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입법계품_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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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3-52-3) 미륵보살이 법을 보이다
(39-53-52-3-1) 선재동자가 누각에 들어거다
그 때 선재동자는 공경하여 미륵보살을 오른쪽으로 돌고 여쭈었다.
“미륵보살님이시여, 이 누각에 들어가기를 원합니다.”
이때 미륵보살이 누각에 나아가 손가락을 튀겨 소리를 내니 문이 열렸다. 선재에게 손짓하니 선재동자는 기뻐하며 들어갔으며, 문은 곧 닫혔다.
(39-53-52-3-2) 누각의 장엄을 보고 이익을 얻다
누각은 크고 넓기 한량이 없어 허공과 같고 땅은 아승지 보배로 되었다. 아승지 궁전과 아승지 문과 아승지 창호와 아승지 섬돌과 아승지 난간과 아승지 길이 모두 칠보로 되었다. 아승지 번기와 아승지 당기와 아승지 일산이 사이사이 벌여 있고, 아승지 영락과아승지 진주 영락과 아승지 적진주 영락과 아승지 사자진주 영락들이 곳곳에 드리워 있다. 아승지 반달과 아승지 비단 띠를 아승지 보배 그물로 장엄하였다. 아승지 보배 풍경이 바람에 흔들려 소리를 내며, 아승지 하늘 꽃을 흩고, 아승지 하늘 보배로 된 화만 띠를 달고, 아승지 보배 향로를 괴고, 아승지 금 가루를 비내리고, 아승지 보배 거울을 달았고, 아승지 보배 등을 켜고, 아승지 보배 옷을 폈다.
아승지 보배 휘장을 치고, 아승지 보배 자리를 깔고, 아승지 비단을 자리 위에 펴고, 아승지 염부단금 동녀 형상과 아승지 보배 형상과 아승지 묘한 보배로 된 보살 형상이 간 데마다 가득 찼으며, 아승지 보배 파두마꽃과 아승지 보배 구물두꽃과 아승지 보배 분타리꽃으로 장엄하고, 아승지 보배 나무는 차례로 줄을 지었고 아승지 마니보배가 큰 광명을 놓아, 이렇게 한량없는 아승지 장엄거리로 장엄했다.
그 가운데는 한량없는 백천 누각이 있는데, 낱낱이 훌륭하게 꾸민 것이 위에 말한 바와 같고, 크고 넓고 화려하기 허공과 같아서 서로 장애하지도 않고 잡란하지도 않았다. 선재동자가 한 곳에서 모든 곳을 보듯이, 모든 곳에서도 다 이렇게 보았다.
이때 선재동자가 비로자나 장엄장 누각이 이렇게 가지가지로 헤아릴 수 없이 자유자재한 경계를 보고, 매우 환희하여 한량없이 뛰놀면서 몸과 마음이 편안하여 모든 의혹을 떠났다. 본 것은 잊지 않고 들은 것은 기억하고 생각이 어지럽지 않아 걸림없는 해탈문에 들어가서 마음을 두루 놀리며, 모든 것을 두루 보고 널리 예경했다.
(39-53-52-3-3) 미륵보살의 발심과 수행과 설법을 보다
그때 선재동자가 머리를 숙이자 미륵보살의 신통한 힘을 말미암아 자기의 몸이 모든 누각 속에 있음을 보았으며, 또 가지가지 부사의한 자재로운 경계를 보았다.
이른바 미륵보살이 처음에 위없는 보리심을 낼 때 이런 이름과 이런 족성과 이렇게 선지식의 가르침으로 이런 선근을 심던 일을 보았으며, 이렇게 오래 살고 이런 겁을 지내면서 부처님을 만나고, 이렇게 장엄한 세계에 있으면서 이렇게 행을 닦고 이렇게 원을 세웠으며, 저 여래의 이러한 대중의 모임에서 이러한 수명과 이러한 세월을 지내면서 친근하고 공양하던 일을 모두 분명하게 보았다.
미륵보살이 처음에 자인삼매[慈心三昧]를 증득하고 자씨(慈氏)라고 하던 일을 보기도 하고, 묘한 행을 닦으며 모든 바라밀을 만족하던 일을 보기도 하고, 법을 아는 지혜를 얻기도 하고, 지상에 머물기도 하고, 청정한 국토를 성취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여래의 바른 교법을 보호하며 큰 법사가 되어 생사 없는 법의 지혜[無生忍]를 얻고,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어느 여래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수기를 받던 일을 보기도 했다.
미륵보살이 전륜왕이 되어서 중생들을 권하여 십선도(十善道)에 머물게 함을 보기도 하고, 사천왕이 되어 중생을 이익케 하고, 제석천왕이 되어 오욕(五欲)을 꾸짖고, 염마천왕이 되어 방일하지 않는 일을 찬탄하고, 도솔천왕이 되어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의 공덕을 칭찬하고, 화락천왕이 되어 하늘사람에게 보살들의 변화하는 장엄을 나타내고, 타화자재천왕이 되어 하늘사람에게 모든 부처님 법을 연설하고, 마왕이 되어 모든 법이 무상하다 말하고, 범천왕이 되어 모든 선정의 한량없이 기쁘고 즐거움을 말하고, 아수라왕이 되어 큰 지혜 바다에 들어가서 법이 환술 같음을 알고, 모인 대중들에게 법을 연설하여 교만하고 취하고 거추장스러움을 끊게 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염라(閻羅)세계에 있으면서 큰 광명을 놓아 지옥의 고통을 구원함을 보기도 하고, 아귀세계에서 음식을 보시하여 기갈을 구제함을 보기도 하고, 축생세계에서 여러 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조복시킴을 보기도 했다.
사천왕의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도리천왕의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염마천왕의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도솔천왕의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화락천왕의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타화자재천왕의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대범천왕의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함을 보기도 했다.
용왕 대중에게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야차와 나찰왕 대중에게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건달바와 긴나라왕 대중에게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아수라와 타나바(陀那婆)왕 대중에게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가루라와 마후라가왕 대중에게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반인반수 대중에게 법을 말함을 보기도 했다.
성문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연각 대중을 위하여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처음 마음 낸 이와 일생보처로 정수리에 물을 부은 보살들을 위하여 법을 말함을 보기도 하고, 초지 내지 십지 보살의 공덕을 찬탄함을 보기도 했다.
모든 바라밀을 만족한 이를 찬탄함을 보기도 하고, 모든 지혜의 문에 들어간 것을 찬탄함을 보기도 하고, 여러 큰 삼매문을 찬탄함을 보기도 하고, 깊고 깊은 해탈문을 찬탄함을 보기도 하고, 모든 선정 삼매 신통한 경계를 찬탄함을 보기도 하고, 모든 보살의 행을 찬탄함을 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큰 서원을 찬탄함을 보기도 했다.
함께 수행하는[同行] 보살과 세간에서 살아가는 기술과 여러 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이익케 하는 일을 찬탄함을 보기도 하고, 일생보처 보살과 모든 부처님의 정수리에 물 붓는 문을 찬탄함을 보기도 했다. 미륵보살이 십만 년 동안 경행하고 경전을 읽고 외고 쓰고, 부지런히 관찰하고 대중에게 법을 말하며, 모든 선정과 사무량심(四無量心)에 들기도 하고, 모든 곳에 두루함과 모든 해탈에 들기도 하고, 삼매에 들어서 방편과 힘으로 신통 변화를 나타냄을 보기도 했다.
(39-53-52-3-4) 미륵보살과 함께한 여러 대중들
여러 보살이 변화삼매에 들어 각각 그 몸의 낱낱 털구멍으로 모든 변화하는 몸 구름을 내는 것을 보고, 하늘 무리의 몸 구름을 내는 것도 보고, 용 무리의 몸 구름을 내는 것도 보고, 야차와 건달바와 긴나라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마후라가와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과 전륜왕과 작은 왕과 왕자와 대신과 벼슬아치와 장자와 거사의 몸 구름을 내는 것도 보고, 성문과 연각과 보살과 여래의 몸 구름을 내는 것도 보고, 모든 중생의 몸 구름을 내는 것도 보았다.
묘한 음성을 내어 보살의 가지가지 법문을 찬탄함을 보았다. 보리심의 공덕문을 찬탄하며, 단(檀)바라밀과 지혜바라밀의 공덕문을 찬탄하며, 여러 가지 거두어 주는 것과 선정과 한량없는 마음과 삼매와 삼마발저(三摩鉢底)와 트임[通]과 밝음과 다라니와 변재와 참된 진리[諦]와 지혜와 선정[止觀]과 슬기와 해탈과 인연과 의지의 법문 말함을 찬탄하며, 사념처(四念處)와 사정근(四正勤)과 사여의족(四如意足)과 칠보리분(七菩提分)과 팔성도(八聖道)와 성문승과 독각승과 보살승과 모든 지혜와 모든 지(地)와 모든 행과 모든 원의 공덕문을 찬탄함을 보았다.
(39-53-52-3-5) 여래를 보다
그 가운데서 여래를 대중이 둘러싸고 있음을 보았다. 그 부처님의 나신 곳과 가문과 몸과 오래 삶을 보았으며, 세계와 겁과 이름과 설법의 이익과 교법의 머무름과 도량의 대중이 여러 가지로 같지 않음을 분명하게 보았다.
(39-53-52-3-6) 누각 속의 누각을 보다
장엄장 안에 있는 여러 누각 중에서 한 누각을 보니, 높고 넓고 훌륭하게 꾸민 것이 좋아서 견줄 데가 없었다. 그 누각에 삼천대천세계의 백억 사천하가 있으며, 백억 도솔천에 도솔천마다 미륵보살이 있다가 신으로 내려와서 탄생하는 것을 제석과 범천왕 받들어 머리에 올리며 일곱 걸음을 다니고 시방을 살펴보며 크게 사자후하는 것을 보았다. 동자로서 궁전에 거처하고 정원에서 유희하며 온갖 지혜[一切智]를 얻기 위하여 출가하여 고행하고 유미죽을 받고 도량에 나아가서 마군을 항복 받고 등정각을 이루었다. 보리수 아래서 관하시다가 범왕의 권청으로 법륜을 굴리고 천궁에 올라가서 법을 연설하며, 겁과 수명과 대중 모임을 장엄하며, 국토를 깨끗이 하고 행과 원을 닦으며,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케 하는 방편과, 사리를 나누어 반포함과 법을 머물러 유지함이 모두 같지 않음을 보았다.
그때 선재동자는 자기의 몸이 모든 여래의 처소에 있음을 보았으며, 또 저 모든 대중의 모임과 모든 불자를 보고 기억하여 잊지 않았으며 통달하여 걸림이 없었다.
(39-53-52-3-7) 누각의 여러 장엄구들의 작용함을 보다
모든 누각 안에 있는 보배 그물과 풍경과 모든 악기에서 헤아릴 수 없는 미묘한 소리를 내어 여러 가지 법을 연설하였다. 보살이 보리심 내는 것을 말하고, 바라밀 행 닦음을 말하고, 모든 원을 말하고, 모든 지(地)를 말하고, 여래께 공경하고 공양함을 말하고, 부처님의 국토를 장엄함을 말하고, 부처님들의 법을 말씀하신 차별을 말하는데 이렇게 모든 부처님 법을 말하는 소리를 들으니 화창하고 분명했다.
어떤 곳에서 한 보살은 법문을 듣고 선지식의 지도로 보리심을 내었으며, 어떤 겁의 한 세계에서 어떤 대중은 부처님의 이러한 공덕을 듣고는 이런 마음을 내고 이런 원을 일으키고 이러하게 광대한 선근을 심었으며, 몇 겁을 지내면서 보살의 행을 닦다가 얼마나 오랜 뒤에 정각을 이루었다. 정각을 아루어 이름과 수명과 국토를 구족하게 장엄하였고 서원[願]을 원만히 하여 대중과 성문과 보살을 교화하였으며, 열반한 뒤에 바른 법이 세상에 머물러 있어 몇 겁을 지내면서 이러한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케 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어떤 곳의 한 보살은 보시·계율·참음·정진·선정·지혜의 바라밀을 닦았다는 말을 듣었으며, 또 어떤 곳의 한 보살은 법을 구하기 위하여 국왕의 지위와 모든 보배와 처자와 권속이며 손 ·발·머리·눈 등 일체의 몸[身分]을 아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어떤 곳의 한 보살은 여래의 말씀한 바른 법을 수호하여 큰 법사가 되었으며, 법의 보시를 널리 행하며 법의 깃발을 세우고 법 소라를 불고 법 북을 치고 법 비를 내리며, 부처님 탑을 조성하고 부처님 동상을 조성하며, 중생에게 여러 가지 즐거운 도구를 보시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어떤 겁에 어떤 곳에서 어떤 여래가 등정각을 이루었는데, 국토는 이러하고 모인 대중은 이러하고 수명은 이러하였으며, 이런 법을 말하고 이런 원을 만족하고 이렇게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선재동자는 이렇게 부사의하고 미묘한 법의 음성을 듣고, 몸과 마음이 환희하고 부드럽고 기뻐서, 바로 한량없는 총지문(摠持門)과 변재문과, 모든 선정·법 지혜[忍]·서원·바라밀[度]·트임·밝음·해탈·삼매문을 얻었다.
보배 거울에서 여러가지 형상을 보았다. 부처님 대중이 모인 도량과 보살 대중이 모인 도량과 성문 대중이 모인 도량과 연각 대중이 모인 도량을 보았으며, 깨끗한 세계·부정한 세계·깨끗하면서 부정한 세계·부정하면서 깨끗한 세계·부처님 있는 세계·부처님 없는 세계·소세계·중세계·대세계·인다라 그물 세계·엎어진 세계·잦혀진 세계·평탄한 세계를 보기도 하였고, 지옥·아귀·축생이 사는 세계를 보기도 하고, 하늘과 사람이 충만한 세계를 보기도 하였다.
이러한 모든 세계에는 무수한 큰 보살들이 있었다. 다니기도 하고 앉기도 하며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며, 매우 가엾은 마음으로 중생을 딱하게 여기기도 하고, 논문을 지어 세간을 이익케 하기도 하고, 배우고 지니고 쓰고 외우고 묻고 대답도 하면서, 하루에 세 번 참회하고 회향하여 원을 세우는 것을 보기도 했다.
여러 보배 기둥에서 푸르고 누르고 붉고 희고, 파리빛, 수정빛, 제청(帝靑)빛, 무지개빛, 염부단금빛등 모든 마니왕 광명 빛이 나오고 있었다.
염부단금으로 만든 아가씨 형상과 여러 보배 형상이 있었다. 손에 꽃 구름을 잡고, 옷 구름을 잡고, 당기·번기도 잡고, 화만·일산도 잡고, 여러 가지 바르는 향·가루향도 잡고, 가장 훌륭한 마니보배 그물도 잡고, 금 사슬을 드리우고 영락을 걸고, 팔을 들어 공양거리를 받들기도 하고, 머리를 숙여 마니관을 드리우기도 하며, 허리를 굽혀 우러러보며 잠깐도 한눈 팔지 않았다.
진주 영락에서 향수가 흐르는데 여덟 가지 공덕이 구족하고, 비유리와 영락에서는 백천 가지 광명이 한꺼번에 비추며, 당기·번기·그물·일산 따위를 모두 여러 보배로 장엄했다.
우발라꽃과 구물두꽃과 파두마꽃과 분타리꽃이 한량없이 피어 있었다. 어떤 것은 손바닥만하고, 어떤 것은 팔뚝같이 길고, 가로 세로가 차바퀴 같기도 하며, 낱낱 꽃마다 갖가지 빛깔과 형상을 나타내어 장엄하였다. 남자 빛깔 형상[男色像]과 여자 빛깔 형상[女色像]과 동남의 형상과 동녀의 형상과 제석·범천·사천왕·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성문·연각·보살과 같은 모든 중생의 형상들이 모두 합장하고 허리 굽혀 경례하며, 또 여래께서 가부하고 앉았는데,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으로 장엄한 것을 보았다.
깨끗한 유리로 된 땅에서는 걸음걸음 마다 부사의한 갖가지 형상을 나타내었는데 세계 형상과 보살 형상과 여래 형상과 누각으로 장엄한 형상 들이었다.
보배 나무에서는 가지·잎·꽃·열매마다 갖가지 반신상[半身像]을 하고 있었다. 부처님 반신상, 보살 반신상, 하늘·용·야차와 내지 사천왕·전륜왕·작은 왕·왕자·대신·관장(官長)과 사부대중의 반신상이며, 그 반신상들은 화만도 들고 영락도 들고, 모든 장엄거리를 들기도 하였으며, 어떤 것은 허리 굽혀 합장하고 예경하며, 일심으로 우러러보면서 한눈을 팔지 않기도 하고, 또 찬탄하기도 하며 삼매에 들기도 했다.
그 몸은 거룩한 모습으로 장엄하였고, 여러 가지 빛 광명을 놓으니, 금빛 광명·은빛 광명·산호빛 광명·도사라(兜沙羅)빛 광명·제청(帝靑)빛 광명·비로자나 보배빛 광명·모든 보배빛 광명·첨파가(瞻波迦)꽃빛 광명들이었다.
여러 누각의 반달[半月] 형상에서 아승지 일월성신(日月星辰) 광명들을 내어 시방에 두루 비추는 것을 보았다.
여러 누각의 사방을 둘러싼 벽에는 걸음걸음마다 보배로 장엄하였다. 낱낱 보배에서는 미륵보살이 지난 옛적에 보살의 도를 수행하던 일을 나타내는데, 머리도 보시하고, 손·발·입술·혀·어금니·치아·귀·코·피·살·가죽·뼈·골수도 보시하며, 손톱·머리카락 따위를 버리기도 하고, 아내·첩·아들·딸·도성·마을·국토·임금의 지위를 달라는 대로 주기도 하며, 옥에 갇힌 이는 나오게 하고, 결박된 이는 풀리게 하고, 병난 이는 치료하여 주고, 길을 잘못 든 이에게는 바른 길을 가리켜 주었다.
뱃사공이 되어 바다를 건네주고, 말이 되어 어려운 일을 구하여 주며, 신선이 되어 경론을 말하고, 전륜왕이 되어 열 가지 착한 일을 말하고, 의사가 되어 병을 치료하기도 하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선지식을 친근하며, 성문도 되고 연각도 되고, 보살도 되고, 여래도 되어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며, 혹은 법사가 되어 부처님 교법을 받들어 행하고, 배우고 읽고 외고 이치를 생각하며, 부처님 지제(支提)를 쌓고 부처님 형상을 조성하여 자기도 공양하고, 다른 이를 시켜서 향을 바르고 꽃을 흩고 공경하고 예배하였다.
사자좌에 앉아 법을 연설하며 중생들을 권하여 십선(十善)에 머물게 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불·법·승보에 귀의하여 오계(五戒)와 팔재계(八齋戒)를 받아 지니게 하며, 출가하여 법을 듣고 배우고 읽고 외우며 이치대로 수행함을 보며, 미륵보살이 백천억 나유타 아승지겁 동안에 모든 바라밀을 수행하는 여러 가지 모양을 보기도 했다.
미륵보살의 예전에 섬기던 선지식들이 모든 공덕으로 장엄함을 보았다. 미륵보살이 저 여러 선지식들을 친근하여 공양하며, 그의 가르침을 받아 행하였다. 정수리에 물 붓는 지위에 머물러 있을 때 선지식들이 선재에게 말하기를 '잘 왔다. 동자여, 너는 이 보살의 부사의한 일을 보고 고달픈 마음을 내지 말라' 하는 것을 보았다.
(39-53-52-3-8) 누각의 모든 것을 보다
이때 선재동자는 잊지 않는 기억력을 얻은 연고이며, 시방을 보는 청청한 눈을 얻은 연고이며, 잘 관찰하는 걸림없는 지혜를 얻은 연고이며, 보살들의 자재한 지혜를 얻은 연고이며, 보살들이 지혜의 지위에 들어간 광대한 앎을 얻은 연고로 여러 누각의 낱낱 물건 속에서 이러함과 및 한량없고 부사의하고 자재한 경계와 여러 가지 장엄한 일을 보았다.
(39-53-52-3-9) 비유로써 나타내다
마치 꿈꾸면서 여러 가지 물건을 보는 것처럼, 도시나 마을이나 궁전·공원·산·숲·강·못·의복·음식과 온갖 살림하는 기구를 보기도 하고, 제 몸과 부모와 형제와 안팎 친척을 보기도 하고, 바다와 수미산과 하늘의 궁전들과 염부제 등 사천하의 일을 보기도 하였다. 그 몸의 크기가 백천 유순이 되었으며 집과 의복이 모두 그러하고 또 낮에는 오랜 세월을 지내면서 눕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안락함을 느꼈다. 깨어나서는 꿈인 줄 알지만 보던 일을 분명하게 기억했다.
선재동자도 그와 같았는데 미륵보살의 힘으로 가피한 연고이며, 삼계의 법이 모두 꿈과 같음을 아는 연고이며, 중생들의 좁은 생각을 없앤 연고이며, 장애 없이 광대한 지혜를 얻은 연고이며, 보살들의 훌륭한 경지에 머무는 연고이며, 부사의한 방편 지혜에 들어간 연고로 이렇게 자유자재한 경계를 보았다.
죽을 때 지은 업을 따라서 과보 받는 것을 보았다. 나쁜 업을 지은 이는 지옥·아귀·축생들이 받는 괴로운 경계를 보았다. 옥졸이 손에 병장기를 들고 성내고 꾸짖고 가두고 잡아가는 것을 보기도 하고, 부르짖고 슬피 탄식하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잿물 강을 보기도 하고, 끓는 가마를 보기도 하고, 칼산을 보기도 하고, 검으로 된 나무를 보기도 하여, 여러 가지 핍박으로 갖은 고통을 받았다.
착한 업을 지은 이는 모든 하늘의 궁전과 한량없는 하늘 대중과 하늘의 채녀들이 갖가지 의복으로 장엄한 것과 궁전과 동산과 숲이 아름답고 묘한 것을 보았다. 아직 죽지는 않았으나 업의 힘으로 이런 것을 보았다.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보살의 업의 부사의한 힘으로 모든 장엄한 경계를 보게 되었다.
마치 어떤 사람이 귀신에게 잡혀 당하는 여러 가지 일을 보기도 하고 묻는대로 대답하듯이 선재도 그와 같아서 보살의 지혜로 지녔으므로 저렇게 여러 가지 나타나는 일을 보기도 하고 물으면 대답하였다.
마치 용에게 잡히면 스스로 용이라 하며 용궁에 들어가서 잠깐 동안에 몇 해 몇 달을 지낸 줄 알 듯이 선재도 그와 같아서 보살의 지혜에 머물렀다는 생각과 미륵보살이 지닌 힘으로 잠깐 동안에 한량없는 겁을 지낸다 하였다.
범천 궁전의 이름을 장엄장(莊嚴藏)이라 불렀다. 그 속에는 삼천세계의 모든 물건을 보되 서로 착잡하지 않듯이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이 누각에서 여러 가지 장엄한 경계가 갖가지로 차별함을 보지만 서로 착잡하지 않았다.
마치 비구가 십변처정(十遍處定)에 들어가면 가거나 서거나 앉거나 눕거나 들어가는 선정을 따라 경계가 앞에 나타나듯이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누각에 들어가면 모든 경계를 분명히 알았다.
마치 사람이 공중에서 건달바성을 보면 갖가지 장엄을 모두 분별하여 알고 걸림이 없으며, 야차의 궁전이 인간의 궁전과 한 곳에 함께 있어도 서로 섞이지 않고 제각기 업을 따라 보는 것이 같지 않으며, 바다 속에서 삼천세계의 모든 빛깔과 형상을 모두 보며, 요술장이는 환술의 힘으로 여러 가지 환술을 짓는 것과 같이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미륵보살의 신통한 힘과 부사의한 환술 같은 지혜의 힘과 환술 같은 지혜로 모든 법을 아는 연고와 보살들의 자재한 힘을 얻은 연고로 이 누각 속에서 여러 가지 장엄과 자재한 경계를 보았다.
(39-53-52-3-10) 미륵보살이 신통한 힘을 거두고 선재동자를 삼매에서 일으키다
그때 미륵보살마하살이 신통한 힘을 거두고 누각으로 들어가 손가락을 튀겨 소리를 내고 선재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일어나라. 법의 성품은 이러한 것이다. 이는 보살의 모든 법을 아는 지혜의 인연이 모여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러한 성품이 환술 같고, 꿈 같고, 그림자 같고, 영상 같아서, 모두 성취하지 못한다.”
이때 선재동자는 손가락 튀기는 소리를 듣고 삼매에서 깨어났다.
“선남자여, 그대는 보살의 부사의하게 자재한 해탈에 머물러 보살들의 삼매의 기쁨을 받았다. 보살의 신통한 힘을 지니고 도를 돕는 데서 흘러나오고 원과 지혜로 나타난 여러 가지 훌륭하게 장엄한 궁전을 보았다. 보살의 행을 보고 보살의 법을 듣고 보살의 덕을 알고 이제 여래의 원을 마쳤다.”
“그러합니다. 거룩하신 이여, 이는 선지식의 가피하시고 생각하여 주신 위덕과 신통의 힘입니다.”
(39-53-52-3-11) 불망념지장엄장해탈문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문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선남자여, 이 해탈문의 이름은 삼세의 모든 경계에 들어가서 잊지 않고 기억하는 지혜로 장엄한 것이다. 선남자여, 이 해탈문 가운데 수없이 많은 한량없이 많은 해탈문이 있다. 일생보처 보살이라야 얻는 것이다.”
(39-53-52-3-12) 장엄의 근원
“장엄하였던 것이 어디 갔습니까?”
“왔던 데로 갔다.”
“어디서 왔습니까?”
“보살의 지혜의 신통한 힘으로부터 와서 보살의 지혜의 신통한 힘을 의지하여 머무른 것이며, 간 곳도 없고 머무른 곳도 없고 모인 것도 아니고 항상한 것도 아니며 모든 것을 멀리 여의었다.
선남자여, 용왕이 비를 내리는 것은 몸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마음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모으는 일도 없지만,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용왕의 마음에서 생각하는 힘으로 비가 줄줄 내려서 천하에 두루하는 것이며 이런 경계는 헤아릴 수 없다.
선남자여, 장엄하는 일도 그와 같아서 안에 머무는 것도 아니고 밖에 머무는 것도 아니며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보살의 위덕과 신통의 힘과 그대의 선근의 힘으로 그런 일을 보는 것이다.
선남자여, 마치 요술쟁이가 환술을 만들 때 오는 데도 없고 가는 데도 없어 오고 가는 일이 없지만 요술의 힘으로 분명하게 보는 것과 같이, 장엄하는 일도 그와 같아서 오는 데도 없고 가는 데도 없어 오고 가는 일이 없지만 습관으로 부사의한 환술 같은 지혜의 힘과 지난 옛적에 세운 큰 서원의 힘으로 이렇게 나타난다.”
(39-53-52-3-13) 보살의 가고 오는 근원
“성인께서는 어디서 오셨습니까?”
“선남자여, 보살은 오는 일도 없고 가는 일도 없이 그렇게 온다. 다니는 일도 없고 머무는 일도 없이 그렇게 온다. 처소도 없고 집착도 없고 없어지지도 않고 나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고 옮기지도 않고 동하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연연함도 없고 애착함도 없고 업도 없고 과보도 없고 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아주 없지도 않고 항상하지도 않으며 그러하게 온다.
선남자여, 보살은 크게 가엾이 여기는 곳에서 오며 중생들을 조복하려는 연고이다. 크게 인자한 곳에서 오며 중생들을 구호하려는 연고이다. 깨끗한 곳에서 오며 좋아함을 따라서 태어나는 연고이다. 크게 서원한 곳에서 오며 옛날의 서원한 힘으로 유지하는 연고이다.
신통한 곳에서 오며 모든 곳에 좋아하는 대로 나타나는 연고이다. 동요함이 없는 데서 오며 모든 부처님을 항상 떠나지 않는 연고이다. 가지고 버림이 없는 데서 오며 몸과 마음을 시켜서 가고 오지 않는 연고이다. 지혜와 방편인 데서 오며 모든 중생을 따라 주는 연고이다. 변화를 나타내는 데서 오며 영상처럼 화하여 나타나는 연고이다. 그러나 선남자여, 나는 태어난 곳인 마라제국(摩羅提國)으로부터 여기 왔다.
선남자여, 그곳에 방사(房舍)라는 마을이 있고, 구파라(瞿波羅)라는 장자가 있다. 그 사람을 교화하여 불법에 들게 하느라 거기 있었으며, 또 태어난 곳[生處]에 있는 사람들로서 교화를 받을 이들에게 법을 말하고 또 부모와 권속들과 바라문들에게 대승을 연설하여 법에 들게 하려고 여기에 왔다.”
(39-53-52-3-14) 보살이 태어난 곳
“거룩하신 이여, 어떤 것이 보살의 태어난 곳입니까?”
“선남자여, 보살은 열 가지 태어나는 곳이 있다. 보리심이 보살의 나는 곳이며, 보살의 집에 나는 연고이다. 깊은 마음이 보살의 나는 곳이며, 선지식의 집에 나는 연고이다. 모든 땅[諸地]이 보살의 나는 곳이며, 바라밀의 집에 나는 연고이다. 큰 원이 보살의 나는 곳이며, 묘한 행의 집에 나는 연고이다. 크게 가엾이 여김이 보살의 나는 곳이며, 네 가지 거두어 주는[四攝] 집에 나는 연고이다. 이치대로 관찰함이 보살의 나는 곳이며, 반야바라밀의 집에 나는 연고이다. 대승이 보살의 나는 곳이며, 방편인 교묘한 집에 나는 연고이다. 중생을 교화함이 보살의 나는 곳이며, 부처님 가문에 나는 연고이다. 지혜와 방편이 보살의 나는 곳이며, 생사 없는 법 지혜[法忍]의 집에 나는 연고이다. 모든 법을 수행함이 보살의 나는 곳이며,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여래의 가문에 나는 연고이다.”
(39-53-52-3-15) 보살의 권속
“선남자여, 보살은 반야바라밀로 어머니를 삼고, 교묘한 방편으로 아버지를 삼고, 단바라밀은 유모가 되고, 지계바라밀은 양모가 되고, 참는 바라밀은 장엄거리가 되고, 정진바라밀은 양육하는 이가 되고, 선정바라밀은 빨래하는 사람이 되고, 선지식은 가르치는 스승이 되고, 여러 보리의 부분은 동무가 되고, 모든 선법은 권속이 되고, 모든 보살은 형제가 된다. 보리심은 집이며, 이치대로 수행함은 가법[家法]이며, 모든 지위(地)는 집이 있는 곳이며, 모든 지혜는 가족이며, 큰 서원은 집안 교법이다. 모든 행을 만족함은 집안 규모를 순종함이며, 대승심을 내도록 권함은 가업(家業)을 이음이며, 법물을 정수리에 부어 일생보처가 되는 보살은 왕의 태자이며, 보리를 성취함은 가족을 깨끗이 함이다.”
(39-53-52-3-16) 보살의 수승함
“선남자여, 보살은 이렇게 범부에서 뛰어나 보살의 지위에 들며, 여래의 가문에 나서 부처님의 종자에 머물며, 모든 행을 닦아서 삼보가 끊어지지 않게 하며, 보살의 종족을 잘 수호하여 보살의 종자를 깨끗이 하며, 태어난 곳이 높아서 허물이 없으므로 모든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마와 범천과 사문과 바라문들이 공경하고 찬탄한다.
선남자여, 보살이 이렇게 훌륭한 집에 태어나서 모든 법이 영상과 같음을 알므로 세간에 싫어함이 없다. 모든 법이 변화함과 같음을 알므로 모든 존재의 길[有趣]에 물들지 않는다. 모든 법이 나[我]가 없음을 알므로 중생을 교화하는 마음에 고달프지 않다. 대자비로 자체를 삼는 연고로 중생을 거두어 주는 데 괴로움을 느끼지 않으며, 나고 죽음이 꿈과 같음을 아는 연고로 수없는 겁을 지내도 두려움이 없으며, 모든 쌓임이 환술 같음을 아는 연고로 태어나도 고달프지 않으며, 계(界)와 처(處)가 법계와 같음을 아는 연고로 모든 경계에 물들 것이 없으며, 모든 생각이 아지랑이 같음을 아는 연고로 육취에 들어가도 의혹하지 않으며, 모든 법이 환술 같음을 아는 연고로 마의 경계에 들어가도 물드는 생각을 내지 않으며, 법의 몸을 아는 연고로 모든 번뇌에 속지 않으며, 자유자재함을 얻은 연고로 모든 길에 통달하여 걸림이 없다.
선남자여, 나의 몸은 모든 법계에 두루 나므로 모든 중생의 차별한 형상과 같다. 모든 중생의 갖가지 음성과 같고, 모든 중생의 갖가지 이름과 같고, 모든 중생의 좋아하는 거동과 같아서 세간을 따라 교화하고 조복하며, 모든 청정한 중생의 일부러 태어남과 같고, 모든 범부 중생의 짓는 사업과 같고, 모든 중생의 생각과 같고, 모든 보살의 서원과 같아서 몸을 나타내어 법계에 가득하다.
(39-53-52-3-17) 미륵보살의 현생의 일
“선남자여, 나는 옛적에 함께 수행하다가 보리심에서 물러선 이를 제도한다. 부모와 권속들을 교화하고, 여러 바라문을 교화하여 대성문이란 교만을 여의고 여래의 종족으로 태어나려고 염부제의 마라제국(摩羅提國) 구타(拘)마을 바라문의 집에 태어났다.
선남자여, 이 큰 누각에 있으면서 중생들의 좋아함을 따라 여러 가지 방편으로 교화하고 조복하였다.“
(39-53-52-3-18) 미륵보살의 다음 생의 일
“선남자여,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주기 위하여, 도솔천에서 함께 수행하던 하늘을 성숙케 하기 위하여, 보살의 복과 지혜와 변화와 장엄이 모든 욕심 세계보다 뛰어남을 보이기 위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든 욕락을 버리게 하려고, 유위[有爲] 법이 무상함을 알게 하려고, 모든 천인들도 성하면 쇠함이 있음을 알게 하려고, 장차 내려올 적에 큰 지혜의 법문을 일생보처 보살과 함께 토론하려고, 같이 수행하는 이[同行]를 거두어 교화하려고, 석가여래께서 보내는 이를 교화하여 연꽃처럼 깨닫게 하려고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도솔천에 태어났다.
선남자여, 내 서원이 만족하고 온갖 지혜[一切智]를 이루어 보리를 얻을 때에는 문수보살과 함께 나를 볼 것이다.“
(39-53-52-4) 문수보살의 덕을 찬탄하고 찾아가기를 권하다
“선남자여, 문수보살에게 가서 묻기를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현의 수행하는 문에 들어가며, 어떻게 성취하며, 어떻게 광대하게 하며, 어떻게 따르며, 어떻게 청정하게 하며, 어떻게 원만케 하는가'하고 물으라.
선남자여, 문수보살은 분별하여 연설할 것이다.
왜냐하면 문수보살이 가진 서원을 다른 한량없는 많은 보살은 가지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선남자여, 문수보살은 수행이 광대하고 서원이 끝이 없어서 모든 보살의 공덕 내기를 쉬지 않는다.
선남자여, 문수보살은 항상 한량없는 많은 부처님의 어머니가 되며, 한량없는 많은 보살의 스승이 된다.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성숙시켜 시방세계에 소문이 났다. 모든 부처님의 대중 가운데서 법을 연설하는 법사가 되어 모든 여래의 찬탄하는 것이며, 깊은 지혜에 머물러 있어 모든 법을 사실대로 보고, 모든 해탈의 경계를 통달하고, 보현의 행하는 행을 끝까지 마쳤다.
선남자여, 문수보살은 그대의 선지식이다. 그대가 여래의 가문에 나게 하였고, 모든 선근을 자라게 하였고, 모든 도를 돕는 법[助道法]을 일으키게 하였고, 진실한 선지식을 만나게 하였으며, 모든 공덕을 닦게 하였고, 모든 서원의 그물에 들어가게 하였고, 모든 원에 머물게 하였다. 그대를 위하여 모든 보살의 비밀한 법을 말하고 모든 보살의 부사의한 행을 나타내었다. 그대와 더불어 옛적에 함께 나고 함께 행하였다.
그러므로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문수보살에게 가야하니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라. 문수보살은 그대에게 모든 공덕을 말해줄 것이다. 왜냐 하면 그대가 먼저 선지식을 만나고, 보살의 행을 듣고 해탈문에 들어가고, 큰 원을 만족한 것은 모두 문수보살의 위덕과 신통의 힘이다. 문수보살은 모든 곳에서 구경의 깨달음까지 얻게 한다.”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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