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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입법계품_상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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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1,537회 작성일 21-07-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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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53-18)  무염족왕(無厭足王)

               제 7 무착행無着行 선지식 


(39-53-18-1) 무염족왕을 뵙고 법을 묻다

(39-53-18-1-1) 보리심에서 물러나지 않도록 열 가지 마음을 내다 

  그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선지식은 나를 거두어 주고 보호하고, 나로 하여금 위없는 바른 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환희한 마음과 깨끗이 믿는 마음과 광대한 마음과 화창한 마음과 뛰노는 마음과 경축하는 마음과 묘한 마음과 고요한 마음과 장엄한 마음과 집착이 없는 마음과 걸림없는 마음과 평등한 마음과 자유자재한 마음과 법에 머무는 마음과 부처 세계에 두루 가는 마음과 부처의 장엄을 보는 마음과 십력을 버리지 않는 마음을 냈다. 

 

(39-53-18-1-2) 무염족왕의 방편 

 점점 남쪽으로 가면서 다라당성에 이르렀다. 어떤 사람에게 궁궐

이 있는 곳을 물었다. 

 “그 왕은 지금 정전(正殿)의 사자좌에 앉아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여 조복시키는데, 다스릴 사람은 다스리고 거두어 줄 사람은 거두어 주며, 죄 있는 사람은 벌 주고 소송을 판결하며, 외롭고 나약한 사람은 어루만져 주었다. 모두 살생과 훔치는 일과 잘못된 음행을 끊게하고, 거짓말과 이간하는 말과 욕설과 비단 같은 말을 못하게 하며, 탐욕과 성내는 일과 잘못된 소견을 여의게 합니다.” 

  이때 선재동자는 그 사람의 말을 따라 궁궐을 찾아갔다. 

무염족왕이 나라연 금강좌에 앉았는데, 평상 다리가 아승지 보배로 되었고 한량없는 보배 형상으로 장엄하였으며, 황금실로 된 그물로 위를 덮었고, 여의주로 관을 만들어 머리를 장엄하였으며, 염부단금으로 반월(半月)을 만들어 이마를 장엄하고, 제청마니(帝靑摩尼)로 귀고리를 만들어 드리웠으며, 수많은 보배로 영락을 만들어 목에 걸었고, 하늘 마니로 팔찌를 만들어 단장하였다. 

  염부단금으로 일산을 만들어 여러 보배를 장식하여 살이 되고 큰 유리 보배로 대를 만들고 광미(光味)마니로 꼭지가 되었다. 여러 가지 보배로 만든 풍경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큰 광명을 놓아 시방에 두루한 이러한 일산을 그 위에 얹었다. 그 아래에 앉은 무염족왕(阿那羅王)은 큰 세력이 있어 다른 무리들을 굴복시키며 능히 대적할 이가 없었다. 깨끗한 비단을 정수리에 매었고 십천 대신이 앞뒤에 둘러 모시고 나라 일을 처리하였다. 

그 앞에는 십 만 군졸이 있는데, 형상이 험악하고 의복이 누추하며, 무기를 손에 들고 눈을 부릅뜨고 팔을 뽐내어 보는 사람들이 모두 무서워하였다.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목숨을 살해하거나 유부녀를 간통하거나 삿된 소견을 냈거나 원한을 샀거나 탐욕과 질투로 나쁜 짓을 저질렀으면 오랏줄을 지고 왕의 앞에 끌려오며, 저지른 죄에 따라 형벌을 받았다. 

손발을 끊기도 하고 귀와 코를 베기도 하고 눈을 뽑고 머리를 자르며, 살가죽을 벗기고 몸을 오리며, 끓는 물에 삶고 불에 지지며, 높은 산에서 떨어뜨리기도 하여 고통이 한량이 없으니 부르짖고 통곡하는 형상이 대지옥과 같았다.    

  

(39-53-18-1-3) 선재동자가 무염족왕을 보고 의심하다

선재동자는 이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나는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려고 보살의 행을 구하고 보살의 도를 닦는데 이 왕은 선한 법은 하나도 없고 큰 죄업을 지으며, 중생을 핍박하여 생명을 빼앗으면서도 장래의 나쁜 길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어떻게 여기서 법을 구하며 대비심을 내어 중생을 구호하겠는가.' 


(39-53-18-1-4) 하늘이 경계하는 말을 하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공중에서 하늘이 말했다.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보안장자의 가르친 말을 생각하라.” 

선재동자는 우러러보면서 말했다. 

“나는 언제나 생각하며, 잊지않습니다.” 

  하늘이 말했다. 

“선남자여, 그대는 선지식의 말을 떠나지말라. 선지식은 그대를 인도하여 험난하지 않고 편안한 곳에 이르게 한다. 

선남자여, 보살의 교묘한 방편 지혜는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거두어 주는 지혜는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생각하는 지혜는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성숙케 하는 지혜는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수호하는 지혜는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해탈케 하는 지혜는 헤아릴 수 없으며, 중생을 조복시키는 지혜는 헤아릴 수 없다.” 


(39-53-18-1-5) 보살의 행을 묻다

  이때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왕의 처소에 나아가 그 발에 엎드려 절하고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친다 하니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39-53-18-2) 법을 설하다

(39-53-18-2-1) 궁전의 훌륭함을 보다

  이때 무염족왕은 일을 마치고 선재의 손을 잡고 궁중으로 들어가서 함께 앉아 말했다. 

“선남자여, 그대는 내가 있는 궁전을 보라.” 

  선재동자는 왕의 말대로 궁전을 살펴보았다. 그 궁전은 넓고 큼이 비길 데 없으며 모두 묘한 보배로 이루어졌는데 칠보로 담을 쌓고, 누각은 백천 가지 보배로 되었는데 갖가지 장엄이 다 아름답고 훌륭하며, 부사의한 마니보배로 짠 그물이 위를 덮고 십억 시녀들이 단정하고 아름답고 가고 오는 거동이 볼 만하며, 모든 일이 교묘하여 일어나고 눕는데 공순한 마음으로 뜻을 받들었다. 


(39-53-18-2-2) 방편으로 역행을 하다 

 이때 무염족왕이 선재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참으로 악한 업을 짓는다면 이런 과보와 이런 육신과 이런 권속과 이런 부귀와 이런 자유자재함을 어떻게 얻었겠는가.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환술과 같은 해탈을 얻었다. 

선남자여, 나의 나라에 있는 중생들이 살생하고 훔치고, 삿된 소견을 가진 이가 많아서 다른 방편으로는 그들의 나쁜 업을 버리게 할 수 없다. 선남자여, 나는 이런 중생을 조복시키기 위하여, 나쁜사람이 되어 여러 가지 죄악을 짓고 갖가지 고통을 받는 것이다. 나쁜짓하는 중생들이 보고 무서운 마음을 내고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겁내는 마음을 내어 그들이 짓던 모든 나쁜업을 끊고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게 하려는 것이다. 

  선남자여, 나는 이렇게 교묘한 방편으로 중생들이 십악업(十惡業)을 버리고 십선도(十善道)를 행하여 끝까지 쾌락하고 끝까지 편안하고 필경에 온갖 지혜의 지위에 머물게 하려는 것이다. 

  선남자여, 나의 몸이나 말이나 뜻으로 짓는 일이 지금까지 한 중생도 해친 일이 없다. 선남자여, 내 마음에는 차라리 오는 세상에 무간(無間) 지옥에 들어가 고통을 받을지언정 모기 한 마리나 개미 한 마리라도 죽일 생각을 내지않는다. 어떻게 사람에게 그런 마음을 내겠느냐. 사람은 복밭이라 모든 선한 법을 능히 내는 연고이다.“


 (39-53-18-3) 수승한 보살의 공덕을 찬탄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환술같은 해탈을 얻었을 뿐이다. 보살들이 생사가 없는 법의 지혜를 얻고, 모든 세계가 환술같고 보살의 행이 모두 요술과 같고, 모든 세간이 그림자 같고, 모든 법이 꿈과 같은 줄을 알았으며, 실상(實相)의 걸림없는 법문에 들어가서 제석천왕의 진주그물 같은 행을 닦으며, 걸림없는 지혜로 경계에 행하고 모든 것이 평등한 삼매에 들어가서 다라니에 자유자재함을 얻는 일을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39-53-18-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묘광(妙光)성이 있고, 대광(大光)왕이 다스린다. 그대는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어라.” 

  이때 선재동자는 왕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하직하고 물러갔다. 

  

(39-53-19) 대광(大光)왕

         제 8 난득행難得行 선지식 


(39-53-19-1) 대광왕을 뵙고 법을 묻다

(39-53-19-1-1) 앞에 들은 법을 생각하며 선지식을 찾다

  그때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왕이 얻은 환술과 같은 지혜법문을 생각하며, 왕의 환술과 같은 해탈을 생각하고, 왕의 환술과 같은 법의 성품을 관찰하며, 환술과 같은 소원을 내고, 환술과 같은 법을 깨끗이 하고, 모든 환술과 같은 삼세에 갖가지 환술과 같은 변화를 일으키는 생각을 하면서 남쪽으로 갔다. 

  도시와 마을에 이르기도 하고 거친 벌판과 산골짜기와 험난한 곳을 지나면서도 고달픈 생각도 없고 쉬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어떤 성에 들어가서 “묘광성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어떤 사람이 대답하기를 “이 성이 묘광성이고, 대광왕께서 계시는 곳입니다”라고 하였다. 

  선재동자는 기뻐하며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의 선지식이 이 성에 있으니 친히 뵙고 보살의 행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뛰어난 중요한 문(門)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이 증득한 법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부사의한 공덕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부사의한 자유자재함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부사의한 평등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부사의한 용맹을 들을 것이며, 보살들의 부사의한 경계가 매우 청정함을 들을 것이다.‘ 


(39-53-19-1-2) 묘광성의 장엄 

 성은 금, 은, 유리, 파려, 진주, 자거, 노마의 칠보로 이루어졌고, 일곱 겹을 둘러싸고 있는 팔공덕수가 가득찬 해자도 칠보로 되어 있었다. 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리고 우발라꽃, 파두마꽃, 구물두꽃, 분다리꽃들이 덮였으며, 보배나무다리가 일곱 겹으로 줄지어 서 있었다.

성의 크기는 가로 세로가 십 유순이며, 팔각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면마다 문이 있는데 칠보로 장식되어 있었다. 땅은 비유리로 되었으며, 성안에 10억의 도로가 있었고, 한량없는 중생들이 살고 있었다. 염부단금누각은 비유리마니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많은 은누각은 적진주마니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많은 비유리누각은 묘장마니그물이 위에 덮이고, 수많은 파려누각은 광마니왕마니그물이 위에 덮여 있었다. 


(39-53-19-1-3) 대광왕의 공덕과 보시 

 그때 선재동자는 이 모든 보물이나 남자나 여자나 여섯 대상[六塵境界]에는 조금도 애착이 없고, 최고의 법을 생각하여 일심으로 선지식을 만나기를 원하면서 다니다가 대광왕이 거처하는 누각에서 멀지 않은 네 거리에서 여의주 보배로 만든 연화장광대장엄사자좌(蓮華藏黃大莊嚴師子座)에 가부좌하고 있는 대광왕을 보았다. 외모는 28종의 거룩한 모습과 80가지의 잘 생긴 모습을 하고 있는 진금산과 같이 빛이 찬란하고 맑은 허공에 뜬 해와 같이 광채가 찬란하며 보름달과 같아 보는 사람마다 시원해하였다. 범천왕이 범천 무리중에 있는 것 같아서 공덕의 보배가 끝이 없고 설산과 같아서 잘 생긴 모습의 숲으로 꾸민 것 같았다. 큰 구름과 같이 법의 우레를 진동시켜 여러 무리를 깨우치고 허공과 같이 갖가지 법문의 별들을 나타내며, 수미산처럼 네 가지 빛이 중생의 마음바다에 비치고 보배섬처럼 여러 가지 지혜보배가 가득하였다.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보시하여 주는데, 성중이나 마을이나 길거리에는 모든 필수품을 쌓아두고 길거리마다 20억 보살이 있어서 이런 물건으로 중생들에게 보시하였다. 중생을 두루 거두어 주기 위하여, 중생들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중생들을 뛰놀게 하기 위하여, 중생들의 마음을 깨끗케 하기 위하여, 중생들을 시원케 하기 위하여, 중생들의 번뇌를 없애기 위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이치를 알게 하기 위하여, 중생들을 온갖 지혜의 길에 들어가게 하기 위하여, 중생들이 대적하는 마음을 버리게 하기 위하여, 중생들이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나쁜짓을 여의게 하기 위하여, 중생들의 나쁜소견을 없애기 위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업을 깨끗케 하기 위한 까닭이다. 


(39-53-19-1-4) 대광왕에게 보살의 행을 묻다 

 이때 선재동자는 오체를 땅에 엎드려 그의 발에 절하고 공경하여 오른쪽으로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쳐 주신다 하니 저에게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9-53-19-2) 대광왕이 법을 설하다

(39-53-19-2-1) 보살의 인자한 행을 닦다

왕이 말했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매우 인자한 당기의 행을 닦으며, 보살의 매우 인자한 당기의 행을 만족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한량없는 백천만억 내지 수없이 많은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 법을 묻고 생각하고 관찰하고 닦아서 장엄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 법으로 왕이 되고 이 법으로 가르치고 이 법으로 거두어 주고 이 법으로 세상을 따라간다. 이 법으로 중생을 인도하고, 중생을 수행하게 하고, 중생을 나아가게 하고, 중생에게 방편을 주고, 중생을 이익되게 하고, 중생이 행을 일으키게 하고, 중생이 법의 성품에 머물러서 생각하게 한다. 이 법으로써 중생을 인자한 마음에 머물러서 근본을 삼아 인자한 힘을 갖추게 하며, 이리하여 이익케 하는 마음과 안락한 마음과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거두어 주는 마음과 중생을 수호하여 버리지 않는 마음과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는데 쉬는 마음을 없게 한다. 

  나는 이 법으로 중생들로 하여금 끝까지 쾌락하고 항상 기쁘며, 몸에는 괴로움이 없고 마음은 청량하며, 생사의 애착을 끊고 바른 법의 낙을 즐거워하며, 번뇌의 더러움을 씻고 나쁜업의 장애를 깨뜨리며, 생사의 흐름을 끊고 진정한 법의 바다에 들어가며, 모든 중생의 길을 끊고 온갖 지혜를 구하며, 마음바다를 깨끗이 하여 무너지지 않는 신심을 내게 한다. 선남자여, 나는 매우 인자한 당기의 행에 머물러서 바른 법으로 세간을 교화한다.“


(39-53-19-2-2) 내 나라 중생들은 두려움이 없다

  “선남자여, 내 나라의 모든 중생은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선남자여, 빈궁하고 궁핍한 어떤 중생이 나에게 와서 구걸하면, 나는 고방문을 열어 놓고 마음대로 가져가게 하며 말하기를 '나쁜짓을 하지 말고 중생을 해치지말고 여러 가지 소견을 일으키지말고 집착을 내지 말라. 만일 필요한 일이 있거든 나에게 오거나 네 거리에 가면, 모든 물건이 구비되어 있으니 마음대로 가져가고 조금도 어려워하지 말라'고 하였다. 

  선남자여, 묘광성에 있는 중생들은 모두 보살로서 대승의 뜻을 냈으며, 마음의 욕망을 따라서 보는 것이 같지 않다. 어떤 이는 이 성이 좁다고 보고, 어떤 이는 이 성이 넓다고 본다. 땅이 흙과 자갈로 된 것으로 보기도 하고, 여러 보배로 장엄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흙을 모아 담을 쌓은 것으로 보기도 하고, 담이 보배로 둘러쌓여 있다고 보기도 한다. 돌과 자갈이 많아서 땅이 울퉁불퉁하다고 보기도 하고, 한량없는 마니보배로 장엄하여 손바닥처럼 평탄하다고 보기도 하며, 집들이 흙과 나무로 지어졌다고 보기도 하고, 궁전과 누각과 증대와 창호와 난간과 문들이 모두 보배로 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마음이 청정하고 선근을 심었으며, 부처님께 공양하여 온갖 지혜의 길로 나아갈 마음을 내어 온갖 지혜로써 끝까지 이르는 곳이라고 하거나, 내가 과거에 보살행을 닦을 때 거두어 주었던 사람이면 이 성이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되었었다고 보지만 다른 이들은 더러운 줄로 본다. 

  선남자여, 이 국토에 있는 중생들이 오탁악세[五濁世]에서 나쁜짓을 많이 지었으므로 내가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구호하여 보살들의 인자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 주는 삼매에 들어가게 하였다. 이 삼매에 들어가는 때는 중생들이 가졌던 무서워하는 마음과 해롭게 하는 마음과 원수로 생각하는 마음과 다투는 마음이 모두 소멸된다. 보살들이 인자한 마음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 주는 삼매에 들어가면 그렇게 되기 때문이다.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리면 마땅히 보게 될 것이다.” 

  

(39-53-19-2-3) 대광왕이 삼매에 들다

 이때 대광왕이 이 삼매에 들어가니 그 성의 안팎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보배땅과 보배담과 보배강당과 보배궁전과 누각과 섬돌과 창호 등 모든 것에서 묘한 음성을 내며 왕을 향하여 경례하며, 묘광성에 사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환희하여 뛰놀면서 왕이 있는 곳을 향하여 땅에 엎드리고, 마을이나 성문이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와서 왕을 보고 기뻐하여 예배하며, 왕의 처소에 가까이 있던 새와 짐승들도 서로 쳐다보고 자비한 마음을 내어 왕에게 향하여 공경하고 예배하며, 모든 산과 들과 초목들도 두루 돌면서 왕을 향하여 예경하고 못과 샘과 강과 바다가 모두 넘치게 솟아서 왕의 앞으로 흘러갔다. 

  

(39-53-19-2-4) 모든 천왕이 공양을 올리다 

십천의 용왕은 향기 구름을 일으키며 번개치고 뇌성하며 장대비를 내렸다. 십천의 천왕으로 도리천왕과 야마천왕과 도솔타천왕과 선변화천왕과 타화자재천왕들이 우두머리가 되어 허공에서 여러 가지 풍악을 연주하고, 수많은 천녀들은 노래하고 찬탄하면서 수많는 꽃구름과 향구름과 보배화만구름과 보배옷구름과 보배일산구름과 보배당기구름과 보배번기구름을 비내리며 공중에 장엄하여 왕에게 공양하였다. 

  이라바나(伊羅婆拏) 큰 코끼리는 자유로운 힘으로 공중에서 무수한 큰 보배 연꽃을 펴 놓으며, 무수한 보배 영락과 보배 띠와 보배 화만과 보배 장엄거리와 보배 꽃과 보배 향과 갖가지 기묘한 것을 드리워 훌륭하게 장엄하고, 무수한 채녀들은 노래하고 찬탄하였다. 

  염부제에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찰왕과 야차왕과 구반다왕과 비사사왕들이 바다에 있기도 하고 육지에 살기도 하면서, 피를 마시고 살을 먹어 중생을 해치던 것들이 자비심을 일으키고 이익한 일을 행하며 뒷세상을 분명히 알고 나쁜업을 짓지않으며, 공경하고 합장하여 왕에게 예배하였다. 

  염부제와 같이 다른 세 천하와 삼천대천세계와 시방의 백천만억 나유타 세계에 있는 모든 악독한 중생도 그러하였다. 


(39-53-19-3) 보다 수승한 보살의 법을 찬탄하다 

이때 대광왕이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동자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보살의 매우 인자함이 으뜸이 되어 세간을 따라주는 삼매문을 알 뿐이다. 보살들은 중생을 두루 그늘지어 덮어주는 높은 일산이 되며, 하품과 중품과 상품의 행을 평등하게 행하는 행을 닦으며, 인자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맡아 지니는 땅덩어리가 되며, 복덕의 광명이 세간에 평등하게 나타나는 보름달이 되며, 지혜의 빛으로 모든 알아야 할 경계를 비추는 청정한 해가 되며, 모든 중생의 마음속 어둠을 깨뜨리는 밝은 등불이 되며, 중생들의 마음속에 속이고 아첨하는 흐림을 밝히는 구슬이 되며, 모든 중생의 소원을 만족케 하는 여의주가 되며, 중생들로 하여금 빨리 삼매를 닦아서 온갖 지혜의 성중에 들어가게 하는 큰 바람이 된다. 

  내가 어떻게 그 행을 알고 덕을 말하며, 복덕의 큰 산을 측량하고 공덕의 별을 우러르며, 서원의 바램의 둘레를 관찰하고 깊은 법문에 들어가며, 장엄한 큰 바다를 보이고 보현의 행하는 문을 밝히며, 삼매의 굴을 열어 보이고 대자비한 구름을 찬탄하겠는가.“


(39-53-19-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안주(安住)가 있고, 그곳에 부동(不動)우바이가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때 선재동자는 왕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39-53-20) 부동(不動)우바이 

            제 9 선법행善法行 선지식 


(39-53-20-1) 부동(不動)우바이를 뵙고 법을 묻다

(39-53-20-1-1) 앞에서 들은 법문을 생각하며 감격하다 

  그때 선재동자는 묘광성에서 나와 걸어면서 대광왕의 가르침을 생각하였다. 보살의 매우 인자한 당기의 수행하는 문을 기억하며, 보살의 세간을 따라주는 삼매의 광명문을 생각하며, 부사의한 서원과 복덕의 자유자재한 힘을 증장시키며, 부사의한 중생을 성숙시키는 지혜를 견고히 하며, 함께 수용하지 않는 큰 위덕을 관찰하며, 차별한 모양을 기억하며, 청정한 권속을 생각하며, 짓는 업을 생각하며 환희하는 마음을 냈다. 깨끗한 신심을 내며 맹렬하고 날카로운 마음을 냈다. 즐기는 마음을 내며 뛰노는 마음을 냈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을 내며 흐리지않은 마음을 냈다. 청정한 마음을 내며 견고한 마음을 냈다. 광대한 마음을 내며 다함이 없는 마음을 냈다. 

  이렇게 생각하며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선지식은 진실로 드물어 모든 공덕의 처소를 내며, 모든 보살의 행을 내며, 모든 보살의 깨끗한 생각을 내며, 모든 다라니 바퀴를 널리 내며, 모든 삼매의 광명을 내며, 모든 부처님의 법비를 내리며, 모든 보살이 서원한 문을 나타내보이며, 생각할 수 없는 지혜의 광명을 내며, 모든 보살의 뿌리와 싹을 증장시킨다'고 생각하였다. 

  

(39-53-20-1-2) 선지식의 은혜를 생각하다 

 또 '선지식은 모든 나쁜길을 널리 구호하며 여러 평등한 법을 널리 연설하였다. 모든 평탄하고 험난한 길을 널리 보이며 대승의 깊은 이치를 널리 열었다. 보현의 모든 행을 널리 권하여 일으키며 온갖 지혜의 성에 널리 인도하여 이르게 하였다. 법계의 큰 바다에 두루 들어가게 하며 삼세의 법바다를 널리 보게 하였다. 여러 성인의 도량을 널리 주며 모든 백 법[白法]을 널리 증장케 한다'고 생각하였다. 


(39-53-20-1-3) 하늘이 공중에서 말하다 

  선재동자가 이렇게 감격하여 생각할 때 항상 따라다니며 보살을 깨우쳐 주는 여래의 심부름 하는 하늘이 공중에서 말했다. 

“선남자여, 선지식이 가르치는 대로 수행하면 세존이 환희하며, 선지식의 말을 순종하면 온갖 지혜의 지위에 가까워지며, 선지식의 말에 의혹이 없으면 모든 선지식을 항상 만날 것이며, 마음을 내어 항상 선지식을 떠나지 않으면 모든 이치를 구족하게 된다. 선남자여, 안주성으로 가라. 부동우바이라는 큰 선지식을 만날 수 있다.” 

  

(39-53-20-1-4) 부동우바이 집의 광명공덕  

 이때 선재동자는 삼매의 지혜광명에서 일어나 안주성으로 갔다.  “부동 우바이가 어디에 있습니까?”하고 두루 물었다. 

어떤 사람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부동우바이는 동녀로서 집에서 부모의 보호를 받으면서 한량없는 그의 친족들에게 묘한 법을 말합니다.” 

  선재동자는 이 말을 듣고 기쁘기가 부모를 본 듯하여 곧 부동우바이의 집으로 갔다. 그 집에서는 금빛 광명이 두루 비치는데, 광명을 받는 이는 몸과 뜻이 청량해졌다. 

  선재동자는 광명이 몸에 비칠 때 5백 가지 삼매의 문을 얻었다. 모든 희유한 모양을 아는 삼매의 문과 고요함[寂靜]에 들어가는 삼매의 문과 모든 세간을 멀리 여의는 삼매의 문과 넓은 눈으로 모두 버리는 삼매의 문과 여래장 삼매의 문 등이 5백 가지였다. 이 삼매의 문을 얻었으므로 몸과 마음이 부드럽기가 칠 일된 태와 같으며, 하늘이나 용이나 건달바나 사람이나 사람 아닌 이에게 있는 향이 아닌 묘한 향기가 났다. 


(39-53-20-1-5) 부동우바이의 용모

 선재동자가 그의 처소에 나아가 공경하며 합장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펴보았다. 용모는 단정하고 기묘하여 시방세계의 모든 여인은 미칠 수가 없다. 다만 여래의 정수리에 물을 부은 모든 보살은 견줄 만하다. 입에서 묘한 향기가 나오는 일과 궁전의 장엄도 그 권속 중에는 견줄만한 이가 없다. 시방세계의 모든 중생이 우바이에게 물드는 마음을 일으킬 수가 없으며, 잠깐 보기만 하여도 모든 번뇌가 소멸한다. 백 만의 대범천왕은 결정코 욕심세계의 번뇌가 생기지 않듯이 이 우바이를 보는 이도 번뇌가 생기지 않는다. 큰 지혜를 구족한 이와 같이 시방 중생들이 이 여인을 보고는 싫은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 


(39-53-20-1-6) 게송으로 찬탄하다

 이때 선재동자는 허리를 굽혀 합장하고 바른 생각으로 관찰하였다. 이 여인의 몸은 자유자재하여 헤아릴 수 없으며, 이 세상에는 견줄 이가 없는 빛깔과 용모는 광명에 사무쳐 비추어 막힘이 없어서 중생들을 위하여 많은 이익을 짓는다. 털구멍에서는 묘한 향기가 나오고, 권속은 끝이 없으며 궁전은 제일이다. 공덕이 깊고 넓어 끝이 없으므로 기쁜 마음을 내어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청정한 계를 항상 지키고 

넓고 큰 참음을 닦아 행하며 

꾸준히 노력하여 물러가지 않으니 

광명이 온 세계에 밝게 비치네. 

 

(39-53-20-1-7) 보살의 행을 묻다

선재동자는 게송을 마치고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거룩한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니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39-53-20-2) 부동우바이가 법을 설하다

(39-53-20-2-1) 보살의 꺾을 수 없는 지혜장 혜탈문을 얻다 

 이때 부동우바이는 보살의 부드럽고 이치에 맞는 말로 선재동자를 위로하며 말했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능히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꺾을 수 없는 지혜장(智慧藏) 해탈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견고하게 받아 지니는 수행의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에 평등하게 지니는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을 밝히는 변재의 문을 얻었으며, 보살의 모든 법을 구하여 고달픔이 없는 삼매의 문을 얻었다.”  

“거룩하신 이여, 보살의 꺾을 수 없는 지혜장 해탈문과 견고하게 받아 지니는 수행의 문과 모든 법에 평등하게 지니는 문과 모든 법을 밝히는 변재의 문과 보살의 모든 법을 구하여 고달픔이 없는 삼매의 문과 모든 법을 구하여 고달픔이 없는 삼매의 문은 그 경계가 어떠합니까?” 

“선남자여, 그것은 알기 어렵다.” 

“거룩하신 이여, 부처님의 신통으로 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선지식으로 인하여 능히 믿고 받아지니고 알고 통달하며, 관찰하고 닦아 익히며 순종하여 모든 분별을 떠나서 끝까지 평등하겠습니다.” 


(39-53-20-2-2) 지난 세상에 수비부처님을 뵙다

“선남자여, 지난 세상에 이구[離垢]겁이 있었는데 부처님의 명호는 수비(脩臂)였고, 전수(電授)라는 국왕이 있어 한 명의 딸을 두었으니 그가 곧 나의 전생이다. 그때 음악 소리가 그치고 밤중에 부모와 형제는 모두 잠이 들었고, 5백의 동녀들도 자고 있었다. 나는 누각에서 별을 보고 있다가 허공에 계시는 그 부처님을 뵈었다. 보배산과 같았고 한량없이 많은 하늘과 용과 팔부신장과 보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며, 부처님 몸에서 큰 광명 그물을 놓아 시방세계에 두루하였다. 나는 그 향기를 맡고 몸이 부드러워지고 마음이 기뻤다. 

  나는 누각에서 내려와 땅에 서서 열 손가락을 모아 부처님께 예배하였고, 부처님을 살펴보았으나 정수리를 볼 수 없었으며, 좌우를 살펴보았으나 끝닿은 데를 알 수 없었고, 부처님의 거룩하고 잘 생긴 모습을 생각하였으나 만족하지 않았다. 생각하기를 '세존께서는 어떤 업을 지어서 이렇게 훌륭한 몸을 얻었으며, 거룩한 모습이 원만하고 광명이 구족하며, 권속을 많이 두고 궁전이 장엄하며, 복덕과 지혜가 청정하고 다라니와 삼매가 부사의하며, 신통이 자재하고 변재의 걸림이 없는가.' 하였다.“


(39-53-20-2-3) 부처님께 이러한 법을 들었다

  “선남자여, 그때 여래께서 나의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시기를 '너는 깨뜨릴 수 없는 마음을 내어 모든 번뇌를 없애라. 최상의 마음을 내어 모든 집착을 깨뜨려라. 물러가지 않는 마음을 내어 깊은 법문에 들어가라. 참고 견디는 마음을 내어 나쁜 중생을 구호하라. 의혹이 없는 마음을 내어 모든 길에 태어나라. 싫어함이 없는 마음을 내어 부처님 뵙는 생각을 쉬지말라. 만족할 줄 모르는 마음을 내어 모든 여래의 법 비를 받으라. 옳게 생각하는 마음을 내어 모든 부처님의 광명을 내라. 크게 머물러 지니는 마음을 내어 여러 부처님의 법륜을 굴려라. 널리 유통하려는 마음을 내어 중생의 욕망을 따라 법보를 널리 베풀라' 하셨다. 

  선남자여, 나는 그 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이러한 법을 듣고 온갖 지혜를 구하며 부처의 십력을 구하며 부처의 육신을 구하며 부처의 잘 생긴 모습을 구하며 부처의 모인 대중을 구하며 부처의 국토를 구하며 부처의 위의를 구하며 부처의 수명을 구하였다. 이런 마음을 내니 그 마음이 견고하기가 금강과 같아서 모든 번뇌나 이승으로는 깨뜨릴 수 없었다.“


(39-53-20-2-4) 법을 듣고 삼독을 끊다

   “선남자여, 내가 이 마음을 내고부터 염부제의 티끌수 겁을 지내면서 탐욕을 생각하는 마음도 내지 않았는데, 하물며 그런 일을 행하였겠는가. 이러한 겁 동안 나의 친족에게도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는데 하물며 다른 중생에게 일으켰겠는가. 이러한 겁 동안 나의 몸에도 나라는 소견을 내지 않았는데, 하물며 모든 물건에 내 것이란 생각을 냈겠는가. 이러한 겁 동안 죽을 때와 날 때와 태에 들었을 때에 한 번도 미혹하여 중생이란 생각이나 기억이 없는 마음[無記心]을 내지 않았는데, 하물며 다른 때이겠는가. 

  이러한 겁 동안 꿈속에서 한분의 부처님을 뵌 것도 잊지 않았는데, 하물며 보살의 열 가지 눈으로 본 것을 잊었겠는가.“

(39-53-20-2-5) 부처님의 바른 법을 한 글자도 잊지 않다

 “이러한 겁 동안 받아 지닌 여러 부처님의 바른 법을 한 글자 한 구절도 잊지 않았고 세속의 말까지도 잊지 않았는데, 하물며 부처님의 입으로 말씀하신 것을 잊었겠는가. 

이러한 겁 동안 받아지닌 모든 여래의 법바다에서 한 글자 한 구절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없고 관찰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세속의 법도 역시 그러하였다. 이러한 겁 동안 이러한 모든 법바다를 받아지니고 일찍이 한 법에서도 삼매를 얻지 못한 것이 없으며 세간의 기술의 법에서도 역시 그러하였다. 이러한 겁 동안 모든 여래의 법륜을 지녔으며, 지니는 곳마다 한 글자 한 구절도 버린 적이 없으며, 한 번도 세상 지혜를 내지 않았다. 중생을 조복시키기 위한 방편은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이러한 겁 동안 부처바다를 뵙고 한 부처님에게도 청정한 서원을 성취하지 못한 것이 없으며, 여러 화신 부처님[化佛]에게도 역시 그러하였다. 이러한 겁 동안 여러 보살이 묘한 행을 닦는 것을 보고 모두 성취하였다. 


(39-53-20-2-6) 청정하고 훌륭한 말로 중생을 깨우치다

  “이러한 겁 동안 내가 본 중생들 중에서 한 중생에게도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도록 권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한 중생에게도 성문이나 벽지불의 뜻을 내도록 권한 일이 없다. 이러한 겁 동안 모든 부처의 법에 대하여 한 글자 한 구절에도 의혹을 내지 않고 두 가지 생각을 내지 않고, 분별하는 생각을 내지 않고 갖가지 생각을 내지 않고, 집착하는 생각을 내지 않고 낫다 못하다는 생각을 내지 않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생각을 내지 않았다. 

  선남자여, 나는 그때부터 항상 부처님을 보고, 보살을 보고, 진실한 선지식을 보았으며, 항상 부처님의 서원을 듣고 보살의 행을 듣고 보살의 바라밀다문을 듣고 보살의 처지인 지혜의 광명문을 듣고, 보살의 무진장문을 듣고, 끝이 없는 세계의 그물에 들어가는 문을 듣고, 끝이 없는 중생계를 내는 원인의 문을 들었다. 항상 청정한 지혜의 광명으로 모든 중생의 번뇌를 없애고, 항상 지혜로 모든 중생의 선근을 생장케 하고, 항상 모든 중생의 좋아함을 따라 몸을 나타내고, 항상 청정하고 훌륭한 말로 법계의 모든 중생을 깨우친다.“


(39-53-20-2-7) 삼매문에 들어 자재한 신통변화를 나타내보이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이 온갖 법을 구하여 싫음이 없는 장엄문을 얻었고, 모든 법이 평등한 지위를 다 지니는 총지문[摠持門]을 얻었다. 헤아릴 수 없이 자재한 신통 변화를 나타내는 것을 그대는 보고자 하느냐?” 

  선재동자는 진심으로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때 부동우바이는 용장(龍藏)사자좌에 앉아서 모든 법을 구하여 싫음이 없는 장엄삼매문[一切法無厭足莊嚴三昧門]과 공하지 않은 바퀴장엄삼매문[不空輪莊嚴三昧門]과 십력의 지혜바퀴가 앞에 나타나는 삼매문[十力智輪現前三昧門]과 불종무진장삼매문(佛種無盡藏三昧門)에 들어갔으며, 이렇게 만 가지 삼매문에 들어갔다. 

  이 삼매문에 들어갈 때에 시방에 있는 수없이 많은 부처 세계의 티끌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국토는 청정한 유리로 이루어졌고, 낱낱 세계마다 백 억 사천하와 백 억 여래가 있는데, 어떤 이는 도솔천에 계시고, 열반에 들기도 하며, 낱낱 여래께서 광명그물을 놓아 법계에 두루 하니, 도량에 모인 대중이 청정하게 둘러싸고 있으며, 미묘한 법륜을 굴리어 중생들을 깨우쳤다.“


(39-53-20-3) 수승한 보살의 능력을 찬탄하다

  이때 부동우바이가 삼매에서 일어나 선재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것을 보는가?” 

“예. 저는 모두 보았습니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모든 법을 구하여 싫음이 없는 삼매의 광명을 얻고, 모든 중생에게 미묘한 법을 말하여 기쁘게 할 뿐이다. 보살이 가루라처럼 허공으로 다니면서 걸림이 없이 모든 중생 바다에 들어가서 선근이 성숙한 중생을 보고는 곧 들어다가 열반의 언덕에 두며, 장사꾼들처럼 보배섬에 들어가서 여래의 십력과 지혜의 보배를 구하며, 고기잡는 사람처럼 바른 법의 그물을 가지고 생사의 바다에 들어가 애욕의 물속에서 중생들을 건졌다. 마치 아수라왕이 세 가지 세계[三有]의 큰 성과 번뇌의 바다를 흔들 듯 하였다. 

  해가 허공에 뜨듯이 애욕의 진흙에 비추어 마르게 하며, 보름달이 허공에 뜨듯이 교화 받을 사람의 마음꽃을 피게 하며, 땅덩이가 두루 평등하듯이 한량없는 중생이 머물러 있으면서 모든 선한 법의 싹을 증장케 하며, 큰 바람이 향하는 곳에 걸림이 없듯이 모든 나쁜 소견의 나무를 뽑아버리며, 전륜왕처럼 세간에 다니면서 사섭[四攝]법으로 중생들을 거두어 주는 일을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39-53-20-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무량도살라[無量都薩羅]성이 있고, 그곳에 출가한 변행(遍行)외도가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예배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떠났다. 

  

(39-53-21) 변행(遍行)외도 

           제 10 진실행眞實行 선지식 


(39-53-21-1) 변행외도를 뵙고 법을 묻다 

  그때 선재동자는 부동우바이에게 법을 듣고 일심으로 기억하여 가르친 것을 모두 믿어받들고 생각하고 관찰하면서 나아가 여러 나라와 도시를 지나서 도살라성(都薩羅城)에 이르렀다. 해가 질 무렵에 성에 들어가서 상점과 골목과 네 거리로 다니면서 변행외도를 찾았다. 

  성 동쪽에 선득(善得)산이 이었다. 밤중에 선재동자가 산꼭대기를 보니 초목과 바위에 광명이 환하게 비치어 마치 해가 뜨는 듯했다. 이것을 보고 기쁜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아마 여기서 선지식을 만나려나 보다' 하고, 성에서 나와 산으로 올라갔다. 이 외도가 산 위의 평탄한 곳에서 천천히 거니는데, 생긴 모습이 원만하고 위엄과 광채가 찬란하여 대범천왕으로도 미칠 수 없으며, 십천의 범천들이 호위하고 있었다. 

  선재동자는 그 앞에 나아가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위없는 바른 보리심을 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니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9-53-21-1) 변행외도가 법을 설하다

(39-53-21-1-1)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에 머물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나는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에 편안히 머물렀고, 세간을 두루 관찰하는 삼매의 문을 성취하였고, 의지할 데 없고 지음이 없는 신통의 힘을 성취하였고, 넓은 문 반야바라밀다를 성취하였디. 

  선남자여, 나는 넓은 세간에서 갖가지 방소(方所)와 형상과 행과 이해로 온갖 길에서 나고 죽는다. 하늘길과 용의 길과 야차의 길과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와 지옥과 축생의 길이며, 염라왕 세계와 사람과 사람 아닌 이들의 길이다.“

  

(39-53-21-1-2) 온갖 법으로 중생들을 이익케 하다

 “여러 가지 소견에 빠지고 이승을 믿고 대승을 좋아하는 중생들 가운데 나는 갖가지 방편과 지혜의 문으로 이익되게 한다. 모든 세간의 갖가지 기술을 연설하여 공교한 기술을 습득하는 다라니지혜를 갖추게 하며, 네 가지로 거두어 주는 방편을 말하여 온갖 지혜의 길을 구족하게 한다. 모든 바라밀을 말하여 온갖 지혜의 지위로 회향하게 하며, 보리심을 칭찬하여 위없는 도의 뜻을 잃지 않게 한다. 보살의 행을 칭찬하여 부처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소원을 만족하게 하며, 나쁜 짓을 하며 지옥 따위에 빠져 여러 가지 고통받는 일을 말하여 나쁜 업을 싫어하게 한다. 부처님께 공양하고 선근을 심으면 온갖 지혜의 과보를 얻는다 고하여 기쁜 마음을 내게 하며, 모든 여래, 응공, 정등각의 공덕을 찬탄하여 부처의 몸을 좋아하고 온갖 지혜를 구하게 한다. 부처님의 위엄과 공덕을 찬탄하여 부처님의 무너지지 않는 몸을 좋아하게 하며, 부처님의 자유자재한 몸을 찬탄하여 여래의 가릴 수 없는 큰 위덕을 구하게 한다. 

  선남자여, 이 도살라 성의 여러 곳에 있는 많은 남녀 가운데서 나는 갖가지 방편으로 그들의 형상처럼 나투고 그들에게 알맞게 법을 말한다. 그 중생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서 왔는지를 알지도 못하며 듣는 이로 하여금 사실대로 수행하게 한다.   선남자여, 이 성에서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는 것처럼 염부제의 여러 성과 도시와 마을의 사람이 사는 곳에서도 이와 같이 이익되게 한다.“


(39-53-21-1-3) 여러 외도를 방편으로 조복시키다

  “선남자여, 염부제에 있는 96종 외도들이 제각기 야릇한 소견으로 고집을 부리면 나는 그 가운데 방편으로 조복하여 잘못된 소견을 버리게 한다. 염부제에서와 같이 다른 사천하에서도 그렇게 하고, 삼천대천세계에서도 그렇게 하며,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의 중생 바다에서도 중생의 마음을 따라서 갖가지 방편과 법문과 몸과 말로써 법을 말하여 이익되게 한다.”

 (39-53-21-3) 수승한 보살의 법을 찬탄하다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만을 알 뿐이다. 보살의 몸은 온갖 중생의 수와 같고, 중생들과 차별이 없는 몸을 얻으며, 변화된 몸으로 모든 길에 두루 들어가 태어나되 여러 중생의 앞에서 청정한 광명으로 세간에 널리 비추고 걸림없는 소원으로 온갖 겁에 머무르며, 제석의 그물 같은 비등할 이 없는 행을 얻어 모든 중생을 항상 이익되게 하고 함께 거처하면서도 집착이 없으며, 삼세에 두루 평등하여 내가 없는 지혜로 널리 비추고 매우 자비한 광명으로 모든 것을 관찰하는 일을 내가 어떻게 알며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39-53-21-4) 다음 선지식 찾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광대(廣大)국이 있고, 그곳에 향을 파는 우발라화[優鉢羅華]장자가 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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