훌륭한 힘을 말하며 그 좋아함을 말하며 그 도를 돕는 것을 말하며 그 큰 원을 나타내며 그 묘한 행을 찬탄하며 그 바라밀다를 열어보이며 그 청정함을 연설하며 그 훌륭한 지혜의 광명을 드러내겠는가.” 

  

(39-53-13-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해주[海住]성이 있고, 그곳에 구족(具足)우바이가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물으라.” 

  

(39-53-13-5) 희유한 믿음과 많은 법을 얻다 

 이때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도록 기뻤고 드물게 믿고 좋아하는 마음을 얻었다. 널리 중생을 이익케 하려는 마음을 성취하였으며,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는 차례를 분명히 보고, 깊은 지혜와 청정한 법륜을 다 통달하였으며, 모든 길에 몸을 나타내고 삼세가 평등한 경계를 알며, 다하지 않은 공덕의 바다를 내고 큰 지혜의 자재한 광명을 놓았다. 세 가지 세계[三有]의 성에 감긴 쇠통을 열고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39-53-14) 구족(具足)우바이 

              제 3 무위역행無違逆行선지식

       

 (39-53-14-1) 구족(具足)우바이를 뵙고 법을 묻다 

 (39-53-14-1-1) 선지식의 가르침의 역할 

  이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가르침이 바다와 같아서 큰 비를 받아들여도 싫어함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봄 날씨와 같아서 모든 착한 법의 싹을 자라게 하며, 보름달과 같아서 비치는 곳마다 서늘하게 하며, 여름의 설산과 같아서 모든 짐승의 갈증을 없애주며, 연못에 비치는 해와 같아서 모든 착한 마음의 연꽃을 피게 한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대보주(大寶洲)와 같아 갖가지 법보(法寶)가 그 마음에 충만하며, 염부 나무와 같아서 모든 복과 지혜의 꽃과 열매를 모으며, 큰 용왕과 같아서 허공에서 자재하게 유희한다. 선지식의 가르침은 수미산과 같아서 한량없는 선한 법의 삼십삼천이 그 가운데 머무르며, 제석과 같아서 모든 대중이 둘러 호위하여 가릴 이가 없고 능히 외도의 아수라 군중을 항복 받는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나아갔다. 


(39-53-14-1-2) 구족우바이

해주성에 이르러 바다에 접한 여러 곳을 다니며 이 우바이를 찾았다. 어떤 사람에게 물으니 “선남자여, 그 우바이는 지금 그의 집에 있습니다.”고 하였다. 

  선재는 그 말을 듣고 그 집으로 가서 합장을 했다. 그 집은 매우 넓은데 여러 가지로 장엄하였고, 담은 보배로 쌓였고 사면에는 보배로 장엄한 문이 있었다. 

  선재가 들어가니 그 우바이는 보배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젊은 나이에 살결이 아름답고 단정하며, 소복 단장에 머리카락이 드리웠고 몸에는 영락이 없으나 모습은 위덕과 광명이 있어 불보살을 제외하고는 미칠 이가 없었다. 그 집안에는 십 억의 자리를 깔았는데 천상과 인간에 뛰어났으니 모두 보살의 업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집안에는 의복이나 음식이나 살림살이 도구는 없고, 앞에는 조그만 그릇 하나가 놓여 있다. 

  1만의 동녀가 모시고 있는데 위의와 몸매가 천상의 채녀들과 같고 묘한 장식으로 몸을 단장하였다. 음성이 아름다워 듣는 이가 기뻐하며 우바이를 모시고 좌우에 있으면서 우러러보고 생각하고 허리를 굽히며 머리를 숙여 시중을 들었다. 

 그 동녀들의 몸에서는 묘한 향기가 나서 모든 곳에 풍겼다. 중생들이 이 향기를 맡기만 하면 성내는 마음도 없고 원수를 맺지도 않으며, 간탐하는 마음, 아첨하는 마음, 구부러진 마음,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 못난이 마음, 교만한 마음이 없었다. 평등한 마음을 내고 자비한 마음을 일으키고 이익되게 하는 마음을 내며, 계율을 지니는 마음에 머물러 탐하는 마음이 없으며, 소리를 들은 이는 기뻐하고 모습을 보는 이는 탐욕이 없어졌다. 

  

(39-53-14-1-3) 법을 묻다

 그때 선재동자는 구족 우바이를 보고 그 발에 절하고 공경하여 두루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니 바라건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39-53-14-2) 구족우바이가 법을 설하다

(39-53-14-2-1) 다함이 없는 복덕장 해탈문을 얻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다함이 없는 복덕장 해탈문을 얻었다. 작은 그릇에서도 중생들의 갖가지 욕망에 따라 갖가지 맛좋은 음식을 내어 모두 배부르게 한다. 백 중생, 천 중생, 백 천 중생, 억 중생, 백 억 중생, 천 억 중생, 백천 억 나유타 중생, 수없이 많은 중생, 염부제 티끌수 중생, 소천 중생, 중천 중생, 대천 중생, 시방 세계의 모든 중생이라도 그들의 욕망에 따라 모두 배부르게 해도 그 음식은 줄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다. 

선남자여, 동방의 한 세계에 있는 성문이나 독각이 나의 음식을 먹으면 성문과나 벽지불과를 얻어 마지막 몸에 머문다. 한 세계가 그런 것처럼 백 세계, 천 세계, 백천 세계, 억 세계, 백 억 세계, 천 억 세계, 백천 억 나유타 세계, 염부제 티끌수 세계, 소천 국토 티끌수 세계, 중천 국토 티끌수 세계, 삼천대천 국토 티끌수 세계, 수없이 많은 티끌수 세계에 있는 성문이나 독각이 나의 음식을 먹으면 성문과나 벽지불과를 얻어마지막 몸에 머문다.

동방처럼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도 그와 같다. 

선남자여, 동방의 한 세계나 말 할 수 없이 수많은 부처세계의 티끌수 세계에 있는 일생보처 보살이 나의 음식을 먹으면 모두 보리수 아래나 도량에 앉아 마음을 항복 받고 위 없는 바른 보리를 이룬다. 동방과 같이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도 그와 같다.”


(39-53-14-2-2) 십천 동녀들도 모두 나와 같다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십천 동녀들을 보는가?” 

“봅니다.” 

“선남자여, 이 십천 동녀가 우두머리가 되는 것처럼 아승지 권속들이 모두 나와 더불어 행이 같고 원이 같고 선근이 같다. 벗어나는 길[道]이 같고 청정한 이해가 같고 청정한 생각이 같고 청정한 길[趣]이 같다. 한량없는 깨달음이 같고 모든 감각의 기관을  얻음이 같다. 광대한 마음이 같고 행하는 경계가 같고 이치가 같고 뜻이 같고 분명히 아는 법이 같다. 깨끗한 모습이 같고 한량없는 힘이 같고 끝까지 정진함이 같고 바른 법의 음성이 같고 종류를 따르는 음성이 같고 청정하고 제일가는 음성이 같다. 

  한량없이 청정한 공덕을 찬탄함이 같고 청정한 업이 같고 청정한 과보가 같다. 크게 인자함이 두루하여 모든 것을 구호함이 같고 매우 가엾이 여김이 두루하여 중생들을 성숙케 함이 같다. 청정한 몸의 업이 연을 따라 모인 것을 보는 이를 기쁘게함이 같고 청정한 입의 업으로 세상의 말을 따라서 법으로 교화함이 같다. 모든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나아감이 같고 모든 부처님 세계에 가서 공양함이 같고 모든 법문을 나타내어 보임이 같고 보살의 청정한 행에 머무름이 같다.”

  

(39-53-14-2-3)  십천 동녀들이 좋은 음식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공양하다

 “선남자여, 십천 동녀들은 그릇에 좋은 음식을 담아서 찰나 동안에 시방에 두루 가서 모든 후유[後有]을 받은 보살과 성문과 독각들에게 공양하며, 여러 아귀에까지 배를 채우게 한다. 

  선남자여, 십천 동녀들은 그릇을 가지고 천상에 가면 하늘을 만족하게 먹이고 인간에 가면 사람들을 만족하게 먹인다.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면 스스로 볼 것이다.” 

  이렇게 말할 때 한량없는 중생이 네 문으로 들어오는데 모두 이 우바이의 본래의 소원으로 청한 것이었다. 오는 대로 자리를 펴고 앉게 하고, 그들이 달라는대로 음식을 주어 배부르게 하였다. 

  

(39-53-14-3) 수승한 보살의 공덕을 찬탄하다

그리고 선재동자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다함이 없는 복덕장 해탈문을 알 뿐이다. 보살의 모든 공덕은 큰 바다와 같아서 깊이가 한이 없고, 허공과 같아서 광대하기 끝이 없으며, 여의주와 같아서 중생의 소원을 만족케 하고, 큰 마을과 같아서 구하는 대로 얻게되며, 수미산과 같아서 모든 보배가 두루 있고, 깊은 고방과 같아서 법의 재물을 항상 쌓아 두며, 밝은 등불과 같아서 어둠을 깨뜨리고, 높은 일산과 같아서 여러 중생을 가려 주는 일을 내가 어떻게 알며 그의 공덕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39-53-14-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남쪽에 대흥(大興)성이 있고, 그곳에 명지(明智)거사가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절 하고 한량없이 돌고 우러러보며 아쉬워하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39-53-15) 명지(明智)거사 

          제 4 무굴요행無屈撓行선지식 

           

(39-53-15-1) 명지(明智)거사를 뵙고 법을 묻다

(39-53-15-1-1) 다함이 없는 장엄한 복덕장 광명을 얻다  

 이때 선재동자는 다함이 없이 장엄한 복덕장 해탈의 광명을 얻었다. 복덕의 큰 바다를 생각하고, 허공을 관찰하고, 마을에 나아가고, 산에 오르고, 광을 붙들고, 연못에 들어가고, 연못가를 노닐고, 복덕의 바퀴를 깨끗이 하고, 복덕의 장(藏)을 보고, 복덕의 문에 들어가고, 복덕의 길에 다니고, 복덕의 종자를 닦으면서 대흥성(大興城)에 이르러 명지장자를 찾았다. 

  

(39-53-15-1-2) 선지식을 생각하고 선근이 자라남 

선지식을 우러러는 마음을 내고 선지식으로 마음을 닦고 선지식에게 뜻이 견고해지고, 방편으로 선지식을 구하는 마음이 물러가지 않고, 선지식을 섬기려는 마음이 게으르지 않으며,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착한 일이 원만해지고,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복이 생기고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모든 행이 증장하고, 선지식을 의지하므로 다른 이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도 모든 선지식을 섬길 줄을 알았다. 

  

이렇게 생각할 때에 선근이 자라고 깊은 마음을 깨끗이 하고 근기와 성품이 나아지고 덕의 근본을 더하게 하고 큰 소원이 많아지고 큰 자비가 넓어지며, 온갖 지혜에 가깝고 보현의 도를 갖추며,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밝게 비추고 여래의 십력과 광명이 증장되었다. 

  

(39-53-15-1-3) 명지거사 

  이때 선재동자는 명지거사가 성안의 네 거리 칠보대 위에서 무수한 보배로 장엄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자리가 훌륭하여 청정한 마니보배로 자체가 되고 금강제청(帝靑)보배로 다리가 되었으며, 보배 노끈으로 두루 얽었다. 오백 가지 보배로 장식하였는데, 하늘옷을 깔고 하늘당기와 번기를 세우고 큰 보배그물을 덮고 보배휘장을 쳤다. 염부단금으로 일산을 만드니 비유리(毘瑠璃)보배로 일산대가 되어 사람들의 머리 위에 받치고 있었다. 

  부채는 청정한 거위의 깃으로 되었으며, 여러 묘한 향을 풍기고 여러 하늘꽃을 내렸다. 좌우에서는 오백 가지 음악을 연주하니 그 소리의 아름답기가 하늘풍류보다 뛰어나서 듣는 중생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십천 권속이 앞뒤에 둘러섰는데 모습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며 하늘의 장엄으로 훌륭하게 꾸몄다. 하늘사람 가운데 가장 수승하여 비길 데 없으며, 보살의 뜻을 이미 성취하였고, 명지거사와 더불어 옛날에 선근이 같은 이들이라 시위하고 서서 명령을 받고 있었다. 

  

(39-53-15-1-4) 모든 중생을 위하여 보리심을 냈다

  그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려고, 모든 중생을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모든 중생을 끝까지 안락케 하려고, 모든 중생을 생사의 바다에서 뛰쳐나오게 하려고, 모든 중생을 법의 보배섬에 머물게 하려고, 모든 중생의 사랑의 물결을 말리게하려고, 모든 중생이 큰 자비심을 일으키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애욕을 버리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지혜를 우러러보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생사의 거친 벌판에서 벗어나게하려고, 모든 중생이 부처의 공덕을 좋아하게 하려고, 모든 중생이 삼계의 성에서 나오게하려고, 모든 중생을 온갖 지혜의 성에 들어가게하려고,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으며, 모든 중생의 의지할 곳이 될지 알지 못합니다.” 

  

(39-53-15-2) 명지거사가 법을 설하다

(39-53-15-2-1) 보리심을 낸 사람은 만나기 어렵다

거사는 말했다. 

“착하고, 착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다. 

선남자여,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  그 사람은 능히 보살의 행을 구하므로 선지식을 만나는 데 싫어함이 없을 것이며, 선지식을 친근하는 데 게으름이 없을 것이며, 선지식을 공양하는 데 고달프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시중하는 데 근심을 내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찾는 데 물러가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생각하여 버리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섬기어 쉬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을 우러러보기를 그칠 때가 없을 것이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행하여 게으르지 않을 것이며, 선지식의 마음을 받들어 그르침이 없을 것이다.“


(39-53-15-2-2) 나의 대중들은 이와같다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대중을 보는가?” 

“예, 봅니다.” 

“선남자여, 나는 그들로 하여금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게 하였다. 여래의 가문에 나서 흰 법[白法]을 증장하고 한량없는 바라밀다에 편안히 있으며, 부처의 십력을 배워 세간의 종자를 여의었으며, 여래의 종성에 머물러 생사의 바퀴를 버리고, 바른 법륜을 굴리어 삼악취(三惡趣)를 없애며, 바른 법에 머물러 보살들과 같이 모든 중생을 구원한다. 

  선남자여, 나는 마음대로 복덕이 나오는 광의 해탈문을 얻었으므로 무릇 필요한 것은 다 소원대로 된다. 의복, 영락, 코끼리, 말, 수레, 꽃, 향, 당기, 일산, 음식, 탕약, 방, 집, 평상, 등불, 하인, 소, 양과 시중꾼들의 모든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건이 찾는대로 만족케 되며, 진실한 법문까지 연설한다. 


(39-53-15-2-3) 보살의 부사의한 해탈 경계를 보이다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려라. 그대는 마땅히 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말 할 때 한량없는 중생이 갖가지 방위, 세계, 국토, 도시로부터 오는데, 종류가 각각 다르고 욕망이 같지 않지만 보살의 과거의 서원으로 끝이 없는 중생들이 모두 와서 제각기 자기의 욕망대로 요청한다. 

  그때 거사는 여러 중생이 모인 줄을 알고 잠깐 생각하면서 허공을 우러러보니, 그들이 원하는 것들이 허공에서 내려와서 모든 대중의 뜻을 만족케 하였다. 

 그리고 또 갖가지 법을 연설하였다. 맛난 음식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갖가지 복덕을 모으는 행과 가난을 여의는 행과 모든 법을 아는 행과 법으로 기쁘고 선정으로 즐거운 음식을 성취하는 행과 모든 거룩한 모습을 닦아 구족하는 행과 굴복하기 어려움을 증장하여 성취하는 행과 위없는 음식을 잘 통달하는 행과 다함이 없는 큰 위엄과 덕의 힘을 성취하여 마와 원수를 항복받는 행을 연설하였다. 좋은 음료를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나고 죽는 애착을 버리고 부처의 법맛에 들어가게 하며, 갖가지 좋은 맛을 얻은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부처님 여래의 맛좋은 모양을 얻게하고 수레를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갖가지 법문을 말하여 마하연(摩訶衍) 수레를 타게 하며, 의복을 얻어 만족한 이에게는 법을 말하여 청정한 부끄러움의 옷과 내지 여래의 청정한 모습을 얻게 하였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을 만족케 한 뒤에 법을 연설하니 법문을 듣고는 본고장으로 돌아갔다. 

  



(39-53-15-3) 수승한 보살의 덕을 찬탄하다 

  그때 거사는 선재동자에게 보살의 부사의한 해탈의 경계를 보이면서 말했다. 

“선남자여, 나는 뜻대로 복덕을 내는 광해탈문을 알 뿐이다. 보살이 보배손을 성취하여 시방의 모든 국토를 두루 덮고, 자유자재한 힘으로 모든 살림살이 도구를 비 내린다. 여러 가지 보배와 영락과 보배관과 의복과 음악과 꽃과 향과 가루향과 사르는 향과 보배일산과 당기 번기를 비 내려 모든 중생이 있는 곳과 여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가득하여 모든 중생을 성숙시키기도 하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 올리기도 하는 것을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과 자재한 신통의 힘을 말하겠는가.”


(39-53-15-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사자궁(師子宮)성이 있고, 그곳에 법보계(法寶髻)장자가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어라.” 

  이때 선재동자는 기뻐하면서 뛰고 공경하고 존중하며 제자의 예를 극진히 하고 생각하였다. 

 '이 거사가 나를 생각하므로 내가 온갖 지혜의 길을 보게 되었다. 선지식을 사랑하는 소견을 끊지않고, 선지식을 존중하는 마음이 무너지지 않고, 선지식의 가르침을 항상 따르고, 선지식의 말씀을 확실하게 믿고, 선지식을 섬기는 마음을 항상 낼 것이다.' 하면서,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39-53-16) 법보계(法寶髻) 장자

             제 5 이치란행離痴亂行 선지식 


(39-53-16-1) 법보계장자를 뵙고 법을 묻다

  이때 선재동자는 명지거사에게서 해탈문 법문을 듣고, 복덕바다에서 헤엄치고 복덕밭을 다스리고 복덕산을 쳐다보고 복덕나루에 나아가고 복덕광을 열고 복덕의 법을 보고 복덕의 바퀴를 깨끗이 하고, 복덕덩이를 만들고 복덕의 힘을 내고 복덕의 세력을 늘리면서 사자궁성을 향하여 법보계장자를 찾았다. 

  그 장자가 시장에 있음을 보고 나아가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 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저에게 보살의 도를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 도를 의지하여 온갖 지혜에 나아가려 합니다.” 


(39-53-16-2) 법보계장자가 법을 설하다

(39-53-16-2-1) 10층으로 된 법보계장자의 집 

  이때 장자가 선재의 손을 잡고 거처하는 집을 보여 주었다.

 선재가 그 집을 보니 청정하고 광명이 찬란하여 진금으로 되었다. 담은 은으로 쌓였고 전각은 파려로 되었고 누각은 푸른 유리보배로 되었고 기둥은 자거로 되었으며, 백천 가지 보배로 두루 장엄되었다. 적진주 보배로 사자좌를 만들었는데 마니는 휘장이 되었고 진주로 그물을 만들어 위에 덮었다. 마노로 된 못에는 향수가 넘치고 한량없는 보배나무가 행렬을 지어 둘러있으니 그 집은 열 층으로 굉장히 넓어서 여덟 개의 문이 있었다. 

선재동자가 차례로 살펴보았다. 1층에서는 음식을 보시하고, 2층에서는 보배옷을 보시하고, 3층에서는 보배장식품을 보시하고, 4층에서는 여러 채녀와 훌륭한 보배를 보시하고, 5층에서는 5지 보살이 구름처럼 모여 법을 연설하여 세간을 이익케 하며 모든 다라니문과 삼매의 결인과 삼매의 행과 지혜의 광명을 성취하였다. 

6층에서는 모든 보살이 매우 깊은 지혜를 이루어 법의 성품을 분명히 통달하였고, 광대한 다라니와 삼매의 걸림없는 문을 성취하여 다니는 데 걸림이 없고 두 가지 법에 머물지 않으며, 말 할 수 없이 묘하게 장엄한 도량에 있으면서 반야바라밀다문을 분별하여 보였다. 고요한 반야바라밀다문, 중생들의 지혜를 잘 분별하는 반야바라밀다문, 흔들리지 않는 반야바라밀다문, 욕심을 여읜 반야바라밀다문, 항복할 수 없는 광반야바라밀다문, 중생을 비추는  바퀴반야바라밀다문, 바다광반야바라밀다문, 큰 안목으로 보는 반야바라밀다문, 무진장에 들어가는 반야바라밀다문, 모든 방편바다반야바라밀다문, 모든 세간바다에 들어가는 반야바라밀다문, 걸림없는 변재반야바라밀다문, 중생을 따라주는 반야바라밀다문, 걸림없는 광명반야바라밀다문, 과거의 인연을 항상 살피는 법구름을 펴는 반야바라밀다문이다. 이러한 백만 아승지 반야바라밀다문을 말했다. 

7층에서는 보살들이 메아리 지혜[如響忍]를 얻고 방편과 지혜로 분별하며 관찰하여 집착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바른 법에 들어갔다. 

8층에서는 한량없는 보살이 있는데 모두 신통을 얻어 물러나지 않으며, 한 음성으로 시방세계에 두루하고 몸이 모든 도량에 나타나 법계에 두루하며,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서 그 몸을 보며, 부처님의 대중 가운데 우두머리가 되어 법을 설하였다. 

9층에서는 일생보처 보살들이 모여 있었다. 

10층에서는 여래가 가득하였다. 처음 발심한 때부터 보살의 행을 닦으며 생사를 초월하여 큰 서원과 신통을 이루고 부처님의 국토와 도량에 모인 대중을 청정케 하며, 바른 법륜을 굴려 중생을 조복시켰다. 


(39-53-16-2-2) 수승한 과보의 원인  

  이때 선재동자는 이것을 보고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무슨 인연으로 이렇게 청정한 대중이 모였으며, 어떤 선근을 심어서 이런 과보를 얻었습니까?” 

  장자가 말했다. 

“선남자여, 과거 부처 세계의 티끌수 겁 전에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은 원만장엄(圓滿莊嚴)이며, 부처의 이름은 무변광명법계보장엄왕(無邊光明法界普莊嚴王)여래·응공·정등각이었고, 십호(十號)가 원만하였다. 그 부처님이 성에 들어오실 때 내가 음악을 연주하고 향을 피워 공양올렸다. 그 공덕으로 세 곳에서 회향하여 모든 빈궁과 곤액을 영원히 여의고, 부처님과 선지식을 항상 뵈며, 바른 법을 항상 들었으므로 이 과보를 얻었다. 


(39-53-16-3) 수승한 보살의 공덕을 찬탄하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한량없는 복덕 보배광 해탈문을 알 뿐이다. 보살이 부사의한 공덕의 보배광을 얻고, 분별이 없는 여래의 몸바다에 들어가서 분별없고 가장 높은 법구름을 받으며, 분별없는 공덕의 도구를 닦고, 분별없는 보현의 수행 그물을 일으키며, 분별없는 삼매의 경계에 들어가서, 분별없는 보살의 선근과 평등하고, 분별없는 여래의 지위에 머무르며, 분별없는 삼세가 평등함을 증득하며, 분별없는 넓은 눈 경계에 머무르며, 모든 겁에 있으면서도 고달픔이 없는 일을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39-53-16-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등근(藤根)이라는 나라에 보문(普門)성 있고, 그곳에 보안(普眼)장자가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39-53-17) 보안(寶眼)장자

             제 6 선현행善現行 선지식 


(39-53-17-1) 보안(寶眼) 장자를 뵙고 법을 묻다

 그때 선재동자는 법보계장자에게서 해탈문 법문을 듣고 부처님들의 한량없는 앎에 깊이 들어갔다. 보살의 한량없이 훌륭한 행에 편안히 머물고, 보살의 한량없는 방편을 통달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법문을 구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믿고 이해함을 완전하게 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근기를 예리하게 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소원을 성취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수행을 통달하고, 보살의 한량없는 서원의 힘을 증장하고, 보살의 최고의 당기를 세우며, 보살의 지혜를 일으켜 법을 비추면서 점점 나아갔다. 

  등근국[藤根國]에 이르러 보문성을 찾았다. 비록 어려운 일을 당하여도 수고롭게 생각지 않고 오직 선지식의 가르침을 생각하면서, 항상 가까이 모시고 섬기며 공양하려고 여러 감각기관을 가다듬고 방일하지 않았다. 보문성(普門城)은 백천 마을이 주위에 둘러 있고 성곽이 높고 도로가 넓었다. 장자가 있는 곳에 가서 앞에 나아가 엎드려 절하고 합장하고 서서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39-53-17-1) 보안장자가 법을 설하다

(39-53-17-1-1) 모든 중생의 병을 치료하고 법을 설하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다. 나는 모든 중생의 여러 가지 병을 안다. 풍병·황달병·해소·열병·귀신의 침책[鬼魅]·해충의 독과 물에 빠지고 불에 상한 것등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병을 방편으로 모두 치료한다. 

  선남자여, 병이 있는 시방의 중생들은 모두 나에게 오면 된다. 내가 다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하며, 향탕으로 몸을 씻기고 향과 꽃과 영락과 좋은 의복으로 잘 꾸며 주고, 음식과 재물을 보시하여 조금도 모자람이 없게 한다. 

 그런 뒤에 그들에게 알맞게 법을 말한다. 탐욕이 많은 이는 부정관을 가르치고, 미워하고 성내는 일이 많은 이에게는 자비관을 가르치고, 어리석음이 많은 이에게는 갖가지 법의 모양을 분별하도록 인연관을 가르치고, 세 가지가 평등한 이는 더 나은 법문을 가르친다.“ 

  

(39-53-17-1-2) 보리심을 내게 하려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한다 

 “그들이 보리심을 내도록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며, 매우 가엾게 여기는 생각을 일으키도록 나고 죽는 데 한량없는 고통을 나타내며, 공덕이 늘도록 한량없는 복과 지혜를 모으는 것을 찬탄하며, 큰 서원을 세우도록 모든 중생을 조복시키는 것을 칭찬하며, 보현의 행을 닦도록 보살들이 모든 세계에서 여러 겁 동안에 여러 가지 행을 닦는 것을 말한다. 

  그들이 부처의 거룩한 모습을 갖추도록 단(檀)바라밀을 칭찬하며, 부처의 깨끗한 몸을 얻어 여러 곳에 이르도록 시(尸)바라밀을 칭찬하며, 부처님의 청정하고 부사의한 몸을 얻도록 인(忍)바라밀을 칭찬하며, 여래의 최고의 몸을 얻도록 정진(精進)바라밀을 칭찬하며, 청정하여 뛰어난 몸을 얻도록 선(禪)바라밀을 칭찬하며, 여래의 청정한 법의 몸을 드러내도록 반야(般若)바라밀을 칭찬한다. 

  그들이 세존의 깨끗한 육신을 나타내도록 방편(方便)바라밀을 칭찬하며, 중생들을 위하여 모든 겁에 머물도록 원(願)바라밀을 칭찬하며, 청정한 몸을 나타내어 모든 부처님 세계에 지나가도록 역(力)바라밀을 칭찬하며, 청정한 몸을 나타내어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기쁘도록 지(智)바라밀을 칭찬하며, 끝까지 깨끗하고 묘한 몸을 얻도록 모든 착하지 않은 법을 아주 떠날 것을 칭찬하며, 이렇게 보시하여 각각 돌아가게 하였다.“ 

  

(39-53-17-3) 여러 가지 향 만드는 법을 안다 

“선남자여, 나는 향을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안다. 뛰어난 향, 신두파라향, 최고의  향, 깨닫는 향, 아로나발저향, 굳은 흑전단향, 오락가 전단향, 침수향, 모든 감각기관이 흔들리지 않는 향 등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 

선남자여, 나는 이 향을 공양하고 부처님을 뵙고 소원을 만족하였다. 중생을 구호하는 소원과 모든 부처 세계를 깨끗이 하는 소원과 모든 여래께 공양하는 소원이다.

선남자여, 이 향을 피울 때에 한량없는 향기가 나 시방 모든 법계와 모든 부처님 도량에 풍겨 궁궐이나 전각이나 난간이나 담이나 망루나 창호나 누각이나 반월이나 일산이나 당기나 번기나 휘장이나 그물이나 형상이나 장식품이 광명이나 구름비등에 가득하였다.       


(39-53-17-3) 수승한 보살의 일을 찬탄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을 두루 보고 기뻐하는 법문만 알 뿐이다. 보살들이 큰 약왕(藥王)과 같아서 보는 이와 듣는 이와 생각하는 이와 함께 있는 이와 따라다니는 이와 이름을 일컫는 이들이 모두 이 일을 얻어 헛되게 지내는 이가 없으며, 어떤 중생이 잠깐 만나더라도 반드시 모든 번뇌를 소멸하고 부처님 법에 들어가 모든 괴로움을 여의며, 모든 생사에 무서움이 아주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는 온갖 지혜에 이르며, 늙고 죽는 산이 무너지고 평등하며 고요한 낙에 머무는 일을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39-53-17-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이 남쪽에 다라당(多羅幢)성이 있고, 그곳에 무염족[싫어 할 줄 모름,無厭足]왕이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보안장자의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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