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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입법계품_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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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통섭불교
댓글 0건 조회 12,969회 작성일 21-07-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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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입법계품(상)


정명 김성규 



(39) 입법계품  

(39-0-1) 근본 법회

(39-0-1-1)부처님

그때 부처님께서 실라벌국(室羅筏國) 서다림(逝多林) 급고독원(給孤獨園)의 대장엄 누각에서 보살 오 백명과 함께 계셨다. 


(39-0-1-2)보살대중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었다. 


(39-0-1-2-1) 사위를 표한 보살 

(39-0-1-2-1-1) 십회향을 표한 보살 

광염당보살, 수미당보살, 보당보살, 무애당보살, 화당보살, 이구당보살, 일당보살, 묘당보살, 이진당보살, 보광당보살이다. 


(39-0-1-2-1-2) 십행을 표한 보살 

지위력보살, 보위력보살, 대위력보살, 금강지위력보살, 이진구위력보살, 정법일위력보살, 공덕산위력보살, 지광영위력보살, 보길상위력보살이다.


(39-0-1-2-1-3) 십지를 표한 보살 

지장보살, 허공장보살, 연화장보살, 보장보살, 일장보살, 정덕장보살, 법인장보살, 광명장보살, 제장보살, 연화덕장보살이다. 


(39-0-1-2-1-4) 십해를 표한 보살 

선안보살, 정안보살, 이구안보살, 무애안보살, 보견안보살, 선관안보살, 청련화안보살, 금강안보살, 보안보살, 허공안보살, 희안보살, 보안보살이다. 


(39-0-1-2-2) 십지를 따로 표한 보살 

(39-0-1-2-2-1) 초지를 표한 보살 

천관보살, 보조법계지혜관보살, 도량관보살, 보조시방관보살, 일체불장관보살, 초출일체세간관보살, 보조관보살, 불가괴관보살, 지일체여래사자좌관보살, 보조법계허공관보살이다. 


(39-0-1-2-2-2) 2지를 표한 보살 

법왕계보살, 용왕계보살, 일체화불광명계보살, 도량계보살, 일체원해음보왕계보살, 일체불광명마니계보살, 시현일체허공평등상마니왕당망수부계보살, 출일체불전법륜음계보살, 설삼세일체명자음계보살이다. 


(39-0-1-2-2-3) 3지를 표한 보살 

대광보살, 이구광보살, 보광보살, 이진광보살, 염광보살, 법광보살, 적정광보살, 일광보살, 자재광보살, 천광보살이다. 


(39-0-1-2-2-4) 4지를 표한 보살 

복덕당보살, 지혜당보살, 법당보살, 신통당보살, 광당보살, 화당보살, 마니당보살, 보리당보살, 범당보살, 보광당보살이다. 


(39-0-1-2-2-5) 5지를 표한 보살 

법음보살, 해음보살, 대지음보살, 세주음보살, 산상격음보살, 변일체법계음보살, 진일체법해뢰음보살, 항마음보살, 대비방편운뢰음보살, 식일체세간고안위음보살이다. 


(39-0-1-2-2-6) 6지를 표한 보살 

법상보살, 승상보살, 지상보살, 복덕수미상보살, 공덕산호상보살, 명칭상보살, 보광상보살, 대자상보살, 지해상보살, 불종상보살이다. 


(39-0-1-2-2-7) 7지를 표한 보살 

광승보살, 덕승보살, 상승보살, 보명승보살, 법승보살, 월승보살, 허공승보살, 보승보살, 당승보살, 지승보살이다. 


(39-0-1-2-2-8) 8지를 표한 보살 

사라자재왕보살, 법자재왕보살, 상자재왕보살, 범자재왕보살, 산자재왕보살, 증자재왕보살, 속질자재왕보살, 적정자재왕보살, 부동자재왕보살, 세력자재왕보살, 최승자재왕보살이다. 


(39-0-1-2-2-9) 9지를 표한 보살 

적정음보살, 무애음보살, 지진음보살, 해진음보살, 운음보살, 법광음보살, 허공음보살, 설일체중생선근음보살, 시일체대원음보살, 도량음보살이다. 


(39-0-1-2-2-10) 10지를 표한 보살 

수미광각보살, 허공각보살, 이염각보살, 무애각보살, 선각보살, 보조삼세각보살, 광대각보살, 보명각보살, 법계광명각보살, 보광당보살 

이 보살들은 십회향, 십행, 십지, 십해를 나타내었으며, 오 백명이 함께 있었다.


(39-0-1-2-3) 보살의 덕을 열 가지로 찬탄하다

  이 보살들은 모두 보현의 행과 원을 성취하였다. 경계에 걸림이 없으니 모든 부처의 세계에 두루 나타난다. 몸을 나툼이 한량없으니 모든 여래에게 친근하다. 

깨끗한 눈이 장애가 없으니 모든 부처님의 신통변화하는 일을 본다. 어떤 곳이든 이를 수 있으니 모든 여래의 바른 각[正覺]을 이루는 곳에 항상 나아간다. 광명이 끝이 없으니 지혜의 빛으로 모든 실상의 법바다에 두루 비춘다. 법문 이 다함이 없으니 청정한 변재가 수없이 많은 겁에 다함이 없다. 허공계와 같아 지혜를 행하는 것이 다 청정하다.  의지한 데가 없으니 중생의 마음을 따라 육신[色身]을 나타낸다. 어리석은 눈병이 없으니 중생계에 중생이 없음을 안다. 허공과 같은 지혜이니 큰 광명 그물로 법계를 비춘다. 

  

(39-0-1-3)성문대중의 덕을 찬탄하다

오 백명의 성문과 함께 있었으니, 모두 참이치를 깨닫고 진실한 경계를 증득하였으며 법의 성품에 깊이 들어가 영원히 생사의 바다에서 벗어났으며, 부처님의 공덕에 의지하여 얽매여 부림을 당하는 속박[結使縛]의 번뇌를 떠났으며, 걸림없는 곳에 머물러 마음이 고요하기가 허공과 같으며, 부처님의 처소에서 의혹을 아주 끊고 부처의 지혜 바다에 믿음으로 들어갔다. 

 

(39-0-1-4)세간대중의 덕을 찬탄하다

한량없는 임금들과 함께 있었으니, 다 한량없는 부처님을 공양하였고 항상 일체 중생을 이익되게 하였다. 청하지 않은 벗이 되어 부지런히 수호하며 서원을 버리지 않고 세간의 훌륭한 지혜의 문에 들어갔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부터 나서 부처님의 바른 법을 보호하며 큰 서원을 일으키고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으려고 여래의 가문에 나서 온갖 지혜를 구하였다. 

  

(39-0-2)법을 청하다

(39-0-2-1)대중들이 부처님 덕의 불가사의함을 생각하다

 이때 보살들과 대덕 성문과 세간 임금들과 그 권속들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의 경계, 여래의 지혜의 행, 여래의 가지(加持), 여래의 힘, 여래의 두려움 없음, 여래의 삼매, 여래의 머무르심, 여래의 자재하심, 여래의 몸, 여래의 지혜를 모든 세간의 하늘과 사람들이 통달함이 없으며 들어감이 없으며 믿고 이해함이 없으며 분명하게 앎이 없으며 참고 받음이 없으며 살펴봄이 없으며 가려냄이 없으며 열어 보임이 없으며 펴서 밝힘이 없으며 중생들로 하여금 알게 함이 없다. 

부처님의 가피의 힘, 부처님의 신통한 힘, 부처님의 위덕의 힘, 부처님의 본래 원하신 힘과 지난 세상의 선근(善根)의 힘, 선지식들의 거두어 주는 힘, 깊고 깨끗하게 믿는 힘, 크게 밝혀 아는 힘, 보리로 나아가는 청정한 마음의 힘, 온갖 지혜를 구하는 광대한 서원의 힘은 알 수가 없다. 


(39-0-2-2) 청하는 법의 내용 

 ‘세존께서는 중생들의 갖가지 욕망, 갖가지 이해, 갖가지 지혜, 갖가지 말, 갖가지 자유자재함, 갖가지 머무는 처지, 갖가지 근의 청정함, 갖가지 뜻의 방편, 갖가지 마음의 경계, 갖가지 여래의 공덕을 의지함, 갖가지 말씀하신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래의 지난 세상에 온갖 지혜를 구하던 마음, 지난 세상에 일으킨 보살의 큰 서원, 지난 세상을 깨끗하게 한 바라밀들, 지난 세상에 들어간 보살의 지위, 지난 세상에 원만한 보살의 수행, 지난 세상에 성취한 방편, 지난 세상에 닦던 도, 지난 세상에 성취하여 벗어난 법, 지난 세상에 지은 신통한 일, 지난 세상에 행한 전생의 일과 인연을 설해주십시요. 등정각을 이루고, 묘한 법륜을 굴리고, 불국토를 청정케 하고, 중생을 조복하고 온갖 지혜의 법성(法城)을 열고, 일체 중생의 길을 보이고, 일체 중생의 머무는 데 들어가고, 일체 중생의 보시를 받고, 일체 중생에게 보시의 공덕을 말하고, 일체 중생에게 부처님의 형상을 나타내던 그러한 법을 설해주십시요.' 

  

(39-0-3)삼매에 들다 

(39-0-3-1)사자빈신삼매에 들다 

 그때 세존께서 보살들의 생각을 아시고, 큰 자비로 문이 되고 큰 자비로 머리가 되고 크게 자비한 법으로 방편을 삼아 허공에 충만하여 사자빈신삼매[師子頻申三昧]에 드셨다. 


(39-0-3-2) 누각이 홀연히 변하여 갖가지로 장엄되다 

 삼매에 드니 모든 세간이 깨끗하게 장엄되고 누각이 잡자기 넓어져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땅은 금강으로 되었고 보배들로 덮였으며 한량없는 보배꽃과 마니보배들이 흩어져 곳곳에 가득하였다. 


(39-0-3-3) 서다림이 홀연히 넓어지고 갖가지 보배로 장엄되다 

  그때 부처님의 신통으로 서다림이 홀연히 커져서 수없이 많은 부처님 세계의 티클수의 국토와 면적이 같았는데, 묘한 보배들이 사이사이 장엄하고 땅에도 수없이 많이 흩어져 있었다. 담은 아승지 보배로 되었고 길 좌우로 다라수 보배가 장엄하였다. 중간에 한량없는 강이 있었는데 향수가 가득하여 출렁거리며 소용돌이가 치며, 보배꽃들이 물결따라 움직이면서 불법의 음성을 내고, 보배 꽃나무들이 언덕에 줄지어 섰으며, 언덕 위에는 마니보배로 덥여있는 정자들이 수없이 많았다.   


(39-0-3-4) 보배깃대로 장엄하다

  한량없는 갖가지 보배당기를 세웠다. 보배향당기, 보배옷당기, 보배번향기, 보배비단당기, 보배꽃향기, 보배영락당기, 보배화만당기, 보배방울당기, 마니보배일산당기, 큰 마니보배당기, 광명이 두루 비치는 마니보배당기, 모든 여래의 이름과 음성을 내는 마니왕당기, 사자마니왕당기, 모든 여래의 본생 일을 말하는 바다마니왕당기, 일체 법계의 영상을 나타내는 마니왕당기가 시방에 두루하여 열을 지어 장엄하였다. 


(39-0-3-5) 서다림 상공에 구름이 펼쳐지다 

 그때 서다림의 하늘에는 부사의한 하늘궁전구름과 수많은 향나무구름과 수 없이 많은 수미산구름과 수 없이 많은 풍류놀이구름과 미묘한 음성을 내어 여래를 찬탄하는 수 없이 많은 보배연꽃구름과 수 없이 많은 보배자리구름과 하늘옷을 깔고 보살이 위에 앉아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는 수 없이 많은 천왕의 평상으로 된 마니보배구름과 수 없이 많은 백진주구름과 수 없이 많은 적진주누각 장엄거리구름과 수 없는 많은 금강을 비 내리는 견고한 진주구름이 허공에 가득하게 퍼져 있어 훌륭하게 장식하였다. 

  

(39-0-3-6) 여래의 위신력으로 장엄됨을 찬탄하다

  여래의 선근이 부사의하며, 여래의 선한 법[白法]이 부사의하며, 여래의 위엄과 힘이 부사의하며, 여래가 한 몸으로 자재하게 변화하여 모든 세계에 두루하는 것이 부사의하며, 여래가 신통한 힘으로써 모든 부처님과 부처님 국토의 장엄을 그 몸에 들어오게 함이 부사의하며, 여래가 한 티끌 속에 모든 법계의 모양을 나타냄이 부사의하며, 여래가 한 털구멍 속에 과거에 모든 부처님을 나타냄이 부사의하며, 여래가 낱낱의 광명을 놓는 대로 모든 세계에 두루 비침이 부사의하며, 여래가 한 털구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변화하는 구름을 내어 여러 부처님 국토에 가득함이 부사의하며, 여래가 한 털구멍속에 모든 시방 세계의 이루고 머물고 무너지는 겁[成住壞劫]을 나타냄이 부사의하였다. 

  이 서다림의 급고독원(給孤獨園)에서 부처님 국토가 청정하게 장엄한 것을 보듯이, 시방의 온 법계와 허공계에 가득한 모든 세계에서도 장엄함을 보니, 이른바 여래의 몸이 서다림에 계신데 보살 대중이 다 가득함을 보았다. 


(39-0-3-7) 시방 허공을 보배구름으로 장엄하다

모든 장엄을 비 내리는 구름을 보며, 모든 보배를 비 내려 광명이 밝게 비추는 구름을 보며, 모든 마니보배를 비 내리는 구름을 보며, 모든 장엄한 일산을 비 내려 부처님 세계를 뒤덮는 구름을 보며, 모든 하늘의 몸을 비 내리는 구름을 보며, 모든 꽃나무를 비 내리는 구름을 보며, 모든 의복나무[衣樹]를 비 내리는 구름을 보며, 모든 보배 화만과 영락(瓔珞)을 비내려 끊이지 아니하여 온 땅 위에 두루하는 구름을 보며, 모든 장엄거리를 비내리는 구름을 보며, 모든 중생의 형상같은 갖가지 향을 비 내리는 구름을 보며, 모든 미묘한 꽃그물을 비 내려 계속하고 끊이지 않는 구름을 보며, 모든 천녀를 비 내려 보배당기 번기를 들고 허공 속에서 오고 가는 구름을 보며, 모든 보배연꽃을 비 내리는데 꽃과 잎 사이에서 갖가지 음악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구름을 보며, 모든 사자좌를 비 내려 보배그물과 영락으로 장엄하는 구름을 보았다. 

  

(39-0-4) 새로운 대중들이 시방에서 모이다

(39-0-4-1) 동방의 대중 

 그때 동방으로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해를 지나서 그 밖에 금등운당[金燈雲幢]세계가 있고 비로자나승덕왕(毘盧遮那勝德王) 부처님이 계셨다. 대중 가운데 비로자나원광명(毘盧遮那願光明)보살이 있었다.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신통한 힘으로 여러 가지 구름을 일으켰다. 하늘꽃 구름, 하늘향 구름, 하늘가루향 구름, 하늘화만 구름, 하늘보배 구름, 하늘장엄거리 구름, 하늘보배일산 구름, 하늘의 미묘한 옷 구름, 하늘보배당기번기 구름, 하늘의 모든 보배장엄 구름이 허공에 가득하였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 하고, 동방에서 보배로 장엄한 누각과 시방을 두루 비추는 보배연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여의주보배 그물을 몸에 두르고 권속들과 함께 가부좌하고 앉았다. 


(39-0-4-2) 남방의 대중

동방으로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해를 지나서 그 밖에 금강장세계가 있고 보광명무승장왕 부처님이 계셨다. 대중 가운데 불가괴정진왕보살이 있었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 하고, 남방에서 세간을 두루 비추는 마니보배로 장엄한 누각과 시방을 두루 비추는 보배 연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보배꽃그물을 몸에 두르고 권속들과 함께 가부좌하고 앉았다. 


(39-0-4-3) 서방의 대중

  서방으로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해를 지나서 그 밖에 마니보등수미산당[摩尼寶燈須彌山幢]세계가 있고 법계지등(法界智燈)부처님이 계셨다. 대중 가운데 보승무상위덕왕(普勝無上威德王)보살이 있었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 하고, 서방에서 모든 향왕(香王)으로 된 누각을 변화하여 만드니, 진주보배그물이 위에 덮여 있고, 제석의 그림자 당기 보배 연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묘한 빛 마니그물로 몸에 두르며 심왕보배관[心王寶冠]으로 머리를 장엄하고 권속들과 함께 가부좌하고 앉았다. 

  

(39-0-4-4) 북방의 대중

 북방으로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해를 지나서 그 밖에 보의광명당[寶衣光明幢]세계가 있고 조허공법계대광명(照虛空法界大光明)부처님이 계셨다. 대중 가운데 무애승장왕(無碍勝藏王)보살이 있었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 하고, 북방에서 마니보배 바다로 장엄한 누각과 비유리(毗瑠璃)보배 연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사자위덕마니왕그물을 몸에 두르고 청정한 보배왕으로 머리의 밝은 구슬을 삼고 권속들과 함께 가부좌하고 앉았다. 


(39-0-4-5) 동북방의 대중

 동북방으로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해를 지나서 그 밖에 일체환희청정광명망[一切歡喜淸淨光明網]세계가 있고 무애안(無碍眼)부처님이 계셨다. 대중 가운데 화현법계원월왕(化現法界願月王)보살이 있었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 하고, 동북방에서 모든 법계문 큰 마니 누각과 짝할 이 없는 향왕 연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마니꽃 그물로 몸에 두르며 묘한 보배광마니 왕관을 쓰고 권속들과 함께 가부좌하고 앉았다. 


(39-0-4-6) 동남방의 대중

 동남방으로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해를 지나서 그 밖에 향운장엄당[香雲莊嚴幢]세계가 있고 용자재왕(龍自在王)부처님이 계셨다. 대중 가운데 법혜광염왕(法慧光王)보살이 있었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 하고, 동남방에서 비로자나(毗盧遮那) 최상의 보배광명 누각과 금강마니 연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뭇 보배빛 불꽃마니왕 그물로 몸을 두르고 권속들과 함께 가부좌하고 앉았다. 


(39-0-4-7) 서남방의 대중

 서남방으로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해를 지나서 그 밖에 일광마니장[日光魔尼藏]세계가 있고 보조제법지월왕(普照諸法智月王)부처님이 계셨다. 대중 가운데 최파일체마군지당왕(嶊破一切摩軍智幢王)보살이 있었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 하고, 서남방에서 시방법계의 광명그물을 나타내는 큰 마니보배누각과 향등불꽃보배 연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광마니그물로 몸을 두르고 일체 중생을 떠나 나아가는 음성을 내는 마니왕으로 잘 꾸민 관을 쓰고 권속들과 함께 가부좌하고 앉았다. 

  

(39-0-4-8) 서북방의 대중

서북방으로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해를 지나서 그 밖에 비로자나원마니왕장[毗盧遮那願摩尼王藏]세계가 있고 보광명최승수미왕(普光明最勝須彌王)부처님이 계셨다. 대중 가운데 원지광명당(願智光明幢)보살이 있었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 하고, 서북방에서 시방에 두루 비추는 마니보배로 장엄한 누각과 세간을 두루 비추는 보배연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최고의 광명진주그물을 몸을 두르고 보광명 마니보배관을 쓰고 권속들과 함께 가부좌하고 앉았다. 


(39-0-4-9) 하방의 대중

하방으로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해를 지나서 그 밖에 일체여래원만광보조[一切如來圓滿光普照]세계가 있고 허공무애상지당왕(虛空無碍相智幢王)부처님이 계셨다. 대중 가운데 파일체장용맹지왕(破一切障勇猛智王)보살이 있었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 하고, 하방에서 모든 여래의 궁전 모양을 나타내는 여러 보배로 장엄한 누각과 모든 보배연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도량의 그림자를 나타내는 마니보배관을 쓰고 권속들과 함께 가부좌하고 앉았다. 


(39-0-4-10) 상방의 대중

하방으로 헤아릴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해를 지나서 그 밖에 설불종성무유진[說佛種性無有盡]세계가 있고 보지륜광명음(普智輪光明音)부처님이 계셨다. 대중 가운데 법계차별원(法界差別願)보살이 있었다.

 세계해의 티끌 수 보살들과 도량을 떠나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 계신 곳으로 왔다. 모든 잘 생긴 모습과 모든 털구멍과 모든 몸의 부분과 모든 손과 발가락과 모든 장엄거리와 모든 의복에서 비로자나 등 과거의 모든 부처님과 미래의 모든 부처님들로서 수기(授記)를 받기도 하고 못 받기도 한 이와 현재 시방 국토에 계신 모든 부처님과 그 대중들이었다. 

 과거에 단(檀)바라밀을 행하기도 하고 모든 보시를 받은 이의 본생 일들을 나타냈다. 과거에 시라(尸羅)바라밀을 행하던 본생 일들을 나타냈다. 과거에 찬제(提)바라밀을 행하면서 온몸을 도려내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던 본생 일들을 나타냈다. 과거에 정진(精進)바라밀을 행하면서 용맹하게 물러가지 않던 본생 일들을 나타냈다. 과거에 모든 여래의 선(禪)바라밀을 구하여 성취하던 본생 일들을 나타냈다. 과거에 모든 부처님이 굴린 법을 구하여 성취한 법과 용맹한 마음을 내어 온갖 것을 버리던 본생 일들을 나타냈다. 과거에 모든 부처님 뵙기를 좋아하고 모든 보살의 도를 행하기를 좋아하고 모든 중생을 교화하기를 좋아하던 본생 일들을 나타냈다. 과거에 보살이 낸 큰 서원을 청정하게 장엄하는 본생 일들을 나타냈다. 과거에 보살이 이루었던 역(力)바라밀을 용맹하고 깨끗하게 하는 본생 일들을 나타냈다. 과거에 모든 보살이 지[智]바라밀을 닦아 원만하게 본생 일들을 나타냈다. 이와 같은 모든 본생의 일바다들이 광대한 법계에 가득하였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절하고, 상방에서 모든 금강장(金剛藏)으로 장엄한 누각과 제청(帝靑) 금강왕으로 된 연화장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어 모든 보배광명마니왕 그물로 몸에 두르고 삼세 여래의 이름을 연설하는 마니보배왕으로 상투에 관을 쓰고 권속들과 함께 가부좌하고 앉았다. 


(39-0-4-11) 대중들의 덕을 찬탄하다

 이러한 시방의 모든 보살과 그 권속들은 보현보살의 행과 서원 가운데서 났다. 청정한 지혜 눈으로 삼세 부처님을 보고, 모든 여래가 굴리신 법륜인 경전의 바다를 모두 들었으며, 모든 보살의 자유자재한 저 언덕에 이미 이르렀고, 생각생각마다 큰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모든 여래께 친근하며, 한몸이 모든 세계의 모든 여래의 대중이 도량에 가득하였다. 

  한 티끌 속에 모든 세간의 경계를 나타내어 중생을 교화하고 성취하되 때를 놓치지 않으며, 한 털구멍에서 모든 여래의 법을 말하는 음성을 내며, 모든 중생이 환상[幻]과 같음을 알며, 모든 부처님이 그림자와 같음을 알며, 육취[趣]에 태어남이 꿈과 같음을 알며, 모든 업을 지어 과보를 받는 것이 거울 속의 모습과 같음을 알며, 모든 생사의 일어남이 아지랑이 같음을 안다. 모든 세계가 변화함과 같음을 알아 여래의 십력(十力)과 두려움 없음[無畏]을 성취하였다. 용맹하고 자재하게 사자후를 하여 그지없는 변재바다에 깊이 들어갔다. 모든 중생의 말을 아는 모든 법의 지혜를 얻었고, 허공과 법계에 다님이 걸림 없으며 모든 법이 장애가 없음을 알았다. 

 모든 보살의 신통한 경계를 이미 청정하게 했고, 용맹하게 정진하여 마의 군대[魔軍]를 꺾어 굴복시키며, 항상 지혜로 삼세를 통달하며, 모든 법이 허공과 같음을 알아 어김이 없고 집착이 없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온갖 지혜가 마침내 온 데가 없음을 알고, 경계를 보아 온갖 것이 얻을 수 없음을 알며, 방편의 지혜로 모든 법계에 들어가고 평등한 지혜로 모든 국토에 들어갔다. 

  자유자재한 힘으로 모든 세계가 차례차례 서로 들어가게 하며, 모든 세계의 곳곳마다 태어나서 여러 세계의 갖가지 형상을 보며, 미세한 경계에 광대한 세계를 나타내고 광대한 경계에 미세한 세계를 나타냈다. 한 부처님 계신 곳에 잠깐 동안 모든 부처님의 위신이 가피되어 시방세계를 보는 데 미혹이 없이 잠깐 동안에 다 나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모든 보살이 서다림에 가득 찼으니, 이것은 모두 여래의 위엄과 신통한 힘이었다. 


(39-0-5) 잃은 것으로 얻을 것을 나타내다 

(39-0-5-1) 여래의 경계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 

 이때에 큰 성문들의 우두머리인 사리불, 대목건련, 마하가섭, 이바다, 수보리, 아누루타, 난타, 겁빈나, 가전연, 부루나등의 여러 큰 성문들이 서다림에 있었다.


(39-0-5-2) 여래의 경계  

모두 여래의 신통한 힘, 여래의 잘 생긴 모습, 여래의 경계, 여래의 유희, 여래의 신통 변화, 여래의 높으심, 여래의 묘한 행, 여래의 위덕, 여래의 머물러 지니심, 여래의 청정한 세계를 보지 못하였다.


(39-0-5-3) 보살의 경계

 부사의한 보살의 경계, 보살의 대회(大會), 보살의 두루 들어감, 보살의 널리 모여 옴, 보살의 널리 나아감, 보살의 신통 변화, 보살의 유희, 보살의 권속, 보살의 방소, 보살의 장엄한 사자좌, 보배의 궁전, 보살의 계신 곳, 보살의 들어간 삼매의 자재함, 보살의 관찰, 보살의 기운 뻗음, 보살의 용맹, 보살의 공양, 보살의 수기 받음, 보살의 성숙함, 보살의 건장함, 보살의 청정한 법의 몸, 보살의 원만한 지혜의 몸, 보살의 원하는 몸으로 나타남, 보살의 육신을 성취함, 보살의 모든 모습이 구족하게 청정함, 보살의 광명이 여러 빛으로 장엄함, 보살이 놓는 큰 광명의 그물, 보살이 일으키는 변화하는 구름, 보살의 몸이 시방에 두루함, 보살의 행이 원만함을 보지 못하였다. 

  

(39-0-5-4) 여래의 경계를 보지 못하는 이유 

(39-0-5-4-1) 과거의 인연  

 이러한 일들을 모든 성문 제자가 다 보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선근이 다른 까닭이며, 부처님을 뵈옵는 자재한 선근을 본래 익히지 않은 까닭이며,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 국토의 청정한 공덕을 찬탄하지 않는 까닭이며, 부처님 세존들의 갖가지 신통과 변화는 본래 칭찬하지 않는 까닭이다. 

  본래부터 생사를 헤매는 가운데서 위 없는 바른 보리심을 내지 않은 까닭이며, 본래부터 다른 이를 보리심에 머물게 하지 못한 까닭이며, 본래부터 여래의 종자를 끊이지 않게 하지 못한 까닭이며, 본래부터 중생들을 거두어 주지 못한 까닭이며, 본래부터 다른 이를 권하여 보살의 바라밀을 닦게 하지 못한 까닭이다. 

  본래부터 생사를 헤매면서 중생에게 권하여 가장 훌륭한 큰 지혜의 눈을 구하게 하지 못한 까닭이며, 본래부터 온갖 지혜를 내는 선근을 닦지 않은 까닭이며, 본래부터 여래의 출세하는 선근을 성취하지 못한 까닭이며, 본래부터 부처님 세계를 장엄하는 신통과 지혜를 얻지 못한 까닭이다. 

  본래부터 보살의 눈으로 아는 경계를 얻지 못한 까닭이며, 본래부터 세간에 뛰어나 함께하지 않는 보리의 선근을 닦지 않은 까닭이며, 본래부터 모든 보살의 큰 서원을 내지 않은 까닭이며, 본래부터 여래의 가피로 태어나지 않은 까닭이며, 본래부터 모든 법이 환상과 같고 보살이 꿈임을 알지 못한 까닭이며, 본래부터 여러 큰 보살의 광대한 환희를 얻지 못한 까닭이다. 

  이런 것이 다 보현보살의 지혜 눈의 경계로써 모든 이승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이니, 이런 인연으로 여러 큰 성문들이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들어가지도 못하고 얻지도 못하고 기억하지도 못하고 관찰하지도 못하고 요량하지도 못하고 생각하지도 못하고 분별하지도 못하였다. 그래서 서다림에 있으면서도 여래의 여러 가지 큰 신통변화를 보지 못하였다. 

  

(39-0-5-4-2) 현재의 인연  

  여러 큰 성문들은 이런 선근이 없고 지혜의 눈이 없고 삼매가 없고 해탈이 없고 신통이 없고 위덕이 없고 세력이 없고 자재함이 없고 머물 곳이 없고 경계가 없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들어가지 못하고 증득하지 못하고 머물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관찰하지 못하고 견디어 받지 못하고 나아가지 못하고 다니지 못하며, 다른 이들을 위하여 열어보이고 해설하고 칭찬하고 인도하여 나아가게 하지 못하며, 향하여 가게 하고 닦아 익히게 하고 편안히 머물게 하고 증득하지 못하게 했다. 

  왜냐하면 큰 제자들이 성문승을 의지하여 벗어났으므로 성문의 도를 성취하고 성문의 행을 만족하고 성문의 과보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없다 있다’ 하는 진리에 확고한 지혜를 얻고 실제에 항상 머물러서 끝까지 고요하며, 크게 가엾게 여김이 없어 중생을 버리고 자기의 일에만 머무르며, 지혜는 쌓아 모으지도 못하고 닦아 행하지도 못하고 편안히 머물지도 못하고 원하여 구하지도 못하고, 성취하지도 못하고 청정하게 하지도 못하고 들어가지도 못하고 통달하지도 못하고 알고 보지도 못하고 증하여 얻지도 못하였다. 서다림에 있으면서도 여래의 광대한 신통 변화를 보지 못하였다. 

  

(39-0-5-4-3) 열 가지 비유로써 나타내다

 “불자여, 항하의 언덕에 백천억 한량없는 아귀(餓鬼)가 있다. 맨 몸뚱이에 굶주리고 목마르고 온몸이 불에 타며, 까마귀·수리·승냥이·이리들이 다투어 와서 할퀴며, 기갈에 시달리어 강가에 있으면서도 물을 보지 못하고 설사 보더라도 물이 말랐으니 이는 두터운 업장이 덮인 탓이다. 

  성문들도 그와 같아서 서다림에 있으면서도 여래의 신통한 힘을 보지 못하고 온갖 지혜를 버렸으니 무명(無明)의 꺼풀이 눈을 덮은 탓이며, 일찍이 온갖 지혜의 선근을 심지 못한 탓이다.

  어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편안히 자다가 꿈을 꾸는데, 수미산(須彌山) 꼭대기에 제석천왕이 있는 선견성(善見城)을 보았다. 궁전과 동산에 갖가지로 훌륭하고 천자와 천녀 백천만억 인들이 하늘 꽃을 뿌려 땅에 가득하며, 여러 가지 의복나무에서는 묘한 의복이 나오고 갖가지 꽃나무에는 아름다운 꽃이 피고, 음악나무에서는 하늘 음악을 연주하고, 하늘 아씨들은 아름다운 음성으로 노래하고 한량없는 하늘이 즐겁게 놀며, 자신도 하늘옷을 입고 그곳에서 오고 가는 것을 보지만 회중에 있는 사람들은 비록 한자리에 있으나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였다. 왜냐 하면 꿈에 보는 것은 대중들이 볼 수 없는 까닭이다. 

  모든 보살과 세간의 임금들은 본래부터 선근을 쌓은 힘과 온갖 지혜의 광대한 원을 발함과 모든 부처 공덕을 닦음과 보살의 장엄하는 도를 수행함과 온갖 지혜의 지혜 법을 원만케 함과 보현의 행과 원을 만족케 함과 모든 보살의 지혜에 들어감과 모든 보살의 머무는 삼매에 유희함과 모든 보살의 경계를 관찰하여 걸림이 없는 연고로 여래 세존의 부사의한 자유자재하는 신통 변화를 모두 볼 수 있다. 성문인 제자들이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은 보살의 청정한 눈이 없는 까닭이다. 

  설산(雪山)에는 여러 가지 약초가 많다. 의사는 모두 잘 알지만, 사냥꾼이나 목동들은 그 산에 항상 있으면서도 약초를 보지 못한다. 

  이와같이 보살들은 지혜의 경계에 들어가서 자유자재한 힘을 갖추었으므로 여래의 광대한 신통변화를 보지만, 큰 제자들은 자기만 이익되게 하고 다른 이를 이익되게 하지 않으며 자기만 편안하려 하고 다른 이는 편안케 하려 하지 않으므로 서다림 속에 있으면서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땅속에 여러 가지 보물과 귀중한 보배가 가득 찼는데, 어떤 사람이 총명하고 지혜가 있어 묻힌 보물을 잘 알고, 또 큰 복력도 있으므로 마음대로 가져다가 부모를 봉양하고 친족들에게 나누어주고 병 들고 늙고 곤궁한 이들을 구제하지만, 지혜가 없고 복덕이 없는 사람은 비록 보물이 묻힌 곳에 가더라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여 이익을 얻지 못한다. 

  보살들은 깨끗한 지혜의 눈이 있으므로 여래의 불가사의한 깊은 경계에 들어가서 부처의 신통한 힘을 보며 여러 가지 법문에 들어가 삼매의 바다에 놀면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바른 법으로 중생들을 깨우치고 사섭법(四攝法)으로 중생들을 거두어 주지만 성문들은 여래의 신통한 힘을 보지도 못하고 보살 대중도 보지 못한다. 

  눈먼 사람이 보배가 많은 섬에 가서 다니고 서고 앉고 누우면서도 보배를 보지 못하며 사용하지 못한다. 큰 제자들도 그와 같아서 서다림 속에서 세존께 친근하면서도 여래의 자유자재한 신통을 보지 못하며, 보살 대중도 보지 못한다. 왜냐하면 보살의 걸림없는 깨끗한 눈이 없어서 차례차례로 법계에 들어가지 못하고 여래의 자재한 힘을 보지 못하는 탓이다. 

  어떤 사람이 이구광명[離垢光明]이라는 청정한 눈을 얻으면 어둠이 장애가 되지 못하므로 캄캄한 밤중에 백천만억 사람이 있는 곳에서 가고 서고 앉고 누우면서 여러 사람의 형상과 위의를 능히 보지만 이 눈 밝은 사람의 오고 가는 행동은 여러 사람들이 보지 못한다.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지혜 눈을 성취하여 청정하고 걸림이 없으므로 모든 세상 사람을 보지만, 부처님이 나투시는 신통 변화와 보살들이 둘러 모시는 것을 큰 제자들은 보지 못한다. 

  어떤 비구가 대중 가운데서 온갖 곳에 두루한 선정[遍處定]에 들었다. 땅의 모든 곳에 두루한 선정[地遍處定], 물의 모든 것에 두루한 선정, 불의 모든 것에 두루한 선정, 바람의 모든 것에 두루한 선정, 푸른 곳에 두루한 선정, 누른 곳에 두루한 선정, 붉은 곳에 두루한 선정, 흰 곳에 두루한 선정, 하늘의 모든 곳에 두루한 선정, 갖가지 중생의 몸에 두루한 선정, 모든 말과 음성의 모든 것에 두루한 선정, 모든 반연할 곳에 두루한 선정들이다. 이 선정에 든 이는 그의 반연함을 보지만 다른 대중은 모두 보지 못한다. 오직 이 삼매에 머무는 이는 볼 수 있다. 

  여래가 나타내는 불가사의한 부처님의 경계도 그와 같아서 보살들은 보지만 성문은 보지 못한다. 

 어떤 사람이 투명해지는 약을 몸에 바르면 대중 가운데서 오고 가고 앉고 서고 해도 보는 이가 없지만 대중의 하는 일은 모두 본다. 여래도 그와 같아서 세간을 초월하였지만 세간 일을 두루 본다. 성문들은 보지 못하며, 온갖 지혜의 경계에 나아가는 보살들은 볼 수 있다. 사람이 태어나면 두 하늘이 항상 따라다닌다. 하나는 같이 태어나는[同生] 것이며, 다른 하나는 같은 이름[同名]이다. 하늘은 항상 사람을 보아도 사람은 이 하늘을 보지 못한다. 여래도 그와 같아서 보살들 가운데서 큰 신통을 나타내는 것을 성문들은 보지 못한다. 

  어떤 비구가 마음의 자재함을 얻어 식이 없어진 선정[滅盡定]에 들면 육근(六根)으로 짓는 모든 업을 행하지 않고 모든 말을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 못하지만, 선정의 힘으로 유지되는 까닭으로 멸에 들지 않는다. 모든 성문도 그와 같아서 비록 서다림 속에 있으면서 육근을 갖추었지만 여래의 자재함과 보살 대중들이 짓는 일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들어가지 못한다.“

  

(39-0-5-5) 맺다

 “여래의 경계는 매우 깊고 광대하여 보기 어렵고 알기 어렵고 측량하기 어렵고 헤아리기 어려우며, 모든 세간을 초월하여 부사의하고 파괴할 이가 없어서 모든 이승의 경계가 아니다. 그러므로 여래의 자유자재함과 신통한 힘과 보살 대중의 모임과 서다림이 모든 청정한 세계에 두루하였지만 이러한 일을 성문들은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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